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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 7. 23. 선고 2014나2048031 판결
[조합결의무효확인][미간행]
원고, 항소인

티이씨건설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회생법인 티이씨건설 주식회사의 관리인 류진렬의 소송수계인 회생법인 티이씨건설 주식회사의 관리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남 담당변호사 조용연)

피고, 피항소인

현대건설 주식회사 외 8인(주1)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심재두 외 2인)

변론종결

2015. 6. 11.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 피항소인 2.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 외 주1) 8인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원고에 대하여 별지 ‘조합 결의’ 기재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에게, 피고 현대건설 주식회사는 1,407,659,884원, 피고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 피고 주식회사 케이씨씨건설은 각 469,219,961원, 피고 주식회사 반도건설은 422,054,003원, 피고 주식회사 협성종합건업은 315,930,598원, 피고 동성산업 주식회사, 피고 주식회사 삼미건설, 주식회사 삼정, 주식회사 일동은 각 81,320,617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4. 4. 14.부터 당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들 전원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금액의 합계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피고별로 그 손실 분담 비율에 따라 분할된 금액을 각 지급하라는 청구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을 구한다(원고가 당심에 이르러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감축함으로써 항소취지도 그 범위 내에서 감축되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부산파이낸스센터피에프브이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도급회사’라 한다)는 부산국제금융센터 복합개발사업1단계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도급인이다.

2) 이 사건 도급회사는 2010. 5. 10.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원고, 피고들을 포함한 13개 건설회사에게 총 계약금액 17,179,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공동수급 운영협약의 체결 및 내용

1) 도급계약의 공동수급인인 티이씨건설 주식회사(회생개시결정을 받기 이전의 원고 회사 상호로서, 이하에서는 그 소송수계인들과 특별한 구분 없이 ‘원고’라고만 한다)와 피고 현대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건설’이라 한다)를 비롯한 피고들은 그 무렵 이 사건 공사 수행을 위한 공동수급 운영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 [제4장 제3조 : 공사수입의 수령 및 인출]
발주처에 대한 선수금 및 기성부분금을 청구하는 경우, 각 당사자들은 청구금액에 대한 시공지분율에 따라서 발주처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대표회사(피고 현대건설)가 일괄하여 청구하며, 대표회사는 발주처로부터 청구금액을 일괄 수령한 후 각 당사자들의 시공지분율에 따른 해당 금액을 10일 이내에 각 당사자 명의의 아래 은행계좌로 입금하도록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대표사의 지급 지연시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구성원에게 지급하도록 하여야 한다. 본 공사와 관련하여 비용의 선집행이 요구되는 경우 대표회사가 이를 일괄집행하며, 각 당사자들은 대표회사가 요청하는 일자까지 대표회사의 아래 계좌로 각 할당 금액을 입금하여야 한다. 이 경우 대표회사가 요청한 입금일을 초과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제8항 라호의 규정을 준용하며, 선집행으로 인해 대표회사에 발생한 이자손실(대표회사가 선집행한 금액에서 대표회사 할당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 대하여 대표회사의 선집행일로부터 각 당사자들이 할당금액을 입금한 날까지 대표회사의 주거래 은행의 당좌 차월이자율을 적용한 금액 상당)에 대해서는 기성부분금 수령 시 대표회사가 이를 선공제하기로 한다.
○ [제4장 제5조 : 자금의 집행 및 관리]
가. 매월 말 현대건설(주)에서 집행한다.
나. 자금은 조달 즉시 집행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 현장운영에 필요한 자금관리 은행구좌는 대표회사의 명의로 개설한다.
라. 대표회사 및 각 구성원은 외주비 등의 집행과 관련하여 건설산업기본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제반 관련법규를 준수하여야 하며, 법규위반에 따른 문제 발생시에는 해당 당사자가 책임지고 이를 해결하여야 한다.
○ [제4장 제7조 : 회계처리 및 공동분담금 지급 시기]
라. 공동분담금을 청구받은 각 당사자는 분담금에 대해서 익월 25일까지 대표회사의 지정구좌로 대금을 납입하여야 한다. 당사자가 분담금 납입을 지연하는 경우 제8항 라호의 규정을 준용한다.
바. 대표회사가 청구한 공동분담금은 대표회사 구좌로 입금하여야 하며, 지정된 구좌로 입금되지 않아 발생되는 모든 사고의 책임은 해당 당사자가 진다.
아. 공동분담금의 납입 지연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연속하여 계속되면 대표회사는 해당 당사자 탈퇴를 운영위원회에 부의할 수 있으며, 필요시 해당 당사자의 기성금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일체의 책임은 납입 지연 해당 당사자에게 있다.
○ [제4장 제8조 : 기타]
다. 대표회사가 청구한 공동분담공사비는 지정된 날짜 이전에 대표회사의 지정구좌로 입금하되,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될 시에는 지연된 금액에 대하여 대표회사 주거래은행당좌대출 연체금리를 적용하여 계산된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청구 및 입금 조치하며, 만약 공동수급자가 지정된 기일 내에 입금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음 라항에 의거 정산처리한다.
라. 대표회사가 본 공사의 수행을 위하여 선집행한 자금 또는 향후 소요 예상된 자금을 청구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본장 제7조 라항에서 정한 지급 시기를 2회까지 지연한 경우에 대표회사는 해당 당사자에게 지급할 기성 부분금에 해당 당사자의 미지급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선공제한 후 잔여금액만 입금 처리한다.
○ [제10장 제4조 : 중도탈퇴에 대한 조치]
가. 당사자들은 다음 각 호의 경우 이외에는 본 협약의 이행을 완료하는 날까지 공동수급체를 탈퇴할 수 없으며, 아래 사유의 발생으로 해당 당사자는 당연히 탈퇴하는 것으로 한다.
1) 발주처 및 공동수급체의 나머지 당사자들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2) 어느 당사자에 대하여 부도, 가압류, 가처분, 압류 등의 집행을 받거나,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파산 또는 회생절차, 해산 또는 청산절차,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한 기업구조조정절차, 워크아웃, 채권자들과의 채무재조정, 사적회의 또는 그와 유사한 절차가 개시되어 나머지 당사자들이 해당 당사자의 탈퇴를 결의 한 경우
3) 어느 당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공사도급계약 또는 본 협약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공동분담금을 연속하여 2회 이상 납부하지 않고, 이에 대하여 나머지 당사자들의 시공 지분율의 과반수 이상이 해당 의무불이행 당사자의 탈퇴를 결의하는 경우(이하 생략)
나. 당사자들 중 일방이 탈퇴하는 경우에는 다음 절차에 따라서 처리한다.
1) 발주처의 출자자인 당사자가 위 제10장 제4조 가항에 의하여 탈퇴하는 경우 해당 당사자는 본 공사와 관련하여 기투입한 비용과 기타 본공사와 관련한 모든 권리를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 없이 상실하며, 그와 동시에 해당 당사자의 시공 지분을 포함하여 상실된 권리 및 본협약상의 의무는 나머지 발주처의 출자자인 당사자들이 그 시공 지분 비율의 합을 100으로 하여 재산정한 지분율에 따라서 안분하여 승계하여야 한다(이하 생략).

다. 탈퇴 결의에 이르게 된 경위

1) 원고는 피고 현대건설이 청구한 원가분담금 중 2012년 3, 4, 5, 8, 9월 청구 부분, 2013년 3월 이후 부분을 실제로 지급하지 못하였고, 피고 현대건설은 2012. 4. 30.경부터 원고에게 지급할 공사대금과 원고가 부담해야 할 원가부담금 등을 상계처리한 후 원고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2) 2013. 11. 21. 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의 신청에 따라 채무자 원고, 제3채무자 도급회사 외 2인, 청구채권의 내용 공동원가부담금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도급회사에 대한 이 사건 공사의 공사대금 채권 등을 가압류한다는 결정(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3카단100832호 로서, 이하 ‘이 사건 가압류결정’이라 한다)이 있었다.

3) 피고들은 2014. 3. 17. 제5차 운영위원회에서 별지 ‘조합 결의’ 기재와 같이 원고를 이 사건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기로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도급회사가 위 탈퇴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가 작성되었다.

라. 피고 현대건설의 상계와 회생절차개시결정

1) 피고 현대건설은 2014. 4. 14. 원고와 피고 현대건설이 건설 출자자로 참여한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엔에이치(NH)농협은행의 자금보충이행 청구에 원고가 불응하여 원고의 자금보충의무 불이행분과 지연이자 3,287,782,356원에 대하여 2014. 3. 24. 피고 현대건설이 원고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였는데, 위 대위변제금으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에 대한 이전 미지급 공사대금 및 24회 기성금과 상계하였다.’라는 내용의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를 하였다.

2) 한편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14. 5. 27. 원고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결정이 있었다.

[인정 근거]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갑 제5 내지 9호증, 갑 제14 내지 18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결의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원고의 탈퇴를 결의한 내용의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1) 이 사건 협약 제10장 제4조 가.항 1)호 관련

발주처 및 공동수급체의 나머지 당사자들 전원이 동의하였더라도, 원고가 탈퇴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이상 원고가 공동수급체에서 탈퇴한 것이 아니고, ’발주처‘인 이 사건 도급회사는 이 사건 결의를 사후에 추인한 것에 불과하다.

2) 이 사건 협약 제10장 제4조 가.항 2)호 관련

탈퇴사유인 ‘가압류의 집행’은 유효한 집행을 의미하는데 이 사건 가압류결정은 원고에 대한 채권으로 조합재산에 집행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 무효이고, 이 사건 가압류 결정으로 인하여 부도나 파산, 회생 등과 같은 정도로 당해 구성원의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도에 이른 것도 아니다.

3) 이 사건 협약 제10장 제4조 가.항 3)호 관련

원고가 비록 2013년 6, 7월분 원가분담금 지급을 연체하였으나 그 이후 원고가 지급받을 공사대금과 상계됨으로써 분담금을 모두 납부한 결과가 되었고, 현재 도급회사에 대한 공동사업자 및 공동출자자 지위에 있으므로, 분담금 연체의 하자는 치유되었거나 위와 같은 공동분담금 지급 연체를 이유로 원고를 탈퇴시킬 수 없다.

4) 그 밖의 주장

이 사건 협약 중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의 전원 동의로 일부 구성원을 강제로 탈퇴하게 하는 약정은 민법 제718조 제1항 과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 , 23조 에 반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1) 앞서 본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2년 3월 청구 부분부터 이 사건 공사의 원가분담금 지급을 2회 이상 여러 차례 지체하였고, 이를 원고 몫의 공사대금으로 충당하더라도 2013년 6, 7월 청구 부분을 연체한 결과가 되었던 사실, 이 사건 결의에서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 전부와 이 사건 도급회사가 원고의 탈퇴에 동의하였고 위 구성원들의 지분 비율이 50%를 초과하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결의 당시 이 사건 협약 제10장 제4조에서 정한 탈퇴 결의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도급회사가 사후에야 이 사건 결의를 추인하였다거나 이 사건 결의에 원고 자신의 탈퇴 의사표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탈퇴사유로 ‘가압류의 집행’으로만 명시되고 더 이상의 한정 조건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이상, 가압류 결정으로 인하여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여야 할 정도가 되어야만 탈퇴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한편 원고의 공동분담금 미납 이후 원고 몫의 공사대금으로 원가분담금을 계속 충당하여 원가분담금을 모두 지급한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관한 명시적인 정함이 없는 이상 일단 발생한 탈퇴 결의 사유가 없어진다고 할 수도 없다.

3) 그리고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 제출 증거들이나 원고가 여전히 이 사건 도급회사의 공동출자자라는 점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가분담금을 2회 이상 납부하지 않은 구성원을 탈퇴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이 사건 협약의 내용 또는 이 사건 결의가 민법 제718조 제1항 또는 신의칙,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 , 23조 에 각 위반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즉, ①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원가분담금 지급의무는 민법상 조합의 조합원이 부담하는 출자금 지급의무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조합원의 기본적인 의무이다.

②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공사비용을 제때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 공사가 지체되어 지체상금이 발생하거나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중단하는 등의 사유로 공사비용이 증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사비용을 제때 충당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③ 원고와 같이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원가분담금을 먼저 부담하지 않고 지급받을 공사대금에서 충당한다면, 그러한 구성원은 공사비용을 먼저 지출함으로 인한 위험부담 없이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이익만을 누리게 되고, 공사비용의 선지출로 인한 위험부담은 나머지 공동수급체 구성원에게 전가되는 결과가 된다.

④ 원가분담금을 2회 이상 지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구성원이 자금사정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정이 될 수 있고, 공동수급체의 한 구성원이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도산 상태에 빠질 경우 나머지 구성원들이 위 구성원 몫의 원가분담금을 부담하는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탈퇴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결의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청구는 이유 없다.

3. 공사대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결의 이전에 발생한 공사대금 중 3,309,366,877원과 이 사건 결의 이후에 발생한 공사대금 중 일부인 1억 원 합계 3,409,366,877원 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 중 이 사건 결의 이전에 발생한 공사대금 청구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1) 주위적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일원으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공동수급운영협약서 제4장 제3조의 규정(이 사건 결의가 무효일 경우) 또는 탈퇴한 조합원으로서의 지분계산 및 금전반환청구권을 규정한 민법 제719조 (이 사건 결의가 유효일 경우)에 주2) 의하여,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대표회사인 피고 현대건설이 이 사건 결의 이전에 이 사건 도급회사로부터 수령한 공사대금 중 원고 몫에 해당하는 3,309,366,877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이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나머지 구성원들의 분할채무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그 출자 지분의 비율에 따라 원고에게 각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은 공사대금채무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이므로, 피고 현대건설이 이 사건 통지로써 자신이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공사대금 채권을 상계한 것은 무효이다.

2) 예비적으로, 만약 피고 현대건설의 이 사건 통지에 따른 상계가 유효하다면 피고 현대건설은 조합원인 원고에 대하여 조합재산의 지급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것으로서, 이는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하거나, 피고 현대건설이 이에 따라 얻은 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 현대건설은 원고에게 위 공사대금 상당액 3,309,366,877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배상 또는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결의 이전 공사대금 청구에 대한 판단

1) 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대로 원고의 탈퇴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결의가 유효한 이상, 원고는 자신이 여전히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협약 규정에 의하여 위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민법상 조합의 성질을 가지는 이상 원고는 ‘탈퇴한 조합원’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구성원 내지 ‘다른 조합원’인 피고들로부터 민법 제719조 제1항 , 제2항 주3) 에 의하여 이 사건 결의 당시 조합재산에 해당하는 합유지분, 즉 이 사건 결의 이전에 발생한 이 사건 공사대금 중 원고의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받을 권리가 있다.

나) 상계의 항변 및 그에 대한 주장 요지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피고 현대건설이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과 관련된 원고의 자금보충이행의무를 대신 이행함으로써 취득한 구상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동채권인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내지 합유지분 환급청구권)을 상계하였으므로,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 내지 합유지분 환급청구권은 소멸하였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반면 원고는 이 사건 협약의 해석에 의하더라도 원고에게 공사대금 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채무자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 내지 그 구성원들인 피고들이라거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 채무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인 피고들 전원이 부담하는 채무로서 피고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변제 내지 상계할 수 없으므로, 공사대금 채무자가 아닌 피고 현대건설에 의한 상계는 그 효력이 없다는 등의 취지로 다투고 있다. 이에 대하여 아래에서 살펴본다.

다) 이 사건 협약의 성격 및 공사대금 채무자에 대한 판단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는 기본적으로 민법상 조합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므로, 공동수급체가 공사를 시행함으로 인하여 도급인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공동수급체의 구성원에게 합유적으로 귀속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성원 중 1인이 임의로 도급인에 대하여 출자지분의 비율에 따른 급부를 청구할 수 없다. 다만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라도 그 개별 구성원이 각자의 지분비율에 따라 직접 도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약정을 한 경우와 같이 공사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라서는 도급인에 대한 채권이 조합체로서의 공동수급체가 아니라 구성원 각자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구분·귀속될 수 있고, 그러한 약정은 명시적으로는 물론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다607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협약 제4장 제3조, 제5조, 제8조 등의 규정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구성원은 청구금액에 대한 시공 지분율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대표회사인 피고 현대건설이 일괄하여 이 사건 도급회사에게 공사대금을 청구하고, ② 피고 현대건설은 공사대금을 일괄 수령한 후 각 구성원에게 그 시공 지분율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며, ③ 피고 현대건설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비용의 선집행이 요구되는 경우 각 구성원에게 공동분담금을 청구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그 분담금 지급이 지연될 경우 각 구성원은 소정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할 책임을 지거나 해당 구성원에 대한 기성금 지급에 있어 그 지연이자를 공제한다는 취지로 정해져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이 사건 도급회사에 그 지분 비율에 따른 공사대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약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약정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협약은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조합체로서 공사대금채권을 가지는 것이되, 다만 ‘대표회사’인 피고 현대건설이 이 사건 도급회사에 공사대금을 일괄 청구하고 그 대금을 한꺼번에 수령하는 취지로 약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아닌 ‘대표회사’가 그 구성원 중 1인 내지 탈퇴자에 대한 채무를 단독으로 부담하는 취지의 특약을 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비록 이 사건 협약 제4장 제3조에 ‘정당한 사유 없이 대표사의 지급 지연시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구성원에게 지급하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기는 하나, 이는 앞서 본 공동분담금 관련 규정들과 함께 이 사건 공사의 회계 내지 자금관리를 전담하는 ‘대표회사’와 나머지 구성원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를 규율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으로 보일 뿐, 이 규정만을 들어 곧바로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아닌 ‘대표회사’가 그 구성원 중 1인 내지 탈퇴 구성원에 대한 채무를 단독으로 부담하는 취지의 특약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대금 채무 내지 지분환급채무를 이행하여야 할 채무자는 원칙적으로 민법상 조합인 이 사건 공동수급체라고 봄이 타당하다.

라) 상계의 효력에 대한 판단

따라서 원고가 가지는 공사대금 채권 내지 지분환급청구권은 민법상 조합에 대한 채권으로서 원칙적으로 이 사건 공동수급체 내지 그 구성원인 피고들 전원이 이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민법 제704조 는 ‘조합원의 출자 기타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여기서의 ‘조합재산’에는 조합의 채무 즉 소극적인 조합재산도 포함된다. 이러한 조합채무는 조합원들에게 합유적으로 귀속되는 것으로서, 조합원 1인이 조합채무를 면책시키고 다른 조합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 즉, 원고는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인 피고들 전원을 상대로 그 출자 비율에 따라 분할하여 공사대금 채권액의 지급 내지 그에 상응하는 지분의 환급을 청구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공동수급체 조합원 1인인 피고 현대건설이 공사대금 채권액 전액을 변제 등의 방법으로 면책시키는 행위는 다른 조합원들인 나머지 피고들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민법 제706조 제3항 주4) 참조) 이들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한 얼마든지 허용될 수 있다( 민법 제469조 제1항 ) 주5) .

한편 민법 제715조 는 ‘조합의 채무자는 그 채무와 조합원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조합원 전원이 조합재산을 합유하기 때문에 조합원 일부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하여 조합원 중 일부가 조합재산을 처분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막기 위한 규정이라 할 것인데, 이와 반대로 조합채무의 경우에는 조합재산으로 이를 변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조합원 중 일부가 개인재산으로 임의로 변제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변제를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조합원 중 1인인 피고 현대건설이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조합채권자인 원고가 가지는 공사대금 채권(내지 지분환급청구권)을 상계하는 방법으로 조합채무를 면책시키는 행위는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원고는 피고 현대건설이 이 사건 통지에 의해 상계한 자동채권을 원고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기 때문에 위 상계가 무효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갑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현대건설은 위 자동채권에 관하여 상계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채권신고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6) .

마) 주7)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청구하는 3,309,366,877원 상당의 공사대금 채권은 피고 현대건설의 이 사건 통지로써 피고 현대건설이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3,309,366,877원 상당의 구상금 등 채권과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소멸하였다. 피고들의 위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2) 예비적 주장에 대한 판단

나아가 피고 현대건설이 이 사건 통지에 따른 상계로 원고 몫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게 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고 현대건설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을 채권도 같이 소멸한 점, 이 사건 통지에 따른 상계가 이 사건 협약에 대한 위반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이나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현대건설의 위와 같은 상계가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 현대건설이 부당이득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원고의 예비적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결의 이후 공사대금 청구에 대한 판단

한편 갑 제14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결의 이후에 발생한 이 사건 공사대금으로 원고가 받아야 할 금액이 1억 원에 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한창훈(재판장) 진현민 김승주

주1) 피고들 대리인은 2014. 5. 29. ‘소송절차수계신청서’를 제1심에 제출하면서, 소장상 피고로 표시된 현대엠코 주식회사가 2014. 4. 3.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었으므로,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가 소송절차를 수계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제1심판결은 ‘현대엠코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라고 당사자를 표시하였다. 그러나 위 소장이 현대엠코 주식회사에 송달된 날은 2014. 4. 10.인데 법인등기사항 증명서에 의하면 양 회사의 합병등기일은 2014. 4. 3.이므로, 소장 송달일 당시 이미 합병되어 법인격이 소멸한 현대엠코 주식회사를 피고로 하는 소제기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실질적 소송관계가 이루어질 수 없어(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다34041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소송절차 수계신청은 부적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심에 이르러 피고들 대리인이 2015. 6. 10.자 준비서면 제출 및 진술을 통하여 위 소송수계신청을 당사자표시정정신청으로 갈음한다는 뜻을 밝혔으므로, 소송계속 당시 이미 법인격이 소멸한 현대엠코 주식회사 대신 현대엔지니어링 주식회사로 당사자표시정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주2) 원고는 당심에 제출한 2015. 6. 2.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이 사건 공동수급운영협약서 제4장 제3조의 규정에 의한 공사대금 청구를 주위적 주장으로, 민법 제719조에 의한 공사대금 청구를 예비적 주장으로 삼고 있다.

주3) 민법 제719조(탈퇴조합원의 지분의 계산) ① 탈퇴한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간의 계산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상태에 의하여 한다. ② 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은 그 출자의 종료 여하에 불구하고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

주4) 민법 제706조(사무집행의 방법) ③ 조합의 통상사무는 전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각 조합원 또는 각 업무집행자가 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무의 완료 전에 다른 조합원 또는 다른 업무집행자의 이의가 있는 때에는 즉시 중지하여야 한다.

주5) 민법 제469조(제삼자의 변제) ① 채무의 변제는 제삼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삼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이해관계 관계없는 제삼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

주6) 한편 상계의 효력과 관련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공동수급체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공사대금 채무가 상법이 정하는 연대채무에 해당하므로 연대채무자 중 1인인 피고 현대건설의 상계는 유효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였는데, 조합채무에 대한 상계의 유효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위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주7) 위와 같이 피고들이 주장한 상계의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이 부분 청구를 배척하는 이상, 이 사건 협약상 탈퇴자인 원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공사대금 청구권이 없다는 취지의 피고들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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