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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1995. 10. 5. 선고 94가합16063 판결 : 항소
[손해배상(기)][하집1995-2, 297]
판시사항

등기말소의 소가 제기되었음에도 담당공무원의 과실로 예고등기가 경료되지 않아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국가의 손해배상책임 유무(적극)

판결요지

등기말소의 소가 제기되었을 때 지체 없이 예고등기를 촉탁하게 하여 그 등기를 경료하도록 한 부동산등기법의 취지는 등기말소의 소가 제기되어 있어 그 승패에 따라 말소될 수 있는 등기를 믿고 거래한 자는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을 공시하여 제3자에게 경고를 줌으로써 그와 같은 사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함에 있다고 할 것인바, 그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소유권이전등기말소의 소를 수리한 법원공무원으로서는 그와 같은 소가 제기되었음에도 예고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면 이를 믿고 거래한 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능히 예견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담당공무원의 과실로 부동산등기법에 따른 예고등기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있어서 적법한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다면 제3자가 동일한 행위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보여지는 한 그 공무원의 직무상 과실과 제3자가 등기말소의 소가 제기된 정을 모르고 소유권 등의 권리를 취득하였다가 그 권리를 상실하게 됨으로써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따라서 국가는 법원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

동부아디아판넬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중기)

피고

대한민국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98,820,000원 및 이에 대한 1992. 12. 22.부터 1995. 10. 5.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2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65,579,307원 및 이에 대한 1992. 12. 22.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기초사실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등기부등본), 갑 제2호증의 1 내지 3(각 판결), 갑 제3호증(경매기일통지서), 갑 제4호증(경락대금납부명령), 갑 제8호증의 1(부동산임의경매), 동 호증의 2(경매사건진행상황), 동 호증의 3(경매신청서), 동 호증의 6(결정), 동 호증의 10(부동산임의경매조서), 동 호증의 11(매수신고인성명과신고가격목록), 동 호증의 15(경락기일조서), 동 호증의 16(경락허가결정공고보고서), 동 호증의 17(경락대금납부명령), 동 호증의 18(배당기일소환장), 동 호증의 26(등기촉탁서), 갑 제9호증의 1, 2(민사 1, 2심기록표지), 동 호증의 3(소장), 갑 제11호증(배당표), 갑 제12호증의 1(지방세세목별과세증), 공문서부분은 성립에 다툼이 없고 사문서부분은 증인 이철호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5호증(내용증명), 위 증인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6호증(대리점계약서)의 각 기재와 위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92. 7. 15. 소외 조익래와의 사이에 위 조익래가 적절한 담보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원고 회사가 제조한 패널을 위 조익래에게 외상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위 조옥래가 담보로 제공한 소외 조옥선 소유로 등기되어 있던 부산 금정구 장전동 481의 169 소재 대지 400.0m2(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부산지방법원 1992. 7. 16. 접수 제1378호로 채권최고액 금 150,000,000원으로 하여 2번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받은 사실, 그 후 원고는 위 담보를 믿고 위 조익래에게 패널을 공급하였고 1992. 10.말경의 미수금은 금 138,531,007원인 사실, 그런데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소외 박말임, 채무자 조옥선, 채권최고액 21,000,000원으로 된 1번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위 박말임의 신청에 의해 1992. 7. 31. 부산지방법원 92타경7073호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된 사실, 그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평가액 및 최저경락가액이 금 93,600,000원이어서 위 조익래에 대한 채권 전액을 확보할 수 없었던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대금 95,000,000원에 경락받고, 2번 근저당권자로서 위 경락 당시 원고의 위 조익래에 대한 패널대금채권 금 138,531,007원에 대한 배당금인 금 71,771,700원을 위 경락대금 납입채무와 상계하고 나머지 금 23,228,300원을 부산지방법원에 납부한 다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법원 1993. 8. 16. 접수 제1092호로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원고가 위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위하여 등록세 금 3,420,000원(방위세 포함), 등기비용 400,000원의 합계 금 3,820,000원을 납부한 사실, 한편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소외 신재문이 1990. 12. 28. 위 조옥선을 피고로 하여 위 조옥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되어야 한다는 소송을 부산지방법원 90가합33625호로 제기하여 1992. 12. 20.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조옥선이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되어 위 판결이 1993. 11. 11. 확정되었으며, 위 신재문은 원고를 상대로 위 조옥선에 대한 말소등기 승소판결을 근거로 하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94가단1809호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94. 5. 25. 위 법원에서 원고는 위 신재문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선고된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며,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90가합33625호로 위 조옥선을 상대로 한 위 신재문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의 소가 제기되었음에도 피고 산하 부산지방법원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이에 대한 예고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거나 행정기관의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면,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상당인과 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이고 이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의 의무를 부과하는 행동규범의 목적, 그 수행하는 직무의 목적 내지 기능으로부터 예견가능한 행위 후의 사정 및 가해행위의 태양이나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다3628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39조에 의하면 등기원인의 무효 또는 취소로 인한 등기의 말소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그 소를 수리한 법원이 직권으로 지체 없이 예고 등기를 촉탁하도록 하고 있고, 위와 같이 등기 말소의 소가 제기 되었을 때 지체 없이 예고등기를 촉탁하게 하여 그 등기를 경료하도록 한 위 법의 취지는 등기 말소의 소가 제기되어 있어 그 승패에 따라 말소될 수 있는 등기를 믿고 거래한 자는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을 공시하여 제3자에게 경고를 줌으로써 그와 같은 사태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함에 있다고 할 것인바, 그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의 소를 수리한 법원공무원으로서는 그와 같은 소가 제기되었음에도 예고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면 이를 믿고 거래한 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능히 예견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담당공무원의 과실로 부동산등기법에 따른 예고등기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있어서 적법한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다면 제3자가 동일한 행위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보여지는 한 그 공무원의 직무상 과실과 제3자가 등기 말소의 소가 제기된 정을 모르고 소유권 등의 권리를 취득하였다가 그 권리를 상실하게 됨으로써 입은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위 법리를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지 않아 그 당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적법한 것으로 믿고 근저당권을 설정받아 이를 기초로 물품거래를 하고, 이어서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경매신청에 의한 경매절차에서 이를 경락받았다가 그것이 모두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됨으로써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어서 그 손해는 부산지방법원 소속 공무원들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의 소가 제기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예고등기를 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공무원들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손해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가 무효가 됨으로 인한 손해와 위 경락을 받았다가 무효가 됨으로 인한 손해의 합계액이라 할 것인 바, 그 중 원고가 위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가 무효가 됨으로 인한 손해는 이 사건 토지의 담보가치 상당액 중 채권최고액을 한도로 한 실제 채권액이라 할 것인데(대법원 1991. 11. 22. 선고 91다26980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음으로써 취득한 담보가치는 이 사건 토지가 경락되었을 경우 원고가 실제로 배당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금원 상당액이라 할 것이고, 원고가 경락을 받았다가 무효가 됨으로 인한 손해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경락받기 위하여 실제로 납부한 금원 및 세금 등의 비용 상당액이라 할 것이며, 한편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가 경락됨으로써 원고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는 금원은 위 부동산의 경락가격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채권최고액과 집행비용을 공제하고 원고에게 배당된 금액인 금 71,771,700원인 사실,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금 95,000,000원에 경락받은 후 부산지방법원에 위 경락대금 중 원고에 대한 위 배당금을 공제한 잔액인 금 23,228,300원을 실제로 납부하고 위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위하여 등록세 금 3,420,000원(방위세 포함), 등기비용 400,000원의 합계 금 3,820,000원을 납부한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결국 원고는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합계 금 98,820,000원(71,771,700원+23,228,300원+3,820,000원)의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98,8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1992. 12. 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1995. 10. 5.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석호철(재판장) 서경희 조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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