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한 요건 및 쟁의행위의 목적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의 판단 기준
[2]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노동조합이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 및 관리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한 쟁의행위에 대하여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3] 집회나 시위에서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4]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나 조정기간이 끝난 경우, 노동위원회의 조정결정이 없더라도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1] 형법 제20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 제4조 , 제37조 제1항 [2] 형법 제20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 제4조 , 제37조 제1항 [3] 형법 제20조 , 제314조 [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5조 제2항 , 제54조 , 제63조 , 제91조 제1호 , 형법 제20조
참조판례
[1][4]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공2004상, 277) [1]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2도5577 판결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6도9478 판결 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1557 판결 [3]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467 판결 (공2004하, 1900) [4]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공2001하, 1785)
피 고 인
피고인 1외 4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최병모외 2인
주문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2000. 5. 19.경 및 2000. 5. 30.경의 각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기록 및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이 부분 각 업무방해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음은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업무방해죄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조 제3항 및 제93조 제1호 의 위헌성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 처벌하는 조항이 근로자들의 평등권 및 단결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헌법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다. 근로자인 청원경찰의 근로3권 제한의 위헌성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청원경찰을 형법 기타 법령의 적용에 있어서는 공무원으로 의제하여 근로자인 청원경찰에게 근로3권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청원경찰법 제10조 제2항 이 헌법 제10조 , 제11조 , 제33조 제1항 및 제37조 제2항 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원심에서 이루어진 공소장변경에 따라 이 부분에 관한 죄명과 적용법조 등이 변경되었음을 이유로 피고인 2, 피고인 3이 청원경찰의 신분에 있으면서도 원심 판시와 같이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노동조합(이하 ‘조종사 노조’라 한다)을 인정해 달라는 집회를 개최함으로써 집단적 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청원경찰법 제11조 ,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 형법 제8조 본문, 제1조 제2항 , 제50조 를 각 적용하여 위 피고인들의 청원경찰법 위반의 범행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헌법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라. 2001. 6.경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며 ( 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 2004. 4. 9. 선고 2002도736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용자측이 임금교섭에 대하여는 적극적이었음에도 조종사 노조는 임금협상은 포기하더라도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 및 관리, 운항규정심의위원회구성 등에 관한 보충협약 체결에 대하여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여 임금교섭의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던 이상 조종사 노조의 단체교섭의 주된 목적은 임금교섭이 아닌 위 보충협약 부분이라 할 것인데, 위 보충협약 부분 중 가장 쟁점이 된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 및 관리에 관한 조종사 노조측의 제시 요구안은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을 2001. 6. 30.자로 동결하고 외국인 부기장을 채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이어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이므로, 그 주장의 관철을 목적으로 한 2001. 6.경의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어 목적의 정당성을 결여하였고, 판시와 같은 이유로 쟁의행위의 시기ㆍ수단ㆍ방법에 있어서도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으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업무방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그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였거나 파업 목적의 정당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원심의 판단 중 평화의무 위반에 관한 부분은 파업 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잘못이 있을 경우를 가정하여 원심이 판단한 부분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파업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원심의 위와 같은 가정적 판단 부분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원심에 평화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2000. 5.경의 각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부득이하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그 집회나 시위의 장소, 태양, 내용과 소음 발생의 수단, 방법 및 그 결과 등에 비추어, 집회나 시위의 목적 달성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을 발생시킨 경우에는 위법한 위력의 행사로서 정당행위라고는 할 수 없으나 합리적인 범위에서는 확성기 등 소리를 증폭하는 장치를 사용할 수 있고 확성기 등을 사용한 행위 자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46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2000. 5. 23. 및 2000. 5. 27. 집회시 노조원들이 고성능 앰프를 사용하여 노동가요를 제창하고 구호를 외쳐 소음이 발생하였고 회사측 최고경영진을 비난하는 함성을 지르는 행위로 인하여 직원들이 일부는 옥상으로, 일부는 창문쪽으로 가서 집회를 구경하는 등으로 사무실 등의 근무분위기가 저하된 사실을 인정하고서도,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대한항공이나 그 직원들에 대하여 수인할 수 없을 정도의 소음 내지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다음, 달리 피고인들이 위력을 행사하여 대한항공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조정전치주의 위반의 점에 관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45조 제2항 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 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 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54조 제1항 은 "조정은 제53조 의 규정에 의한 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91조 제1호 는 법 제45조 제2항 본문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쟁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에 있어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노동위원회의 조정결정이 없더라도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3도1378 판결 ,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조종사 노조가 2001. 5. 25.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여 2001. 6. 8. 노동위원회로부터 “본 조정신청 사건은 법상 ‘쟁의상태’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므로 조정신청 사건 중 임금협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속적인 교섭을 통해 당사자간에 자주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 등을 통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조정종결원인과 관계없이 조정이 종료되었다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들이 법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쟁의행위를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음은 정당하고, 그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조정전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