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상조문】
구 부정경쟁방지법(1991. 12. 31. 법률 제4478호로 개정된 후 1998. 12. 31. 법률 제5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특허법, 실용신안법, 의장법, 상표법,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또는 형법중 국기·국장에 관한 규정에 제2조 내지 제6조, 제10조 내지 제14조 및 제18조 제1항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
-【참조조문】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부정경쟁행위”라 함은 그 목적의 여하를 불문하고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생략
나.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2.~3. 생략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벌칙)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조 제1호에 규정된 부정경쟁행위를 한 자
2.~3. 생략
②~③ 생략
청구인
【당 사 자】
청 구 인 이○평
대리인 법무법인 정현
담당변호사 주명수
당해사건 대전지방법원 99노946 부정경쟁방지법위반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청구인은 1991. 2. 13.경부터 천안시 신부동에서 ‘천안○○학원’이라는 상호로 입시학원을 운영하여 오던 중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95고단211)에 ‘국내에 널리 인식된 정○진 경영의 ○○학원이라는 학원상호 및 영업표시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시를 청구인의 학원건물의 간판 등에 함부로 사용하여 위 정경진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구 부정경쟁방지법(1991. 12. 31. 법률 제4478호로 개정되고, 1998. 12. 31. 법률 제56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고 한다) 제18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1호 나목을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1996. 7. 24.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2) 그러자 청구인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전지방법원(96노1340)에 항소한 결과 ‘○○학원’이라는 서비스표가 상표법상 보호되지 않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서비스표이며 구법 제15조에 의하면 이러한 표지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서도 보호될 수 없다는 이유로 1997. 1. 17. 무죄판결을 선고받았으나, 다시 검사가 대법원(97도322)에 상고한 결과 1999. 4. 23. 대법원은 상표법상 보호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에게 어떤 특정인의 영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인식되게 된 경우에는 구법이 보호하는 영업표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합의부로 환송하였다.
(3)청구인은 위 환송후 재판(99노946) 계속 중에 구법 제15조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등의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99초480)을 하였으나, 1999. 8. 12. 위 신청이 기각되자 같은 해 8. 24. 같은 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1991. 12. 31. 법률 제4478호로 개정된 후 1998. 12. 31. 법률 제5621호로 개정(법률 제5621호로 개정시 ‘부정경쟁방지법’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로 됨)되기 전의 것} 중 ‘상표법에 제18조 제1항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다(청구인은 구법 제15조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한다고 하였으나 당해사건의 내용 및 청구인의
주장 전체에 비추어 볼 때 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심판청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부정경쟁행위”라 함은 그 목적의 여하를 불문하고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목 생략)
나.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구법 제18조(벌칙)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조 제1호에 규정된 부정경쟁행위를 한 자
2.청구인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관계기관 의견의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다. 특허청장의 의견
라. 대전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의견
(1)상표법은 등록된 상표를 권리로 보호함으로써 상표의 출처식별 및 품질보증기능을 보호하여 상표권자의 기업신뢰이익을 보호하고 유통질서 및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려 하는 것이고, 부정경쟁방지법은 타기업의 노력하에 주지된 상품표지·영업표지에 의해 얻어진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부당히 빼앗아 경쟁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주지의 상품표지·영업표지의 주체를 보호함과 아울러 일반수요자 내지 거래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공정한 경쟁질서를 유지하려는 취지로 제정된 법률로서, 각각 입법취지와 규제대상 및 보호법익을 달리한다. 그러므로, 상표권에 관해서는 상표법이 우선적용 되고 부정경쟁방지법은 상표법이 규율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용되어야 한다고 할 수 없다.
3. 판 단
가. 쟁 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에서는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로 되어 있어야 하는바, 이러한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법률이 당해 소송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이어야 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헌재 1998. 7. 16. 96헌바33 등, 공보 29, 620, 628 등). 그리고 그 밖에, 심판청구된 법률조항이 법원의 당해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되는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가 결정되거나, 당해재판의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 등과 같이 양 규범 사이에 내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간접 적용되는 법률규정에 대하여도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1996. 10. 31. 93헌바14 , 판례집 8-2, 422, 429; 헌재 1996. 12. 26. 94헌바1 , 판례집 8-2, 808, 818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 또는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에 해당되어 재판의 전제성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의 위와 같은 주장이 이유 없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당해사건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그 위헌여부가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 재판의 전제성은 인정될 수 없을 것이다.
및 방법에 관한 차이를 수반한다.
상표법은 “상표를 보호함으로써 상표사용자의 업무상의 신용유지를 도모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과 아울러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함”(상표법 제1조)을 목적으로 하며,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상호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행위와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함”(구법 및 현행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1조)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우리 상표법은 특정 표지가 널리 알려진 것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등록이라는 절차만 밟으면 독점권을 부여하므로 등록대상이 한정된다. 즉, 보호가치에 대한 실질적 심사의 과정 없이 등록이라는 절차만으로 독점적 보호가 가능한 우리 상표법에서 상표 또는 서비스표의 등록대상이 되려면 식별력이라는 보호요건을 갖춘 것이어야 한다. 이에 비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은 주지된, 즉, 널리 알려진 표지와 혼동이 생길 염려가 있는 행위를 개별·구체적으로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호대상보다는 규제대상을 한정하는 것이 문제로 된다. 그리고 이러한 규제를 통해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보호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등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상표법에서는 보호되지 않는 표지도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범위와 재판의 전제성
(1)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연혁
1986. 12. 31. 법률 제3897호로 전문개정된 후 1991. 12. 31. 법률 제44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9조는 “다른 법률과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상표법……에 제2조 내지 제4조 및 제11조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과 거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이 개정되기 전, 즉, 1986. 12. 31. 법률 제3897호로 전문개정 되기 전의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7조는 “무체재산권행사행위에 대한 적용의 제외”라는 제목으로 “제2조 제1호 및 제2호, 제3조, 전조 제1항 및 제2항과 제8조 제2호의 규정은 …………상표법…………에 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과 상이한 표현을 사용하였다.
(2)당해사건의 환송전 제2심 판결을 파기한 대법원 1999. 4. 23. 97도322 판결(공 1999상, 1088)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는데, 이러한 해석은 대법원의 종래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의 규정은 상표법 등에 부정경쟁방지법의 규정과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에 의하도록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상표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일지라도 그 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
이고(대법원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 대법원 1995. 11. 7. 선고 94도3287 판결; 대법원 1996. 5. 13.자 96마217 결정 각 참조),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행위는 상표권 침해행위와는 달라서 반드시 등록된 상표(서비스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는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사실상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 포장 기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의 판매 등을 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1464 판결;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197 판결 각 참조).
따라서 비록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상표나 서비스표이어서 상표법상 보호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어떤 특정인의 영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인식하게 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영업표지(서비스표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타인의 성명이나 상호, 표장 기타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일체의 표지를 포함한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두 영업자의 시설이나 활동 사이에 영업상, 조직상, 재정상 또는 계약상 어떤 관계가 있는 것으로 오인될 경우에도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도2650 판결 참조).”
(3) 소 결
(가)위와 같은 부정경쟁방지법과 상표법과의 관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배경, 판례의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면서도 구체적 입법목적과 규율방법을 달리함으로써 상호간에 저촉, 충돌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양법의 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러한 저촉,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는바, 제기된 문제가 민사적인 것인지 혹은 형사적인 것인지에 따라서, 그리고 저촉, 충돌의 구체적 태양에 따라서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가 더욱 구체화될 여지를 아직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해사건과 같이 상표법위반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는 양법이 경합 또는 저촉되는 경우를 대비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특정 표지의 독점을 허용하는 것이 공익에 반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감안하더라도 상표법에서
독점적 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등록대상으로 허용하지 않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 등이 사실상의 사용에 의해 주지되어 자타식별력을 갖춘 경우에까지 이를 등록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지는 단정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또 다른 공익이 고려대상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상표법에 의해 등록될 수 없는 표지가 실제의 사용에 의해 주지되었을 때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보호가 된다 하더라도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추구하는 또 다른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며, 그것만으로 법체계상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양법의 기능, 입법목적과 규율방법의 차이에 비추어 볼 때 각 보호대상에 차이가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며, 이러한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법률의 불명확성이 초래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당해사건에 대해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따라 당해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질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는 당해사건과의 관계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
4. 결 론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한대현(재판장)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