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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1도16066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미간행]
판시사항

[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에서 정한 ‘알선’의 의미 및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한중 담당변호사 안병희

주문

원심판결 중 추징에 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40,000,000원을 추징한다.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알선수재죄의 성립에 관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에서 말하는 ‘알선’이란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어떤 사람과 그 상대방 사이에 서서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를 의미하므로, 어떤 사람이 청탁한 취지를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대신하여 스스로 상대방에게 청탁을 하는 행위도 이에 해당하고, 그 알선행위가 과거의 것이나 정당한 직무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에 포함되며, 위와 같은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하였다면 실제로 어떤 알선행위를 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위 죄는 성립한다. 한편,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당해 알선의 내용, 알선자와 이익 제공자 사이의 친분관계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되,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전체적, 포괄적으로 대가관계가 있으면 족하고, 나아가 알선자가 수수한 금품에 그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의 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전부가 불가분적으로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알선수재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알선할 사항이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이고, 금품 등 수수의 명목이 그 사항의 알선에 관련된 것임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하며, 단지 금품 등을 공여하는 자가 금품 등을 수수하는 자에게 잘 보이면 그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는 정도의 막연한 기대감 속에 금품 등을 교부하고, 금품 등을 수수하는 자 역시 공여자가 그러한 기대감을 가지고 금품 등을 교부하는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이를 수수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도와달라거나 특정한 부탁을 한 사실이 없다면 위 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4도8780 판결 ,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거나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수수한 합계 154,000,000원에는 피고인이 금융감독원 인맥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공소외 2 주식회사 등의 증권신고서가 용이하게 또는 필요한 시기에 수리되도록 알선하는 데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과 증권신고서 검토용역의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그 알선의 대상인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증권신고서 수리업무도 어느 정도 특정되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의 알선행위, 전문증거의 증거능력, 무죄추정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례를 위반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추징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수수한 금원 중 142,844,917원의 추징을 명하였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 , 제2항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추징은, 금품 그 밖의 이익을 범인 또는 제3자로부터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알선수재자가 알선의뢰인과 사이에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알선을 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기로 하는 용역제공계약의 형식을 취한 다음 알선행위에 대한 대가로 용역대금과 함께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교부받아 이를 실제로 납부한 경우에는 그 납부세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추징의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증권신고서 검토용역의 대금 형식으로 합계 154,000,000원을 지급받아 그 중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지급받은 14,000,000원을 모두 납부한 사실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이 그 납부세액을 환급받을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실제로 취득한 이익으로서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있는 금액은 140,000,000원(= 154,000,000원 - 14,000,000원)으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과 관계없는 사유로 공제받아 실제로 납부한 부가가치세 11,155,083원만을 공소외 1 등으로부터 수수한 금원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위와 같이 추징액을 산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추징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91조 , 제396조 제1항 에 따라 원심판결 중 추징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 , 제2항 에 의하여 피고인으로부터 140,000,000원을 추징하기로 하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상훈(재판장) 신영철(주심)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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