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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2006. 3. 23. 선고 2005노436 판결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위반] 상고[각공2006.5.10.(33),1367]
판시사항

현직 군수가 재경군민의 날 행사에 현물과는 별도로 찬조금을 기부한 경우,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거나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현직 군수가 재경군민의 날 행사에 현물과는 별도로 찬조금을 기부한 경우,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거나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상대

변 호 인

변호사 박행용외 1인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원심 판시 제1의 범죄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이 재경 (군명 생략)군향우회에 300만 원의 찬조금을 기부한 것은 그 경위나 시기 등에 비추어볼 때 의례적 또는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으므로, 위법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 판시 제1의 찬조금은 (군명 생략)군의 기획예산실장이 그동안의 관례와 재경 (군명 생략)군향우회 사무국장의 거듭된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여 기부한 것인데, 위 향우회는 정치성이 없는 순수한 단체이고, 원심 판시 제2, 3의 각 식비는 피고인이 군수로서 (군명 생략)군의 현안사업 추진에 도움을 받기 위해 참석한 모임에서 피고인의 비서실장이나 피고인 본인이 군정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여기거나 군수로서의 체면 때문에 계산한 것인 점, 위 각 기부행위 당시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기부행위 금지 기간을 선거일 전 180일에서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개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피고인이나 그 직원들은 위 각 기부행위가 개정법률에 저촉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던 점, 위 각 기부행위가 차기 군수 선거예정일을 1년 5개월 이상 앞둔 때에 이루어졌고, 위 향우회의 회원들이 그 선거에서 선거권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위 각 기부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피고인이 위 각 기부행위에 사용한 (군명 생략)군의 예산 상당액을 공탁한 점 등 여러 정상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원심 판시 제1의 범죄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주장

구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2005. 8. 4. 법률 제7681호 ‘공직선거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113조 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비롯한 일정한 자격을 가진 자와 그 배우자는 당해 선거에 관한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제112조 제1항 에서 처벌대상이 되는 기부행위의 종류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후, 같은 조 제2항 에서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법의 규정방식에 비추어 볼 때 금품 등의 제공행위라 하더라도 같은 조 제2항 과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그 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로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금지위반을 처벌하는 같은 법 제257조 제1항 제1호 의 구성요건해당성을 결여한다 할 것이고, 후보자 등이 한 기부행위가 같은 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의 조각을 인정함에는 신중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도169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직전의 (군명 생략)군수였던 최공인은 2001년도(제9회) 및 2002년도(제10회) 재경 (군명 생략)군민의 날 행사에 홍어와 막걸리 등 현물만을 찬조하였을 뿐 현금은 찬조하지 않았던 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2004년도(제12회) 재경 (군명 생략)군민의 날 행사에 홍어와 막걸리 등 현물과는 별도로 300만 원의 찬조금을 기부한 사실, 당시 (군명 생략)군은 행사실비보상금이라는 항목으로 예산을 편성하여 각 지역의 (군명 생략)군민 향우회에 물품 등을 찬조하는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위 300만 원은 위 예산이 아니라 국내여비 등 다른 항목의 예산을 변칙적으로 회계처리하여 조성·집행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위 찬조금을 기부한 행위를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거나 일종의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양형부당의 주장

피고인이 위 찬조금을 기부한 데는 위 향우회 사무국장의 거듭된 요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이 위 각 기부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당시는 기부행위의 금지기간에 관한 개정법률이 시행된 지 7개월(원심 판시 제1의 범죄) 내지 9개월(원심 판시 제2, 3의 범죄) 가량이 지났고(개정법률은 2004. 3. 12. 공포·시행되었다.), 차기 군수 선거예정일을 1년 5개월 이상 앞둔 시점이었던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군명 생략)군에 위 기부금액 상당액을 공탁한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할 정상이 없지 않으나, 재경 (군명 생략)군향우회의 회원은 30만 명 정도이고, 그 중 군민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5,000명 정도인바, 그들이 (군명 생략)군수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직접 선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군명 생략)군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지들을 통하여 선거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적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원심 판시 제2, 3의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도 (군명 생략)군 출신의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그 지역의 (정당명 생략)당 당직자, (군명 생략)군의회 의원, 구 (정당명 생략)당의 (군명 생략)군 내 각 읍면 연락소장 역임자들 등으로서 지역 주민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위 각 기부행위에 제공된 돈도 그 합계액이 500만 원을 초과하는 적지 않은 금액인 점, 위 개정법률이 기부행위 금지기간을 없앤 것은, 선거일을 많이 앞둔 시점에서 기부라는 명목을 내세워 음성적으로 다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금품 제공행위를 막으려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를 감안하면 특히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현직 자치단체장 등의 경우 차기 선거일이 많이 남은 시점에 기부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그 불법성이 두드러지게 낮아진다고 할 수는 없는 점, 피고인이 군수로서 지역주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불륜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죄 등으로 기소되어 현재 상고심에 계속중인 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3. 결 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혜광(재판장) 장용기 최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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