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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인천지법 1998. 9. 10. 선고 97노2468 판결 : 상고기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도로교통법위반 ][하집1998-2, 751]
판시사항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 및 도로교통법 제106조 소정의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의 의미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 및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소정의 조치의무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 및 도로교통법 제106조의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의 의미는 사고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 및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소정의 조치의무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참조판례

[1]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원심판결

인천지법 1997. 12. 11. 선고 97고단251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의 점은 공소기각

이유

1. 피고인의 항소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하여 병원에 후송되어 응급치료를 받은 다음 병원비가 부족하여 치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귀가한 것으로 도주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2. 판 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대구 (차량번호 생략) 에스페로 승용차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자인바, 1997. 3. 1. 16:30경 위 차량을 운전하여 인천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 소재 스위스산장 앞길을 화도면에서 온수리 방면으로 운행중 위 지점은 중앙선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노폭 약 6m의 좁은 도로로서 우로 굽은 지점이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속도를 줄이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여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업무상과실로 위 승용차가 도로 좌측으로 진입하면서 마주오던 피해자 1(남, 44세) 운전의 서울 (차량번호 생략) 쏘나타 투 승용차 전면 좌측 옆부분을 위 에스페로 승용차 앞부분으로 들이받아 위 피해자 1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상 등을, 위 쏘나타 투 승용차에 탑승한 피해자 2(여, 44세)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상 등을, 피해자 3(여, 15세)으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경골부 다발성좌상 등을 각 입게 함과 동시에 위 쏘나타 투 승용차 수리비 금 2,679,600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하는 교통사고를 내었으면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 없이 그대로 도주하였다."는 것인바,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증인 원기환, 김미경, 구상서, 피해자 1, 공소외 1, 한수향의 당심 법정에서의 각 진술,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피해자 1, 2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원기환 작성의 진술서의 기재 등을 모아 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동생 소유인 위 에스페로 승용차에 여자친구인 공소외 1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위 사고를 당해 머리가 전면 유리창에 부딛혀 출혈이 생기고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등의 부상을 당하여 10여 분간 승용차 운전석에 그대로 앉아 있었던 사실, 그러자 위 피해자 1이 먼저 피고인에게 다가와 "정말 다행이다. 서로 운이 나빠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하자. 좁은 도로라 다른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니 사고차량을 길 옆으로 빼자."고 말해 피고인도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차를 길가로 옮긴 후 재차 미안하다고 하자 위 피해자 1은 피해 차량 수리비만 변상해주면 된다고 말하여 자신의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으니 올 때까지 차안에 앉아서 기다리자고 한 사실, 강화정찰서 길상파출소 소속 순경 원기환이 위 피해자 1의 아들로부터 전화로 사고접수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여 먼저 위 피해자 1에게 사고경위와 피해상황을 묻고 난 후 피고인에게 주민등록증 및 운전면허증의 제시를 요구하였으나 집에 두고 왔다고 하여 다시 피고인 일행인 위 공소외 1에게 주민등록증의 제시를 요구하였으나 역시 분실하였다고 하자 동인들로부터 주소나 전화번호 등의 연락처를 확인하여 적어두는 등의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단지 피고인으로부터 그 동생 공소외 2 명의로 되어 있는 자동차등록증만 건네 받은 사실, 119 구급대가 도착하자 위 원기환은 피고인에게 응급치료를 받은 후 강화경찰서로 들어오라는 이야기를 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과 위 공소외 1을 구급차에 태워 강화병원으로 보낸 다음 피해자 일행을 경찰차로 위 길상파출소로 데려가 피해자들의 부상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외관상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여 평일에 정밀진단을 받아 담당 경찰관에게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일러준 다음 강화경찰서 조사계 구상서 경장에게 인계한 사실, 피해자 일행이 강화병원에 도착하여 위 공소외 1이 피고인의 보호자로서 자신의 이름, 근무처 주소 및 전화번호를 기재하여 접수하고 피고인이 응급치료를 받은 사실, 이후 담당 간호사가 피고인에게 엑스레이 및 CT촬영을 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으나 피고인과 위 공소외 1은 당시 가진 돈이 없어 엑스레이 및 CT촬영을 하지 못하고 서울에 가서 치료받을 생각으로 위 병원을 나와 서울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피고인이 아프다며 눕고 싶다고 하여 도중에 부천시에서 내려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서울로 간 사실, 피해자 일행은 위 경찰서에서 피고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으나 피고인이 돌아오지 않아 위 구상서와 함께 위 강화병원에 가서 간호사로부터 피고인이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는 말을 듣게 된 사실, 경찰은 위 에스페로 승용차의 차적조회를 통해 위 공소외 2로부터 피고인의 호출기 번호를 알아내 피고인에게 호출하여 피고인이 1997. 3. 3. 강화경찰서에 출석한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특가법이라 한다) 제5조의3 제1항 의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때' 및 도로교통법 제106조 의 ' 제50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시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의 의미는 사고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이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인정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인이 사고를 낸 이후 현장에서 피해자들에게 피고인의 과실을 전부 인정하였고 피해자들은 외관상 이상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고 스스로도 자동차 수리만 해줄 것을 요구한 점, 비록 피고인이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위 피해자 1의 아들이 전화로 경찰에 신고한 것이지만 당시 피고인은 팔다리가 마비되는 등의 부상을 당하여 거동이 불편하였고 위 신고를 적극적으로 방해한 바 없이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여 초동수사를 마칠 때까지 현장에 계속 남아 있었던 점, 경찰관으로서는 당시 피고인을 병원으로 후송시키기 이전에 피고인의 인적 사항을 파악해 둘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음에도 만연히 단지 피고인으로부터 그 동생 명의의 자동차등록증만을 받아 두었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사고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여 사고를 수습하고 피고인을 병원으로 후송시키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는 소멸하였다고 볼 것이고, 설령 피고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가버려 결과적으로 피해자들 및 경찰이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특가법 제5조의3 제1항 소정의 도주 및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소정의 조치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도 원심은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특가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도주 및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 소정의 조치의무 위반의 각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취지로 주장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어 나머지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앞서 제2의 가.와 같은바, 그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하여는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가 위 법 소정의 도주에 해당하지 않고 달리 피고인이 도주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죄에 대하여는 그 구성요건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가 포함되어 있어 이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여 주문에서 그에 대한 선고를 할 것이므로 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의 점에 대하여는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는 하지 않기로 한다 (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도2349 판결 참조).

나아가 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죄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보건대, 이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동법 제4조 제1항 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소위 반의사불벌죄인바, 이 사건은 동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각 호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소송기록 제24쪽에 편철된 합의서의 기재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원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고 후 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앞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가 동법 소정의 미조치에 해당하지 않고 달리 피고인이 미조치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사고 후 미조치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죄와 특가법 제3조 제2항 위반죄는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주문에서 하나의 죄에 대하여는 공소기각을 선고하고 나머지 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할 수 없으나, 위 도로교통법위반죄와 위 특가법위반죄에 포함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는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에 대하여 주문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한다고 하여 위 도로교통법위반죄에 대하여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판사 박용규(재판장) 최규현 윤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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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1997.12.11.선고 97고단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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