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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6. 6. 14. 선고 95구26461 판결 : 확정
[유족보상금지급청구부결처분취소 ][하집1996-1, 437]
판시사항

[1] 공무원연금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급여 감액사유가 되는 '중대한 과실'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무단 조퇴하고 오토바이로 퇴근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무단 조퇴는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공무원연금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중대한 과실'이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의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 및 폐질 등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 이 법에 의한 공무원연금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는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는 관계로, 이 법에 의한 급여지급 책임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책임의 원칙이나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므로, 이 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급여 감액사유가 되는 '중대한 과실'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2] 무단 조퇴하고 오토바이로 퇴근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공무원연금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중대한 과실'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사고 발생에 있어서의 중대한 과실을 의미하므로, 그 무단 조퇴는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어 같은 호 소정의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

신태임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인제 외 1인)

피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문

1. 피고가 1995. 5. 17. 원고에 대하여 중과실을 적용하여 유족보상금지급청구를 가결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이던 소외 정종택이 전북 무주교육청 산하 적상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자로서, 1994. 11. 29. 16:30경 퇴근하여 자신의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귀가하던 중, 같은 날 16:45경 전북 무주읍 가옥리 가옥경찰서 앞 삼거리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같은 해 12. 15. 21:00경 대전 성모병원에서 입원가료 중 사망한 사실, 이에 원고는 위 정종택의 사망이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소정의 공무상 재해에 의한 사망이라는 이유로 1995. 4. 13. 피고에게 유족보상금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위 망인의 사망이 공무수행과 관련이 없다고 보고 같은 해 5. 17. 원고의 위 유족보상금 청구를 부결한 사실, 그리하여 원고는 위 처분에 불복하여 같은 달 30. 소외 공무원연금 급여재심위원회(이하 재심위원회라 한다)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위 재심위원회는 같은 해 7. 20. 위 망인이 공무수행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음을 인정하되 다만 망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위 유족보상금부결처분을 취소하고 중과실을 적용한다는 취지의 재결(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갑 제2호증의 1, 2와 같다),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3,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1995. 5. 17. 원고에 대하여 한 위 유족보상금지급부결처분은 이미 같은 해 7. 20. 위 재심위원회의 재결로써 취소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하나, 원고의 유족보상금지급청구부결처분은, 위 재심위원회가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재결에 의하여 원고의 유족보상금지급 청구에 대해 중과실을 적용하여 가결한다(중과실이 적용되면 공무원연금법 제62조 제3항 제1호 , 같은법시행령 제53조 의 규정에 의하여 유족보상금의 2분의 1만이 지급된다)는 취지의 결정으로 소급하여 변경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와 관계 법령에 의하여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공무원연금법상의 "중대한 과실"은 엄격히 해석하여야 할 것인바, 위 "중대한 과실"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사고가 당사자의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 망인의 무단조퇴는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위 "중대한 과실"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교통사고는 화물차 운전사인 소외 이칠복이 화물차를 운전하여 위 망인의 오토바이를 추월하려다가 충돌함으로써 발생한 사고로서 위 이칠복에게 전적인 과실이 있다 할 것이어서 위 망인이 위 교통사고로 사망함에 있어서 위 망인에게는 공무원연금법상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위 망인이 퇴근시간 이전에 무단이탈하였다가 사고당하였다는 등의 위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및 해석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제1항 은 공무원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재직 중에 사망하거나, 퇴직 후 3년 이내에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사망한 때에는 그 유족에게 유족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62조 제3항 은 이 법에 의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에 대한 당해 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제1호 에서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사망한 경우를 열거하고 있고, 같은법시행령 제53조 는 공무원이 법 제62조 제3항 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때부터 유족보상금은 그 급여액의 2분의 1을 감하여 이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의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 질병 및 폐질 등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 이 법에 의한 공무원연금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는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는 관계로 이 법에 의한 급여지급책임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책임의 원칙이나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므로, 이 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급여의 감액사유가 되는 "중대한 과실"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누13632 판결 참조).

다. 판 단

나아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보면, 피고는 위 망인이 공무수행 중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음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위 망인에게 같은 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므로, 과연 위 망인에게 위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호증의 3 내지 갑 제14, 15의 각 기재(다만 갑 제5호증의 11의 기재 중 뒤에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망인은 1994. 11. 29. 16:30경 소속 학교장에게 조퇴 등의 행정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퇴근하여 자신의 무등록 50cc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귀가하던 중, 같은 날 16:45경 전북 무주읍 가옥리 소재 가옥 경찰초소 앞 3거리 노상에 이르러 좌회전하려고 중앙선에 붙여 운행하는 순간, 소외 이칠복이 위 오토바이를 뒤따라 전북 7소1047호 5t 카고 냉동화물차를 운행하면서 위 오토바이의 동태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위 오토바이를 추월한 잘못으로 위 화물차 중간 부분의 작업등으로 위 오토바이를 충격하는 바람에 위 망인이 위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져 뇌좌상 등의 상해를 입고, 이로 인하여 위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5호증의 11의 일부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는바, 공무원연금법 제62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중대한 과실"은 사망의 원인이 되는 사고 발생에 있어서의 중대한 과실을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위 인정과 같이 위 망인이 행정상의 아무런 조치 없이 무단 조퇴한 행위는 이 사건 사고 발생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어 이로써 위 망인에게 위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또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에게는 위 사고당시 좌회전 방향지시 등을 켜지 않은 잘못이 있으나, 한편 위 사고경위에 있어서의 위 이칠복의 과실 정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정도의 부주의는 공무원연금법 소정의 위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위 망인이 자신의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사망한 것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현(재판장) 임경윤 박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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