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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 9. 29. 선고 2005나65601 판결
[보험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형구)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외 1(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전재중외 4인)

변론종결

2006. 9. 8.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의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이 사건 소 중 11,370,550원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나. 원고의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767,027,263원, 피고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415,871,643원 및 각 이에 대한 2003. 12.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원고: 제1심 판결 중 다음에서 지급을 구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314,163,035원, 피고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219,914,124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들: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이 유

1. 인정사실

당원이 이 부분에서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제3면 3행의 “갑 제8, 9호증”의 뒤에 “갑 제10호증의 1, 2”를 추가하고, 제3면 아래에서 5행의 “원고로 하여”를 “원고로 기재하여”로, 제5면 8행의 “원고가”를 “이 사건 가구점의 실제 소유자인 소외 2가”로 각 고치며, 제8면 18행 밑에 아래와 같은 부분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하기로 한다.

“마. 보험금 청구권의 양도

소외 2는 2005. 10. 31.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로서 피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보험금 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고, 같은 날 피고들에게 위 채권양도의 취지를 통지하였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소송신탁

피고 동부화재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의 기재 내용에 불구하고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는 이 사건 가구점의 실제 소유자인 소외 2이므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청구권은 소외 2에게 귀속된다 할 것인데, 소외 2는 특별한 원인 없이 오로지 소송수행을 위한 목적으로 보험금 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으므로, 이는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채권양도가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양도에 관하여는 신탁법 제7조 가 유추적용되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나, 원고와 소외 2는 부부지간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가구점은 원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원고와 소외 2는 경제적 동일체로 볼 수 있는 점, 소외 2가 굳이 원고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소를 제기할 특별한 필요성은 없었고 단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고를 피보험자로 기재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화재 발생 이후 원고 명의로 보험금 청구를 하였다가 이 사건 소에 이르게 되었고, 피고들 또한 사실상 소외 2가 이 사건 보험금 청구를 하는 것으로 보고 대응하여 왔는데 항소심에 이르러 위 피고로부터 원고에게 피보험이익이 없다는 주장에 대응하여 보험금 청구권이 양도된 점 등 이 사건에서 인정되는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채권양도가 신탁법에서 금지하는 것처럼 제3자가 원고의 명의를 빌려 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 동부화재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추심권 흠결

피고 동부화재는, 원고가 피고 동부화재에 대하여 가진다는 보험금 청구권 중 11,370,550원 부분에 대하여는 이미 제3자의 신청에 기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송달되어, 위 부분에 관한 이 사건 소는 원고에게 추심권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으면 제3채무자에 대한 이행의 소는 추심채권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는 피압류채권에 대한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는 것인바, 을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는 2004. 4. 14.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4타채 (번호 생략)호로 원고가 제1보험 계약에 기하여 피고 동부화재에 대하여 가진다는 보험금 청구권 중 11,370,550원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이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고, 위 명령이 그 무렵 피고 동부화재에 송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 동부화재에 대한 소 중 위 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의 소는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보험금 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액은 합계 843,860,418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 소외 2로부터 보험금 청구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위 손해액에 기초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따라 계산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

나.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고의에 의한 방화로 인한 면책

피고들은, ①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소외 2가 경영하던 이 사건 가구점의 경영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던 점, ②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화인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전기 등 발화원인이 규명되지 못하였고, 화재감식 결과 일체의 출화원이 없어 인위적인 방화로 추정되는 점, ③ 이 사건 가구점 내 발화지점은 방화셔터 전면 부분으로 추정되어 인위적인 방화가 아니라면 그 발화 상황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화재사고 직전 소외 2의 행적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고, 화재 당일 별다른 사정도 없이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영업을 종료한 점, ⑤ 소외 2는 과거 가구점을 경영하면서 3차례나 화재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이 있고, 이 사건 화재의 손해사정인에게 편의를 봐달라고 하며 거액의 사례비를 제시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화재는 피보험자인 소외 2의 고의에 의한 방화로 봄이 상당하므로, 상법과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따라 피고들은 보험금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가 제2, 3호증, 을가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화재가 소외 2의 고의에 의한 방화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사기로 인한 중복, 초과보험으로서 무효

피고 쌍용화재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원고의 사기로 인하여 체결된 중복, 초과보험으로서 상법 제669조 , 제672조 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상의 보험금액은 합계 14억 5천만 원(= 건물 4억 5천만 원 + 시설 1억 5천만 원 + 동산 8억 5천만 원)에 이르고, 이 사건 화재로 건물, 시설, 동산이 소훼됨으로써 소외 2가 입은 손해액이 합계 843,860,418원인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험금액이 보험목적물의 가액을 크게 초과한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보험가액을 미리 정한 기평가보험이 아니라 보험사고 발생 시점 및 장소에서의 보험목적물의 객관적 거래가액을 조사, 평가하여 이를 기준으로 보상하는 미평가보험인 점, 이 사건 가구점 내에 비치된 가구들은 그 수량이나 총 가격이 수시로 변동되는 점, 원고가 청약하는 금액이 그대로 보험금액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가 제반 평가과정을 거쳐 이를 감액할 수 있고, 실제로 피고 쌍용화재는 원고의 청약 금액을 대폭 감액하여 보험금액으로 정한 점(을나 제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이 사건 화재 후의 손해사정 조사에서 밝혀진 보험가액이 보험금액에 상당히 미달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 사기에 의한 중복, 초과보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그 밖에 달리 원고나 소외 2가 처음부터 보험가액을 의도적으로 속여 피고들과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쌍용화재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허위청구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 상실

(가) 피고들은, 소외 2가 이 사건 화재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면서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허위사실을 기재하였으므로, 이 사건 화재로 인한 각 보험금 청구권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따라 모두 상실되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소외 2는 상인으로서 가구의 구입가격에 비용과 이윤을 더한 판매가격을 손해액으로 기재하였을 뿐이고, 통상의 손해사정 과정에서 실제 손해액이 감액되어 보험금이 결정되는 관행에 비추어 보면, 소외 2가 기재한 손해액이 허위라고 할 수도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가 제1호증의 1 내지 3, 을가 제3호증, 을가 제5호증의 3, 6, 14, 17 내지 88, 94 내지 107, 132, 144 내지 222, 235, 을가 제8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2, 을나 제3, 4, 8호증, 을나 1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소외 2는 2003. 12. 11.경 보험계약자인 원고 명의로,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한 손해사정을 대리한 주식회사 국제화재해상손해사정(‘손해사정회사’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보험금 청구서류를 제출하였는데, 당시 청구한 보험금은 1,414,367,431원(= 건물에 대한 손해액 263,478,000원 + 시설에 대한 손해액 251,621,971원 + 동산에 대한 손해액 899,267,460원)이었다.

② 한편, 소외 2는 위와 같이 보험금 지급청구를 하면서 손해사정회사로부터 손해액에 대한 근거서류를 요청받게 되자, 사실은 이 사건 화재로 말미암아 소훼된 동산(가구류)의 실제 구입금액은 65개 거래처에 대하여 합계 534,077,160원 상당에 불과함에도, 그 중 49개 거래처로부터 판매금액을 과다하게 기재한 허위의 거래명세표 등을 교부받은 후 마치 위 65개 거래처로부터 합계 898,070,460원 상당의 가구류를 납품받았다가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훼되는 피해를 입은 것처럼 위 허위의 거래명세표 등을 제출하였다.

③ 소외 2는 손해사정회사가 이 사건 화재로 인한 피해액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 담당직원에게 보험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5,000만 원을 사례하겠다는 제의를 하기도 하였으나, 손해사정회사는 이 사건 화재가 소외 2의 방화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허위의 거래명세표에 기초하여 고액의 보험금을 편취하려 하였다는 이유로 소외 2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④ 그 후 소외 2는 위와 같은 허위의 거래명세표에 기초한 보험금 청구행위로 인하여 기소되어, 2005. 6. 15. 인천지방법원 2004고단 (번호 생략)호로 사기미수죄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다) 살피건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의하면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 또는 변조한 경우’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소외 2가 입은 손해액은, 건물의 경우 118,864,362원, 시설의 경우 190,918,896원, 동산(가구류)의 경우 534,077,160원 합계 843,860,418원임에도 불구하고, 소외 2는 위 동산과 관련하여 실제 손해액의 약 1.7배에 이르는 899,267,460원을 손해액으로 기재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고, 그 과정에서 총 65개의 거래처 중 49개 거래처로부터 판매금액을 과다하게 기재하여 받은 허위의 거래명세표 등을 보험금 청구 증거서류로 제출한 점, 소외 2는 보험금 청구서류에 손해액을 기재함에 있어서 비용이나 이윤을 더한 판매금액으로 표시하지 아니하고, 위 허위의 거래명세표 등에 기하여 실제 구입한 금액인 것처럼 표시하였고, 손해사정회사의 직원에게 거액의 사례비를 제시하기도 하여 위와 같은 허위 청구사실을 은폐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소외 2가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고, 그 서류 또는 증거를 변조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2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서 정한대로 피고들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을 상실하게 된다 할 것이다.

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약관명시·설명의무 위반

원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고들로부터 보험금 청구권 상실을 내용으로 하는 위와 같은 약관에 대하여 설명을 들은 바가 없으므로, 위 약관조항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보험자가 이러한 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보험자에게 이러한 약관의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하여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 그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위 약관조항에 관하여 설명이 있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나, 그 설명이 있었다고 하여 당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명시·설명의무가 있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더욱이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정해진 보험금 청구권의 상실사유는 보험계약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 보험금 청구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으로서, 보험계약 당사자의 윤리성이나 선의성을 요구하는 보험계약의 특성 및 상법에서 보험의 투기화·도박화를 막고 피보험자에게 실제의 피해 이상의 부당한 이득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고의로 인한 보험사고의 경우에는 보험자의 면책을 인정하고( 상법 제659조 ), 보험계약이 사기로 인한 초과보험인 경우 그 계약 자체를 무효로 규정( 상법 제669조 제4항 )하고 있는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거래상 일반인들이 보험자의 설명 없이도 당연히 예상할 수 있던 사항에 해당하여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보험금 청구권의 일부상실

원고는, ① 허위서류에 의한 과다한 보험금 청구가 있었다 하더라도 과다 청구된 부분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들로서는 실제 손해액에 관한 보험금은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② 이 사건 제1, 3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건물, 시설, 동산에 관하여 각각 보험금액을 정하고 보험료도 별도로 산정하여 별개의 보험에 가입한 것이니, 그 중 동산 부분에 관하여 허위의 서류를 이용한 보험금 과다청구가 있었다 하더라도 일부 무효의 법리에 따라 제1, 3 보험계약에 기한 건물, 시설에 관한 보험금 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우선, 과다한 보험금 청구가 있더라도 과다 청구된 부분을 제외한 실제 손해액에 관하여는 피고들이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여야 한다는 주장은 허위청구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 상실을 규정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약관 내용과 그 규정 취지에 비추어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일부 무효의 법리에 따라 원고가 여전히 제1, 3 보험계약에 기한 건물, 시설에 관한 보험금 청구권을 가진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제1, 3 보험계약이 각각 하나의 계약인 이상 그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 주장과 같이 보험 목적물별로 보험금액을 정하고, 보험료를 산출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제1, 3 보험계약 내에서 목적물별로 각각 별개의 보험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일부 무효나 취소의 법리는 계약체결상의 일부 하자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의 문제인 반면 허위 청구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의 상실은 보험계약의 최대 선의성에 기초한 것으로서 그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 또는 변조하는 등의 경우에 보험금 청구권을 상실하게 하는 규정은 모든 법률관계에 있어 기본이 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사리를 규정한 것임에 비추어 위 면책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로 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보험회사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거나 피보험자에게 가혹하다고 할 수도 없다).

(3) 변제자 대위

원고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목적물 중 건물과 시설은 소외 3의 소유로서 그에 관한 피보험자는 소외 3이라 할 것이므로, 소외 2가 동산에 관하여 보험금을 허위 청구하였다 하더라도 소외 3의 보험금 청구권이 상실되지는 아니하고, 원고가 약 3억 5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 이 사건 가구점을 수리하여 소외 3에게 인도한 이상 원고는 소외 3을 대위하여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가구점의 건물과 시설의 소훼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손해보험에 있어서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는 명백하나,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험계약서 기재 내용 이외에 당사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결정하여야 할 것인바, 갑 제11, 12호증, 갑 제14, 15호증의 각 1, 2, 을나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2는 2000. 8. 7. 임차인 명의를 원고로 하여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가구점이 소재한 토지를 임차하면서 소외 3으로부터 부지조성 및 건물신축 비용으로 2,400만 원을 지원받는 외에는 건물 신축으로 인한 제세공과금을 포함한 모든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하여 소외 3 명의로 건물을 신축하기로 하되 소외 3은 임차인에게 건물신축 후 5년간의 임대기간을 보장하며 그 시기 이전에 매매를 할 경우에는 신축된 건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임대기간 만료 후에는 임차인이 모든 시설을 원상복구하기로 하며, 소외 3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임차인이 시설에 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소외 3에게 인도하기로 한 사실, 소외 2는 그 무렵 위 토지를 인도받은 후 그 지상에 소재하던 공장건물을 철거하고 소외 3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이 사건 가구점 건물을 신축한 후 2001. 11. 29. 소외 3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사실, 이 사건 화재 발생 후 소외 2는 다시 2003. 12.경부터 2004. 4.경까지 약 285,285,635원의 비용을 들여 이 사건 가구점을 복구한 후 가구점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같이 비록 이 사건 가구점 건물이 소외 3 명의로 건축허가가 되고 소유권보존등기까지 마쳐지기는 하였으나 소외 2가 자신의 노력과 비용을 들여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면서 그 시설도 함께 하였고 이 사건 가구점 건물에 관하여 비교적 장기간인 5년의 임대기간을 보장하면서 임대기간 만료 전에 소외 3이 건물을 처분하는 경우 임차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도록 까지 정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가구점 건물과 시설은 실제로 그 비용과 노력을 들인 소외 2가 원시취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소외 3도 2,400만 원의 비용을 지원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가구점의 신축규모, 위 토지상에 존재하던 공장건물을 철거하고 이 사건 가구점 건물을 신축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 비용은 철거 내지 부지조성 비용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가구점 건물의 원시취득자를 소외 2로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다), 결국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있어서 이 사건 가구점 건물과 시설의 소훼로 인하여 손해를 보는 자, 즉 그 피보험자는 소외 2로 보아야 할 것이니(앞에서 본 바와 같이 소외 2가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가구점 건물과 시설을 복구한 후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사정도 이에 부합한다), 소외 3이 이 사건 가구점 건물과 시설에 관한 피보험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이 사건 소 중 11,370,550원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일부 결론이 다른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대운(재판장) 곽병훈 김복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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