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항소인
안경덕외 1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정현)
피고, 항소인
동부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박행남])
변론종결
2006. 5. 18.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50,230,146원 및 그 중 43,163,766원에 대하여는 2002. 8. 1.부터 2005. 5. 3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2,066,38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및청구원인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당원의 심판범위
원고들이 제1심에서 보험금청구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여 보험금청구가 일부 인용되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전부 기각된 제1심 판결에 대해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당원에서는 보험금청구에 대해서만 심판하기로 한다.
이유
1. 청구원인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5, 6, 7, 14호증, 갑제3, 12, 13호증의 각 1, 2, 을제3호증의 1, 2, 을제4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이명옥, 안기준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의 아버지인 소외 안기준은 원고 안경덕을 대리하여 2001. 4.경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이하 피고회사라 한다)를 대리한 피고회사의 보험설계사인 소외 1과 사이에 원고 안경덕 소유의 (차량번호 생략)호 아반떼승용차(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 한다)에 관하여 보험계약자 및 기명피보험자 원고 안경덕, 보험기간 2002. 5. 18.부터 2003. 5. 18.까지로 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자동차보험보통약관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자동차사고로 다른 사람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경우 대인배상Ⅰ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서 정한 한도 내에서 보상하고, 대인배상Ⅱ는 그 손해가 대인배상Ⅰ에서 지급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 그 초과손해를 보상하며, 대물배상은 자동차사고로 다른 사람의 재물을 파손하는 경우에 보상하되, 대인배상Ⅰ, 대인배상Ⅱ, 대물배상에 의하여 보험회사가 보상하는 손해의 범위는 약관의 보험금 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출된 금액(단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피보험자가 손해배상청구권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금액)과 피보험자가 약관에 따라 지출한 비용(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긴급조치비용, 남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의 보전과 행사를 위하여 지출한 필요 또는 유익비용, 기타 보험회사의 동의를 얻어 지출한 비용)을 합한 액수로 한다.
② 보험회사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피보험자는 기명피보험자, 기명피보험자와 같이 살거나 살림을 같이 하는 친족으로서 피보험자동차를 사용 또는 관리중인 자,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얻어 피보험자동차를 사용하거나 관리중인 자 등이다.
③ 피보험자는 판결의 확정, 재판상 화해, 중재 또는 서면에 의한 합의로 손해액이 확정되었을 때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나. 원고 안경덕의 동생인 원고 안경학은 원고 안경덕의 승낙을 얻어 2002. 8. 1. 03:50경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하여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있는 공수다리 부근 서울슈퍼 앞 삼거리를 송정해수욕장에서 송정삼거리 방면으로 좌회전함에 있어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 한 잘못으로 때마침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없이 공수마을에서 송정해수욕장 방면으로 직진하던 소외 3 운전의 무등록 49씨씨 오토바이의 좌측 앞 부분을 이 사건 승용차의 앞 범퍼부분으로 충격하여 위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있던 소외 2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이에 소외 2가 원고들과 안기준을 상대로 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2005. 6. 8. 그 항소심에서 “원고들과 안기준은 각자 소외 2에게 43,163,766원 및 이에 대한 2002. 8. 1.부터 2005. 5. 3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라. 한편 원고들과 안기준은 2002. 9. 14. 소외 2에게 치료비조로 1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위 손해배상금청구소송에서 인지대 333,900원, 송달료 132,480원, 서면작성을 위한 법무사비용 60만 원 등을 각 지출하였다.
2. 원고들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회사는 원고들에게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확정된 손해액인 43,163,766원과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지출한 1,916,380원(원고들이 지출한 치료비 100만 원 중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당한 지출로 인정되는 액 85만 원 + 인지대 333,900원 + 송달료 132,480원 + 서면작성을 위한 법무사비용 60만 원)의 합계 45,080,146원 및 그 중 위 43,163,766원에 대해서는 2002. 8. 1.부터 2005. 5. 3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위 1,916,380원에 대해서는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및청구원인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5. 9. 15.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05. 12. 15.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원고들은 위 1,916,380원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및청구원인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까지에 대하여도 위 특례법 소정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회사가 이 사건 보험금 지급의무 전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위 기간에 대하여는 위 특례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다).
나. 원고들은 원고들과 안기준이 소외 2에게 지급한 치료비 100만 원 전부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회사에 대하여 그 전부의 지급을 구하나,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점, 즉 오토바이의 경우 일반 자동차와는 달리 뒷좌석에 동승자가 있을 경우에는 핸들조작이 어려워지고 사소한 장애에 대처하기도 어렵게 되어 사고가 쉽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 오토바이에 동승하게 된 소외 2로서는 운전자인 소외 3에게 위험이 없을 만한 안전한 속도와 방법으로 운전하도록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적절한 지시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고 소외 2의 이러한 잘못 등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의 한 원인이 된 점에 비추어 원고들과 안기준의 책임비율을 85%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과 안기준이 소외 2에게 지급한 치료비 100만 원 중 85만 원(100만 원 x 85%)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방지와 경감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에서 인정한 85만 원을 초과한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회사의 항변 등에 대한 판단
가. (1) 피고회사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에 의하여 책임보험금을 초과하는 대인배상Ⅱ에 의한 보험금 지급의무는 면책된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안기준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에 가입한 사실, 나아가 이 사건 보험계약증권에는 “가족운전자한정특별약관에 가입한 경우에는 기명피보험자, 기명피보험자의 배우자, 부모, 자녀, 며느리, 사위 그리고 기명피보험자의 배우자의 부모 이외의 사람이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한 원고 안경학은 기명피보험자인 원고 안경덕의 동생이어서 이 사건 보험계약증권에 기재된 가족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2) 그러나 위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은 보험자의 면책과 관련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으로서 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보험자가 그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다해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27054 판결 참고. 따라서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에 있어 가족의 의미는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피고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회사나 소외 1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안기준이나 원고 안경덕에게 위 약관의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을 다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을제1호증의 일부 기재와 제1심 증인 소외 1의 일부 증언은, 갑제2, 4, 5, 9, 10, 11, 16호증, 을제3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안기준, 이명옥의 각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 즉 ① 안기준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연령운전가능특별약관에도 가입하였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원고 안경학의 나이가 19세 5개월인 반면 원고 안경덕의 나이는 21세 7개월이었으므로 안기준이 원고 안경덕이 운전하는 것만을 예상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굳이 운전자연령만21세이상한정운전특별약관 보다 보험료가 30만 원이나 비싼 전연령운전가능특별약관에 가입할 필요가 없었고,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이 사건 승용차를 운전할 필요성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원고 안경덕 보다 군속요원으로서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 있는 유일고무주식회사에 출퇴근을 해야 하는 원고 안경학에게 더 있었으며, 더욱이 원고 안경덕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직후인 2002. 5. 21. 피고회사를 대리한 소외 1과 사이에 자신의 또 다른 승용차인 (차량번호 생략)호 쏘나타승용차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운전자연령만21세이상한정운전특별약관에 가입한 사실 등에 비추어 안기준으로서는 원고 안경덕 보다 오히려 원고 안경학을 위해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소외 1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안기준에게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명시·설명하였다면 안기준으로서는 원고 안경학이 보험대상에서 제외되는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에 가입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인 2005. 8. 1. 소외 1이 안기준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에 관하여 문의전화를 받은 후 안기준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임의로 위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을 해제하고 자신의 비용으로 추가보험료를 납부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시도한 사실 등에 비추어 소외 1 역시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거나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당시 안기준에게 그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재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에 대하여 피고회사는 안기준이 1990. 10.경부터 약 11년 이상 자동차책임보험과 자동차종합보험을 가입해 왔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도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이 기재된 자동차보험청약서에 서명·날인하여 피고회사에게 제출함으로써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의 내용에 대하여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피고회사에게는 그 명시·설명의무가 없다고 재재항변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을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안기준이 가족운전자한정운전특별약관의 내용에 대해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회사의 위 재재항변은 이유 없다.
나. 피고회사는 나아가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2에게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하지 아니한 이상 상법 제724조 제1항 및 이 사건 자동차보험보통약관 제15조의 규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항변하나, 자동차종합보험과 같은 이른바 손해배상책임보험은 피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지급하는 법률상의 손해배상금을 보상하는 것인데, 상법 제724조 제1항 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기 전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상법 제723조 제1항 이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변제, 승인, 화해 또는 재판으로 인하여 채무가 확정된 때에는 지체없이 보험자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 이 “보험자는 특별한 기간의 약정이 없으면 전항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내에 보험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이 사건 자동차보험보통약관도 그 제15조에서 “피보험자는 대한민국 법원에 의한 판결의 확정, 재판상의 화해, 중재 또는 서면에 의한 합의로 손해액이 확정되었을 때에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에서 “보험자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보험금을 정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상법 또는 자동차보험보통약관이 정하는 방법으로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가 확정되면 피보험자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의 규정에 불구하고 보험자에게 바로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보험자인 피고회사는 위 자동차보험보통약관에 따라 보험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피보험자인 원고에 대하여 상법 제724조 제1항 에 기하여 보험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다17888 판결 참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2가 원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청구사건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후 원고들이 그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보험금액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가사 피보험자인 원고들이 소외 2에게 아직 그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자인 피고로서는 상법 제724조 제1항 이나 이 사건 자동차보험보통약관의 규정을 들어 원고에 대한 보험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니, 피고회사의 위 항변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회사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