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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등법원 2012. 11. 21. 선고 2011나5089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길, 담당변호사 문정현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소송수계인 농협은행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21세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정태)

변론종결

2012. 10. 10.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8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1. 3. 17.부터 2012. 11. 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비용을 포함한 소송총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주위적으로, 피고 농협은행은 원고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17.부터 이 사건 제1심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17.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3. 17.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1 명의의 예금계좌 개설

(1) 원고는 소외 1로부터 동인 명의의 예금계좌 개설 및 입·출금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고, 2011. 3. 16. 15:40 피고 2가 지점장으로 있는 피고 농업은행 주식회사(이하 ‘농협은행’이라 한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분할되었다)의 노대동지점에 가서 소외 1 명의의 예금계좌(계좌번호 1 생략)(이하 ‘이 사건 예금계좌’라 한다))를 개설한 후 이 사건 예금계좌에 4억 원을 입금하고 예금잔액증명서(갑 제3호증)를 발급받았다.

(2) 그 후 원고가 피고 2에게 다음날 아침에 위 4억 원을 인출할 뜻을 밝히자 위 피고는 자신이 원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위 금원을 인출하여 원고의 계좌로 입금해주겠다고 하면서 원고로부터 소외 1 명의의 예금통장, 원고가 앞서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하면서 설정한 비밀번호가 기재된 소외 1 명의의 출금전표(갑 제4호증), 원고 명의의 입금전표를 건네받았다.

나. 원고의 지급정지요청과 예금출금

(1) 피고 2는 2011. 3. 17. 08:30경 전날 원고와의 약속대로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4억 원을 출금하려고 하였으나 원고가 적어둔 비밀번호가 맞지 않아 실행하지 못하였고, 원고에게 그 사실을 전화로 알렸다. 이에 원고는 피고 2에게 ‘비밀번호를 제대로 기재하였는데,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것 같다’면서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위 피고는 이 사건 예금계좌가 소외 1 명의 계좌이므로 원고의 요청만으로는 지급정지조치를 할 수 없고 비밀번호 입력오류 발생에 대한 진상 파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 원고가 같은 날 08:43:22경 다시 피고 2에게 전화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조치를 요청하던 중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계좌이체 방식으로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소외 2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억 원이 이체되었고, 같은 날 08:44:27경 소외 3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1억 원이 이체되었다. 이에 피고 2는 같은 날 08:44:51경 이 사건 예금계좌에 남아 있던 199,999,000원(위와 같은 계좌이체 과정에서 수수료 1,000원이 차감되었음)이 이체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등록하였다.

(3) 원고는 같은 날 08:50경 피고 농협은행 노대동지점을 찾아가 피고 2로부터 위와 같이 2억 원이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피고 2에게 소외 2, 3 명의의 위 각 계좌는 범죄에 이용된 계좌이니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 그 지급정지를 요청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 2는 위와 같은 2억 원의 이체가 타 금융기관에의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는 금융사고의 발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급정지요청을 거부하다가, 같은 날 09:28경 국민은행에, 09:29경 중소기업은행에 전화하여 지급정지를 요청하려 하였으나, 이미 같은 날 09:07경 소외 2, 3 명의의 계좌에 들어있던 각 1억 원이 모두 인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4) 한편, 원고는 그후 소외 4를 통하여 소외 1로부터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2011. 3. 21.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이체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199,999,000원을 반환받았다.

다. 관련 규정

피고 농업은행의 예금거래기본약관 등 관련 규정은 별지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호증, 갑 제2, 5호증의 각 1, 2, 을 제1, 2, 4, 5, 6, 9호증, 을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소외 5, 6의 각 증언, 당심의 원고 및 피고 2에 대한 일부 당사자본인신문결과, 당심의 현장검증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예금거래에 있어서 피고 농협은행과 원고 사이에서는 소외 1이 아닌 원고에게 이 사건 예금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예금의 거래당사자는 원고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 농협은행은 원고에게 이 사건 예금 중 아직 반환받지 못한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당하고, 예금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 할 것이며,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의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

갑 제8호증의 3 내지 10,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2011. 3. 16. 소외 1에게 4억 원을 대여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부거래계약을 체결하고, 소외 1로부터 차용증서(갑 제8호증의 5), 개인신용정보 조회 동의서(갑 제8호증의 6), 보관 및 은행업무 위임각서(갑 제8호증의 7), 각서(갑 제8호증의 8), 위임장(갑 제8호증의 9, 10) 등을 교부받은 사실, ② 원고는 소외 1로부터 예금계좌개설에 관하여 대리권한을 수여받은 대리인으로서 소외 1 명의의 계좌개설을 신청한다는 취지의 거래신청서(을 제1호증), 소외 1 본인이 발급받은 인감증명서 및 소외 1의 인감도장, 소외 1의 주민등록증을 제출하였고, 이에 피고 2가 소외 1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하는데 필요한 모든 서류가 구비되었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준 사실, ③ 원고는 이 사건 예금계좌에 4억 원을 입금한 후 소외 1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예금계좌의 잔액이 4억 원에 이르는 사실을 증명하여 달라는 예금잔액증명서의 발급을 요청(을 제2호증)하였고 피고 농협은행은 원고에게 소외 1 명의로 예금잔액증명서(을 제3호증)를 발급하여 준 사실, ④ 원고는 피고 2에게 다음날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위 4억 원을 인출해달라며 소외 1 명의의 출금전표와 이 사건 예금계좌의 통장을 교부하면서 이에 대한 업무처리를 부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소외 1 앞으로 예금잔액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하여 소외 1로부터 받은 예금계좌개설에 관한 위임장과 인감도장을 이용하여 대리인의 지위에서 그와 같은 업무를 처리하였다는 것이어서 원고가 스스로를 예금주로 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할 의도는 아니었던 것이 명백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후 원고는 피고 농협은행에게 소외 1의 대리인으로서 나머지 예금 199,999,000원의 지급을 청구하여 피고 농협은행으로부터 위 금원을 돌려받는 등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할 당시부터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나머지 예금을 인출할 때까지 모든 절차에서 소외 1의 대리인으로 행세하였을 뿐이고 본인이 예금주라고 주장한 적이 없었던 점, ③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비록 피고 2가 소외 1 명의의 이 사건 예금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원고의 출연에 의한 것이고 위 금원이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한 후 바로 출금되어 원고의 계좌로 입금될 것이라는 점을 알았으며,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금원을 출금하는 과정에서 비밀번호가 불일치하자 바로 원고에게 전화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농협은행과 원고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인 원고와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예금의 예금주가 원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가 소외 1 명의의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받을 목적으로 소외 1의 대리인으로서 그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위와 같이 개설된 예금계좌에 4억 원을 임금한 다음, 피고 2에게 다음날 즉시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4억 원을 인출하여 자신이 지정하는 예금계좌에 입금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피고 2가 이를 수락하였으므로, 피고 2가 이 사건 예금계좌에 입금한 4억 원을 원고가 지정하는 예금계좌에 이체하고, 만약 위 예금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제3자에게 이체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즉시 지급정지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피고 2는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또한 원고가 피고 농업은행의 예금거래기본약관 제14조에 따라 피고 2에게 이 사건 예금계좌에 관한 범죄사고 발생을 알리고 그 지급정지를 요청하였으므로 피고 2로서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공동협약 등에 따라 지체없이 이 사건 예금계좌의 지급정지조치를 취하고,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금원이 이체된 국민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의 각 예금계좌에 대해 지급정지를 요청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2가 즉시 지급정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그 의무의 이행을 해태하였다.

(3) 이로써 원고는 2억 원의 손해를 입었는바, 피고 2는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농협은행은 피고 2의 사용자로서 각자 원고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원고는 소외 1로부터 예금계좌개설에 관하여 대리권한을 수여받아 피고 2에게 소외 1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 2가 소외 1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하는데 필요한 모든 서류가 구비되었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예금계좌를 개설하여 준 사실, 원고가 이 사건 예금계좌에 4억 원을 입금한 후 이 사건 예금계좌의 잔액이 4억 원에 이르는 사실을 증명하여 달라는 예금잔액증명서의 발급을 요청하였고 피고 농협은행은 원고에게 소외 1 명의로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하여 준 사실, 원고는 피고 2에게 다음날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위 4억 원을 인출해달라며 소외 1 명의의 출금전표와 이 사건 예금계좌의 통장을 교부하면서 이에 대한 업무처리를 부탁하였고 피고 2가 이를 수락한 사실, 피고 2는 다음날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위 4억 원을 인출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비밀번호 오류로 이를 인출하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① 피고 2가 원고의 요청에 따라 다음날 영업개시와 동시에 이 사건 예금계좌에 입금한 4억 원을 원고가 지정하는 예금계좌에 이체하는 업무를 처리하기로 한 것은 원고가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받은 다음 이 사건 예금계좌에 4억 원을 예탁하여 둘 이유가 없고, 혹시 소외 1 명의의 예금에 대한 가압류 등이 집행되거나 지급정지 등이 이루어짐으로써 예금을 회수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 2가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이상, 원고가 알려준 비밀번호가 이 사건 예금계좌의 비밀번호와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2억 원이 제3자에게 이체되는 것을 확인하였다면, 즉시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등록하고, 금원이 이체된 계좌에 대해서는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이 타당한 점, ③ 나아가 이 사건 예금계좌에 예금되어 있던 4억 원 전부에 대한 계좌이체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피고 2로서는 이를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공동협약 시행세칙 제3조 제2항에 규정된 금융사고로 보아 중소기업은행 등에 지급정지요청을 하여야 했던 점(만약 위 시행세칙의 규정이 실제로 피해를 입은 금액이 3억 원에 이를 때까지를 기다려야 비로소 지급정지요청을 할 수 있다는 취지라면, 금융사고 발생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됨이 분명하므로, 예상 피해금액이 3억 원을 초과할 것인지의 여부는 금융사고가 발생한 예금계좌에 당초 입금되어 있던 예금액인 4억 원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④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가 소외 1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피고 2는 원고가 소외 1의 대리인으로서 그로부터 예금 인출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비밀번호가 불일치하고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거액의 예금이 다른 은행에 이체되는 상황이라면 모종의 범죄행위가 개입되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의심을 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원고의 지급정지요청에 대하여 예금주가 지급정지요청을 한 경우가 아니라거나 서면신청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할 수는 없는 점(금융사고발생의 의심이 드는 경우 일단 지급정지요청을 하고, 만약 원고와 소외 1 사이의 예금반환청구권의 소재에 관한 다툼이 있으면 업무처리절차에서 정한 바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상당하다), ⑤ 더욱이 피고 2는 긴급한 경우에는 전화 등으로 금융사고를 신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리인으로부터 지급정지요청을 받더라도 당해 계좌에 지급정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실제로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2억 원이 인출되자 즉시 지급정지를 등록하였고, 그후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각 1억 원이 이체된 국민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의 각 계좌에 대해서도 지급정지를 요청하였던 점, ⑥ 피고 2가 2011. 3. 17. 08:30경 원고로부터 지급정지요청을 받고 소외 1 명의의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2억 원이 이체될 때까지 13분 내지 14분 가량이 소요되었고, 더욱이 소외 2 명의의 예금계좌와 소외 3 명의의 예금계좌에서 각 1억 원이 인출되기까지는 37분이 소요되었는데, 이때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등록하거나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각 1억 원이 이체된 국민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의 각 계좌에 대해서도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2로서는 원고로부터 3회에 걸쳐 지급정지요청을 받게 되었다면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뒤늦게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등록하고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각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바람에 원고가 인출할 금원이 소외 1에 의하여 무단 인출되는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2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 농협은행 또한 피고 2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를 예금주로 볼 수 없는 이상 예금이 인출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2에게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4억 원을 인출하여 자신이 지정하는 예금계좌에 입금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피고 2가 이를 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2의 과실로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예금계좌에서 제3자의 예금계좌로 예금이 이체됨으로써 원고에게 인출된 예금 상당액의 손해가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 2가 원고로부터 지급정지요청을 받은 즉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면,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예금계좌 개설 및 예금반환 업무를 위임받은 대리인임을 증명한 후 피고 2에게 요청한 바에 따라 예금을 반환받을 수 있었을 것인데, 피고 2가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이 사건 예금계좌로부터 이체된 금원이 모두 인출되어 버린 것이므로, 피고 2의 위와 같은 잘못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예금거래기본약관 제14조 및 제15조에 의한 지급정지조치의무는 피고 농협은행이 예금계약을 체결한 예금주가 서면으로 요청한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이이서 전화로 지급정지를 요청한 경우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소외 1로부터 위임받은 계좌개설 등의 업무가 종료됨으로써 원고의 대리권이 소멸한 이상 이 사건 예금계좌에 대한 관계에서 제3자에 불과한 원고의 지급정지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피고 농협은행의 예금거래기본약관은 통장 등을 분실, 도난 등을 당한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사고를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다만 긴급하거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전화 등으로 신고를 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경우에는 다음 영업일 내에 서면을 보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예금주가 서면으로 지급정지요청을 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인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예금계좌의 개설 및 그 예금의 반환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은 대리인의 지위에서 지급정지요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이미 피고 2도 원고가 소외 1 명의의 이 사건 예금계좌에 금원을 입금하였다가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다시 소외 1로부터 위 금원을 돌려받기로 한 약정 등의 자금출연관계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 2가 원고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받아 위와 같은 업무를 처리하려고 하였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③ 피고 2는 결국 원고의 요청에 따라 이체되지 않고 남은 199,999,000원에 대해서는 지급정지조치를 취하였고, 피고 농협은행은 추후 원고에게 이 사건 예금계좌에 남아있던 199,999,000원을 지급하는 등 피고들 또한 원고의 대리권이 존속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업무를 처리한 점, ④ 사고신고가 접수된 경우에 피고 농협은행으로서는 예금주와의 동일성 여부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칠 때까지 그 계좌에 대해 지급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이와 동시에 예금주의 예금반환청구권이 그 의사에 반하여 부당하게 처분되지 않도록 예금계좌의 지급정지조치를 취할 의무도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 만약 금융기관의 고객이 예금의 지급정지와 관련하여 이의를 신청한 때에는 금융기관에서 정한 민원처리 절차에 의하여 처리하면 될 것인 점(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공동협약 제13조)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예금계좌의 지급정지 조치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고가 이 사건 예금계좌의 예금주임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1) 나아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2가 원고로부터 위 소외 1 명의의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요청을 받았음에도 그 예금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등의 조치를 게을리 하는 바람에 그 예금계좌에서 소외 2 명의의 예금계좌와 소외 3 명의의 예금계좌로 각 1억 원씩이 이체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로부터 위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위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게을리하는 바람에 각 예금계좌에서 각 1억 원씩 인출됨으로써 결국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위 2억 원이라고 할 것이다.

(2) 다만, 갑 제8호증의 7, 8,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소외 1 명의의 보관 및 은행업무 위임각서에는 ‘위 통장에 입금된 예금금액 전부는 채권자가 인출하기 전에 본인은 위 통장에 예금된 금액에 관하여 어떠한 권리도 없으며 은행업무도 하지 않을 것을 각서하며, 본인 또는 회사 관계자 등이 분실신고를 하였더라도 허위 분실신고임을 인정하며 각서한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소외 1 명의의 각서에는 ‘의뢰인은 인도 이전에 수탁인이 소지하고 있는 예금통장 및 인장에 대한 분실신고 및 도난신고를 절대 하지 않겠으며, 전자금융과 현금카드 등을 이용한 현금인출을 하지 않겠음을 분명히 약속하고, 통장 비밀번호 등 처음 수탁인에게 알려준 통장의 모든 정보를 수탁인의 동의 없이 바꾸지 않겠으며, 만약 통장에 대한 정보변경시 모든 책임은 의뢰인에게 있음을 약속하고 각서합니다’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소외 1이 2011. 3. 16. 16:20경 피고 농협은행의 여의도문화지점에서 인터넷뱅킹을 신청하였고, 2011. 3. 17. 원고의 예금인출을 방해하기 위하여 일부러 인터넷 뱅킹으로 비밀번호를 3회 잘못 입력한 후 서서울농협 홍대역지점에서 통장비밀번호를 변경하고 2억 원을 인출한 사실, ③ 원고가 위와 같이 2억 원이 인출된 이후 소외 4를 통하여 소외 1로부터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2011. 3. 21. 소외 1이 변경한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나머지 199,999,000원을 출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원고가 위와 같이 타인 명의로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금원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점, 소외 1이 적극적으로 금원을 인출한 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게 된 점, 원고가 소외 1에게 인출해간 금원의 반환을 구하는 등의 금원 회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아니한 점, 원고가 여전히 소외 1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40%로 제한하기로 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자 80,000,000원(= 200,000,000원 × 40/100)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11. 3. 17.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2. 11. 21.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결론을 이와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김정만(재판장) 박상현 모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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