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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4. 10. 28. 선고 2004헌마316 공보 [불기소처분취소]
[공보98호 1207~1209]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대지 소유자의 처이자 그 대지상의 여관을 남편과 공동으로 경영하는 자가 청구한 경계침범 피의자에 대한 혐의없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이유 없다고 기각한 사례

결정요지

대지 소유자의 처이자 그 대지상의 여관을 남편과 공동으로 경영하는 자는 경계침범죄에 있어서 법적 관련성을 가지지만, 경계침범 피의자에 대한 혐의없음처분을 함에 있어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인정되지는 아니한다.

재판관 김영일의 각하의견

경계침범죄로 인한 피해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토지경계에 관한 실체법상의 권리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 요구된다고 할 것은 아니지만, 동 규정의 목적취지 및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의 취지를 종합하여 볼 때, 위 죄의 피해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당해 토지의 경계에 관한 권리관계의 안정을 확보하여 줄 법적 이익을 보유하고 있는 자이어야 한다. 이 사건 청구인은 대지에 관한 권리자의 처로서 토지의 경계에 관한 사실상, 경제상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지언정 법적인 이익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청구인이 청구인의 남편과 법률상 동일한 지위 내지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은 자기관련성의 결여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적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참조판례

헌재 1993. 7. 29. 89헌마123 , 판례집 5-2, 127, 134

헌재 1993. 11. 25. 93헌마81 , 판례집 5-2, 535, 537

헌재 1994. 12. 29. 93헌마86 , 판례집 6-2, 467, 472

헌재 1997. 5. 29. 95헌마341 , 공보 22, 443, 444

당사자

청 구 인 남○자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은희

피청구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 기록과 증거자료(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2003년 형제39744호 불기소 사건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청구인은 2003. 5. 29. 서울 남부경찰서에 청구외(피고소인) 김 ○을 경계침범죄로 고소하였는바, 그 고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청구외 이○복의 처이고, 이○복은 서울 금천구 ○○동 547의77 소재 대 99㎡ 및 위 대지에 경계를 접하고 있는 ○○동 547의76 소재 대 150㎡ 중 10/150 지분의 소유자인바, 청구인과 이○복은 위 양 대지상에서 ○○여인숙을 경영하고 있고, 피고소인 김 ○은 대한예수교○○회 서울○○교회(현재 명칭은 “○○교회”이다)의 담임목사이고, 위 교회는 ○○동 547의76 소재 대 150㎡ 중 140/150 지분의 소유자인바,

피고소인이 2003. 5. 29.과 같은 해 6. 4.경 이틀에 걸쳐 이○복 소유의 ○○동 547의76 대지와 ○○교회 대지 사이에 있던 기존의 담장을 철거하고 이○복 소유의 대지를 침범하여 새로운 담장을 쌓음으로써 위 대지의 경계를 인식불능케 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2003. 10. 20.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검찰청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항고 및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자,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상의 진술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위 불기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판 단

살피건대,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위 고소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에 있어서 불기소처

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며, 달리 피청구인의 위 불기소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 주장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김영일의 아래 4.와 같은 각하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4. 재판관 김영일의 각하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한 청구로서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적법하다는 전제에서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이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르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현재 직접적으로 자기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당한 자만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형사피해자가 아닌 타인이 고발한 사건에서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고발인은 자기의 현재의 직접적인 기본권을 침해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관련성의 결여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적격이 없다고 함이 우리 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재 1992. 12. 24. 92헌마186 결정 등 참조).

한편,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기소처분을 구하는 취지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헌법 제27조 제5항)의 주체인 형사피해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독립한 기본권으로 인정한 취지에 비추어 넓게 해석해야 할 것이므로 반드시 형사실체법상의 보호법익을 기준으로 한 피해자의 개념에 의존하여 결정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4. 12. 29. 93헌마86 , 판례집 6-2, 467, 472-472).

그러나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의 주체인 형사피해자의 개념을 넓게 인정하는 경우에도 당해 피해자는 범죄에 관한 법적인 이해관계는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인바, 간접적이고 사실적이며 경제적인 이해관계만 보유하고 있는 자는 형사피해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자의 심판청구는 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헌재 1993. 7. 29. 89헌마123 , 판례집 5-2, 127, 134 참조).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서 문제가 된 형법 제370조의 경계침범죄란 경계표를 손괴·이전 또는 제거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토지의 경계를 인식불능하게 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인바, 토지경계의 명확성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경계침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동 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경계표의 해석이 문제된다고 할 것인바, 여기서 경계표란 토지의 경계에 관한 권리관계의 안정을 확보하여 사권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데 있는 그 규정목적의 취지에 비추어, 비록 실체상의 경계선에 부합되지 않는 경계표라 할지라도 그것이 종전부터 일반적으로 승인되어 왔다거나 이해관계인들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이라면 그와 같은 경계표는 위 법조 소정의 계표에 해당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6. 12. 9. 86도1492 {공1987. 2. 1. (793), 182}]. 그렇다면 경계침범죄로 인한 피해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토지경계에 관한 실체법상의 권리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 요구된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동 규정의 목적취지 및 헌법상 재판절차진술권의 취지를 종합하여 볼 때, 위 죄의 피해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당해 토지의 경계에 관한 권리관계의 안정을 확보하여 줄 법적 이익을 보유하고 있는 자이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를 통하여 청구외 ○○교회가 자신의 남편인 청구외 이○복이 소유하는 대지를 침범하여 새로운 담장을 쌓음으로써 그 대지의 경계를 인식불능하게 하였다는 점을 다투고자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심판청구의 청구인은 대지에 관한 권리자의 처로서 토지의 경계에 관한 사실상, 경제상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지언정 법적인 이익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달리 청구인이 청구인의 남편과 법률상 동일한 지위 내지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과거의 선례에서 의료사고의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 경우에는 의료사고의 직접적인 법률상의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아버지는 불기소처분으로 인하여 자기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은 자가 아니어서 자기관련성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고(헌재 1993. 11. 25. 93헌마81 , 판례집 5-2, 535, 537

참조), 민사소송사건에 있어서의 위증으로 인한 형사피해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건의 당사자에 한정되므로 민사소송사건의 원고의 동생이자 그 소송대리인에 불과한 청구인은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형사피해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1997. 5. 29. 95헌마341 , 공보 22, 443, 444 참조). 또한 최근의 판시에서도 자신의 어머니가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인 청구인이 재건축조합장의 업무상배임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자신의 권리나 법익을 침해받은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형사피해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한 바 있고(헌재 2004. 3. 25. 2002헌마172 참조), 자신의 아들이 피해자인 어음금횡령사건에 있어 비록 청구인이 약속어음의 발행, 교부에 다소 관여한 흔적이 있다고 하여 당해사건에서의 형사피해자로서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2003. 10. 30. 2003헌마112 참조).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일련의 판시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이 이 사건 불기소처분의 대상이 된 경계침범죄의 형사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결국, 비록 청구인이 자기의 이름으로 위 업무상배임과 위증의 범행에 관하여 고소를 하고 그에 관한 검사의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항고·재항고를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경계침범죄에 관한 한 청구인의 고소는 고소권이 없는 자에 의한 고소이므로 고발인에 의한 고발로서의 효력이 있을 뿐이고, 고발인은 공권력의 행사에 의하여 자기의 현재의 직접적인 기본권을 침해당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자기관련성의 결여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적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고 따라서 본안에 들어가 실체판단을 하기 전에 각하판단을 하여야 마땅하다고 생각되므로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바이다.

재판관

재판관 김영일(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전효숙 이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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