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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 80:20  
춘천지법 속초지원 1995. 3. 24. 선고 94가합131 판결 : 항소
[손해배상(기)][하집1995-1, 125]
판시사항

[1] 제조자 책임으로서의 불법행위 책임

[2] 텔레비전 내부의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그 제조 회사에 대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물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제조자는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현대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 내지 하자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2] 제조 유통 단계에서 이미 내재해 있었다고 추정되는 텔레비전 내부의 결함으로 브라운관이 폭발하여 화재가 발생한 경우, 그 제조 회사에 대하여 제조자 책임으로서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조흥용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준희)

피고

엘지전자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동룡)

주문

1. 피고는 원고 조흥용에게 금 43, 085, 660원, 원고 조제형에게 금 27, 923, 773원 및 각 이에 대한 1993. 2. 21.부터 1995. 3. 24.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4분하여 그 1은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조흥용에게 금 54, 295, 292원, 원고 조제형에게 금 34, 530, 195원 및 각 이에 대한 1993. 2. 20.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1) 인정되는 사실

(가) 소외 망 김태경은 속초시 중앙동 476의 1 소재 수정빌딩 지하에 있는 코아다방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1993. 2. 21. 04 : 40경 위 다방 내실에서 잠을 자다가 화재가 발생하여 연기에 질식되어 허혈성쇼크 및 폐혈증으로 사망하였다.

(나) 위 화재로 인한 위 다방 내의 객관적 소손상태는 다음과 같다.

위 다방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측 벽면 중앙에 베니어판으로 받침대가 부착되어 있고 그 위에 칼라 텔레비전(이하 이 사건 텔레비전이라고 한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사건 텔레비전은 위 화재로 전소되어 뼈대만 남았고, 위 받침대의 상단 부분은 불에 탔으나 하단 부분은 불에 타지 않았으며, 이 사건 텔레비전의 전원코드는 콘센트에 꽂혀 있었으나 콘센트에서 발화된 흔적은 없다. 위 다방 내에서 심하게 소손된 부분은 이 사건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는 천정부분과 이 사건 텔레비전 아래 쪽에 비치된 의자 및 수족관 주변 부분이다. 위 다방 내에 설치된 전기용품 중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수족관의 유리는 깨어져 있었으나 그 전원코드나 모터는 그 자체에서 발화된 흔적이 없고, 석유전기난로에서도 발화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위 다방 내의 가스렌지는 잠금상태에 있었고, 과부하 상태에서도 작동가능한 누전차단기는 정상적인 작동상태에 있었다. 위 다방 내의 옥내전기배선설비상태는 적정, 양호하였고, 1992. 4. 7. 속초소방서에서 실시한 정기소방검사에서도 안전판단을 받은 바 있다.

(다) 이 사건 텔레비전은 위 코아다방의 주인인 소외 이기순이 1991. 10.경 속초시 금호동 소재 금성유통에서 구입한 피고 회사 제품(모델명 CNR-2690)이다.

(라) 일반적으로 텔레비전에 전원이 연결되어 있으나 스위치를 끈 상태에서는 스탠바이 회로 일부에 3W 미만의 약한 전류가 흐르게 되는 데 불과하여 위 회로에 불량이 발생하고 보호용 퓨즈가 유입전류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한 반면, 텔레비전에 전원이 연결되고 스위치를 켠 상태에서는 고압회로에 30, 000V 가량의 고압전류가 흐르게 되고 고압트랜스의 납땜상태가 불량할 경우 보호퓨즈가 끊어져 제품동작이 중지되게 설계되어 있으나, 절연성과 내구성이 열후한 부품이 사용되거나 부품의 조립, 배치가 부적절할 경우 위 고압트랜스 주변회로나 접점부위에서 불꽃이 튀거나 브라운관 내부의 금속발열관의 과열로 발연, 발화하면서 브라운관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마) 원고 조흥용은 위 망인의 남편, 원고 조제형은 그의 아들이다.

(증 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7호증의 1, 4, 5, 11 내지 27, 갑 제8호증, 증인 김재문, 박태기 및 변론의 전취지

(배척증거)

을 제1호증, 증인 정인식, 박태기의 일부 증언

(2) 판 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화재는 위 망인이 이 사건 텔레비전의 스위치를 켜둔 채로 잠을 자다가 과열로 인하여 내부에서 발연, 발화하여 브라운관이 폭발하면서 불꽃이 그 밑에 있는 의자, 수족관 주변에 떨어져 인화되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달리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

(나) 이 사건 텔레비전이 어떠한 결함으로 발화, 폭발되었는지 그 구체적인 원인은 과학적으로 정확히 규명할 수 없으나, 위와 같이 텔레비전을 수신가능 상태 하에 둔 합리적인 이용상황하에서 발화, 폭발된 이상 이 사건 텔레비전은 제품의 성상이 사회통념상 당연히 구비하리라고 기대되는 합리적 안정성을 결여한 제품이라 할 것이다.

(다) 소외 이기순이 이 사건 텔레비전을 구입한 이후에 그 내부구조를 임의로 수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위 결함은 피고가 이 사건 텔레비전을 제조, 유통시킨 단계에서 이미 내재하고 있었다고 추정된다.

(라) 물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제조자는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현대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 내지 하자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텔레비전의 제조자로서 위 사고로 인한 위 망인 및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위 망인은 이 사건 텔레비전의 스위치를 켜둔 채로 잠을 자다가 위 사고를 당하여 이 사건 텔레비전의 폭발시에 진화 등의 응급조치를 하거나 사고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위 망인의 과실은 위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있어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과실의 비율은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20%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증 거) 위와 같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가. 일실수입

소외 망 김태경이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 손해는 다음 (1)과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다음 (2)와 같이 월 12분의 5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산정한 금 68, 511, 792원이다.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별 : 여자 생년월일 : 1958. 2. 10.생

연령(사고당시) : 35세 남짓 기대여명 : 42.21년

(나) 직업 및 경력 : 도시지역인 속초시 중앙동에서 거주하며 다방 종업원으로 종사

(다)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1993년경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는 성인여자의 1일 임금에 월 평균 25일 가동(경험칙)을 기준으로 한 월 금 530, 000원(21, 200원×25일) 상당

(라) 가동기간 : 60세가 될 때까지 299개월간(월 미만 버림)

(마) 생계비 : 수입의 1/3 정도(다툼이 없음)

(증 거)

위 갑 제1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2 및 변론의 전취지

(2) 계 산

530, 000×2/3×193.9013=68, 511, 792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

나. 장례비

지출자 : 원고 조흥용

금 액 : 1, 500, 000원

(다툼이 없음)

다. 책임의 제한

(1) 책임비율 : 80%

(2) 계 산

위 망인 : 68, 511, 792원×0.8=54, 809, 433원

원고 조흥용 : 1, 500, 000원×0.8=1, 200, 000원

라. 위자료

(1) 참작한 사유 : 나이, 가족관계, 재산 및 교육 정도, 사고의 경위와 결과, 피해자의 과실의 정도, 위 망인이 가정불화로 가출하여 다방 종업원으로 종사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2) 결정금액

소외 망 김태경 : 10, 000, 000원, 원고 조흥용 : 3, 000, 000원, 원고 조제형 : 2, 000, 000원

마. 상속관계

(1) 위 망인의 재산상속인 : 원고들

(2) 상속금액

원고 조흥용 : (54, 809, 433원+10, 000, 000원)×3/5=38, 885, 660원

원고 조제형 : (54, 809, 433원+10, 000, 000원)×2/5=25, 923, 773원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조흥용에게 금 43, 085, 660원(38, 885, 660원+1, 200, 000원+3, 000, 000원), 원고 조제형에게 금 27, 923, 773원(25, 923, 773원+2, 000, 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1993. 2. 21.부터 이 판결선고일인 1995. 3. 24.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원고들은 이 사건 소장부본송달 다음날부터 위 특례법 소정의 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이 사건은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창섭(재판장) 이강원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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