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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아, "형법 제139조 위헌소원 ", 결정해설집 6집, 헌법재판소, 2008, p.51
[결정해설 (결정해설집6집)]
본문

-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불준수에 관한 부분 -

(헌재 2007. 3.29. 2006헌바69, 판례집 19-1, 258)

우 승 아*1)

1. 형법 제139조(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중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불준수에 관한 부분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입법인지 여부(소극)

청구인은 주위적으로 형법 제139조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사법경찰관에게 체포된 피의자의 면담을 위한 인치를 명하는 검사의 명령이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한 형법 제139조헌법에 위반된다’라는 결정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위 예비적 청구는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심판대상에 관하여 동일한 청구원인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주위적 청구의 양적 일부분에 불과하여 헌법재판상의 예비적 청구라고 볼 수 없으므로 따로 나누어 판단하지 아니한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판례집 16-1, 574, 580 참조).

한편 청구인은 주위적 청구에서 형법 제139조 전체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는데, 청구인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인권옹호직무명령불준수죄로 기소되었으므로 위 조항 중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집행 방해에 관한 부분은 심판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형법 제139조(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중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불준수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라고 할 것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법 제139조 (인권옹호직무방해)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거나 그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청구인은 사법경찰관으로서, 상습사기 혐의 피의자를 긴급체포한 후 검사에게 긴급체포 승인건의와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하였는데, 수사지휘를 담당한 대전지방검찰청 검사가 위 피의자에 대한 수사과정이 적법했는지 여부와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앞서 구속사유의 존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위 피의자를 직접 신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위 피의자를 대전지방검찰청 제614호 검사실로 데려오라고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사법경찰관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함과 동시에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대전지방법원 2006고합4호로 재판 계속중 같은 법원에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를 처벌하고 있는 형법 제139조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2006초기57)을 하였으나 2006. 7. 5.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06. 8. 3.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1) 검찰청법 제4조 제1항은 범죄수사·공소제기와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의 지휘·감독,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의 청구, 재판집행의 지휘·감독,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수행 또는 그 수행에 관한 지휘·감독,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 등을 검사의 직무와 권한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검사의 수사에 관한 지휘권의 본질은 적극적인 측면에서 기소결정권자로서, 또한 수사의 최종적인 주재자로서 검사에게 주어진 권한과 의무이지 인권옹호의 직무를 본질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그 외의 내용도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여 검사의 주관적인 내심의 의사에 따라 그 적용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그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 부분은 명령의 내용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여 객관적인 행위요건을 알 수 없으므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2) 인권옹호를 직무로 하는 검사가 그 직무를 의식적으로 게을리 한 경우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의 형벌을 받게 되는데 비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검사보다 권한이 적은 사법경찰관리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에 불응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라는 중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평등원칙에 반한다.

(3) 구속영장실질심사제의 정착 이후 사법경찰관리에 의한 고문, 가혹행위, 감금 등의 직접적인 인권침해행위는 쉽게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을 존치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의문이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직접적인 폭행ㆍ협박ㆍ위계에 의하여 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보다 단순한 의무불이행을 더욱 무겁게 처벌한다는 점에서 비례의 원칙에 반하며,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는 다른 형벌조항이나 징계처분으로 다루면 충분하다.

(1)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검사의 명령’이라는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나 보호법익, 그 적용대상의 특수성, 여러 관계법령(하위 법령도 포함) 등의 구체적인 규정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무

엇이 검사의 지위의 성질상 필요로 하는 정상적인 명령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이 부분이 지닌 다소의 불명확성은 평균인의 건전한 상식이나 통상적인 법 감정을 통하여 어렵지 않게 해소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의를 배제한 법관의 양식이나 조리에 터잡은 통상적인 해석 작용에 의하여 충분히 보완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가리켜 불명확한 조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인권옹호’라는 표현은 정부조직법 제32조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6조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용어로서, 경찰의 직무를 행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자라면 누구나 그 의미를 예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헌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등의 여러 관계규정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나 전체적인 내용 등에 터잡은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에 의하여 그 의미가 구체적으로 밝혀질 수도 있는 것이므로 이 부분도 불명확한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이 직무유기죄의 그것에 비하여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단지 위 두 죄의 각 법정형만을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법에 규정된 배경이나 다수의 비판적인 입법론에도 불구하고 반세기가 넘도록 그대로 존치하고 있는 사정, 범죄 상호간에 죄질의 경중과 그 법정형의 높고 낮음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점, 이 사건 법률조항의 법정형의 상한 자체가 매우 높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사안에 따라 개전의 정상을 충분히 참작하여 선고유예까지도 선고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법률조항은 특수한 지위에 있는 공무원에 의한 인권침해행위를 예방하기 위하여 “재판, 검찰, 경찰 기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형사피의자 또는 기타 사람에 대하여 폭행 또는 가혹한 행위를 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125조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다거나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형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특정한 분야에서 국가 기능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예방하고 그 공무원의 성실한 직무수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단지 징계처분만으로 충분할 것인지, 나아가 형벌이라는 제재를 동원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반규정을 두는 외에 가중처벌규정까지 별도로 둘 것인지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예측판단에 맡겨야 하는 사항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데, 우리 형법의 입법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여러 수단들을 다각도로 선택하고 그 효과를 예측한 다음 우리의 실정 등에 비추어 보다 단호한 수단을 선택ㆍ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단에 터잡아 이 사건 법률조항을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선해할 수 있고, 입법자의 이러한 판단이 현저히 자의적인 것이었다고 함부로 폄하하기도 어렵다.

(1) 헌법 제12조 제3항, 제16조의 영장주의 규정은 검사에게 경찰 수사과정에서 빚어지는 인권침해를 방지하도록 하는 인권옹호직무를 부여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198조,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정부조직법 제32조 제1항도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에게 인권옹호직무가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신분범 규정으로 행위주체인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는 누구든지 인권침해소지를 수반하는 강제처분을 행사하는 때에는 인권보호를 위하여 발하여지는 검사의 직무명령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임을 쉽게 알 수 있으므로 구성요건의 의미는 분명하다고 할 것이고 검사의 주관적인 의사에 따라 그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 부분은 형법의 다른 규정들과의 상호관계를 고려하는 등 정당한 해석방법을 통하여 그 규정의 해석 및 적용에 대한 신뢰성 있는 원칙을 도출할 수 있다.

(2)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검사의 인권옹호직무 수행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사법경찰관리가 검사의 인권옹호에 관한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피의자 등의 인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 또는 구체적 위험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징계처분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제재효과가 지나치게 약하고 명령불준수

를 바로 직무유기로 단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고유한 존재의의가 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징역형과 자격정지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하한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구체적 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는 형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처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고,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인권신장이라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법경찰관리 개개인의 이익을 비교해 볼 때 공익적 효과가 사적인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3) ‘사법경찰관리가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행위’와 ‘검사가 그 직무를 게을리 한 행위’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양자를 달리 처벌하더라도 차별취급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가사 차별취급을 인정하더라도 이는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 폐해를 방지하고 검사의 인권옹호직무 수행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반 국민 전체를 수범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를 수범자로 하여 적용 주체가 한정적이고 특히 이들은 일정 수준의 법률지식을 보유한 자라는 점에서 명확성의 원칙이 문제될 소지가 적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으로 그 대상을 한정하고 있고, 여기서 ‘인권’이란 경찰관리에 의한 범죄수사 기타 직무집행 과정에서 침해되기 쉬운 인권, 주로 헌법 제12조에 의한 국민의 신체의 자유, 이를 테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체포ㆍ구금ㆍ압수ㆍ수색ㆍ심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 고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아니할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바, 결국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피의자 등 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방지 또는 시정하기 위한 검사의 명령이나 이를 실행하기 위해 불가분의 전제가 되는 등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관의 보충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를 충분히 확인해 낼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것이며, 사회 평균인 특히 일정 수준의 임용시험을 통과하여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때 그 구성요건이 무엇을 처벌대상으로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규정되어 있어 법관에게 양형재량이 부여되어 있고, 징역형을 선택할 경우에 있어서도 작량감경할 수 있으며,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처벌대상이 타 범죄와 비교하여 볼 때 국가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요한 법익에 대한 침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인할 수 없을 정도로 법관의 양형재량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3) 검사의 인권보장을 위한 수사지휘권의 실효성 보장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징계처분을 넘어 형사처벌이라는 단호한 수단을 선택ㆍ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법적 결단에 근거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한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 징계를 하거나 다른 형벌조항으로 처벌함으로써 충분하다는 견해가 곧바로 위헌의 근거가 될 수는 없고 위와 같은 입법재량범위 내의 결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존재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1. 범죄수사과정에서 초래될 각종 인권침해의 모습은 언제 어떻게 변화된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 침해가 방지되어야 할 인권의 내용을 입법자가 일일이 서술적으로 열거하고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유형을 구체적으로 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 그러므로 다소 불분명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법원의 해석에 의하여 그것이 해소될 수 있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본죄의 입법취지 및 보호법익, 그 적용대상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여기서 말하는 ‘인권’은 범죄수사과정에서

사법경찰관리에 의하여 침해되기 쉬운 인권, 주로 헌법 제12조에 의한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한다고 할 것이고, ‘검사의 명령’도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에 의해 침해될 수 있는 인신 구속 및 체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둘러싼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에 대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 그 중 주로 그들의 신체적 인권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고 이를 위해 필요하고도 밀접 불가분의 관련성 있는 검사의 명령’이라고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등 얼마든지 그 의미를 명확히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요컨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닌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에 의하여 충분히 보완될 수 있고,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의 피적용자가 사법경찰관리인 점과 또 그 취지상 이 조항은 이에 위반할 경우 사법경찰관리를 형사처벌까지 함으로써 준수되도록 해야 할 정도로 인권옹호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 적용되어야 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지고서도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한 내용인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행위는 피의자 등의 인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 또는 구체적 위험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고, 검사의 인권옹호에 관한 직무집행에 장애를 초래하여 국가기능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작동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바,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인정하여 인권침해의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하고 사법경찰관리의 의무위반행위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부과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 내의 입법권 행사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행위를 직무유기죄로 처벌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직무유기죄는 일반조항의 성격을 가진 것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보장의 국가의무와 그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그 중 특히 수사기관에 의하여 기본권이 침해될 위험이 있는 행위들을 분리하여 특별조항을 둠으로써 수사절차에서 침해될 수 있는 국민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므로 이를 과잉입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의 위험성에 비추어 볼 때 법정형의 상한 자체가 과도하게 높다고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경우에 대하여는 선고유예까지 선고할 수 있으므로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다거나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형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관 이공현의 반대의견

‘인권’ 개념은 형법의 다른 조항이나 다른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매우 희소하고 특별한 표현이며 그 범위를 특정하기 매우 어려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권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있고,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에 대하여 구체적인 유형을 설시하거나 그 내용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여기에서의 인권의 의미가 어떤 것이며 검사의 다양한 업무에 관한 명령 중에서 인권옹호에 관한 명령이 어떤 것인지 범위를 알 수 없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매우 불분명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위 조항이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모든 명령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관의 합리적인 보충적 법해석을 통하여도 명확하게 될 수 없는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규정이므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체는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인바 사법경찰관리, 즉 검사의 지휘를 받아 범죄의 수사를 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공무원을 말하고 이러한 신분이 없이는 사실상 경찰 업무에 조력한다 하더라도 본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일반사법경찰관리 뿐만 아니라 특별사법경찰관리도 포함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객체는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다.

‘인권’이란 원래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이겠지만 이렇게 본다면 검사의 명령 중 인권옹호와 무관한 것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이나 검사의 명령 전부를 본죄의 보호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인권옹호에 관한’이라는 명문의 규정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죄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과정에서 일어나는 사법경찰관리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본죄에서 말하는 ‘인권’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 즉 범죄수사과정에서 사법경찰관리에 의하여 침해되기 쉬운 인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의 인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주로 헌법 제12조에 의한 국민의 신체의 자유, 이를 테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금ㆍ압수ㆍ수색ㆍ심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법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아니할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내용으로 할 것이다. 따라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과정에서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방지 또는 시정하거나 응징하고자 하는 검사의 명령을 말하는 것이다.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으로는 체포ㆍ구속장소 감찰과 불법구속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있어서의 석방명령 또는 사건송치명령(형사소송법 제198조의2)2), 사법경찰관리의 인권침해를 감독ㆍ시정하기 위한 수사지휘권 행사(형사소송법 제196조, 검찰청법 제4조, 제53조, 제54조)3), 사법경찰관리에 의한 인권침해

범죄(예컨대 형법 제124조, 제125조 등4))에 대한 수사 또는 수사지휘, 각종 강제처분에 관한 검사의 집행지휘(형사소송법 제81조, 제115조, 제209조5))

등을 들 수 있다.

‘명령’은 그 내용이 인권옹호에 관한 것이면 족하고 그 성질과 형식에 관한 제한은 없다. 명령은 행위를 명하는 것이건 행위의 금지를 명하는 것이건 서면에 의한 것이건 구두에 의한 것이건 불문한다. 본죄의 명령은 적법한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i) 적법성을 요한다는 입장 ii) 검사의 명령이 현저하게 위법한 것이 아니면 족하다는 입장 iii) 객관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정도의 것이면 족하다는 입장 등이 있는데 적법함을 요한다고 보는 입장이 통설이다.

다. ‘준수하지 아니하는 것’은 검사의 명령에 복종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명령의 불복종은 전면적인 것이건 부분적인 것이건 가리지 아니한다. 본죄는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함으로써 성립하고 검사의 직무집행에 현실적인 장애가 발생할 필요는 없다.

형법 제139조는 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형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형법에 규정된 것으로서, 당시 남조선과도정부 법령 제176호(형사소송법의 개정) 제21조의 말미6)에 규정되어 있던 처벌조항을 수정하여 위와 같이 형법으로 끌어 들인 조문이다. 형법 제정 당시의 국회 속기록에 의하면, 실질적으로 볼 때 검사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로, 검사의 정당한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행위는 직무유기죄로 각각 처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형법 제139조를 별도로 규정하는 것은 불필

요하므로 이는 삭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경찰에 대한 행정적 인사권은 경찰 조직의 상관에 있고 사법경찰관 직무에 대한 지휘권한은 검사에게 있는 관계로, 자칫 서로간의 이해관계 또는 의견이 충돌될 경우 인권옹호를 위한 검사의 명령이 준수되지 아니하거나 검사의 직무집행이 방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별도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형법에 규정된 것이다.7)

현재 형법학자들은 입법론으로 형법 제139조의 타당성이나 필요성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 존치 여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8)다른 한편 형법 제139조에는 범죄 피의자의 인권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입법자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하는 견해도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법이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나 이를 보조하는 자에 의한 인권침해범죄(제124조, 제125조 등)를 둔 외에 다시 본죄와 같은 규정까지 마련한 것은 인권옹호에 대한 우리 형법의 집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견해9)도 있다.

한편, 1980년대 말경에 이르러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심의위원회 중 소위원회 등에서 형법 제139조의 삭제 여부를 심도 있게 논의하였는데, 소위원회에서의 심의결과 인권옹호의 필요상 이를 그대로 두자는 의견이 다수설10)이었기 때문에 형법이 제정된 이래 반세기가 넘도록 형법 제139조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11)

미국 모범 형법안은 우리나라 형법 제139조 인권옹호직무방해죄와 유사한 조항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정부의 공권력 행사에 반하는 여러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우리나라 직무유기죄와 유사한 조항이 존재한다. 모범 형법제242조 제1항(§ 242.1)은 법의 집행이나 정부의 기능을 방해하는 것을 죄로 규정하면서 그 구성요건으로 어떤 사람(공무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이 고의적으로 힘, 폭력, 물리적 방해 및 장해, 자신의 직무 위반(breach of official duty), 또는 다른 모든 불법행위를 통하여 법의 집행이나 다른 모든 정부의 기능을 방해하거나, 손상하거나, 왜곡하는 경우, 이를 범죄로 규정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적용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다른 구체적 개별적 조항에 적용되지 않는 모든 경우를 포섭하는 포괄적 조항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직무유기죄는 이 조항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와 달리 우리나라 형법 제139조에 해당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 형법(Strafgesetzbuch)전에는 우리 형법 제139조의 인권옹호직무방해ㆍ명령불준수죄에 상당하거나 그와 유사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독일 형법전은 제336조12)에서 직무행위불이행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직무행위의 불이행을 수뢰죄(제331조), 중수뢰죄(제332조), 뇌물공여죄(제333조), 중뇌물공여죄(제334조), 특히 중대한 경우의 중수뢰 및 중뇌물공여 가중처벌규정(제335조)에 준하여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형법은 ‘독직의 죄’를 규정한 장에서 우리 형법 제123조(직권남용), 제124조(불법체포ㆍ불법감금), 제125조(폭행ㆍ가혹행위)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별도로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은 누구든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05. 9. 29, 2003헌바52, 판례집 17-2, 136, 142-143).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는 사법경찰관리를 의미하는 것으로13)청구인도 이 부분이 불명확하다고 다투고 있지는 아니하고,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때’ 부분이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는바 이에 대하여 차례로 검토한다.

(가)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검사의 지위

인권침해의 소지가 가장 많은 수사 분야에 있어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보

호하기위하여 우리 헌법과 법률은 검사 제도를 두어 검사에게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지위를부여하고 철저한 신분보장과 공익의 대변자로서 객관의무를 지워 사법경찰의 수사에 대한 지휘와 감독을 맡게 함으로써 경찰 수사과정상의 인권침해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전속적 영장청구권(헌법 제12조 제3항), 수사주재자로서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형사소송법 제196조), 체포ㆍ구속장소 감찰(형사소송법 제198조의2) 등의 권한을 검사에게 부여하여 절차법적 측면에서 인권보호의 기능을 하게 하는 것이 현행 검사제도의 의의이며 일반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검사의 수사에 관한 지휘는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인권옹호’를 당연히 포함한다고 할 것이다.14)

(나)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규정된 ‘인권’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에 해당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다소 불분명한 점이 있다. 그러나 범죄수사과정에서 그 침해가 방지되어야 할 인권의 내용을 입법자가 일일이 서술적으로 열거하고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명령 유형을 구체적으로 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 그러므로 다소 불분명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통상적인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것이 해소될 수 있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통상 ‘인권’이란 인간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이겠지만15)본죄의 입법취지 및 보호법익, 그 적용대상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과정에서 일어나는 사법경찰관리에 의한 인권침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인권’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 즉 범죄수사과정에서 사법경찰관리에 의하여 침해되기 쉬운 인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의 인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주로 헌법 제12조에 의한 국민의 신체의 자유, 이를 테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ㆍ구금ㆍ압수ㆍ수색ㆍ심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법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아니할 권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내용으로 할 것이다. 따라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과정에서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방지 또는 시정하고자 하는 검사의 명령을 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16)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의 피적용자는 사법경찰관리인데, 형사소송법 제196조에 의하면 사법경찰관리는 수사를 하거나 수사를 보조함에 있어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되어 있고, 제198조는 “검사, 사법경찰관리 기타 직무상 수사에 관계있는 자는 비밀을 엄수하며 피의자 또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수사에 방해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법무부령) 제27조 제1항제31조 제3항17)에서는 긴급체포 및 현행범인의 체포시 인권침해가 없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통상적으로 사법경찰관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규정하는 인권의 의미 및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닌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에 의하여 충분히 보완될 수 있고,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 및 이 사건 법률조항의 피적용자인 사법경찰관리라면 이 사건 법률조항의 객체인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 하겠다.

(다)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 ‘불준수’

명령 ‘불준수’의 사전적 의미는 명령을 ‘좇아서 지키지 아니함’이라는 것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도 검사의 명령에 따르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인바 여기에 불명확한 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청구인은 ‘그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때’ 부분이 객관적인 행위요건을 포함하지 아니하고 있고, 위 부분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려면 명령의 내용이 명확히 규정되어야 할 것인데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 무엇인지 명백히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위 부분도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명령 ‘불준수’ 자체의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것이 아니라 준수의 대상인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이 무엇인지가 불명확하다는 주장이라고 할 것인바 이 점에 대해서는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라)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한 내용인 형벌법규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사법경찰관리에는 일반사법경찰관리와 특별사법경찰관리가 있다. 일반사법경찰관리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는 사법경찰관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지휘를 받아 수사의 보조를 하는 사법경찰리가 있으며 이 이외에도 법률에 의하여 사법경찰관리를 정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196조18)). 특별사법경찰관리는 삼림, 해사, 전매, 세무 등 특수분야의 수사를 담당하는 자로서 그 권한의 범위가 사항적ㆍ지역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점에 특색이 있으며 사법경찰관리로서의 권한과 지위에 있어서는 일반사법경찰관리와 같다(형사소송법 제197조19)).

사법경찰관리는 수사의 주재자인 검사의 보조기관이므로(형사소송법 제195조, 제196조20)) 검사는 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 수사에 관한 일반적 지휘

권과 구체적 지휘권을 가지며 사법경찰관리는 범죄수사에 있어서 소관검사의 직무상 발한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검찰청법 제53조21)). 범죄수사는 인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인권을 철저히 보장하고자 하는데 그 이유가 있다.22)한편 사법경찰관리는 국가공무원법상의 공무원인바,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에게 법령준수의무와 성실의무(제56조), 직무상 명령 복종의무(제57조)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그 의무위반행위 및 직무태만행위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고 있다(제78조).23)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기능 중에서도 특히 검사의 인권옹호에 관한 직무집행 기능을 특별히 보호하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24)국가공권력이 직접 작용하는 수사는 그 성격상 인권침해의 소지가 가장 많은 분야이고 이에 대하여는 영장주의,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무죄판결 등을 통해 법원에 의해 어느 정도 통제가 되고 있으나 이는 소극적, 간접적인 통제에 그친다. 이에 추가하여 우리

헌법은 준사법기관의 지위를 지니고 신분이 보장된 검사로 하여금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에 대한 지휘와 감독을 맡게 함으로써 경찰 수사과정상의 인권침해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실체법적인 측면에서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인권보호 기관으로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는 외에 형사처벌을 하는 것 또는 직무유기죄와 별도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두는 것이 과잉입법인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특정의 인간행위에 대하여 그것이 불법이며 범죄라 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여 이를 규제할 것인지, 아닌지의 문제는 그 사회의 시대적인 상황, 사회구성원들의 의식 등에 의하여 결정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기본적으로 입법권자가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에 속한다(헌재 2005. 9. 29, 2003헌바52, 판례집 17-2, 136, 144).

헌법상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지는바(헌법 제10조 제2문), 인권의 보호는 국가의 기능과 과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으로서 이는 각종 법령에 따른 국가의 행위를 통하여 실현되어야 한다. 특히 수사절차의 경우 그 성질상 인권침해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우리 헌법제12조 등에서 그와 관련한 자세한 기본권 조항들을 두고 있고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등은 이러한 헌법규정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행위는 피의자나 피고인 등의 인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 또는 구체적 위험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는바, 수사절차에서 인권옹호의 급박성과 인권침해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인권을 옹호하기 위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를 인정하여 범죄발생의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법경찰관리는 수사의 주재자인 검사의 보조기관으로서 검사는 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 수사에 관한 일반적 지휘권과 구체적 지휘권을 가지며 사법경찰관리는 범죄수사에 있어서 소관검사의 직무상 발한 명령에 복종하여야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는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검사의 직무집행에 장애를 초래하여 국가기능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작동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그

리고 이러한 피해는 궁극적으로 국민이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형벌의 제재를 예정함으로써 사법경찰관리의 의무위반행위를 예방할 필요성과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범죄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검사의 인권옹호에 관한 직무집행 및 명령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행정상의 징계처분만으로 충분할 것인지, 아니면 나아가 형벌이라는 제재를 동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볼 것인지의 문제는 입법자의 예측판단에 맡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볼 때 가장 중한 징계처분인 파면, 해임이라 할지라도 당사자에게 미치는 불이익한 효과는 형벌에 비해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입법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인 국가기능 중에서도 특히 검사의 인권옹호에 관한 직무집행 기능을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가능한 수단들을 검토하여 그 효과를 예측한 결과 보다 단호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할 것인데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자의적인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바,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부과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 내의 입법권 행사라고 할 것이다.

한편,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행위는 직무유기죄에 해당하므로 직무유기죄로 처벌함으로써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직무유기죄는 일반조항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법질서는 일반적인 규율을 넘어 특별한 법익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규정을 동일한 법질서, 동일한 형법전 속에 두는 경우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입법자는 원칙적으로 그와 같은 형성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일반규정이 있음을 이유로 특별규정을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속단해서는 아니 된다. 살피건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보장의 국가의무와 그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그 중 특히 수사기관에 의하여 기본권이 침해될 위험이 있는 행위들을 분리하여 특별조항을 둠으로써 수사절차에서 침해될 수 있는 국민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므로 이를 과잉입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의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05. 9. 29, 2003헌바52, 판례집 17-2, 136, 146; 1999. 5. 27. 98헌바26, 판례집 11-1, 622, 629). 또한 법정형은 법관으로 하여금 구체적 사건의 정상에 따라 그에 알맞은 적정한 선고형을 이끌어 낼 수 있게끔 하면 족한 것으로 입법자가 법정형 책정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의 종합적 고려에 따라 법률 그 자체로 법관에 의한 양형재량의 범위를 좁혀놓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에 비추어 범죄와 형벌간의 비례의 원칙상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합리성이 있다면, 이러한 법률을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헌재 2004. 6. 24. 2003헌바53, 판례집 16-1, 741, 750-751).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정형의 종류를 징역형과 자격정지형으로 선택적으로 규정하고 그 형의 하한에는 제한을 두지 아니한 채 다만 상한에 대하여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는 피의자나 피고인 등의 인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 또는 구체적 위험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고 검사의 직무집행에 장애를 초래하여 국가기능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작동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법정형의 상한 자체가 과도하게 높다고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경우에 대하여는 개전의 정상을 참작하여 선고유예까지 선고할 수 있으므로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다거나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형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청구인은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6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7조)25)와 비교하여 직접적인 폭행, 협박, 위계에 의하여 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보다 단순한 의무불이행을 무겁게 처벌한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는데, 위 범죄들과 비교해 볼 때 벌금형의 선고는 불가능하나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의 불법의 중대성으로 볼 때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고 이 때문에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책임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검사의 명령 전부를 그 보호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도 사법경찰관리의 직무수행과정에서 피의자, 참고인, 기타 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를 방지 또는 시정하고자 하는 검사의 명령을 보호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의 불법이 공무집행방해죄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그것보다 가볍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한편, 청구인은 인권옹호를 직무로 하는 검사가 그 직무를 의식적으로 게을리 한 경우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의 형벌을 받게 되는데 비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검사보다 권한이 적은 사법경찰관리가 인권옹호직무에 관한 검사의 명령에 불응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라는 중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바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검사의 직무 또는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의 행위태양은 다양한 바26)이를 의식적으로 게을리

한 경우가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에만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경우에 따라서는 형법 제124조의 불법체포ㆍ감금죄가 성립할 수도 있을 것임), 그 불법의 정도도 경우에 따라 다를 것이다. 반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의자나 피고인 등의 인권에 대한 직접적 침해 또는 구체적 위험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고, 사법경찰관리는 수사의 주재자인 검사의 보조기관으로서 범죄수사에 있어서 소관검사의 직무상 발한 명령에 복종하여야 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검사의 직무집행에 장애를 초래하여 국가기능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작동에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바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규정된 법정형은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것이라거나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에 반하는 과잉형벌이라 할 수 없다.

청구인은 체포된 피의자를 검사실로 데려오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 체포ㆍ구속업무처리지침은 법률의 위임없이 제정된 것이고 달리 사법경찰관의 구속영장신청에 대하여 검사가 피의자를 유치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사법경찰관에게 체포된 피의자의 면담을 위한 인치를 명하는 검사의 명령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주장은 예비적 청구와 관련된 것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해석에 관한 것이므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나 참고로 검토한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검사에게 독점적 영장신청권을 부여하고 있고, 그에 따라 형사소송법도 사법경찰관은 검사를 통해서만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01조 제1항27)). 이는 검사가 영장 사전심사를

통해 사법경찰관리 등이 범할 수 있는 피의자의 인권침해 등을 방지하려는 취지이며, 인권보호라는 검사 제도의 존재 이유에서 연원하는 것이고 검사의 지위와 기능에 대한 헌법적 결단이기도 하다. 검사의 영장심사, 나아가 기록 심사만으로 불충분한 경우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면담하는 것은 헌법이 상정하는 검사의 기능에 의하여 당연히 인정되는 검사의 직무상의 권한일 뿐만 아니라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의무라고 해야 한다. 즉,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피의자 면담은 체포ㆍ구속업무처리지침(대검예규)28)에 규정되기 이전부터 당연히 인정되는 것으로 위 예규에 의해 비로소 창설된 것이 아니며 검사의 인권옹호기관이라는 헌법적 결단과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규정에서 직접 도출되는 내용이다. 나아가 이러한 피의자 면담을 위해 검사가 피의자를 검찰청 등에 유치하도록 명령하는 것은 인권옹호를 위한 검사의 수사지휘권(형사소송법 제195조, 제196조29))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사법경찰관리는 이러한 명령에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검찰청법 제53조30)).

그렇다면 사법경찰관에게 체포된 피의자의 면담을 위한 인치를 명하는 검사의 명령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정한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명령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결정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사를 받는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항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인권옹호에 관한 검사의 직무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사법경찰관리에 대해 형사책임을 부과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음을 확인한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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