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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2001. 4. 12. 선고 99나13515 판결 : 상고
[보증금][하집2001-1,500]
판시사항

선급금을 부동산으로 대물지급하는 것이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7조 등에 위배되는지 여부(한정 적극)

판결요지

공사의 선급금을 그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부동산으로 대신 지급하기로 한 것은 실질적으로는 수급사업자의 진정한 의사에 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기로 한 약정으로서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7조 제20조 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양도한 부동산의 그 당시 시가 상당액에 대하여는 선급금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도급인이나 수급인의 그 당시의 의사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볼 것이므로,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위 약정은 그 시가 상당액에 관하여는 유효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피항소인

주식회사 동일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상돈)

피고,항소인

전기공사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석태)

피고보조참가인

대진전력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석태)

주문

1.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 주식회사 동일에게 금 469,145,784원, 원고 주식회사 동일종합건설에게 금 332,145,000원 및 각 이에 대한 1998. 6. 25.부터 2001. 4.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할 것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소송비용은 1, 2심을 합하여 이를 4분하여 그 3은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들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주식회사 동일에게 금 577,300,000원, 원고 주식회사 동일종합건설에게 금 430,354,285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4, 갑 제2호증의 1 내지 16, 갑 제3호증의 1 내지 8, 갑 제4호증의 1 내지 5, 갑 제5호증의 1 내지 13, 갑 제9, 19, 20, 25호증, 갑 제11, 26, 28호증의 각 1, 2, 갑 제27호증의 2, 갑 제29호증의 1 내지 4, 을 제5, 9, 10, 12, 13, 16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6, 을 제14호증의 1, 2, 을 제17호증의 1, 을 제37 내지 41호증의 각 2의 각 기재, 원심증인 장기상, 김훈, 원심 및 당심증인 구성재의 각 증언, 원심증인 곽서탁의 일부 증언, 원심법원의 주식회사 동광상호신용금고, 성업공사 창원지사 정리은행팀장, 이 법원의 건설교통부장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미래감정평가법인에 대한 시가감정촉탁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취지의 을 제6, 8, 30, 31호증의 각 기재와 위 곽서탁의 일부 증언 및 당심증인 황부원의 증언은 믿을 수 없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 주식회사 동일, 주식회사 동일종합건설은 아래 각 공사도급계약의 도급인이고, 소외 한양전기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는 그 수급인이며, 피고는 소외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계약보증금 지급의무 및 선급금 반환의무를 보증한 보증인이다.

나. 도급계약의 내용

소외 회사와 사이에서, 원고 주식회사 동일(이하 '원고 동일'이라 한다)은 아래 (1) 내지 (3)항의, 원고 주식회사 동일종합건설(이하 '원고 동일종합건설'이라 한다)은 아래 (4)항의 공사{이하 아래 (1) 내지 (4)항의 공사를 '이 사건 제1·2·3·4공사'라고 한다}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1)만덕 동일아파트 전기공사 및 소방공사(이 사건 제1공사)

(가) 계약체결일:1996. 8. 14.

(나) 도급목적:원고 동일이 부산 북구 만덕동 산 243-3 외 4필지에 신축하는 만덕 동일아파트(499세대) 건축공사 중 전기공사 및 소방공사 부분

(다)도급금액:금 1,243,930,544원(부가가치세 금 23,930,544원 포함)

(라) 공사기간:1996. 9. 2.부터 1999. 2. 8.까지

(마) 계약보증금:도급금액의 10%인 금 124,393,054원

(바) 선급금:금 390,000,000원

(2) 주례 2차 동일아파트 전기공사(이 사건 제2공사)

(가) 계약체결일:1997. 4. 3.

(나)도급목적:원고 동일이 부산 사상구 주례동 산 97 외 2필지에 신축하는 주례 2차 동일아파트(232세대) 건축공사 중 전기공사 부분

(다) 도급금액:금 471,620,000원(부가가치세 1,620,000원 포함)

(라) 공사기간:1997. 4. 15.부터 1999. 4. 30.까지

(마) 계약보증금:도급금액의 10%인 금 47,162,000원

(바) 선급금:금 47,000,000원

(3) 주례 2차 동일아파트 소방공사(이 사건 제3공사)

(가) 계약체결일:1997. 10. 22.

(나) 도급목적:위 주례 2차 동일아파트 건축공사 중 소방공사 부분

(다) 도급금액:금 311,069,000원(부가가치세 1,069,000원 포함)

(라) 공사기간:1997. 11. 1.부터 1998. 11. 30.까지

(마) 계약보증금:도급금액의 10%인 금 31,106,900원

(바) 선급금:금 100,000,000원

(4) 주례 1차 동일아파트 전기공사 및 소방공사(이 사건 제4공사)

(가) 계약체결일:1996. 5. 29.

(나) 도급목적:원고 동일종합건설이 부산 사상구 주례동 939-3 외 8필지에 신축하는 주례 1차 동일아파트(498세대) 건축공사 중 전기공사 및 소방공사

(다) 도급금액:금 1,367,634,611원(부가가치세 37,634,611원 포함)

(라) 공사기간:1996. 6. 1.부터 1998. 11. 30.까지

(마) 계약보증금:도급금액의 10%인 금 136,763,461원

(바) 선급금:금 350,000,000원

다. 계약보증금에 대한 약정내용 및 보증서의 교부

(1)원고들과 소외 회사는, 소외 회사의 귀책사유로 공기 내에 공사를 완성할 수 없음이 명백히 인정될 때에는 원고들이 도급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고, 그러한 사유로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 원고들은 계약보증금으로 지급받은 금원을 반환하지 않기로 하며, 소외 회사는 계약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하는 대신 해당 금액에 대한 피고 발행의 계약보증서를 교부하기로 약정하였다.

(2)소외 회사는 위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제1·2·3공사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각 그 계약보증서 3통(1996. 8. 20.자 금 124,393,054원, 1997. 4. 4.자 금 47,162,000원 및 1997. 11. 4.자 금 31,106,900원)을 발급받아 원고 동일에게 교부하였고, 이 사건 제4공사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그 계약보증서 1통(1996. 5. 27.자 금 136,763,461원)을 발급받아 원고 동일종합건설에게 교부하였다.

라. 선급금에 대한 약정내용 및 보증서의 교부

(1)원고들과 소외 회사는,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각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선급금을 지급하되, 향후 각 도급금액에 대한 기성 부분 공사금액의 비율에 따라 공사대금으로 충당하기로 하였고, 소외 회사는 선급금에 해당하는 지급보증서를 피고로부터 발급받아 원고에게 교부하기로 하였다.

(2)소외 회사는 위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제1·2·3공사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각 그 선급금지급보증서 3통(1996. 8. 21.자 금 390,000,000원, 1997. 4. 4.자 금 47,000,000원 및 1997. 10. 31.자 금 100,000,000원)을 발급받아 원고 동일에게 교부하였고, 이 사건 제4공사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선급금지급보증서 2통(1996. 6. 25.자 금 220,000,000원 및 같은 해 8. 21.자 금 130,000,000원)을 발급받아 원고 동일종합건설에게 교부하였다.

마. 선급금의 지급

(1) 이 사건 제1공사의 선급금

(가)원고 동일은 도급계약 체결 당시 선급금에 대신하여 위 원고가 건축하여 분양이 되지 않고 있던 부동산을 양도함으로써 선급금의 지급에 갈음하자고 소외 회사에게 제의하였고, 소외 회사는 이를 거절하는 경우 당해 공사의 수주는 물론 향후 다른 공사의 수주 역시 어려워질 것을 염려하여 이를 승낙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 동일이 소외 회사에게 선급금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면, 소외 회사는 그 약속어음에 배서양도하여 원고에게 부동산 분양대금으로 지급하고, 원고 동일은 그에 상당한 부동산을 소외 회사에게 분양해 주기로 약정하였다.

(나)이러한 약정에 따라, 원고 동일은 1996. 9. 7. 약정 선급금과 같은 액수인 금 390,000,000원의 약속어음 1장을 소외 회사에게 발행하였고, 소외 회사는 같은 날 그 약속어음에 배서하여 원고 동일에게 양도하였으며, 원고 동일은 그가 1994.경에 준공하였으나 아직 분양되지 않고 있던 김해시 어방동 499 소재 대우 유토피아 아파트 103동 101호(주택), 116동 127호(상가), 116동 204호(상가), 116동 213호(상가) 및 116동 312호(상가) 등 5채의 주택 또는 상가를 소외 회사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기로 하였다.

(다)그 당시 원고 동일과 소외 회사는 위 주택 및 상가의 가격을 책정함에 있어, 당초의 분양대금을 기준으로 삼되 그 금액의 합계가 선급금 390,000,000원에 맞도록 조절함으로써, 위 101호를 금 95,000,000원으로, 127호를 금 96,000,000원으로, 204호를 금 83,000,000원으로, 213호를 금 77,000,000원으로, 312호를 금 39,000,000원으로 각 평가하였는데, 위 주택과 상가의 그 당시 시세는 당초 분양대금보다 하회하고 있었고, 아래 (라)항의 양도일 무렵의 시가는 합계 금 309,886,000원{95,550,000원(101호)+76,879,000원(127호)+56,830,000원(204호)+50,258,000원(213호)+30,369,000원(312호)} 상당으로서 약정 선급금 390,000,000원의 79% 가량에 불과하였다.

(라)그 후 위 101호에 관하여는 1996. 9. 9. 소외 회사의 상무인 소외 김충모 앞으로, 위 127호, 204호 및 213호에 관하여는 1997. 7. 5.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박기수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각 경료되었고, 위 312호에 관하여는 1997. 3. 24. 소외 최공경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기로 약정하였으나 소외 회사의 사정으로 인하여 아직 그 소유권이전등기는 경료되지 않았다(최공경이 원고 동일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98. 8. 19. 최공경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

(2) 이 사건 제2·3공사의 선급금

원고 동일은 이 사건 제2공사의 선급금 47,000,000원의 지급을 위하여 1997. 4. 23. 같은 금액의 약속어음 1장을 소외 회사에게 발행하여 지급기일인 같은 해 8. 25. 결제되었고, 이 사건 제3공사의 선급금 100,000,000원의 일부인 금 40,000,000원의 지급을 위하여 1997. 12. 5. 같은 금액의 약속어음 1장을 소외 회사에게 발행하여 지급기일인 1998. 3. 31. 결제되었다.

(3) 이 사건 제4공사의 선급금

(가)원고 동일종합건설 역시 원고 동일과 마찬가지로 소외 회사와 사이에서 선급금 350,000,000원에 대신하여 부동산을 양도함으로써 선급금의 지급에 갈음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동일종합건설은 소외 회사로부터 2통의 선급금지급보증서를 교부받은 뒤 액면 금 220,000,000원 및 금 130,000,000원의 약속어음 2장을 소외 회사에게 발행하였으며, 소외 회사는 이를 위 원고에게 다시 배서양도하였고, 위 원고는 모회사인 원고 동일의 소유로서 4년 가량 분양되지 않고 있던 부산 남구 광안동 771-1 소재 광안동일빌라 401호에 관하여 1996. 9. 16.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손경조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었다.

(나)위 양도 당시 원고 동일종합건설과 소외 회사는 위 빌라 401호를 당초 분양대금을 기준으로 하여 금 350,000,000원으로 책정하였으나, 위 양도일 무렵의 시가는 금 284,625,000원 상당으로서 약정 선급금 350,000,000원의 81% 가량이었다.

바. 공사의 중단과 도급계약의 해제

이 사건 각 공사를 진행하던 소외 회사는 1998. 1. 3. 당좌거래가 정지되어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원고들은 소외 회사가 부도로 인하여 공기 내에 공사를 완성할 수 없음이 명백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그 무렵 위 각 도급계약을 해제한 뒤, 같은 달 7. 피고에게 선급금 및 계약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2. 선급금 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가. 도급공사계약의 해제

위 1.항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공사의 수급인인 소외 회사가 그 공사를 시행하던 중 부도로 인하여 공사를 중단함으로써,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공기 내에 공사를 완성할 수 없음이 명백하게 되었다 할 것이고, 이를 이유로 한 원고들의 해제의사표시에 따라 위 각 도급공사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나. 선급금 반환의무의 존부

(1) 피고의 주장

원고 동일이 그가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제1·2·3공사의 선급금으로 지급한 합계 금 477,000,000원(390,000,000원+47,000,000원+40,000,000원)에서 소외 회사의 기성고에 따른 미지급 공사대금 99,700,000원을 공제한 금 377,300,000원(477,000,000원-99,700,000원)의 반환을, 원고 동일종합건설은 그가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제4공사의 선급금으로 지급한 금 350,000,000원에서 소외 회사의 기성고에 따른 미지급 공사대금 52,645,715원을 공제한 금 297,354,285원(350,000,000원-52,645,715원)의 반환을 각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원고들은 이 사건 제1·4공사 선급금의 지급을 위하여 소외 회사에게 그 금액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나, 바로 즉시 다른 부동산에 대한 분양대금조로 회수하였고, 위 약속어음이 지급기일에 결제된 바도 없으며, 선급금이란 수급인으로 하여금 미리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확보하고 인력을 고용하는 등 착공을 준비할 수 있게 하여 공사의 시공 및 완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선급금을 부동산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선급금의 이러한 성질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제1·4공사에 관하여는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선급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원고들이 공사도급자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선급금을 수급사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현금이 아닌 부동산으로 지급하면서, 그 부동산마저 소외 회사가 아닌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것은, 부동산명의신탁에 해당하는 데다가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되거나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7조 의 규정에도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며, 설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대물로 지급한 부동산의 실제 가격이 약정 선급금에 미치지 못하므로, 대물지급에 의하여 약정 선급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다)피고는 선급금이 그 본래의 취지에 따라 정상적으로 지급된 경우에 한하여 선급금반환의무를 보증한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피고의 보증책임이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거나, 피고의 책임이 면제 또는 감경되어야 하고, 피고는 원고들과 소외 회사의 기망에 의하여, 소외 회사가 원고들로부터 선급금을 현금으로 지급받는 것으로 오신하여 선급금반환을 보증한 것인데, 사기 또는 착오로 인하여 체결된 선급금 지급보증계약을 취소하는 바이므로, 그 보증계약은 무효가 되었다.

(라)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선급금을 현실적으로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소외 회사가 자금부족으로 부도에 이르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한양전기는 원고들에 대하여 적어도 이 사건 각 공사대금의 20% 가량인 금 600,000,000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이 금액이 원고들에 대한 선급금 반환채무에서 공제 또는 상계되어야 한다.

(2) 판 단

(가) 위 (1)(가)항 주장에 대한 판단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 도급인은 수급인과의 합의하에 선급금을 부동산으로 대물변제할 수 있는 것이므로, 선급금을 현금이 아닌 부동산으로 지급하였다고 하여 선급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니, 피고의 위 (1)(가)항 주장은 이유가 없다.

(나) 위 (1)(나)항 주장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들이 소외 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부동산을 양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을 가리켜 이를 바로 명의신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소외 회사와 제3자 사이에 명의신탁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고, 약정 선급금 액수에 비하여 그 시가가 80% 가량인 부동산을 선급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양도하기로 한 약정이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되거나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가 없다.

그런데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공사도급계약은 위 법률에서 정한 하도급거래에 포함되고, 위 법률은 제17조 에서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여서는 아니된다.", 제20조에서 "원사업자는 하도급거래와 관련하여 우회적인 방법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이 법의 적용을 면탈하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바, 위 1.항 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소외 회사는 원고들이 이 사건 제1·4공사의 선급금을 부동산으로 지급하겠다는 제의에 대하여 내심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당해 공사 및 다른 공사의 수주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이를 감수하였던 점, 원고들이 선급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분양하기로 한 부동산은 원고 동일이 2년 전 또는 4년 전에 신축하였으나 그 때까지도 분양되지 않은 채 남아있던 부동산으로서, 그 시세가 당초 분양대금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원고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 각 부동산의 그 당시 시가 상당액 및 원고들과 소외 회사의 평가금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점 등과 위 법률의 입법취지 및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해 보면, 이 사건과 같이 제1·4공사의 선급금을 그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부동산으로써 대신 지급하기로 한 것은 실질적으로는 수급사업자의 진정한 의사에 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기로 한 약정으로서, 위 법률 제17조 제20조 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위 선급금의 대물지급약정 중 시가 상당액과 시가를 초과하는 금액 사이에는 분할이 가능하고,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양도한 부동산의 그 당시 시가 상당액에 대하여는 선급금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원고들이나 소외 회사의 그 당시의 의사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볼 것이므로, 원고들과 소외 회사 사이의 이 부분 약정은 그 시가 상당액에 관하여는 유효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사의 선급금을 제1·4공사에 관하여는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으로, 제2·3공사에 관하여는 지급기일에 결제된 약속어음금으로 각 계산해 보면, 이 사건 각 공사의 선급금은 각 금 309,886,000원(제1공사), 금 47,000,000원(제2공사), 금 40,000,000원(제3공사) 및 금 284,625,000원(제4공사)이 된다.

(다) 위 (1)(다)항 주장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선급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피고가 그 지급보증을 한 것인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이 점에 부합하는 취지의 을 제6, 8, 30, 31호증의 각 기재와 위 곽서탁, 황부원의 각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다음으로, 소외 회사가 선급금을 부동산으로 지급받기로 하였다는 사실을 피고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기망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가 없다.

그리고 피고의 착오 관련 주장은 선급금의 대물변제약정 중 시가 상당액을 초과하는 부분의 일부취소를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지급된 선급금 액수를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으로 이미 제한한 이상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라) 위 (1)(라) 주장에 대한 판단

과연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게 선급금을 현실적으로 지급하지 않는 바람에 소외 회사가 자금부족으로 부도에 이르게 된 것인지에 대하여 살펴보건대, 이 점에 부합하는 취지의 을 제6, 8, 30, 31호증의 각 기재와 위 곽서탁, 황부원의 각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1)(라)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다. 선급금 반환책임의 범위

(1)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5호증의 1 내지 9, 갑 제16호증의 1 내지 8, 갑 제17호증의 1 내지 22, 갑 제18호증의 1 내지 24, 갑 제22호증의 1 내지 4, 갑 제23호증의 1, 2, 갑 제24호증의 1 내지 5, 갑 제30, 31 내지 33, 35호증, 갑 제34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위 김훈, 장기상, 구성재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취지의 을 제34, 35호증의 각 기재와 위 성광선의 증언은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이 사건 제1공사 중단시까지의 기성금은 합계 금 204,400,000원(1997. 11.까지의 기성금 171,200,000원+12.분 기성금 33,200,000원)이고, 원고 동일은 그 중 금 104,700,000원을 지급하였다.

(나)이 사건 제2·3공사 중단시까지의 기성금은 합계 금 37,640,216원(자재비 18,703,390원+인건비 18,936,826원)이고, 원고 동일은 그 중 금 9,6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이 사건 제4공사 중단시까지의 기성금은 합계 금 240,480,000원(1997. 11.까지 기성금 204,560,000원+12.분 기성금 35,920,000원)이고, 원고 동일종합건설은 그 중 금 155,000,000원을 지급하였다.

(2)따라서 피고가 선급금 지급보증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은, 원고 동일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제1공사의 금 210,186,000원{309,886,000원+104,700,000원-204,400,000원, 위 1.라.(1)항 인정 사실에 의하면 선급금 309,886,000원의 일부를 도급금액에 대한 기성 부분 공사금액의 비율에 따라 공사대금으로 충당한 뒤, 다시 잔여 선급금과 미지급 공사대금을 계산하여, 최종적으로 선급금 반환금액을 산출하여야 할 것이나 그 결과는 마찬가지이므로 간편하게 계산하기로 한다, 이하 같다} 및 이 사건 제2·3공사의 금 58,959,784원(87,000,000원+9,600,000원-37,640,216원)의 합계 금 269,145,784원(210,186,000원+58,959,784원)이 되고, 원고 동일종합건설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제4공사의 금 199,145,000원(284,625,000원+155,000,000원-240,480,000원)이 된다.

3. 계약보증금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이 부분에 관하여 이 법원이 설시할 이유는 원심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3. 계약보증금 지급의무)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90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계약보증금:금 200,000,000원(원고 동일), 금 133,000,000원(원고 동일종합건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동일에게 금 469,145,784원(선급금 269,145,784원+계약보증금 200,000,000원), 원고 동일종합건설에게 금 332,145,000원(선급금 199,145,000원+계약보증금 13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소장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8. 6.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01. 4.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밖의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종(재판장) 이광만 윤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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