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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2003. 10. 17. 선고 2003나6521, 6538 판결
[조합원명의변경절차이행·부동산매매계약해제확인등] 상고[각공2003.12.10.(4),694]
판시사항

[1] 주택재건축조합 설립인가 후 재건축 대상 건물 및 대지를 매수한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 이행제공에도 불구하고 매도인이 등기이전의무를 불이행하는 사이 재건축사업의 시행으로 건물이 멸실된 경우, 매도인의 의무는 조합원명의변경절차 이행의무로 변경되는지 여부(적극)

[2] 매매목적물에 대한 등기이전절차가 이행되지 않는 동안에 매도인이 이주비 명목의 돈을 시공회사로부터 융자받고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 매수인이 이주비에 상당한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매매목적물의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 매매목적물에 해당하는 재건축 상가 등을 분양받을 조합원 지위의 귀속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 매수인이 주택조합을 상대로도 조합원명의변경절차이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적극)

판결요지

[1] 주택재건축조합 설립인가 후 재건축 대상 건물 및 대지를 매수한 매수인이 잔금지급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인이 등기이전의무를 불이행하는 사이 재건축사업의 시행으로 건물이 멸실된 경우 매매목적물의 소유권은 그 목적물에 대응하는 재건축 건물을 분양받을 수 있는 조합원의 권리로 변환되었고 그에 따라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매매계약에 기하여 재건축상가 등을 분양받을 재건축조합의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2] 주택건설촉진법 제44조의3 제5항 에 의하면, 재건축대상인 노후·불량주택이나 그 대지에 설정된 저당권 등 등기된 권리는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이후에는 새로이 건설되는 주택이나 그 대지에 설정된 것으로 본다고 되어 있으므로 매도인이 자신의 의무이행을 거절하는 사이에 매매목적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시공회사로부터 대출받은 이주비는 매도인이 이주비를 변제하지 않는 한 매매목적물에 대응하여 매수인이 분양받게 되는 재건축건물에 대한 근저당권으로 권리의 동일성이 유지된 채 확정적으로 변환되어 매수인이 그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므로,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위 이주비에 상당한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3] 매매목적물의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 매매목적물에 해당하는 재건축 상가 등을 분양받을 조합원 지위의 귀속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을 상대로 조합원명의변경절차이행을 구하는 방법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분쟁해결수단이므로 매수인이 분쟁의 직접 당사자도 아닌 주택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명의변경을 구하는 것은 주택재건축조합으로부터 임의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어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한 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합하다.

원고(반소피고),항소인겸피항소인

주식회사 한진개발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세형)

피고(반소원고),피항소인겸항소인

이규옥(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석태 외 1인)

피고,피항소인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변론종결

2003. 9. 19.

주문

1.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반소피고)의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나. 피고(반소원고) 이규옥은 원고(반소피고)로부터 4,25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반소피고)에게 부산 금정구 구서동 753-4 상가동 1층 107호 27.11㎡에 관한 2001. 9. 1.자 매매계약에 기하여 위 107호에 해당하는 재건축 상가 등을 분양받을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의 지위 중 1/2 지분에 관하여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하라.

다.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 이규옥에 대한 나머지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에 관한 항소를 기각한다.

3. 원고(반소피고)와 피고(반소원고) 이규옥 사이의 본소에 관하여 생긴 소송총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20%, 위 피고(반소원고)가 80%를 부담하고, 원고(반소피고)와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하며, 반소에 관한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 이규옥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 이규옥은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2001. 9. 1.자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의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하라.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은 피고 이규옥이 원고로부터 8,500만 원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원고에게 피고 이규옥으로 되어 있는 조합원 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라(원고는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에 대하여 조건 없이 명의변경을 구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금원수령을 조건으로 명의변경을 구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반소 : 원고는 피고 이규옥으로부터 3,400만 원을 수령함과 동시에 2001. 9. 1.자 매매계약이 해제되었음을 확인한다.

2. 항소취지

원고 :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 이규옥은 원고로부터 8,5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2001. 9. 1.자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의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하라.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은 피고 이규옥이 원고로부터 8,500만 원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원고에게 피고 이규옥으로 되어 있는 조합원 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라.

피고 이규옥 :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피고 이규옥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그 부분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제1심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반소청구취지와 같은 판결을 구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인정 사실

가. 피고 구서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 한다)은 피고 이규옥 소유의 부산 금정구 구서동 753-4 상가동 1층 107호 27.11㎡(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가 포함된 부산 금정구 구서동 236-1 외 47필지 상의 구서주공아파트 단지 내의 재건축사업을 위하여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해 설립된 재건축조합으로서 2001. 5. 2. 부산 금정구청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고, 피고 조합 규약(을 23호증)에 따르면, 피고 조합의 조합원은 사업시행구역 안의 노후, 불량주택 또는 상가 등 복리시설의 소유자로서 재건축결의에 동의한 자로 하고(제8조 제1항), 하나의 주택 등을 2인 이상이 공유지분으로 공동소유하는 경우에는 취득시기에 관계없이 그 중 1인을 조합원으로 보며, 공유지분 소유자는 소유자 중의 1인을 조합원으로 등록하여야 한다(제8조 제3항)고 되어 있는데, 피고 이규옥은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로서 피고 조합의 조합원이었다.

나. 원고와 원고의 이사 김철호는 위와 같은 아파트재건축에 관한 사항을 잘 알고 2001. 9. 1. 피고 이규옥으로부터 이하 이 사건 건물을 대금 1억 7천만 원에 공동으로 매수함에 있어서, 당일 계약금 1,700만 원을 피고 이규옥에게 지급하였고, 잔금 1억 5,300만 원은 2001. 10. 15.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다. 그런데 위 잔금지급기일 이전에 미리 잔금지급 및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치는 문제와 관련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 바람에 잔금지급기일을 경과하고서도 매매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던 중 재건축사업의 추진을 위한 피고 조합의 요청에 따라 피고 이규옥은 2001. 10. 23. 피고 조합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피고 조합은 그 이후인 2002. 6. 21. 위 아파트재건축에 대한 사업계획승인을 받았으며, 위 재건축사업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 주식회사는 그 무렵부터 재건축 대상 건물의 철거를 시작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은 2002. 7. 31. 멸실되고, 2002. 9. 2. 그에 관한 등기도 마쳐졌다.

라. 한편, 피고 이규옥은 이 사건 건물이 멸실되기 전인 2002. 4. 11.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사업시공자인 롯데건설 주식회사 명의로 채권최고액을 8,160만 원으로 한 근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그 무렵 롯데건설 주식회사로부터 이주비 6,800만 원을 대출받았는데, 위 피고와 같이 상가동에 속하여 있던 재건축 대상 건물의 소유자에 대하여는 아직까지 분양추첨과 그에 따른 분양계약체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근거 : 원고와 피고 이규옥 사이에는 다툼없는 사실, 갑 1, 2, 갑 21의 1 내지 5, 22호증의 1 내지 4, 을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와 피고 조합 사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150조 ]

2. 피고 이규옥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이규옥은, 이 사건 건물의 매수인이 원고와 김철호이고, 조합원 자격은 건물 소유자에게 부여되는 것인데도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매매계약만 체결한 상태에서 아직 그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원고가 단독 명의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을 구하는 것은 당사자적격이 없는 자의 제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이행의 소에 있어서는 권리자라고 주장하는 자가 원고적격을 가지는 것이므로 위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본안에서 판단될 사항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건물을 원고와 김철호가 동업체로서 매수하였다면 원고와 김철호가 공동으로 제소하는 필수적 공동소송의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나 원고와 김철호가 이 사건 건물을 동업체로서 매수한 것이 아니므로 위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피고 이규옥에 대한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조합원 명의변경절차이행의무의 존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이규옥 소유이던 이 사건 건물은 피고 조합에게 신탁된 후 멸실되었으므로 원고가 위 매매계약에 기하여 이행불능이 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없음은 피고 이규옥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런데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위와 같은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은 이 사건 건물을 취득하여 이를 이용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재건축 대상인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하여 피고 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새로이 취득하고 나아가 그 조합원의 지위에서 이 사건 건물에 대응하여 부여되는 재건축 후의 새로운 건물에 대한 분양권을 취득하고자 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이 점은 피고 이규옥으로서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며, 한편 그 조합원 자격취득의 전제가 되는 이 사건 건물 소유권은 피고 조합 앞으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신탁등기가 마쳐된 시점 또는 늦어도 이 사건 건물이 멸실된 시점에 이르러 이 사건 건물에 대응하는 재건축 건물을 분양받을 수 있는 조합원의 권리로 잠정적으로 변환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이규옥은 이 사건 건물의 1/2 지분 매수자로 판단되는( 민법 제408조 참조) 원고에게 위 매매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에 해당하는 재건축 상가 등을 분양받을 피고 조합의 조합원의 지위 중 1/2 지분에 관하여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원고는 피고 이규옥에 대하여 위 조합원의 지위 전부에 관하여 원고 단독 명의로의 조합원명의변경을 구하고 있고, 그 근거로는 "하나의 주택 등을 2인 이상이 공유지분으로 공동소유하는 경우에는 취득시기에 관계없이 그 중 1인을 조합원으로 보며, 공유지분 소유자는 소유자 중의 1인을 조합원으로 등록하여야 한다."는 위 조합의 규정을 들고 있으나, 이 규정은 "재건축조합원 중 1주택을 2인 이상이 공유지분으로 소유하는 경우에는 이를 1조합원으로 보며 1주택만 공급한다."는 주택건설촉진법 제43조의3 제6항 에 근거한 것으로서 재건축조합과 그 조합원 사이의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처리하여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재건축조합의 업무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해석되고, 1주택을 공유하는 공유자들은 그들 상호간의 내부적인 의사합치에 따라 그 중의 1인을 조합원으로 등록하면 되는 것이므로 위 인정 범위를 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 이규옥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 이규옥은, 원고가 재건축지연시에는 피고 이규옥이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한다는 내용의 각서 등 계약과 무관한 요구를 하면서 잔금지급을 거절하여 위 피고는 2001. 11. 8. 이 사건 매매계약 제4조에 따라 계약금의 배액인 3,400만 원을 부산지방법원에 공탁하고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통지하여 이 사건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1호증, 을 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매매계약시 매도인은 매수인으로부터 잔금을 받기 전까지는 계약금액의 배액을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을 한 사실, 피고 이규옥이 2001. 11. 8. 계약금의 배액인 3,400만 원을 부산지방법원에 공탁하고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통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가 매매계약과 무관한 요구를 하면서 수차에 걸친 잔대금 지급요구를 거절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믿지 않는 당심 증인 황보후불의 일부 증언 외에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3호증, 갑 4호증의 1 내지 6, 갑 5호증, 갑 8, 9호증의 각 1, 2, 갑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매매계약 직후 피고 조합이 당시까지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한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자 원고와 김철호는 2001. 9. 8.경 부동산중개인인 김명자를 통하여 피고 이규옥에게 잔금지급기일 전에 잔금을 지급받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달라고 몇 번 부탁하였으나 피고 이규옥은 매매계약 후 매매대금에 불만이 있었던 탓인지는 몰라도 이를 거절한 사실, 그리하여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정일용과 위 김철호는 잔금지급기일인 2001. 10. 15. 잔금 1억 5,300만 원을 지참하고 피고 이규옥을 찾아가 원고 외의 매수인 김철호의 인감증명서 및 주민등록초본과 위 잔금을 제공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요청하였으나, 피고 이규옥은 매매계약서상의 매수인란에 매수인의 성명이 '(주) 한진개발 외 1명'으로 되어 있어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잔금수령을 거절하였고, 원고는 그 후 같은 해 11. 8.경까지 수차례 걸쳐 위 피고에게 잔금수령을 최고하였으나, 위 피고는 그 수령을 거절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원고측에게 잔금지급을 거절하는 등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고, 다음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잔금을 받기 전까지는 계약금액의 배액을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위 약정은 매도인이 잔금을 현실적으로 수령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계약금액의 배액을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와 매수인의 잔금지급의무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으므로 매수인이 적법하게 잔금을 제공할 때까지는 매도인이 계약금액의 배액을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다는 취지로 해석되는데,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매수인측에서는 잔금지급기일에 잔금 전액을 준비하여 이를 피고 이규옥에게 제공하였으나 그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수령을 거절하여 잔금의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일 뿐이므로 계약해제에 관한 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 이규옥은 또 잔금 1억 5,300만 원을 지급받기 전에는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므로 보건대, 매매계약 당사자 쌍방의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호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앞서 본 조합원명의변경절차이행의무와 원고의 잔금 7,650만 원(1억 5,300만 원×1/2) 지급의무는 일단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위 피고는 이 사건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롯데건설 주식회사로부터 이주비 6,800만 원을 대출받았고, 한편 주택건설촉진법 제44조의3 제5항 에 의하면, 재건축대상인 노후·불량주택이나 그 대지에 설정된 저당권 등 등기된 권리는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이후에는 새로이 건설되는 주택이나 그 대지에 설정된 것으로 본다고 되어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위 근저당권은 위 피고가 위 이주비를 변제하지 않는 한 이 사건 건물에 대응하여 원고와 김철호가 분양받게 되는 재건축 건물에 대한 근저당권으로 권리의 동일성이 유지된 채 확정적으로 변환되어 원고와 김철호가 그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원고와 김철호는 위 피고에 대하여 위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위 이주비에 상당한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8. 9. 27. 선고 87다카1029 판결 참조), 원고는 위 이주비 상당의 잔대금 중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3,400만 원(6,800만 원×1/2) 부분에 대하여는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원고는 잔금에서 이주비 전액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피고의 동시이행항변은 결국 4,250만 원(7,650만 원 - 3,4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피고 이규옥의 원고에 대한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위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은 계약해제를 주장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반소청구취지와 같은 청구를 하고 있으나 이미 언급한 바대로 위 계약해제가 효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위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5. 원고의 피고 조합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건물의 매매로 인한 매매 당사자 사이에서 이 사건 건물에 해당하는 재건축 상가 등을 분양받을 피고 조합의 조합원 지위의 귀속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고가 피고 이규옥을 상대로 위와 같은 조합원명의변경절차이행을 구하는 방법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분쟁해결수단이므로 원고가 분쟁의 직접 당사자도 아닌 피고 조합을 상대로 명의변경을 구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원고는 피고 이규옥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피고 조합이 명의변경절차에 응하지 않으면 결국 소송으로 그 절차이행을 구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 이규옥이 위 잔금을 수령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피고 조합을 상대로 한 이 사건 소는 적법하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 조합에 대한 청구는 장래의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에 임의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어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피고 조합에 대해서는 이러한 필요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처음부터 답변서도 제출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청구를 전혀 다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일관되어 있어서 피고 조합으로서는 원고와 피고 이규옥 사이의 분쟁이 종결되면 그 결과에 따라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할 의사인 것으로 보인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조합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피고 이규옥은 원고로부터 4,25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한 2001. 9. 1.자 매매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건물에 해당하는 상가 등을 분양받을 피고 조합의 조합원의 지위 중 1/2 지분에 관하여 조합원명의변경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피고 이규옥에 대한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이규옥에 대한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 이규옥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와 피고 이규옥의 항소를 각 일부 받아들이고, 직권판단을 곁들여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을 위와 같이 변경하고, 피고 이규옥의 반소에 관한 항소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갑(재판장) 윤태석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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