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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2. 4.자 2010마817 결정
[상표권침해금지가처분][미간행]
판시사항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 에서 정한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의 의미

[2] 이른바 오픈마켓(Open Market)의 운영자가 상표권 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 및 이때 오픈마켓 운영자가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게시물을 게시한 판매자의 신원정보와 판매정보를 상표권자에게 제공할 의무를 지는지 여부(소극)

채권자,재항고인

아디다스 악티엔게젤샤프트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태연)

채무자,상대방

주식회사 이베이코리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규홍 외 3인)

주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재항고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항고이유(재항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준비서면들의 각 기재는 재항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재항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고 한다) 제44조 제1항 은 “이용자는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1항 에 따른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규정은, 정보통신서비스 이용자 수의 증가와 함께 정보통신망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개인정보의 침해나 각종 명예훼손성 정보의 유통 등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도 커지고 있음을 고려하여 이에 대처한다는 취지에서 입법된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등”이라는 표현은 그 앞에 구체적으로 열거된 단어와 유사한 것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는바, 그럼에도 위 규정 중 “등 타인의 권리”라는 문언에 집착하여 이를 제한 없이 ‘타인의 모든 권리’라고 해석할 경우에는 과연 위 조문이 의미하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매우 불명확하게 되고, 그 결과 이렇듯 불명확한 정보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또한 모호하게 되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위 법 제44조 제1항 의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나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 및 ‘이에 준하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만을 의미할 뿐, 거기에서 더 나아가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정보’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나.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2항 이 채무자와 같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상표권 침해행위를 적극적으로 방지하여야 할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달리 채무자에게 그와 같은 작위의무가 있음을 인정할 법률상 근거가 없으므로, 채무자에게 조리상 일정한 범위 내에서의 작위의무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법률상 상표권 침해행위를 적극적으로 방지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방조책임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정보통신망법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재항고이유 제2점 및 제3점에 관하여

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판매자로서 직접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아니라,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전자거래 시스템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판매자로부터 서비스 이용료를 받을 뿐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구체적 거래에는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오픈마켓(Open Market)에서는, 운영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상품판매정보가 게시되고 그 전자거래 시스템을 통하여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이러한 상품에 대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운영자에게 상표권 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다만 상표권 침해 게시물이 게시된 목적, 내용, 게시기간과 방법,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삭제 요구의 유무 등 게시에 관련한 쌍방의 대응태도, 관련 인터넷 기술의 발전 수준, 기술적 수단의 도입에 따른 경제적 비용 등에 비추어 볼 때, ① 오픈마켓 운영자가 제공하는 인터넷 게시공간에 게시된 상표권 침해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② 오픈마켓 운영자가 위와 같은 게시물로 인하여 상표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거나,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고, ③ 나아가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해당 판매자가 위 인터넷 게시공간에서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 요구되며 (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오픈마켓 운영자가 이를 게을리하여 게시자의 상표권 침해를 용이하게 하였을 때에는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4343 판결 참조).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요구되는 조치의무에,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게시물을 게시한 판매자의 신원정보 및 판매정보를 오픈마켓 운영자가 임의로 상표권자에게 제공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할 것은 아니다.

나.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오픈마켓 운영자인 채무자가 판매회원약관에서 판매회원에게 이 사건 쇼핑몰에서 상표권 침해상품을 판매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지적재산권 침해 또는 부정판매자를 배제하기 위한 장치로 권리침해신고제도, 상표보호프로그램(Brand Protection Program, BPP)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판매자관리프로그램(Gmarket Sales Manager, GSM)상 경고 또는 계도공지문 게시, 이상거래 블랙리스트에 대한 상시감시(모니터링) 제도까지 운영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쇼핑몰에서 이 사건 상표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개연성이 있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채무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개별적·구체적 사후방지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채무자가 채권자들의 상표권 내지 전용사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품판매정보를 직접 게시한 판매자 신원정보 및 판매정보를 채권자들에게 제공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채무자가 그의 의무를 위반하여 그 판매자의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었다는 채권자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결정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방조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재항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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