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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8. 5. 29. 선고 2007누33384 판결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 항소인

대한해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수형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인천광역시 중구청장

변론종결

2008. 5. 15.

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5. 7. 22. 원고에 대하여 한 1995년 7월 내지 2003년 12월 귀속 취득세 금 3,379,290,860원 및 농어촌특별세 금 309,766,110원의 부과처분과 2004년 귀속 취득세 금 200,240,890원 및 농어촌특별세 금 17,594,420원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1968년 12월 설립되어 해운업, 항만 운송사업 등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원고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사이에 12척의 선박(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경위로 정기용선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선박은 외국 또는 내국의 금융기관들로 구성된 금융단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 Special Purpose Company, 이하 ‘SPC1'이라 한다)이 위 금융단으로부터 차입한 돈으로 매입한 것인데, 그 후 이 사건 선박에 관하여, SPC1은 원고가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하 ’SPC2'라 한다)과 사이에 이 사건 선박에 대한 국적취득부 나용선계약(Bare Boat Charter of Hire Purchase Agreement, 이하 ‘나용선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SPC2는 원고와 사이에 정기용선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05. 7. 22. SPC2는 경제적 실체가 없으므로 원고가 직접 SPC1과 나용선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 사건 선박을 취득했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1995년도부터 2003년도까지의 취득세 3,379,290,860원과 농어촌특별세 309,766,110원 및 2004년도의 취득세 200,240,890원과 농어촌특별세 17,594,42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05. 10. 13. 인천광역시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2005. 12. 28. 기각되었고, 다시 2006. 3. 21. 행정자치부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06. 7. 11.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SPC2를 설립한 것이 아니라 행정상의 규제를 피하여 선박을 도입하려는 사업상의 목적으로 SPC2를 설립했는데, 지방세법에는 편의치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의 경제적 실질을 무시하는 개별 세법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SPC2는 중요한 경제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므로, 과세상 그 경제적 실체를 무시할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직접 SPC1과 나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 원고가 직접 SPC1과 나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더라도, 위 계약은 기업회계기준상 금융리스의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므로 지방세법상 원고가 이 사건 선박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 지방세법상 원고가 이 사건 선박을 취득한 것이라면 이는 지방세법상 연부취득에 해당하는데, 원고는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연부금의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해제하고 이 사건 선박을 모두 반선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4) 원고는 단순히 이 사건 선박의 도입에 따른 취득세를 신고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고 적극적으로 지방세 포탈을 위한 부정행위를 한 것이 아니며,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지방세법 제30조의4 제1항 제3호 의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먼저 SPC2는 경제적 실체가 없어서 원고가 직접 SPC1과 나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① SPC2는 원고가 영업에 제공하는 이 사건 선박의 편의치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데, 선박의 편의치적은 값싼 선원 노동력의 확보, 선박 소유에 대한 자기 나라의 각종 정책적 규제의 회피 등을 통해 해운 경영상 경쟁력을 확보할 목적 등으로 전 세계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제도이고, 우리나라도 1960년대 말부터 국제금융시장에서 선박취득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편의치적 제도를 활용해 오고 있는 점(참고자료7), ② 원고는 이 사건 선박 중 중고선박 6척의 경우에는 해양수산부로부터 실수요자 선정 및 중고선박수입 추천을 받지 못하여 중고선박 도입자금을 받지 못하게 되고 신조선 6척의 경우에는 정부로부터 국적취득부 나용선계약 자금을 조달받지 못하게 되자(갑 제8호증), 우리나라의 정책적 규제를 회피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선박취득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SPC2를 설립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만으로 SPC2를 설립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SPC2는 이 사건 선박이라는 자산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법인으로서 인적, 물적 시설이 없는 명목회사(paper company)이나, 특수목적법인은 대부분 자산의 소유만을 목적으로 하므로 인적, 물적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점(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10조 , 제20조 , 제23조 에 의하면, 특수목적법인인 자산유동화전문회사는 본점 외의 영업소를 설치할 수 없고 직원을 고용할 수 없으며, 유동화자산의 관리와 회사의 업무 처리를 제3자에게 위탁해야 한다), ④ 법인세법 제51조의2 제1항 에서는 재산의 소유만을 목적으로 하는 각종 특수목적법인이 납세의무자임을 전제로 그 배당가능이익의 90/100 이상을 배당하는 경우에는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서 그 배당액을 공제한다는 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세법에서 특수목적법인의 경제적 실질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SPC2의 경제적 실질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고, SPC2의 경제적 실질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가 직접 SPC1과 나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가 직접 SPC1과 나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연부금의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해제하고 이 사건 선박을 모두 반선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지에 관하여 본다.

국적취득부 나용선계약은 용선계약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으나, 매수인이 매수 즉시 선박을 사용하면서 매매대금은 일정기간 동안 분할하여 지급하고 매매대금이 모두 지급된 후에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특수한 형태의 선박 매매이므로( 대법원 1983. 10. 11. 선고 82누328 판결 참조), 선박에 대해 국적취득부 나용선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지방세법상 선박을 연부취득하는 것에 해당한다.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1호증의 1 내지 4,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의 1 내지 4, 갑 제14호증의 1, 2, 갑 제15호증의 1, 2, 갑 제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선박은 각각의 마지막 연부금 지급일 전에 계약해제로 아래 표에 기재된 반선 시기 무렵에 반선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본문내 포함된 표
선박명 반선 시기 선박명 반선 시기
글로발하모니 2007년 4월 글로발페이스 1999년 6월
블루드림 2006년 1월 오션아이린 1996년 6월
스타엘핀 2006년 1월 오션레지나 2003년 2월
스타체이서 2006년 2월 오션프라이즈 1997년 11월
블루제니스 2004년 6월 글로발어드벤쳐 1998년 11월
글로발가디안 2002년 5월 오션피스 1997년 2월

한편, 지방세법에서 연부취득의 경우에는 연부계약을 체결한 매수인이 계약상 또 사실상의 연부금지급일에 연부금을 지급한 금액에 상당하는 비율만큼 당해 재산을 부분 취득하는 것으로 하여 그 지급금액을 과세표준으로 한 취득세를 부과하고 있는 점(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6누703 판결 참조), 지방세법 운용세칙 제105-5조 제4호는 ‘연부취득 중인 과세물건을 마지막 연부금 지급일 전에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이미 납부한 취득세는 환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지방세법에서 연부취득의 경우에는 연부금 지급일에 연부금 지급액만큼 과세물건을 부분 취득한 것으로 보고 취득세를 부과하되, 마지막 연부금 지급일 전에 계약이 해제된 때에는 과세물건을 처음부터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 사건 선박은 각각의 마지막 연부금 지급일 전에 계약해제로 모두 반선된 이상 원고는 처음부터 이 사건 선박을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선박을 취득한 것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이성보(재판장) 반정우 조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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