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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서울고등법원 2007. 8. 23. 선고 2007노1029 판결
[강간치상(인정된죄명:준강제추행)][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사

고건호

변 호 인

변호사 이재만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 공소외 1의 가슴을 빤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빨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모텔에 투숙하기까지의 경위와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행동을 오인하고 애무를 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추행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준강제추행 범행을 저질렀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준강제추행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2점의 요지는, 준강간치상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공소장변경 없이 준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공소장변경 없이 준강간치상죄로 기소된 피고인을 준강제추행죄로 처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며,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3점의 요지는,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검사의 항소이유 제1점의 요지는,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외음부찰과상, 처녀막부분파열상, 흉부좌상 등을 입게 된 점, 피해자는 이 사건 피해를 당한 다음날 즉시 병원에 가 진료를 받고 당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이 의식이 없는 피해자의 옷을 모두 벗기고 피고인 자신의 옷도 벗은 점, 피해자는 누군가가 가슴을 빠는 느낌이 들고 가슴이 아파 잠에서 깬 점, 피해자가 의식이 들었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빨고 있었던 점, 이 사건 이전에는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상해가 없었던 점, 외음부찰과상 및 처녀막부분파열상 등은 피고인이 손가락 등으로 음부를 만지지 않는 이상 발병할 수 없는 상해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음부를 만지고 가슴을 빨았으며 그로 인하여 피해자의 처녀막이 부분적으로 파열되고 외음부찰과상 및 가슴에 멍이 드는 상해를 입게 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인의 준강간치상 또는 준강제추행치상 범행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의 준강간치상 또는 준강제추행치상 범행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것이고, 검사의 항소이유 제2점의 요지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가벼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1점에 관하여 보건대, 당심 증인 공소외 1의 법정 진술과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준강제추행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준강제추행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2점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준강제추행 범행 자체를 부인해 왔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가슴을 빤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정도의 행위만으로는 피고인의 준강제추행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변소해 온 사실, 원심과 당심은 위와 같은 피고인의 준강제추행 범행에 관해서도 충분히 심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준강제추행죄는 공소가 제기된 준강간치상죄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을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준강제추행죄로 처벌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아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6. 6. 20. 04:30경 서울 용산구 남영동 38에 있는 로망스모텔 205호에서 잠자는 피해자 공소외 1을 보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술에 취하여 잠을 자느라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간음하기로 마음먹고,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음부를 만지고 입으로 가슴을 빨던 중 잠이 깬 피해자가 반항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처녀막 부분 파열상 등을 가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1) 우선 위 공소사실이 전제로 하는 준강간미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다는 점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① 즉 피해자가 구토를 하고 구토물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옷에 묻자 더 이상 구토물이 묻지 않도록 피해자의 옷을 모두 벗기고, 피고인도 옷을 벗게 된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의 옷가지와 핸드백을 가지런히 정돈해 놓은 상태에서 피해자의 모습을 보고 순간적인 욕정을 일으켜 입으로 가슴을 빨게 된 점, ③ 그 직후 피해자가 깨어 나 황급히 옷을 입고 나가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추가적인 강압 행위에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등 이 사건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범행 태양, 범행 직후 피고인의 행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옷을 벗은 피해자의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가슴을 빨았다고 인정할 수는 있을지언정, 피고인이 손가락으로 피해자의 음부를 만졌다거나 나아가 간음의 고의까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만큼 증명이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2) 다음으로, 피해자에 대한 상해진단서의 기재, 각 피해자 상해 부위 사진의 각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의 병명으로 외음부 찰과상, 처녀막 부분 파열 등이 진단되었고, 피해자의 젖가슴 부위에 멍자국이 보이기는 하나, 한편, ① 위 진단서를 발부한 의사 공소외 2의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면, 외음부 찰과상은 상처 범위가 특별한 치료를 요하는 정도가 아니고 자연 치료가 가능할 정도의 상처인 사실, 찰과상 치료의 목적이 아니라 질염 예방 목적으로 처방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한편 처녀막 부분 파열도 운동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점, ② 피고인은 모텔에 들어가기 직전 피해자의 구토 행위로 인하여 행인들과 시비가 되어 이들로부터 피고인과 피해자가 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일 이후 담음견비통, 기혈응체견비통으로 한의학적 치료를 받았다는 취지의 각 진료확인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그와 같은 피고인 주장에 일정 부분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고, 따라서 피해자의 위 멍자국 등은 행인들로부터의 폭행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인 준강간치상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쳐 채택한 여러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증거 판단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지막으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한편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준강제추행의 공소사실과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준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은 일죄의 관계에 있어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를 면할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증거의 요지에 “증인 공소외 1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에 기재되어 있는 바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299조 , 제298조 (징역형 선택)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초범이고 피해자에게 3,0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 참작)

무죄부분

이 사건 준강간치상의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공소사실은 위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준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상철(재판장) 반정우 나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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