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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2.10. 선고 2019도18700 판결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
사건

2019도18700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성섭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1. 22. 선고 2019노4325 판결

판결선고

2021. 2. 10.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성요건 해당성에 관하여

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입법취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124조 제1항은 추진위원장 또는 사업시행자(조합의 경우 청산인을 포함한 조합임원, 토지등소유자가 단독으로 시행하는 재개발사업의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서류 및 관련 자료가 작성되거나 변경된 후 15일 이내에 이를 조합원, 토지 등 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각 호에서 공개대상인 서류를 열거하면서 그 제5호에서 '관리처분계획 서'를 규정하고 있다. 제124조 제4항(이하 '이 사건 의무조항'이라 한다)은 조합원, 토지 등소유자가 제1항에 따른 서류 및 다음 각 호를 포함하여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대하여 열람 · 복사 요청을 한 경우 추진위원장이나 사업시행자는 15일 이내에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각 호에서 열람·복사의 대상인 서류를 열거하면서 그 제2호에서 '조합원 명부'를 규정하고 있다. 제138조 제1항 제7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는 제124조 제1항을 위반하여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아니하거나 또는 이 사건 의무조항을 위반하여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열람·복사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는 조합임원 등에 대하여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입법취지는, 조합이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조합임원은 조합을 대표하면서 막대한 사업자금을 운영하는 등 각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임원과 건설사간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정비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그 조합과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어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정비사업의 시행과 관련된 서류와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여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0976 판결, 헌법재판소 2011. 4. 28. 선고 2009헌바90 결정 등 참조).

나. '조합원의 전화번호'가 열람·복사 대상인지 여부

1) 앞서 본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에다가 이 사건 의무조항의 연혁과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조합원의 전화번호도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른 열람·복사의 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의무조항은 '조합원 명부'를 열람·복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조합원 명부에 조합원들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다면 조합원들의 전화번호가 포함된 조합원 명부가 열람·복사의 대상이 된다. 설령 조합원 명부에 조합원들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조합이 정비사업 시행을 위해 조합원들의 전화번호를 수집하여 관리하고 있다면 이 사건 의무조항에서 열람·복사의 대상으로 규정한 '정비 사업의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도시정비법 제124조 제3항은 공개 및 열람·복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정보를 '주 민등록번호'에 한정하고 있으므로,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한 다른 정보들은 원칙적으로 열람ㆍ복사의 대상이다. 구 도시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3항, 구 도시정비법 시행규칙(2012. 8. 2. 국토해양부령 제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제1항은 '공개 대상 서류 및 관련 자료는 개인의 신상정보를 보호하기 위하여 이름,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를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가, 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된 구 도시정비법 제81조 제3항은 '공개 및 열람·복사 등을 하는 경우에는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공개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③ 조합원의 전화번호는 정비사업의 추진과 관련한 조합 구성원의 의견수렴과 의사소통에 꼭 필요한 정보이다. 추진위원회 · 조합의 해산이나 정비구역 등의 지정해제를 희망하는 토지등소유자, 조합임원의 해임 등을 위한 총회 소집을 희망하는 조합원의 경우 다른 조합원들과의 정보공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으며, 조합원들의 이름과 주소만으로는 조합원 상호간의 신속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다.

④ 이 사건 의무조항에 의하면 '조합원과 토지등소유자'만 열람·복사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공개의 범위가 일반 공중이 아니라 '해당 정비사업의 시행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한정된 범위의 사람들'로 제한된다. 또한 도시정비법 제124조 제6항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라 열람 · 복사를 요청한 사람은 제공받은 서류와 자료를 사용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활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제한을 규정하고 있다.

⑤ 조합원의 전화번호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나, 이 사건 의무조항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조합임원은 정보주체인 조합원의 별도의 동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라 조합원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여야 한다. 만약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라 조합원의 전화번호를 제공받은 사람이 이를 제공받은 목적(정비사업의 시행과 관련하여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들 사이의 의견수렴·의사소통)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9조, 제71조 제2호).

⑥ 조합원의 전화번호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에 의하더라도 공개대상인 정보에 해당한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정보'(가.목)이거나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이나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다.목)에 대하여는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화번호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의무조항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정보'이자 '조합의 공익과 조합원의 권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

되는 정보'에 해당하므로 비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

2)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조합원의 전화번호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른 열람 · 복사의 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의무조항의 해석 · 적용이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다. '신축건물 동호수 배정 결과'가 열람·복사 대상인지 여부

1) 앞서 본 관계법령의 규정 내용과 체계에다가 정비사업조합이 수립하는 관리처분계획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조합원별 신축건물 동호수 배정 결과는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른 열람·복사의 대상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조합원별 신축건물 동호수 배정 결과는 이 사건 의무조항에서 열람 · 복사의 대상으로 규정한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

② 조합원별 신축건물 동호수 배정 결과는 정비사업조합의 관리처분계획 및 이전고시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이다(도시정비법 제74조 제1항 제3호, 제86조 제2항),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1호는 관리처분계획 수립기준으로서 '대지 또는 건축물이 균형 있게 분양신청자에게 배분'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비사업에서 신축건물 동호수의 추첨 배정은 개별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문제로서, 동호수 추첨 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는지를 조합원이 감시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조합원들이 조합의 집행부가 마련한 관리처분계획안이 적정하게 수립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관리처분계획안 수립의 필수 구성요소인 조합원별 신축건물 동호수 추첨·배정 결과를 조합의 집행부가 관리처분계획안을 총회안건자료로서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기 전이라도 미리 알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조합의 집행부가 그 추첨·배정 결과를 미리 조합원들에게 공개하지 못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③ 신축건물 배정 동호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으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비공개대상 정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2)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조합원별 신축건물 동호수 배정 결과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른 열람 · 복사의 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의무조항의 해석 ·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감사가 열람 · 복사를 요청한 경우에도 이 사건 의무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의무조항은 '조합원'과 '토지등소유자'를 열람·복사 요청권자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조합임원인 '감사'는 이 사건 의무조항에서 규정한 열람ㆍ복사 요청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사'가 '조합원'의 지위를 함께 가지고 있다면 '조합원'으로서 열람·복사 요청을 할 수 있고, 어떤 조합원이 조합의 감사가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지위에서 가지는 권리를 상실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감사인 조합원이 정보공개청구의 목적에 '감사업무'를 부기 하였다고 하여 조합원의 지위에서 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감사가 아닌 조합원도 조합의 사무 및 재산상태를 확인하고 업무집행에 불공정이나 부정이 있는지를 감시할 권리가 있고, 정보공개를 통해 조합의 업무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감사에게 감사권 발동을 촉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이자 '감사'인 사람이 정비사업 관련 자료의 열람,복사를 요청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임원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라 열람·복사를 허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위반하여 열람·복사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 사건 처벌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이 사건 열람·복사 요청은 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이자 '감사'인 사람이 '소유자 재산권 보호 및 감사업무 수행'을 위하여 한 것으로서, '소유자 재산권 보호'를 위한 열람 · 복사 요청은 '감사'로서가 아니라 '조합원'으로서 자신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며, 추가적으로 감사업무 수행이라는 목적을 부기 하였다.고 하여 조합원의 열람·복사 요청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이자 감사인 사람이 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 또는 그 관련 자료에 대하여 열람·복사를 요청한 경우에도 이 사건 의무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이 사건 의무조항의 해석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가. 형법 제16조에서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도294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이 조합의 자문변호사로부터 조합원의 전화번호와 신축건물 동호 수 배정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더라도, 이는 자문변호사 개인의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고 도시정비법의 전체적 규율 내용에 관한 면밀한 검토와 체계적 해석에 터 잡은 법률해석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피고인의 직업, 경력,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안철상

대법관박상옥

대법관노정희

주심대법관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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