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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3. 5. 13. 선고 90헌바22 91헌바13 91헌바12 92헌바3 92헌바4 공보 [1980년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 및 제5조 에 대한 헌법소원]
[공보(제2호)]
판시사항

가. 위헌제청성(違憲提請性) 헌법소원(憲法訴願)에서의 재판(裁判)의 전제성(前提性)의 의미

나. 1980년해직공무원(解職公務員)의보상(補償)등에관한 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 제2조 및 제5조의 위헌(違憲) 여부

다. 입법부작위(立法不作爲) 위헌(違憲) 주장과 작위의무(作爲義務)의 유무

라. 위헌결정(違憲決定) 정족수(定足數) 미달인 경우의 주문형태(主文形態)

결정요지

가. 재판(裁判)의 전제성(前提性)이 있다고 하려면 우선 그 법률(法律)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法律)이어야 하고 또 그 법률(法律)이 위헌(違憲)일 때에는 합헌(合憲)일 때와 다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 즉 재판(裁判)의 주문(主文)이 달라질 경우 및 문제된 법률(法律)의 위헌(違憲) 여부가 재판(裁判)의 주문(主文)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法律的) 의미(意味)를 달리 하는 경우라야 한다.

나. (1) 1980년해직공무원(解職公務員)의보상(補償)등에관한 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의 입법취지(立法趣旨)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國家保衛非常對策委員會)의 위법(違法), 부당(不當)한 공권력(公權力)에 의하여 피해를 입은 공무원이나 정부산하기관 직원들의 명예회복(名譽回復)과 피해보상(被害補償)을 위한 것으로서 헌법(憲法) 제3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국가의 사회보장책임(社會保障責任)과 공권력(公權力)의 불법행위(不法行爲)로 인한 손해배상책임(損害賠償責任)을 위한 특별법적 성격을 가진 법인 이상 똑같은 공권력행사(公權力行使)로 인한 피해자에 대하여 그 신분이 공무원이냐 정부산하기관이냐에 따라서 국가의 보상(補償) 또는 배상책임(賠償責任)에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

(2)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任職員)이 국가공권력(國家公權力)에 의한 피해자인 이상 국가는 가해자(加害者)의 입장에서 마땅히 해직공무원에 대한 것과 똑

같이 보상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특별법(特別法)을 제정하면서 국가의 이러한 헌법적(憲法的) 책무(責務)를 외면한 채 그 책임을 정부산하기관에 떠넘기는 것 자체가 잘못이고 또 떠 넘겼으면 반드시 보상책임을 이행되도록 하여야지 "해직공무원(解職公務員)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行政指導)"에 그치게 하고 그것마저도 정부산하기관 임원(任員)을 그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다 같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피해자에 대하여 오직 피해자(被害者)의 신분에 따라 차별을 하는 것이어서 이는 헌법(憲法) 제11조 제1항의 평등(平等)의 원칙(原則)에 반한다.

다. 이 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의 목적이 피해자인 강제해직된 공무원(公務員)의 구제에 주안을 둔 것이고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任職員)에 대하여는 일응 입법대상(立法對象)에서 제외시킨 것이라 가정하더라도 국가공권력(國家公權力)은 마땅히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任職員)이 구제에 있어서 법적(法的) 차별(差別)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별도의 입법을 하든지 이 법에 포함시켜 입법을 할 작위의무(作爲義務)가 있다.

라. 위헌결정(違憲決定)에 찬성하는 재판관(裁判官)이 종국심리(終局審理)에 관여한 재판관(裁判官)의 과반수(過半數)가 되지만 위헌결정(違憲決定) 정족수(定足數)인 6인에 미달인 때에는 주문(主文)에 "헌법(憲法)에 위반된다고 선언(宣言)할 수 없다."라고 표시한다.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의 소수의견(少數意見)

가. 위 특별조치법의 立法경위 및 규정취지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 등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法律條項)은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할 법률(法律)이 아니므로 재판(裁判)의 전제성(前提性)이 없다고 하여 심판청구(審判請求)를 각하(却下)하여야 할 것이지 본안(本案)에 들어가 그 위헌(違憲)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없고,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사건(憲法訴願事件)일 뿐이지 그 속에 입법부작위(立法不作爲)에 대한 위헌확인청구(違憲確認請求)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판단은 필요 없다.

다. 만약 어떤 헌법적(憲法的) 근거(根據) 또는 위임(委任)에 의하여 입법자(立法者)에게 정화계획(淨化計劃)에 의하여 해직된 자(者) 전원에 대한 입법의무(立法義務)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대상인 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의 경우에는 헌법상(憲法上) 입법의무(立法義務)의 대상이 되는 여러 종류의 입법사항(立法事項) 가운데 일부 입법사항(立法事項)인 공무원에 대하여는 입법행위(立法行爲)를 하면서 나머지 입법사항인 정부산하기관임직원에 대하여는 전혀 입법행위(立法行爲)를 하지 아니한

입법행위(立法行爲)의 흠결(欠缺) 즉 진정한 의미의 입법부작위(立法不作爲)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 입법자(立法者)가 입법의무(立法義務)의 대상인 어떤 입법사항(立法事項)에 대하여 입법을 함에 있어 그 중 일부에 관하여 질적(質的)·상대적(相對的)으로 불완전, 불충분하게 규율하여 차별적인 취급을 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문

1980년해직공무원(解職公務員)의보상(補償)등에

관한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 제2조, 제5조

1980년해직공무원(解職公務員)의보상(補償)등에관한

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 제1조, 제3조, 제4조

참조판례

가. 1989.7.14. 선고, 88헌가5 ,8, 89헌가44 결정(판례집 1권, 69)

1992.12.24. 선고, 92헌가8 결정

다. 1989.3.17. 선고, 88헌마1 결정(판례집 1권, 9)

1991.9.16. 선고, 89헌마163 결정(판례집 3권, 505)

1993.3.11. 선고, 89헌마79 결정

라. 1989.12.22. 선고, 88헌가13 결정(판례집 1권, 357)

1990.4.2. 선고, 88헌마25 결정(판례집 2권, 75)

청 구 인 이 ○ 설 외 8인

대리인 변호사 한기찬 외 5인

주문

1980년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1989.3.29. 법률 제4101호) 제2조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을 보상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부분과 제5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수 없다.

이유

1. 헌법소원심판청구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청구인 이○설은 1974.6.7. 정부산하기관인 대한준설공사에 입사하여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0.7.23.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이른바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되었음을 이유로 1980년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하 특별조치법이라 약칭) 제2조제5조를 근거로 하여 주식회사 대한준설공사(대한준설공사의 권리의무를 승계)와 대한민국을 공동피고로 하여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보상금 49,570,800원의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특별조치법 제2조는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

된 공무원에 대한 보상규정이지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에 대한 보상규정이 아니고 같은 법 제5조는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의 직원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에 대하여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라고 규정하였을 뿐이므로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은 위 법률조항들을 근거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여 청구를 기각하자 청구인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고(90나1184)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을 보상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특별조치법 제2조나 그들이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아니하고 다만 해직된 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라고 규정한 데 그친 특별조치법 제5조에 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1990.6.11.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기각하자(기각결정정본이 1990.6.14. 청구인에게 송달되었음) 1990.6.27.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한 것이다(90헌바22).

나. 청구인 정○식, 동 김○광은 1968.11.1. 정부산하기관인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0.7.10.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되었음을 이유로 특별조치법 제2조제5조를 근거로 하여 위 회사를 상대로 하여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보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90가합45996호) 위 법률조항들에 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1991.12.26.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기각결정정본이 1992.1.8. 청구인들에게 송달되었음) 1992.1.10.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한 것이다( 92헌바3 ).

다. 청구인 최○동, 동 유○식은 정부산하기관인 한국석유개발공사의 이사 또는 감사로 재직하다가 1980년 7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되었음을 이유로 특별조치법 제2조, 제5조를 근거로 하여 위 공사를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보상금을 청구하는 소송(90가합27370호)을 제기하고 위 법률조항들에 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1991.5.16.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기각결정정본이 1991.5.31. 청구인들에게 송달되었음) 청구인들은 1991.6.14.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한 것이다( 91헌바12 ).

라. 청구인 박○정, 동 성○상, 동 강○홍은 정부산하기관인 한국전력주식회사의 이사로 근무하던 중 1980년 7월경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되었음을 이유로 특별조치법 제2조

및 제5조를 근거로 하여 위 회사를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보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되자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고(91나14651호) 위 법률조항들에 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1991.12.10.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기각결정정본이 1991.12.28. 청구인들에게 송달되었음) 1992.1.10.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한 것이다( 92헌바4 ).

마. 청구인 신○상은 정부산하기관인 한국토지개발공사의 이사로 재직하던 중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에 의하여 1980.7.19. 강제해직당하였음을 이유로 특별조치법 제2조제5조를 근거로 하여 위 공사를 상대로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보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90가합33306호) 위 법률조항에 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1991.6.17.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기각결정정본이 1991.6.21. 청구인에게 송달되었음) 1991.6.25. 이 사건 헌법소원의 심판청구를 한 것이다( 91헌바13 ).

2. 청구인들이 특별조치법 제2조제5조를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의 요지는 특별조치법은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단행한 정화계획의 희생자에 대하여 보상금 등을 지급하여 구제하겠다는 목적에서 제정된 법률인데도 특별조치법 제2조는 보상대상자를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으로 한정하고 정부산하기관의 임원이나 직원은 보상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제5조는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의 직원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에 대하여 해직된 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한다."라고 규정하여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도에 맡겼기 때문에 똑같은 정화계획에 의하여 희생되었으면서도 정부산하기관에 근무하다가 해직된 직원은 청구인 이강설이 근무하다가 해직된 대한준설공사의 경우처럼 정부산하기관이 그 후 민영화된 경우에는(1981.11.23. 법률 제3457호 대한준설공사폐지법에 의하여 주식회사 대한준설공사로 되고 대한준설공사의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 종전의 근무처인 정부산하기관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보상금지급을 거절하거나, 청구인 정○식, 김○광이 해직당한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의 경우처럼 예산책정이 안되었다는 이유로 보상금지급을 거절하기도 하여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제5조는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직원에 대하여서만 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하도록 하고, 정화계획에 의하여 똑같이 강제해

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은 제외시켰기 때문에 한국석유개발공사의 이사 또는 감사였던 청구인 최○동, 동 유○식, 한국전력주식회사의 이사였던 청구인 박○정, 성○상, 강○홍, 한국토지개발공사의 이사였던 청구인 신○상은 정부의 행정지도 혜택조차도 입을 수 없어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특별조치법 제2조제5조는 다 같이 국가권력의 남용으로 희생된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을 차별하여 공무원만을 보상대상자로 하고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은 보상대상자에서 제외시켰을 뿐더러 다시 정부산하기관에서 강제해직된 임원에 대하여서는 강제해직된 직원과도 차별하여 행정지도의 혜택에서조차 제외시켰는데 위와 같은 처사는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대우여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특별조치법 제2조, 제5조는 위헌법률이라는 것이다.

3. 먼저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것으로서 이른바 위헌제청성 헌법소원이므로 그 적법요건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있을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의 대상인 특별조치법 제2조제5조헌법위반여부가 청구인들이 법원에 제기한 보상금 등 청구소송에서 재판의 전제가 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하려면 우선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또 그 법률이 위헌일 때에는 합헌일 때와 다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 즉 재판의 주문이 달라질 경우 및 문제된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주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를 달리하는 경우라야 한다는 것이 당재판소의 판례이다(1989.7.14. 선고, 88헌가5 ,8, 89헌가44 결정 및 1992.12.24. 선고, 92헌가8 결정 참조). 그런데 다음 4항에서의 이유설명과 같이 비록 현행 특별조치법 규정에 의하여서는 청구인들을 비롯한 정부산하기관 임직원들은 정부를 상대로 하여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으나 청구할 수 없는 이유가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을 공무원과 차별적으로 취급하여 그들에 대한 정부의 직접 보상의무를 규정하지 아니한 위헌법률 때문이어서 이는 마땅히 시정되어야 할 법률이고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위와 같은 차별적 취급부분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내려지고 그에 따라서 국회가 특별조치법의 위헌부분을 개정한다면 정부산하기관 임

직원들은 직접 정부를 상대로 보상청구가 가능하게 될 것이므로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인 청구인들이 위와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특별조치법을 근거로 해서 정부를 상대로 하여 보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해직공무원만을 정부의 직접 보상대상자로 규정한 제2조 중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을 보상대상자에서 제외시킨 부분과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에 대하여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행정지도하도록 규정한 데 그친 특별조치법 제5조의 위헌여부제청신청을 하였다면 특별조치법의 위 규정들의 위헌여부는 청구인들이 제기한 보상금청구소송의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법원으로서는 헌법재판소에서 내려질 위헌여부심판의 결과를 기다려서 재판을 하여야 할 것이며 만약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그에 따른 입법시정의 결과를 보고 재판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만일 위헌선언에 따라 입법시정이 되었다면 법원으로서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주문을 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위헌여부의 판단에 따라 당해 본안사건의 재판의 주문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재판의 전제성은 갖춘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조치법 제2조, 제5조의 위헌여부를 묻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하다.

4. 그러므로 특별조치법 제2조, 제5조의 위헌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가. 특별조치법 제1조는 "이 법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이하 "정화계획"이라 한다)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의 보상 및 특별채용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였고 동법 제2조 제1항 본문은 "이 법에 의한 보상대상자는 1980년 7월 1일부터 동년 9월 30일까지의 기간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였으며 동법 제5조는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의 직원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에 대하여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조치법의 제정경위와 입법취지는 소위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정치군인들이 1980년 정당한 민주적 절차도 없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통치권력을 행사하면서 개혁정치라는 명목으로 각 분야에 걸쳐 여러가지 조치를 자행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공직사회기강을 확립(소위 숙정)한다고 하여 이른바 "정화계획"에 의하여 단행된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 임직원들에 대한 강제해직조치로

서,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 임직원들은 공무원의 경우는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에 의하여,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의 경우는 근로기준법이나 정관 또는 인사규정에 의하여 신분보장이 되어 있어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면직시킬 수 없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비상계엄하의 공포분위기 아래서 많은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 임직원 등에 대하여 강제로 사직원을 제출케 하여 면직시켰는데 그로 인한 직접 피해자인 본인과 그의 가족들의 고통도 매우 컸고 그러기에 원성이 자자하였다. 그리하여 제6공화국 출범 후 여소야대의 정치상황에서 민심수습을 위하여 이른바 5공비리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와 제5공화국 시대에 저질러진 위법·부당한 조치들의 시정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 하나로서 국회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하여 강제해직된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 직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하여 1989.3.29. 법률 제4101호로 "1980년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은 제정경위와 입법취지로 볼 때 특별조치법헌법 제3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사회보장법의 성질과 함께 공권력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 대한 손해배상법의 성질을 아울러 갖고 있는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나. 특별조치법 제1조가 "이 법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이하 "정화계획"이라 한다)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의 보상 및 특별채용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입법배경이나 제5조에서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의 직원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에 대하여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특별조치법의 목적은 비단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의 보상 및 특별채용에 관한 사항만이 아니라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에 대한 보상 및 특별채용에 관하여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서 다만 보상 및 특별채용의 방법에 있어서 정부산하기관의 직원에 대하여는 공무원과 차별하여 그들의 보상 및 특별채용에 관해서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아니하고 다만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하도록 하는 데 그친 것인바, 특별조치법의 입법취지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위법·부당한 공권력에 의하여 피해를 입은 공무원이나 정부산하기관 직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한 것으로서 헌법 제3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국가의 사회보장책임과 공권력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위한 특별법적 성질을 가진 법인 이상은 똑같은 공권력행사로 인한 피해자에 대하여 그 신분이 공무원이냐 정부산하기관의 직원이냐에 따라서 국가의 보상 또는 배상책임에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산하기관의 직원과 임원 사이에 차별을 두는 것도 다 같은 피해자인 이상 합리적 근거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특별조치법 제2조는 국가가 책임지기로 하는 보상대상자를 해직공무원에 한정하고 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을 포함시키지 아니하였으며 제5조는 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에 대한 국가의 보상 내지는 배상책임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의 직원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에 대하여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한다."라고만 규정하여 피해직원에 대한 보상이나 복직 등을 정부산하기관의 선심에만 맡기고 말았기 때문에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해직공무원과 다름없이 보상을 해 준 정부산하기관도 있으나 이 사건 청구인 이○설, 정○식, 김○광의 경우처럼 정부산하기관이 조직이 바뀌어 사법인이 되어 버린 경우 또는 재무구조가 부실하여 재력이 없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보상을 받지 못하였고 또 재력이 있는 정부산하기관의 경우에도 법이 행정지도의 수혜대상(受惠對象)에서 "임원"을 제외시켰기 때문에 청구인 최○동, 유○식, 박○정, 성○상, 강○홍, 신○상의 경우처럼 국가공권력에 의하여 강제해직되었으면서도 정부산하기관의 이사나 감사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만 것인바, 국가공권력이 어느 때는 그 직접소속공무원도 아닌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에 대하여 강제해직을 위한 월권행위를 자행하였으면서, 이제와서는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그 소속공무원에 대하여는 응분의 보상을 해주면서도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은 그 소속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구제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리거나(임원의 경우) 구제대상으로 삼으면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도에 그치도록 하는 것은(직원의 경우)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는 것으로서 신의칙과 자연적 정의에 반하는 차별적 처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이 국가공권력에 의한 피해자인 이상은 국가는 가해자의 입장에서 마땅히 해직공무원에 대한 것과 똑같이 보상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국가의 이러한

헌법적 책무를 외면한 채 그 책임을 정부산하기관에 떠넘기는 것 자체가 잘못이고 또 떠넘겼으면 반드시 보상책임이 이행되도록 하여야지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에 그치게 하고 그것마저도 정부산하기관 임원을 그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다 같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피해자에 대하여 오직 피해자의 신분에 따라 차별을 하는 것이어서 이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결국 특별조치법 제2조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을 보상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부분과 같은 법 제5조는 헌법에 위반된다.

다. 그리고 가사 특별조치법의 목적이 피해자인 강제해직된 공무원의 구제에 주안을 둔 것이고,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에 대하여는 일응 입법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국가공권력은 마땅히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이 구제에 있어서 법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별도의 입법을 하든지 이 법에 포함시켜 입법을 할 작위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이에 대하여 여지껏 어떠한 형태의 입법을 하지 않은 이상 결국 입법부작위에 귀착할 것이며, 청구인들의 주장에는 이 점을 문제삼고 있는 것도 포함되었다고 해석되므로 헌법재판소로서는 입법부작위 위헌선언을 하여 조속히 입법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며 그러한 의미에서도 특별법 제2조(제2항 제외) 중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을 보상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부분과 같은 법 제5조에 대하여 위헌선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5. 이상과 같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하고 특별조치법 제2조 중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을 보상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부분과 제5조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마땅히 위헌선언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결론에는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김양균 등 5인이 찬성하고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이 반대함으로써 결국 위헌결정에 찬성하는 재판관이 과반수이면서도 위헌결정 정족수 6인에 미달하기 때문에 위헌결정을 선고할 수 없으므로 부득이 주문과 같은 결정을 선고하는 것이다(1989.12.22. 선고, 88헌가13 결정 참조).

6.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의 소수의견

가. 다수의견은 이 사건의 심판대상인 1980년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하 "특별조치법"이라 한다) 제2조제5조의 규정(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은 청구인들이 내세우는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할 법률에 해당하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권력의 행사로 인한 동종의 피해자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적인 입법을 한 것이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며, 설사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임직원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 속에는 입법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청구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역시 위헌확인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아니므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고 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하여야 할 것이지 본안에 들어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고, 이 사건은 어디까지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사건일 뿐이지 그 속에 입법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가 포함되어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그에 대한 판단은 필요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먼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는 이유를 차례로 설시하고, 끝으로 입법부작위에 대한 판단이 필요 없다는 이유를 밝혀 우리의 반대의견을 표시하고자 한다.

나. 다수의견은 특별조치법의 입법경위를 간과하고, 그 규정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먼저 특별조치법의 입법경위를 살펴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른바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정화계획(이하 "정화계획"이라 한다)에 의하여 해직된 자 중 공무원이 아닌 자에 대하여 국가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지거나 그들에게 어떤 권리를 부여한 법률이 아님이 분명하다. 즉 기록에 의하면, 국회는 1989.3.경

"1980년해직공직자의복직및보상에관한특별조치법"이라는 이름의 법률안을 마련하고,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복직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정부는 사법(私法)상의 계약관계에 의하여 고용되는 정부산하기관 또는 사기업체(私企業體)의 임직원까지 그 적용대상에 포함시켜 복직 또는 보상책임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법체계상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고 헌법 제53조의 규정에 따

라 재의(再議)를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국회는 원래의 법률안을 폐기하고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만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현행의 특별조치법으로 대체하여 입법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특별조치법의 규정취지를 살펴보면, 그 명칭부터 위 폐기법률안과는 달리 "1980년해직공무원의보상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라 명명하였고, 그 목적조항인 제1조에서는 "이 법은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공무원의 보상 및 특별채용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여 그 법의 적용대상이 이른바 해직공무원에 국한된다는 뜻을 명시하였으며, 그 실체조항이라고 할 수 있는 제2조 내지 제4조에서는 해직공무원에 한하여 일정한 범위내 또는 조건하에서 보상 또는 특별채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5조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규정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입법취지는 어디까지나 정부가 정부산하기관에게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들에 대하여도 가급적 해직공무원과 상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지도(行政指導)"를 하라는 선언적 규정을 둔 것에 불과하다. 또한 행정지도란 원래 법적 구속력 없이 상대방의 임의적 협력을 기대하여 행하는 권고적 성질의 사실행위이며, 그 규정에 의한 행정지도의 상대방은 정부산하기관 자체이지 그 직원들이 아니므로, 그 규정만으로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직원들에 대한 국가의 어떤 법적 책임이 생긴다거나, 그들에게 직접 어떤 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처음부터 청구인들이 제기한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아니므로, 그 위헌여부와는 관계없이 재판의 전제성이 거론될 여지가 없다.

다.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할 당해 소송사건의 당사자와 청구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허구의 사실을 전제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고있다.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이 당해 소송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국회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개정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청구인들이 직접 정부를 상대로 보상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므로, 그러한 결과를 기대하고 청구인들이 미리 정부를 상대로 보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니,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소송사건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판

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 이○설을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은 그들의 종전에 근무하던 정부산하기관 또는 그 권리의무를 승계한 상사법인만을 상대로 하여 의원면직무효확인, 보수금, 퇴직금 또는 손해배상의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을 뿐, 국가 또는 정부를 상대로 어떤 소송도 제기한 사실이 없으며, 청구인 이○설은 그가 종전에 근무하던 대한준설공사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주식회사 대한준설공사와 대한민국을 공동피고로 하여 보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청구원인으로서는 특별조치법 제5조의 행정지도 규정에 의하여 직접 피고들의 연대채무인 보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을 뿐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설사 위헌결정이 내려진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당사자와 청구내용만으로는 법원이 당해 소송사건에서 어떤 국가책임을 인정하는 재판을 할 여지가 없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소송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부인될 수 밖에 없다.

라. 다수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을 오해하여 단순한 입법부작위(立法不作爲)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할 것을 전제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특별조치법의 입법경위와 규정취지에 비추어보면, 그 적용대상은 어디까지나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 중 공무원만이지,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이 아님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수의견이 특히 강조하는 제5조의 규정도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정부가 정부산하기관에 대하여 권고적 성질의 행정지도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지,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에 대하여 직접 어떤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한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특별조치법은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 중 공무원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규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에 대하여는 전혀 규율하지 아니한 것이다.

만약 어떤 헌법적 근거 또는 위임에 의하여 입법자에게 정화계획에 의하여 해직된 자 전원에 대한 입법의무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의 심판대상인 특별조치법의 경우에는 헌법상 입법의무의 대상이 되는 여러 종류의 입법사항(立法事項) 가운데 일부 입법사항인 공무원에 대하여는 입법행위를 하면서 나머지 입법사항인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에 대하여는

전혀 입법행위를 하지 아니한 입법행위의 흠결(欠缺) 즉 진정한 의미의 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 입법자가 입법의무의 대상인 어떤 입법사항에 대하여 입법을 함에 있어서 그 중 일부에 관하여 질적·상대적으로 불완전·불충분하게 규율하여 차별적인 취급을 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특별조치법의 적용대상에는 정화계획에 의하여 강제 해직된 공무원과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는데, 특별조치법 제2조에서는 정부산하기관 임직원을 그 수혜대상에서 제외시켰고, 그 제5조에서는 가해자인 정부가 무책임하게도 행정지도만 하는 것으로 입법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전제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는 청구인들이 내세우는 당해 소송사건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은 어디까지나 해직공무원이고 특별조치법은 정부산하기관 임직원과는 무관한 법률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진정한 의미의 입법부작위에 해당하므로 그 입법부작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위헌확인을 구하는 것은 몰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41조에 의한 위헌법률심판의 제청을 신청하거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 당연한 귀결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당해 소송사건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법률조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재판의 전제성은 마땅히 부인되어야 한다.

마. 끝으로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이 청구하지도 아니한 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청구원인사실을 오인하여 필요 없는 판단을 하고 있다.

다수의견은 그 끝머리 부분에서 강제해직된 정부산하기관의 임직원이 위 특별조치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입법자는 마땅히 이들에 대하여도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을 만들 의무가 있으므로, 청구인들은 그러한 입법의무의 태만, 즉 입법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할 수 있고, 청구인들의 주장에는 그러한 청구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제한 다음, 그러한 의미에서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시하고 있다. 결국 다수의견은 스스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해직된 정부산하기관 임직원과는 무관한 입법임을

자인하고, 특별조치법의 제정이 그들에 대하여는 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사건일 뿐이고, 기록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청구인들의 청구 또는 주장 속에 입법부작위에 관한 위헌확인청구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다수의견의 이 부분에 관한 판단은 청구인들이 청구하지도 아니한 입법부작위에 대하여 청구원인의 사실을 오인하여, 필요 없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바. 이상과 같은 이유로 우리는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우리의 의견으로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하여 각하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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