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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찬고지의 허용범위 규제와 방송의 자유 -
(헌재 2003. 12. 18. 2002헌바49, 판례집 15-2하, 502)
이 은 애*
1. 방송의 자유의 성격과 그 보호영역 중 객관적 규범질서 영역에서의 입법형성재량의 범위 및 민영방송사업자의 주관적 권리의 범위
2.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방송법 제74조 제1항이 헌법상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3. 형성법률에 대한 위헌성 판단기준과 위 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방송법(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전문 개정된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74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의 위헌 여부이고 그 내용 및 관련규정은 다음과 같다.
법 제74조(협찬고지) ①방송사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협찬고지를 할 수 있다.
법 제108조(과태료) ①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11. 제74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협찬고지를 한 자
제60조(협찬고지) ②방송사업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협찬고지를 할 수 없다.(단서 생략)
2. 법령 또는 방송위원회규칙에 의하여 방송광고가 금지된 상품이나 용역을 제조ㆍ판매 또는 제공하는 자가 협찬하는 경우
방송광고심의에관한규정, 제정 2000. 8. 28. 방송위원회규칙 제23호
제42조(방송광고의 금지) ②다음에 해당하는 상품과 용역은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7. 담배 및 흡연과 관련된 광고
청구인은 민영방송사업자로서, ‘문화유산을 지키자’라는 프로그램에서 담배 제조ㆍ판매업체인 구 한국담배인삼공사(2002. 12. ‘주식회사 케이티앤지’로 상호변경되었다)를 협찬주로 고지한 내용을 2001. 6. 30.부터 같은 해 7. 21.까지 사이에 매일 2회씩 총 46회 방송하였다. 이에 방송위원회는 같은 해 8. 16. 위 협찬고지가 방송법 제74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되었음을 사유로 청구인에게 방송법 제108조 제1항 제11호에 의하여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였다.
청구인은 위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하여 인천지방법원 2001과2369호로 이의신청(이하 ‘당해사건’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고, 당해사건 계속 중 위 법원에 방송법 제74조 등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02. 5. 15. 위 법원이 위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달 25.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위 조항의 위헌결정을 구하기 위하여 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방송법 제108조 제1항을 통하여 과태료 부과의 근거가 되는 권리제한적 규정에 해당하므로 그 구체적 범위나 대강의 기준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법률에 규정하지 아니한 채 대통령령으로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를 정하도록 포괄위임하였으므로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및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2) 협찬고지란 협찬주의 명칭을 문자 자막으로 내어보내는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협찬고지방송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한계를 넘어 과도하게 방송의 자유, 광고의 자유, 직업수행(영업, 이하 ‘직업수행’이라고만 한다)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물론, 방송사업자의 협찬계약 체결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재산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타 업종 사업자에 비하여 방송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한다.
(3) 구 한국담배인삼공사의 협찬을 받아 제작 방송한 ‘문화유산을 지키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사회공중을 상대로 의견개진 및 전파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한 과태료 부과로 인하여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침해되었다.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협찬고지의 허용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 하더라도, 방송법 제2조 제22호에서 협찬고지를 ‘타인으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 직접적ㆍ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ㆍ물품ㆍ용역ㆍ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받고 그 타인의 명칭 또는 상호 등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이와 대비되는 방송광고에 관하여는 같은 조 제21호에서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내용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점, 방송광고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허용된다는 전제하에서 방송법 제73조의 규정을 두고 있음에 반하여, 협찬고지에 관하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점, 협찬고지의 허용범위
를 대통령에 위임하면서 위임조항 자체에 위임의 구체적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당해 법률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규정에 비추어 위임조항의 내재적 범위나 한계를 확정할 수 있고, 협찬고지가 방송광고와는 달리 예외적으로만 허용되고 있으며, 그 허용범위를 미리 상세히 정하는 것이 다양한 광고기술의 발전 등에 비추어 입법기술상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대 상황 등에 따라 능동적ㆍ탄력적으로 정하여질 필요성 또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2) 당해사건 과태료 부과의 구성요건조항인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방송법의 입법목적 및 관련규정의 해석에 있어 건전한 상식 및 통상적인 법감정을 통하여 그 해당여부를 판단할 수 있음은 물론 구체적인 사건에서 법관의 합리적인 해석에 의하여 판단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어떤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의심을 가질 정도로 명확성을 결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그 처벌의 정도도 동일 또는 유사한 보호법익을 가진 다른 위반행위와 비교하여 적정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보이므로 죄형법정주의 및 과잉규제금지 원칙에 위반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방송법은 제1조에서 그 입법목적을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에서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에 대하여, 제5조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에 대하여, 제6조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에 대하여 각 규정하고 있는바, 협찬고지는 광고만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방송과 달리 방송프로그램에 필요한 경비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그 경비 등을 제공한 자의 명칭이나 상호 등을 고지하는 광고형태로서 이는 방송법이나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제한될 수 없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그를 통하여 방송의 공정성까지 해할 위험이 높은 행위로서 방송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법령이 규정하는 일정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그 필요성이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청구인 주장의 평등권, 직업수행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에 대한
제한도 그 필요성과 정도, 제한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음 의견을 추가하는 외에는 법원의 위헌제청기각이유와 같다.
(1) 방송사업자들이 절세 및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한 위탁광고제도를 회피하기 위하여 편법적으로 행하여온 이른바 협찬광고의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한 것이다.
(2) 방송프로그램과 광고방송은 일반적ㆍ사전적 허용을 전제로 내용상 시청자의 권익이 침해되거나 공익을 해할 내용이 방송될 때 이에 대한 심의(審議) 등의 제도적인 장치가 가동될 수 있는 것이나, 협찬고지는 방송사업자의 투명한 방송운용을 위해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공익적인 경우에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고, 그 허용 범위 및 기준 등을 방송법에서 미리 상세히 정하는 것은 다양한 광고기법의 발전 등에 비추어 입법기술상 어려울 뿐 아니라 시대상황 등에 의하여 능동적ㆍ탄력적으로 정하여질 필요성이 있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협찬고지의 허용범위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에, 협찬고지의 세부기준 및 방법 등에 관하여는 방송위원회규칙에 각 위임한 것인바, 이와 같은 방송법의 전반적인 체계와 관련 규정에 비추어 위 위임조항의 내재적인 위임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정할 수 있으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1.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 권리로서의 성격과 함께 자유로운 의견형성이나 여론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기능을 행하는 객관적 규범질서로서 제도적 보장의 성격을 함께 가진다.
이와 같이 방송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단지 국가의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성취될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에 의한 의견 및 정보를 표현, 전파하는 주관적인 자유권 영역 외에 그 자체만으로 실현될 수 없고 그 실현과 행사를 위해 실체적, 조직적, 절차적 형성 및 구체화를 필요로 하는 객관적 규
범질서의 영역이 존재하며, 더욱이 방송매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방송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규율의 필요성은 신문 등 다른 언론매체보다 높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의 요청에 따라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국가권력이나 사회세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을 실현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입법형성재량을 갖고 방송체제의 선택을 비롯하여, 방송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직적, 절차적 규율과 방송운영주체의 지위에 관하여 실체적인 규율을 행할 수 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 경위와 목적, 방송법의 전반적 체제 및 협찬고지의 본질에 비추어 위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여질 협찬고지의 내재적 허용범위는 실정법상 광고방송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건전한 방송문화 및 광고질서 확립을 통하여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기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될 것이므로 위 조항의 수규자인 방송사업자는 당해사건의 협찬주인 구 한국담배인삼공사와 같이 방송광고가 금지된 담배 등의 상품이나 용역을 제조ㆍ판매 또는 제공하는 자로부터 협찬을 받거나 협찬고지할 수 없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그 권한 범위내에서 형성의 재량을 행사한 것으로서 그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여질 협찬고지의 허용범위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3. 형성법률에 대한 위헌성 판단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 규정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과잉금지 내지 비례의 원칙의 적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형성법률이 그 재량의 한계인 자유민주주의 등 헌법상의 기본원리를 지키면서 방송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여타의 법익을 위한 방송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방송사업의 운영을 규율하는 형성법률로서, 협찬고지를 민영방송사업의 운영에 필수적인 재원조달수단의 하나로 보장하는 한편 그 허용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방송사업자뿐 아니라 시청자 및 방송관련종사자 등 각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헌법상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규제이며, 그것이 방송의 자유의 객관적 보장영역으로서 필수적 요소인 민영방송사업의 수익성을 부인할 정도로 영업활동에 대한 제한을 가하거나, 민영방송사업자의 사적 자치에 의한 형성이나 결정의 기본적 요소를 박탈하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므로 헌법상 기본원리를 준수하면서 그 입법형성의 재량의 범위 내에서 행해졌다고 볼 수 있어 헌법에 합치되며,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의 협찬고지에 관한 방송운영의 자유 등 주관적 권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형성을 통해서 비로소, 그리고 오로지 형성된 기준에 따라 성립되는 것이므로 기본권 제한이나 침해를 내포하지 않고, 따라서 또 다른 헌법적 정당화를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김영일, 재판관 권성,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방송사업자에게 협찬고지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협찬고지의 허용범위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위 조항은 입법권을 행정부에 위임하면서 행정부가 위임된 입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기본방침을 전혀 제시하고 있지 아니하여 위 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이 정할 내용의 대강을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협찬고지가 허용되는 범위에 관하여 전적으로 행정부에 위임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조항은 입법위임의 명확성을 요청하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되는 규정으로서 헌법에 위배된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를 대
통령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입법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및 그 협찬고지의 제한 정도가 헌법에 위배되어 방송사업자의 직업수행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기타 쟁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죄형법정주의, 재산권 및 평등권 침해 여부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면상 협찬고지를 허용하되, 그 허용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한다는 두 가지 내용을 규율하고 있다.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를 규율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협찬고지의 전제가 되는 ‘협찬’의 허용범위를 규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한편 과태료부과규정인 방송법 제108조 제1항 제11호와 결합하여 그 허용범위에서 벗어난 협찬고지 행위에 대하여 방송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율하고 있다.
○협찬(協贊); 방송사업자가 방송제작에 관여하지 않는 자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 직ㆍ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ㆍ물품ㆍ용역ㆍ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받는 것[방송위원회규칙 제24호(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제정 2000. 8. 28.) 제2조]으로서, 협찬의 대상에 따라, 캠페인 협찬(방송사업자가 행하는 공익성 캠페인을 협찬하는 것), 행사 협찬(방송사업자가 주최ㆍ주관 또는 후원하는 문화예술ㆍ스포츠 등 공익행사를 협찬하는 것), 프로그램제작 협찬{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자(방송사업자를 제외한다)로서 방송사업자와 특수관계에 있지 아니한 자의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협찬하거나 공익성이 있는 대형기획프로그램의 제작을 협찬하는 것}으로 분류되거나, 협찬의 내용에 따라 금품 협찬, 시상품등 협찬(방송시상품 또는 경품을 제공하는 것), 장소등의 협찬(방송프로그램제작과정에서 특수한 장소ㆍ의상ㆍ소품ㆍ정보 등을 협찬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규율되고 있다.
○협찬고지(協贊告知); 위와 같이 협찬을 받고 그 협찬주의 명칭 또는 상호 등을 고지하는 것(방송법 제2조 제22호)으로서, 통상 협찬된 프로그램 등의 시작 또는 종료시 음성, 자막, 화상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협찬고
지를 통하여 협찬주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광고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협찬고지를 ‘협찬광고(協贊廣告)’라고 부르기도 한다.
○방송광고;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내용물로서 방송법에서 다음과 같이 규제하고 있다.
【방송법】제32조(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 심의) ① 생략
②위원회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방송되기 전에 그 내용을 심의하여 방송여부를 심의ㆍ의결할 수 있다.
제73조(방송광고등) ①방송사업자는 방송광고와 방송프로그램이 혼동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여야 한다.
②방송광고의 시간ㆍ회수 또는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③, ④ 생략
⑤지상파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방송법이 ‘협찬고지’와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내용물인 ‘방송광고’를 구별하여 규율하고 있으나(법 제2조), 양자는 모두 방송사의 財源調達手段으로서, 광고주 또는 협찬주의 이미지를 提高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 방송사가 상업적인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공통되고, 다만 방송광고는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내용물로서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데 반하여, 협찬고지는 협찬된 프로그램 등의 시작 또는 종료시 음성, 자막, 화상 등의 형태로 협찬주의 명칭 또는 상호만을 고지하도록 되어 단순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협찬고지는 그 본질이 辭典的 意味의 廣告1)이고, 협찬주인 기업들 역시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기업이름, 이미지 또는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프로그램등에 재원을 보조한다는 점에서 상업광고의 또다른 형태2)로서 그 방법과 내용이 음성, 자막, 화상 등의 형태로 협찬주의 명칭 또는 상호만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협찬주 등의 사적 이익이 방송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방송프로그램의 상업성을 부채질하거나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해할 수 있으므로 방송의 공정성 및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방송광고에 준하여 협찬고지도 규제하여야 한다는 입론이 가능하고, 반면 협찬고지의 광고방식이 간접적인 점을 감안하여 방송광고보다 규제를 완화하여야 한다는 입론도 가능하다.
구 방송법 및 시행령, 구 한국방송광고공사법 및 시행령 등 관련법률에는 협찬고지방송에 대한 근거조항이 없으며, 단지 1994년 12월 방송사와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자율기준[ ‘텔레비전협찬고지방송기준’ 및 ‘협찬종류별 TV협찬고지방송기준’, ‘라디오협찬고지방송기준’ 및 ‘협찬종류별 라디오협찬고지방송기준’]이 협찬고지방송에 대한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되었다. 위 지상파방송의 협찬고지 자율기준은 TV와 라디오의 매체별로 마련되어 있으며, 지역방송사의 경우에는 지역방송사의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한 차별적 기준이 운용되었다.
가) 입법경위
방송개혁위원회(1998. 12. 한시적으로 설치된 대통령자문기구)에서 방송재정구조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협찬고지가 구 방송법상 근거규정 없이 방송위원회 규칙으로 허용되어 있던 상황에서 이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공식 확대허용할 경우 프로그램의 상업성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
다는 주장이 제시되어 허용범위ㆍ대상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위반시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것으로 근거규정을 명시하자3), 구체적인 허용범위ㆍ대상등은 방송위원회 규칙으로 정하자4)는 방송개혁안을 제시하였고, 이를 반영하여 1999. 7. 3. 신기남 의원등 158인이 발의한 방송법안(여당안) 중 해당부분은 다음과 같다.
②협찬고지의 세부기준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방송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
문화관광위원회는 1998. 11. 20. 강용식ㆍ박성범 의원 등 136인이 발의한 방송법안(야당안)과 위 여당안을 제205호 국회(임시회) 제2차 문화관광위원회(1999. 7. 12.)에 상정, 제안설명과 대체토론을 거쳐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한 결과 우리헌법상 국민의 권리ㆍ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령적 효력을 가지는 규칙제정권은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등 헌법기관에 한해 제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 과태료처벌근거규정이 위 여당안 제74조 제1항의 “방송위원회 규칙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부분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로 수정되어5)문화관광위원회의 가결을 거쳐 1999. 12. 28.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후 2000. 1. 12. 법률 제6139호로 공포되었다.
나) 입법목적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경위 및 문면에 비추어 보면 그 입법목적은, 첫째, 방송사업의 운영에 필수적인 재원을 조달하기 위하여 음성적으로 행해져온 협찬관행을 합법화하는 한편 그 허용범위는 종전 수준으로 제한하여 그 범위를 벗어난 협찬고지를 규제함으로써 방만한 협찬으로 협찬주 등의 사적 이익이 방송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방송프로그램의 상업성을 부채질하거나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해할 우려를 방
지하고, 둘째, 방송광고로서 금지 내지 규제되는 사항을 우회적으로 달성하거나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한 위탁광고제도를 비켜가기 위한 수단으로 협찬고지를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여 건전한 방송문화 정착과 광고질서 확립을 통하여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기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성격을 규명하기에 앞서 방송의 자유의 성격이 규명되어야 하므로 먼저 이 점에 관하여 본다.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해 보장되는 언론ㆍ출판의 자유에는 방송의 자유가 포함된다(헌재 1993. 5. 13. 91헌바17, 판례집 5-1, 275, 284; 2001. 5. 31. 2000헌바43등, 판례집 13-1, 1167, 1177)고 봄이 학설, 판례의 합치된 해석인바, 관련 헌법규정은 다음과 같다.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통신ㆍ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생략
㈎ 학설
방송의 자유를 포함한 언론ㆍ출판의 자유의 법적 성격과 관련하여, 이론상 주관적 공권설6)과 제도적 보장설7)의 대립이 있어 왔으나 우리나라의
통설은 이를 단순한 방어적인 의미에서의 주관적 공권에 그치지 않고, 의사표현과 여론형성 그리고 정보의 전달을 통해서 국민의 정치적 공감대에 바탕을 둔 민주정치를 실현하고 동화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객관적 규범질서로서 제도적 보장의 성격이 결합된 것으로 본다.8)
언론ㆍ출판의 자유가 갖는 이러한 양면적인 성격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그 중점과 비중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즉 의견표명의 자유와 알 권리에서는 주관적 공권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하게 나타나지만, 방송의 자유9)는 민주주의 실현과 관련되는 강한 공적인 기능 때문에 단순한 의견표명의 자유에서보다 그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제도적 보장의 성격이 특히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10)11)
㈏ 판례
【1992. 6. 26. 90헌가23 결정】“언론ㆍ출판의 자유는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이며 이를 최대한도로 보장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기본원리의 하나이다. 따라서 그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하여는 언론기관과 정기간행물인 신문 등의 발행을 업무로 하는 보도 및 출판매체가 건전하게 존립되고 운영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더구나 다원화된 현대정보산업사회에 있어서는 그에 알맞은 차원에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의 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률로써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일정한 제한을 할 수 있으며, (중략) 언론ㆍ출판기업의 건전한 발전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법률상의 등록의무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헌법은 허용하고 있다. (중략)헌법상의 언론의 자유는 어디까지나 언론ㆍ출판자유의 내재적 본질적 표현의 방법과 내용을 보장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그를 객관화하는 수단으로 필요한 객체적인 시설이나 언론기업의 주체인 기업인으로서의 활동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판례집 4, 300, 306-307)
【2001. 5. 31. 2000헌바43등 결정】“방송의 자유는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특성을 가질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존립ㆍ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는 언론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방송매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논의함에 있어서 방송사업자의 자유와 권리뿐만 아니라 수신자의
이익과 권리도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방송의 이와 같은 공적 기능 때문이다. 종래 전자적 대중매체는 가용주파수가 제한되어 있고 방송시설의 설치ㆍ운영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관계로 소수의 기업이 매체를 독점하여 정보의 유통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였다. 따라서, 소수에 의한 매체독점을 방지하고 다양한 정보와 견해의 교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매체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허용되고 또한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왔다. (중략) 한편, 헌법 제21조 제3항은 “통신ㆍ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여 일정한 방송시설기준을 구비한 자에 대해서만 방송사업을 허가하는 허가제가 허용될 여지를 주는 한편 방송사업에 대한 시설기준을 “법률”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행정부에 의한 방송사업허가제의 자의적 운영이 방지되도록 하고 있다.”(판례집 13-1, 1167, 1177-1178)
㈐ 소결론
헌법 규정과 학설 및 판례를 종합하여 볼 때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 권리로서의 성격과 함께 신문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의견형성이나 여론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기능을 행하는 객관적 규범질서로서 제도적 보장의 성격을 함께 가진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방송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단지 국가의 간섭을 배제함으로써 성취될 수 있는 방송프로그램에 의한 의견 및 정보를 표현, 전파하는 주관적인 자유권 영역 외에 그 자체만으로 실현될 수 없고 그 실현과 행사를 위해 실체적, 조직적, 절차적 형성 및 구체화를 필요로 하는 객관적 규범질서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언론매체에 대한 규제제도는 언론매체의 성격에 따라 인쇄모델?방송모델 및 통신모델로 구별하여 규제하여 왔는데, 방송의 경우는 電波公物論 또는 公共所有論, 放送周波數의 稀少性論, 放送의 社會的 影響力論 등을 이론적 근거로 하여 신문을 포함한 인쇄매체의 경우보다 많은 규제를 받아 왔으며, 통신영역과도 전통적으로 그 개념상의 차이에 기초하여 엄격하게 분리ㆍ규율되었다. 위 3분할제도의 내용을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12)이러한 3분할제도는 특히 신문과 방송간의 차별적 규제론
이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온 데다가,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매체융합현상이 일어나게 됨으로써, 더 이상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게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 차이는 있으나 언론매체간 차별적 규제는 여전히 존속하고 있고,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따라 적용할 규제원리를 모색함에 있어서도 새로운 규제모델이 완전히 확립되기 전까지는 과거의 논의들이 아직도 일정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볼 것이다.13)
매체 규제정책 | 인쇄매체 | 방송매체 | 통신매체 | ||
구체적인 형태 | 신문, 잡지, 도서 | 지상파방송 | 우편, 전신, 전화 | ||
이용자원 | 종이, 인쇄 | 전자(우편의 경우는 예외) | |||
무선에서 출발 | 유선에서 출발 | ||||
커뮤니케이션 방식 | 一對多(일방향) | 一對多(일방향) | 一對一(쌍방향) | ||
사업자의 편집자율권 | 인정 | 인정 | 부정 | ||
규제 정책 유형 | 형 식 적 규 제 | 허가제도 | 불가 | 인정 | 인정 |
독점방지 | 독점방지정책 허용 교차소유규제 인정 | 독점방지정책 허용 교차소유규제 인정 | 자연독점 인정 교차소유규제 인정 | ||
내용적 규제 | 불가(단, 음란물, 명예훼손, 저작권침해에 대해서는 규제가능) | 인정 | 불가(단, 불온통신의 경우는 규제 가능) | ||
규제원리 | 표현의 자유의 엄격한 보장 | 공익성 | 보편적 서비스 통신의 비밀보호 | ||
규제근거 | 역사적 전통 | 희소성, 침투성, 공공신탁 | 자연독점, 개인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
㈎ 독일의 이론14)
방송의 자유를 주관적 권리로 보는 입장(주관적 권리설)에서는 이른바 형성법률이란 개념을 인정할 여지가 없고 입법자에 의한 방송에 대한 규율권한은 헌법적 제한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방송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적 의견표현과는 다른 조건하에서 실현된다 방송의 기능과 관련하여 방송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이 법률로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방송질서의 형성을 위한 법률규정들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며 주관적 권리성을 강조하는 논자들도 일정한 범위에서 이러한 규율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에 반해 방송의 자유를 객관적ㆍ법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각(제도적 권리설)은 이론적으로 일관성 있게 형성법률과 제한법률을 구별하고 있다. 한편에서 형성하고 다른 한편에서 제한함은 입법자의 규율 메카니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상이한 정당화근거를 가지며, 따라서 양자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형성법률은 방송의 자유를 구체화하는 것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의 자유의 이익을 위해 방송 자체의 특성에서 나오는 부담을 실정화한 것이고, 이에 반하여 제한법률은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라는 매체의 자유와 충돌하는 법익, 즉 커뮤니케이션과는 무관한 다른 법익, 예컨대 개인적 법익이나 국가의 안보 등의 보호에 기여하는 법률을 의미한다. 양자는 그 위헌 판단에 있어서도 다른 심사기준이 적용된다. 제한법률의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과잉금지 및 비례의 원칙에 따라야 하지만, 형성법률의 경우에는 이러한 비례의 원칙에 따른 제한을 받지 않고, 단지 방송의 자유를 보장해야할 목적을 그르치는 경우에만 위헌으로 판단된다. 물론 이들 형성법률에는 부담적 규정이 포함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방송의 자유가 실현될, 보다 큰 헌법적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이를 방송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
㈏ 독일의 판례15)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와 일부 문헌에 의하면, 기본법 제5조16)제1항 제1문에 규정된 기본권들이 우선적으로 주관적인 내용(의사표현의 자유, 전파의 자유 및 정보의 자유)을 가진 것임에 반해, 방송의 자유의 전파매체인 매스커뮤니케이션은 스스로 성립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매스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파급력, 전문가에 의해 처리되는 정보가 갖는 특별한 효력, 대중매체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에 대한 높은 의존성 및 방송의 일방적 수신위험성을 감안하여 기본법은 입법자에게 방송에 관한 실정질서의 창조를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실체적, 조직적 및 절차적 규정들을 통해 자유영역을 형성하는 규정들의 침해적 성질을 부정17)하면서 그 근거로, 형성이 방송이라는 자유영역 일반에 대해 비로소 그 내용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개인의 주관적 권리는 형성을 통해서 비로소, 그리고 오로지 형성에 따른 기준을 통해서만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 우리 판례 및 학설
방송의 자유를 제도적 보장으로 보는 독일연방헌법재판소와는 달리 우리 판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방송의 자유를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성격과 아울러 그 공적 기능에 근거하여 객관적 규범질서로서 제도적 보장의 성격이 결합된 것으로 보면서 헌법 제21조 제3항을 근거로 방송사업 진입규제로서 방송사업허가제를 허용하고 있고(2000헌바43 결정), 국내 학설도 판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개개 법률조항을 살펴 그 주된 규율대상이 방송의 자유의 내재적, 본질적 표현의 방법과 내용에 관한 주관적 공권의 영역이 아니라, 방송의 자유에 대한 객관적 규범질서의 영역으로서 방송체제의 선택을 비롯하여 방송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직적, 절차적 규율과 방송운영주체의 지위에 관한 것은 형성적 법률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협찬고지의 본질 및 이에 관한 이 사건 조문의 주된 성격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율대상인 협찬고지는 그 본질이 방송운영에 특유한 광고방송의 한 종류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규율은 방송의 형성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그 허용범위의 문제는 방송의 자유의 객관적 측면인 방송사업자의 방송운영에 관한 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앞서 본 입법 경위와 목적 및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면을 종합하면, 입법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신설에 의해 협찬고지를 방송운영의 자유의 한 부분으로서 허용하는 동시에 그 허용범위를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영역을 규율하는 형성 법률인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성격은 비록 그 허용범위가 제한적이지만 형성적, 허용적 규정이며, 방송사업자의 주관적 권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비로소, 그리고 오로지 형성된 기준에 따라서만 성립될 수 있으므로,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태료 등의 제재가 수반되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성격을 기본권 제한규정으로 볼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이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협찬 및 협찬고지의 허용범위와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주간협약18)(Rundfunkstaatsvertrag;RStV, 2001. 12. 20, 21. 제6차 개정된 것)
【제2조 개념규정】(2)이 방송국가협약의 의미에서(중략)
7. 협찬(sponsoring)이라 함은 방송활동이나 영상물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 자연인 내지 법인 혹은 단체가 자신들의 이름이나 상표, 이미지, 활약이
나 성과를 고양시키기 위하여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방송의 재정을 지원하는 모든 협력을 말한다.
【제8조 협찬(sponsoring)】(1)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협찬받은 방송은 시작할 때나 혹은 끝날 때에 본 방송이 협찬을 통해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는 것을 고지하여야 한다. 표시방법은 동화상(Bewegtbild, 動?像)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협찬주의 이름 옆이나 혹은 그 자리에 협찬주의 상징 혹은 상표를 집어넣을 수 있다.
(2)협찬받은 방송의 내용과 프로그램의 편성시간은 방송사의 책임과 편집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협찬주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아니된다.
(3)협찬된 방송은 협찬주 또는 제3자의 제작물이나 서비스의 판매, 구매, 임대 또는 대여를 특별한 표시로 자극해서는 아니된다.
(4)방송은 담배 혹은 기타 여러 유형의 여송연 제조업체로부터 협찬받을 수 없다.
(5)의약품이나 의료행위와 관련된 물품을 제조, 판매업체로부터 협찬을 받는 경우, 이 업체의 이름이나 이미지를 위해서는 협찬받을 수 있지만,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서만 구할 수 있는 특정 약품이나 의료행위를 위해서는 협찬받을 수 없다.
(6)뉴스방송이나 혹은 정치적 시사방송은 협찬될 수 없다.
【제49조 법령위반(Ordnungswidrigkeiten19))】(1)독일 전역에 전파되는 민영방송의 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다음 행위를 한 경우 법령위반에 해당된다.
21. 제8조 제1항 제1문장의 규정에 위반하여 협찬된 방송의 시작 또는 끝부분에 협찬주를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
22. 허가되지 아니한 협찬방송(제8조 제3항에서 제6항까지)을 전파한 경우
(2)법령위반은 50만 유로화 이하의 벌금(Geldbuße)에 처한다.
다음과 같이 법률에서 협찬의 허용범위를 비롯한 원칙적인 규정만을 두고, 영국 상업방송위원회(ITC; the Independent Television Commision, 이하 ‘위원회’라고 한다)에 원칙들을 수정, 폐지 또는 추가하는 규칙(regulations)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하되, 상ㆍ하원의 승인을 받도록 함으로써 의회유보의 원칙을 관철하고 있다.
“Broadcasting Act 1990(1990 c 42)”
【제8조 광고에 관한 일반조항】
(1)위원회는 허가된 방송사업이 (2)항에서 열거한 원칙들에 부합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한다.
(2)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a), (b)호 생략
(c) 허가된 방송사업은 위원회의 사전 승인이 없으면 제9조의 규정에 의하여 광고가 금지되는 제품의 제조 또는 용역의 제공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자로부터 협찬을 받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면 안 된다.
(3)생략
(4)문화부장관은 위원회와의 협의 하에 위 (2)항에서 열거한 원칙들을 수정, 폐지 또는 추가하는 규칙(regulations)을 제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규칙은 그 초안이 상ㆍ하원에 제출되어 승인을 받아야 한다.
(5)생략
【제9조 광고에 관한 통제】
(1) 내지 (4)생략
(5)위원회는 광고 및 광고와 협찬의 방법에 관한 일반적 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법률에 의하여 부과된 요건을 넘어 광고 또는 광고나 협찬의 방법에 관하여 요건들(requirements)을 부과할 수 있다.
(6)위원회는 법률조항 및 법률상 요건을 넘어 위 (5)항에 의하여 부과된 요건들이 준수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방송사업자들에게 다음 각 호에 관하여 지시를 할 권한(power to give directions)을 갖는다.
(a)배제되어야 하거나 또는 특정한 조건하에서 배제되어야 할 광고의 종류 및 표현과 광고 또는 협찬의 방식에 관한 사항
(b)특정한 광고의 배제 또는 특정한 조건하에서의 배제에 관한 사항
(7) 내지 (9) 생략
다음과 같이 미국 통신법(47 USC chapter 5)에서는 협찬을 받는 경우 이를 공개하고 협찬주를 고지할 의무와 의무위반시 제재에 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협찬 및 협찬고지에 관한 구체적인 제한규정은 없다.
【47USC§317. 협찬 고지(Announcement of payment for broadcast)】
(a)협찬주의 공개(Disclosure of person furnishing)
(1)금전, 용역 기타 유가약인(有價約因, valuable consideration20))이 직ㆍ간접적으로 지급, 약속, 부담 또는 수락된 대가로 이루어지는 방송은 방송시에 그 제공자(우리 법상 협찬주에 해당한다)가 고지되어야 한다(be announced): 용역 기타 유가약인에는, 그러한 용역 또는 재화의 사용이 방송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정도를 넘어 인물, 제품, 용역, 상표 또는 제품명이 방송에서 확인되는데 대한 대가로 제공된 것이 아니면 방송에서 또는 방송과 관련하여 무상으로 또는 형식상의 부담하에 제공된 것을 포함하지 아니한다.
(2)생략
(b)방송국에 대한 지급의 공개(Disclosure to station of payments)
제508조에 따라 방송국에게 본 조에 의한 고지가 요구되는 유가약인을 받았다는 상황이 보고된 경우, 방송국은 이를 적절하게 고지하여야 한다.
(c)방송국 피용자로부터 정보 수집
방송사업자는 피용자 및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들로부터 본 조에서 정한 고지를 하게 하는 정보를 얻기 위하여 합리적인 노력을 하여야 한다.
(d)고지의 철회
연방통신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 Commission, 이하 ‘위원
회’라고 한다)는 공공복리 또는 필요상 그러한 고지방송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사례 또는 사례군의 경우 본 조에서 규정된 고지요구를 철회할 수 있다.
(e)규칙
위원회는 본 조를 수행하는데 적절한 규칙을 정하여야 한다.
47USC§503. 위반자의 지위에 따라 차등 적용한 액수의 벌금형을 처한다.
47USC§508. 방송관계자에 대한 지급의 공개
(a)방송국피용자에 대한 지급
본 조의 (d)항에 따라, 방송에 대한 대가로 금전, 용역 기타 유가약인을 방송국피용자에게 지급하였거나 지급하기로 합의한 제3자 또는 그로부터 받았거나 받기로 합의한 방송국피용자는 해당 방송 전에 방송국에 그 받은 사실 또는 받기로 합의한 사실을 공개하여야 한다.
(b)프로그램 제작 또는 준비
본 조의 (d)항에 따라, 방송용 프로그램의 제작 또는 준비와 관련된 자가 프로그램 또는 프로그램 소재의 일부로 포함되는 대가로 금전, 용역 기타 유가약인을 수교 또는 수교하기로 합의한 자는 방송 전에 자신의 사용자, 해당 프로그램 제작자 또는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될 방송사업자에게 그러한 수교 또는 수교 합의의 사실을 고지하여야 한다.
(c)프로그램 또는 프로그램 소재
본 조의 (d)항에 따라, 방송용 프로그램 또는 프로그램 소재를 공급하는 자는 방송전에 해당 프로그램 또는 프로그램 소재의 일부로 포함되는 대가로 수교 또는 수교하기로 합의한 금전, 용역 기타 유가약인에 관하여 알거나 자신에게 공개된 정보를 해당 프로그램 또는 프로그램 소재를 공급받는 자에게 공개하여야 한다.
(d)제317조 (d)항에 의한 고지의 철회
정보의 고지를 요구하는 본 조의 규정은 제317조 (d)항에 따라 위원회가 한 고지 철회를 이유로 본조의 제317조에 의하여 고지가 요구되지 않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e)충분한 공개로서 제317조에 의한 고지
제317조에 의하여 요구되는 고지가 프로그램에 편입된 경우 이는 본 조
에서 요구하는 공개를 구성한다.
(f) 생략
(g) 벌칙
본조의 규정을 위반한자는 각 위반행위에 대하여 $10,000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프랑스는 헌법상 법률(Loi)로 제정하도록 규정한 사항 이외에는 법률로 제정할 의무가 없는바, 협찬 및 협찬고지에 관한 사항을 국사원의 심의를 거친 법령(decrets en Conseil d'Etat)으로 정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자유에 관한 법률(Loi relative a la liberte de communication, 2000. 8. 1. 제2000-719호로 개정된 것)”
【제27조】공익기관의 일반적인 이익을 위한 임무 및 지상파방식에 의하여 방송하는 시청각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상이한 각종 업무를 고려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의무를 정하는 일반원칙은 국사원의 심의를 거친 법령(decrets en Conseil d'Etat)으로 정한다.
1. 광고, 텔레비전 쇼핑 그리고 협찬(parrainage)
(1-1. 내지 5. 생략)
【제79조】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제78조의 제1항에서 정한 형에 처한다:
1. ……, 제27조……에서 정한 명령……을 위반하는 자;
(2. 생략)
【제78조】I. 시청각커뮤니케이션 기관의 실질적 또는 법률상 관리자로서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자는 75,000유로화(euros)의 벌금에 처한다.
일본 방송법(放送法, 평성 14. 6. 12. 법률 제65호로 개정된 것)상 협찬 및 협찬 고지에 관한 규정은 없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와 아울러 그 범위 및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재판소의 위임입법에 관한 판례들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예측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헌재 1991. 7. 8. 91헌가4, 판례집 3, 336, 341; 헌재 1998. 6. 25. 95헌바35등, 판례집 10-1, 771, 793 등 참조)
우리 재판소의 판례들이 예측가능성의 공식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즉, ①예측가능성의 유무는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고, ②위임입법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정도는 그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고 판시함으로써 예측가능성 공식의 엄격성을 완화하여 적용하고 있다.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위임입법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지만, 처벌법규나 조세법규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에,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헌재 1994. 6. 30. 93헌가15등, 판례집 6-1, 576, 585; 헌재 1997. 9. 25. 96헌바18등, 판례집 9-2, 357, 370-371; 헌재 1998. 6. 25. 95헌바35등, 판례집 10-1, 771, 794 등 참조)
한편, 본질적 내용에 관하여는 의회의 법률에 규정하여야 하고 이를 위
임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여 이른바 본질성 이론을 수용하고 있는 판례들이 있다.
“위임의 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될 수 있는 경우에도 국민주권주의, 권력분립주의 및 법치주의를 기본원리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 헌법하에서는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 및 기본의무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관한 사항에 대한 정책형성기능은 원칙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입법부가 담당하여 법률의 형식으로써 이를 수행하여야 하고, 이와 같이 입법화된 정책을 집행하거나 적용함을 임무로 하는 행정부나 사법부에 그 기능이 넘겨져서는 안된다고 해석되므로, 국민의 기본의무인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 내용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가능한 한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어야 하고 이와 같은 사항을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위임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헌재 1998. 3. 26. 96헌바57, 판례집 10-1, 255, 267; 헌재 1998. 6. 25. 95헌바35등, 판례집 10-1, 771, 794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록 그 허용 범위가 한정적이지만 형성적, 허용적 규정이므로 위 조항이 포괄위임입법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한 예측가능성공식의 엄격성을 완화하여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즉,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위임입법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규율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지만, 처벌법규나 조세법규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에,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헌재 1994. 6. 30. 93헌가15등, 판례집 6-1, 576, 585; 헌재 1997. 9. 25. 96헌바18등, 판례집 9-2, 357, 370-371; 헌재 1998. 6. 25. 95헌바35등,
판례집 10-1, 771, 794 등 참조)
㈎ 합헌론(법정의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경위는 구 방송법상 근거규정 없이 음성적으로 행해져온 협찬관행을 합법화하되 그 허용범위는 종전 수준으로 제한하여 형성된 것이고21), 그 입법목적은 협찬고지를 민영방송의 운영에 필수적인 재원조달수단의 하나로 보장하는 한편 그 허용범위를 벗어난 협찬고지를 규제하는 근거를 마련하여 협찬주 등의 사적 이익이 방송프로그램의 상업성을 부채질하거나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해할 우려를 방지하여 건전한 방송문화 정착과 광고질서 확립을 통하여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기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방송법은 제1조에서 그 입법목적을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에서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에 대하여, 제5조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에 대하여, 제6조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에 대하여 각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광고에 대하여는 사전 심의 및 위탁광고제도를 통하여 규제하고 있는 반면, 협찬고지에 대하여는 그 허용범위 자체를 제한함으로써 규제하고 있으나, 협찬고지도 본질상 방송매체를 통한 광고이므로 실정법상 광고방송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 경위와 목적, 방송법의 전반적 체제 및 협찬고지의 본질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여질 협찬고지의 내재적 허용범위는 실정법상 광고방송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건전한 방송문화 및 광고질서 확립을 통하여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기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될 것이므로 당해사건의 협찬주인 구 한국담배인삼공사와 같이 방송광고가 금지된 담배 등의 상품이나 용역을 제조ㆍ판매 또는 제공하는 자로부터 협찬을 받거나 협찬고지할 수 없음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더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수규자는 방송사업자로서, 방송법 제9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당 방송사업의 허가나 승인 등을 받으면서 그 사업운영의 영역을 형성, 규율하는 관련 방송법규의 내용을 숙지하여 협찬고지의 허용범위가 대체적으로 어떠한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할 것이다. 또한 방송의 기술성ㆍ전문성 및 다양성ㆍ급변성 등에 비추어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를 미리 법률로 상세하게 정하기는 입법기술상 어려운 반면 시대상황 등에 능동적ㆍ탄력적인 대응을 하기 위하여 행정입법에 위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성격이 형성적, 허용적 규정으로서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정도가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거나 제한할 소지가 있는 법규보다는 완화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여질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정된다는 점에서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그 권한 범위내에서 형성의 재량을 행사한 것으로서 그 위임에 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여질 협찬고지의 허용범위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위헌론(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방송사업자에게 협찬고지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협찬고지의 허용범위에 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권을 행정부에 위임하면서 행정부가 위임된 입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기본방침을 전혀 제시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방송법규정 전반을 고려하더라도 방송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범위에서 어떠한 경우에 협찬고지가 허용되는지의 대강의 내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우선,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보건대, 입법목적이 단지 ‘방송의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협찬 및 그에 따른 협찬고지를 대통령령에 의하여 규율되는 범위 내에서 허용하고자 하는 관점’ 외에는 입법위임의 구체적 목적이나 범위를 파악할 수 있는 다른 어떠한 관점도 시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입법목적으로부터는 행정부가 위임받은 입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어떠한 지침이나 기준을 이끌어낼 수 없다. 또한, 비록 협찬고지가 상업광고의 한 형태라고는 하나, 광고와 협찬고지는 그 성격상 본질적으로 상이한 것으로서 방송법상 방송광고에 적용되는 규제방식이나 규제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방송광고와는 다른 방식에 의한 규제가 필요하며,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방송법은 광고방송과 협찬고지를 각 별도의 규정에서 나누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다. 따라서 광고방송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협찬고지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도, 방송법의 다른 관련조항으로부터도 대통령령에 규정될 대강의 내용을 예측할 수 있는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협찬고지의 개념을 정의하는 규정인 방송법 제2조 제22호는 단지 가치중립적인 정의규정으로서, 어떠한 경우에 협찬이 허용되는지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는 어떠한 기준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 협찬고지의 개념을 정의하는 규정인 법 제2조 제22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 그 외의 다른 관련조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방송사업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위반하여 협찬고지를 한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태료부과조항인 방송법 제108조 제1항 제11호와 결합하여 방송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구성요건적 조항이 되므로,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법법규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와 유사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요소가 강하다는 점에서, 위임의 명확성에 대하여 형법법규에 버금가는 엄격한 요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위임법률에 의한 기본권제한의 효과가 크므로, 당사자는 규율의 내용에 관하여 보다 확실하게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내포하는 위임의 불명확성은 규율대상의 다양성이나 변화가능성과 같은 규율대상의 특성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협찬고지란, 방송법 제2조 제22호에서 정의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협찬을 받고 그 협찬주의 명칭 또는 상호만을 고지하는 것에 불과하여, 규율대상이 사회현상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거나 다양한 형태의 사실관계를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 즉 협찬고지가 허용되는 범위에 관한 한, 이와 같은 규율대상은 지극히 기술적ㆍ전문적 문제에 관한 것도 아니고, 규율하고자 하는 사실관계가 지극히 광범위하거나 다양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법자가 허용기준의 대강을 스스로 정함에 있어서 입법기술상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부터 대통령령이 정할 내용의 대강을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협찬고지가 허용되는 범위에 관하여 전적으로 행정부에 위임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위임의 명확성을 요청하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되는 규정으로서 위헌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방송법 제108조 제1항과 결합하여 과태료 부과의 근거가 되는 권리제한적 규정에 해당하므로 그 구체적 범위나 대강의 기준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지 아니한 채 대통령령으로 협찬고지의 허용범위를 정하도록 포괄위임하여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죄형법정주의는 무엇이 범죄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가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로써 정하여야 한다는 원칙인데, 과태료는 행정상의 질서 유지를 위한 행정질서벌에 해당할 뿐 형벌이라고 할 수 없어 죄형법정주의의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헌재 1998. 5. 28. 96헌바83, 판례집 10-1, 624, 635).
따라서, 과태료 부과의 근거조항에 불과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규율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위헌론)는 입
장을 취한다면 기본권 침해 여부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으나, 위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합헌론)는 입장을 취한다면, 나아가 기본권 침해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협찬고지를 제한하는 것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한계를 넘어 과도하게 방송의 자유, 광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및 재산권을 침해하고, 불합리한 차별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 민영방송사업자의 법적 지위
합법적으로 허가받은 민영방송사업자는 그 자신이 고유의 기본권으로서 방송의 자유를 향유하게 된다. 그러나 민영방송이 누리는 방송의 자유 특히 방송운영은 사업의 특허적 성격에 비추어 이를 허용하는 입법자에 의한 형성법률에 의해 결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형성법률은 그 본질적 한계로서 그것이 방송의 자유의 객관적 보장영역으로서 필수적 요소인 민영방송사업의 수익성을 부인할 정도로 영업활동에 대한 제한을 가하거나 민영방송사업자의 사적 자치에 의한 형성이나 결정의 기본적 요소를 박탈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도 입법자는 사적인 방송운영주체로부터 사적 자치에 의한 형성이나 결정의 기본적 요소, 즉 그 고유한 실체를 박탈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22)
따라서 민영방송사업자는 공ㆍ민영 이원체제에서 기대되는 방송의 기능을 보호받으며, 형성법률에 의해 주어진 범위 내에서 주관적 권리를 갖고 그 범위 내에서 헌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23)
㈏ 방송의 자유에 관한 형성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에 있어서 위헌성 심사
앞서 본 바와 같이 형성법률에 대한 위헌성 판단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 규정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과잉금지 내지 비례의 원칙의 적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형성법률이 그 재량의 한계인 자유민주주의 등 헌
법상의 기본원리를 지키면서 방송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여타의 법익을 위한 방송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방송사업의 운영을 규율하는 형성법률로서, 협찬고지를 민영방송사업의 운영에 필수적인 재원조달수단의 하나로 보장하는 한편 그 허용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방만한 협찬에 의하여 협찬주 등의 사적 이익이 방송프로그램 제작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방송프로그램의 상업성을 부채질하거나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해할 우려를 방지하고, 방송광고로서 금지 내지 규제되는 사항을 우회적으로 달성하거나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한 위탁광고제도를 비켜가는 등의 수단으로 협찬고지를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이는 방송사업자뿐 아니라 시청자 및 방송관련종사자 등 각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헌법상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규제이며, 그것이 방송의 자유의 객관적 보장영역으로서 필수적 요소인 민영방송사업의 수익성을 부인할 정도로 영업활동에 대한 제한을 가하거나, 민영방송사업자의 사적 자치에 의한 형성이나 결정의 기본적 요소를 박탈하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므로 헌법상 기본원리를 준수하면서 그 입법형성의 재량의 범위 내에서 행해졌다고 볼 수 있어 헌법에 합치된다.
㈎ 기본권경합의 경우 위헌성 심사
하나의 규제로 인해 여러 기본권이 동시에 제약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기본권침해를 주장하는 청구인의 의도 및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자의 객관적 동기 등을 참작하여 먼저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또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해서 그 제한의 한계를 따져 보아야 한다(헌재 1998. 4. 30. 95헌가16, 판례집 10-1, 327, 337; 헌재 2002. 4. 25. 2001헌마614, 공보 제68호, 432, 436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방송사업운영과 관련하여 광고방송의 한 형태인 협찬 내지 협찬고지의 허용과 그 범위를 규율하고 있다. 이 경우 방송운영의 자유는 방송사업에 의한 직업수행의 자유이므로 일반
적인 직업수행의 자유보다 방송운영의 자유에 더 밀접하고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방송운영의 자유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헌법적 정당성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 이 사건 법률조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여타의 법익을 위한 방송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아니라 방송사업의 운영을 규율하는 형성법률의 한 내용으로서 협찬고지라는 광고방송의 한 형태를 규율함에 있어 헌법상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규제로서 입법자의 형성의 범위 내에서 행해졌다고 볼 수 있어 헌법에 합치되며,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의 협찬고지에 관한 방송운영의 자유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형성을 통해서 비로소, 그리고 오로지 형성된 기준에 따라 성립되는 것이므로 기본권 제한이나 침해를 내포하지 않고, 따라서 또 다른 헌법적 정당화를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협찬고지를 제한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허용범위에서 벗어난 협찬고지를 할 수 없게 된 것을 들어 청구인은 위 허용범위에서 벗어난 협찬주의 성명 또는 상호 등의 고지라는 협찬고지 그 자체에 대한 방송의 자유, 광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또,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협찬고지를 제한함으로써 구 한국담배인삼공사의 협찬을 받아 제작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하여 사회공중을 상대로 의견개진 및 전파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규제가 헌법에 합치되므로 그
간접적, 반사적 효과로서 위와 같은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법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협찬고지를 제한하는 것은 방송사업자가 협찬계약 체결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헌법조항들에 의하여 보호되는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있는 구체적 권리이므로 구체적인 권리가 아닌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 등은 재산권 보장의 대상이 아니라 할 것이다(헌재 1996. 8. 29. 95헌바36, 판례집 8-2, 90, 103; 헌재 1997. 11. 27. 97헌바10, 판례집 9-2, 651, 664 등 참조).
따라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협찬계약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재산권의 실체는 결국 단순한 이익이나 재화의 획득에 관한 기회에 불과하여 우리 헌법상 재산권 보장의 대상이 아니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협찬고지를 제한하는 것이 타 업종 사업자에 비하여 방송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헌법상 평등의 원칙은 입법자에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같게 취급하는 것을 금하는 것을 의미하고, 두 개의 비교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률조항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다(헌재 1996. 12. 26. 96헌가18, 판례집 8-2, 680, 701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과 입법목적에 비추어 그 수규자인 방송사업자는 청구인이 비교집단으로 든 방송사업 외의 사업자집단과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방송사업자인 청구인을 방송사업 외의 사업자집단에 비하여 불합리하게 차별취급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방송의 자유의 성격과 그 보호영역 중 객관적 규범질서 영역에서의 입법형성재량의 범위 및 민영방송사업자의 주관적 권리의 범위, 그리고 형성법률에 대한 위헌성 판단기준에 관한 일반 원칙을 명시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아울러 방송운영에 특유한 광고방송의 일종인 협찬고지에 관하여 그 허용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규제하는 방식이 합헌임을 확인한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