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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1999. 12. 22. 선고 99고합122 판결 : 항소
[상해치사·폭행][하집2000-1,486]
판시사항

장파열 등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수술 후 물을 마신 것 때문에 상태가 악화되어 패혈증으로 사망한 경우, 상해행위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장파열 등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수술 후 물을 마신 것 때문에 상태가 악화되어 패혈증으로 사망한 경우, 상해행위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변호인

공익법무관 김봉수

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을 징역 4년으로 정한다.

이 판결 전의 구금일수 92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사천시 선적 (이름 생략) 선박의 선장인데,

1.1999. 9. 18. 19:00경 서귀포시 서귀동 소재 서귀포수협 위판장에서 같은 선원인 피해자에 대한 임금 200,000원을 피해자에게 직접 주면 술을 먹고 써 버린다는 생각에서 피해자의 고향집으로 송금을 시켰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피해자가 임금을 받지 못하였다며 위판장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전화로 연락을 받고 위 장소로 가 그 곳에서 피해자에게 "돈은 고향으로 송금시켰는데 왜 소란이냐"며 피해자의 뺨을 2회 때려 폭행을 가하고,

2.1999. 9 18. 13:00경 제주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리 소재 위미항 내 정박중인 (이름 생략) 선박 앞에서 피해자가 위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신고하였다고 말하자 이에 화가 나서 피해자의 뺨을 2회 때리고, 계속하여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의 복부를 발로 수 회 차고 밟아 피해자에게 후복막강 출혈 및 장파열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 그로 인하여 서귀포시 천지동 소재 서귀포성심병원에서 수술 후 치료 중 다음 날인 1999. 9. 19. 00:40경 패혈증으로 인한 심폐기능정지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제1 판시 사실에 부합하고, 판시 제2 사실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

1.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 각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 기재

1.사법경찰리가 작성한 피해자, 최병채, 손창기, 조성남, 배진한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판시 각 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 기재

1.의사 배진한이 작성한 소견서 및 사망진단서 중 판시 사인의 점에 부합하는 각 기재

1.이 법원의 서귀포성심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 결과 중 판시 제2 사실에 부합하는 회보 결과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적용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제259조 제1항(상해치사의 점)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상해치사죄에 정한 형에 가중)

1.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산입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의 복부를 발로 밟은 적이 없고 단지 뺨을 2대 때렸을 뿐인데 피해자가 결박줄에 걸려 넘어져 다친 것이며, 1차 수술 후 수술 경과가 양호하였는데 피해자가 물을 마신 것이 원인이 되어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상해치사죄의 죄책을 질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 제2항 기재의 죄를 저지른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피해자가 수술 직후 병원에서 동료 선원인 최병태 및 담당 의사에게 피고인으로부터 배를 폭행당하였다고 이야기하였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의 배를 발로 밟은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사정, 그 상처부위나 파열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과의 인과관계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해자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1차 수술 후 물을 마신 것은 사실이나, 한편 이 법원의 서귀포성심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보결과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여 후복막강 출혈, 장파열 등의 상해를 입고 1차 수술을 받은 사실, 수술 후 피해자는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은데도 물을 마셨고 그 후 피해자의 상태가 다시 악화되어 2차 수술을 받았으나 사망한 사실, 피해자와 유사한 장파열 환자가 사망할 확률이 50% 내지 60%에 이르며 1차 수술 후 피해자가 물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생길 것으로 추정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상해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후복막강 출혈과 장파열이 일어났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수술 후 패혈증으로 사망한 이상, 그 사인의 유발에 피해자가 물을 마신 과실 등이 다소 개재되었다고 하더라도(개재되었다고도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사건 상해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과의 사이에는 인과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3612 판결 등 참조).

양형이유

비록 이 사건 범행의 동기가 피고인이 피해자가 임금을 함부로 술값으로 써버릴 것을 우려하여 피해자에게 주지 아니하고 피해자의 고향집으로 송금을 시킨 것을 피해자가 트집을 잡아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게 된 것이라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고, 피해자의 어머니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합의도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정, 폭행의 정도와 방법,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가정 환경, 평소 성행, 범죄 경력(여러 차례 집행유예,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개전의 정의 정도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제반 조건을 참작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의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균(재판장) 강선명 강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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