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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6. 7. 27. 선고 2004헌마655 판례집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8조 위헌확인]
[판례집18권 2집 242~25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청구기간이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진행이 개시된 이후에 다시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새로이 청구기간의 진행이 개시되는지 여부(소극)

2.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헌법소원 후 개정되었음에도 심판청구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3. 정당에 보조금을 배분함에 있어 교섭단체의 구성 여부에 따라 차등을 두는 정치자금에관한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내지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1.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법령의 규율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최초의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즉, 일단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그 때로부터 당해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진행이 개시되며, 그 이후에 새로이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다고 하여서 일단 개시된 청구기간의 진행이 정지되고 새로운 청구기간의 진행이 개시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헌법소원 후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개정되었으나, 정당의 보조금 배분비율에 관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아직 그 해명이 이루어진 바가 없고,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정치자금법 제27조에 의해서도 기본권이 침해될 것이 확실히 예상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분쟁의 해결은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

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3. 입법자는 정당에 대한 보조금의 배분기준을 정함에 있어 입법정책적인 재량권을 가지므로, 그 내용이 현재의 각 정당들 사이의 경쟁상태를 현저하게 변경시킬 정도가 아니면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정당의 공적기능의 수행에 있어 교섭단체의 구성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교섭단체의 구성 여부만을 보조금 배분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정당의 의석수비율과 득표수비율도 함께 고려함으로써 현행의 보조금 배분비율이 정당이 선거에서 얻은 결과를 반영한 득표수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다수 정당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 정당 사이에 나타나는 차등지급의 정도는 정당 간의 경쟁상태를 현저하게 변경시킬 정도로 합리성을 결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기본권침해사유가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동안에는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도 끊임없이 새로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개정되기 전까지 계속적으로 법규의 효력을 유지하면서 차별적 배분기준을 강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기간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규의 효력을 상실한 때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문

정치자금에관한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보조금의 배분) ① 제17조(보조금의 계상)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보조금은 지급 당시 국회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동일정당의 소속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대하여 그 100분의 50을 정당별로 균등하게 분할하여 배분·지급한다.

②보조금 지급 당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대상이 아닌 정당으로서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대하여는 100분의 5씩을,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정당에 대하여는 보조금의 100분의 2씩을 배분·지급한다.

1.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한 정당의 경우에는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

2.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한 정당 중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으로서 의석을 가진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선거, 지역구 시·도의회의원선거, 시·도지사선거 또는 자치구·시·군의 장의 선거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0.5 이상인 정당

3.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선거, 지역구 시·도의회의원선거, 시·도지사선거 또는 자치구·시·군의 장의 선거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액을 제외한 잔여분 중 100분의 50은 지급당시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에 그 의석수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하고, 그 잔여분은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한다.

④~⑥ 생략

참조조문

국회법 제33조(교섭단체) ①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그러나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20인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②~③ 생략

정치자금법 제27조(보조금의 배분) ①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은 지급 당시「국회법」제33조(교섭단체)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동일 정당의 소속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대하여 그 100분의 50을 정당별로 균등하게 분할하여 배분·지급한다.

② 보조금 지급 당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대상이 아닌 정당으로서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대하여는 100분의 5씩을,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에 대하여는 보조금의 100분의 2씩을 배분·지급한다.

1.최근에 실시된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한 정당의 경우에는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

2.최근에 실시된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한 정당 중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으로서 의석을 가진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선거, 지역구시·도의회의원선거, 시·도지사선거 또는 자치구·시·군의 장선거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0.5 이상인 정당

3.최근에 실시된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선거, 지역구시·도의회의원선거, 시·도지사선거 또는 자치구·시·군의 장선거에서 당해 정

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액을 제외한 잔여분 중 100분의 50은 지급 당시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에 그 의석수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하고, 그 잔여분은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한다.

④ 선거보조금은 당해 선거의 후보자등록마감일 현재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 정당에 대하여는 이를 배분·지급하지 아니한다.

⑤보조금의 지급시기 및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

참조판례

1. 헌재 1996. 3. 28. 93헌마198 , 판례집 8-1, 241, 250

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 판례집 16-1, 574, 584

2. 헌재 1997. 3. 27. 93헌마251 , 판례집 9-1, 366

헌재 1995. 5. 25. 91헌마44 , 판례집 7-1, 687-721

당사자

청 구 인 1. 민주노동당

대표자 문○현

2. 민주당

대표자 한○갑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김영중 외 1인

주문

청구인 민주노동당의 심판청구를 각하하고, 청구인 민주당의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제17대 국회에서 국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들인바, 정당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정치자금에관한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가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을 차별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

한다고 주장하면서 2004. 8.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정치자금에관한법률(2004. 3. 12. 법률 제7191호로 개정되고, 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정치자금법’이라고 한다) 제18조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와 청구이유를 종합하면 청구인들은 정당득표율이 아닌 교섭단체 구성 여부나 의석수에 따라 정해지는 보조금배분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선거보조금 지급 제외 정당과 보조금 지급절차 등에 관하여 규정한 제4항 내지 제6항은 그와 관련이 없는 조항이라 할 것이어서,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대상을 구 정치자금법 제18조 제1항 내지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심판대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고, 관련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구 정치자금법 제18조(보조금의 배분) ① 제17조(보조금의 계상)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보조금은 지급 당시 국회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동일정당의 소속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대하여 그 100분의 50을 정당별로 균등하게 분할하여 배분·지급한다.

② 보조금 지급 당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대상이 아닌 정당으로서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대하여는 100분의 5씩을,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정당에 대하여는 보조금의 100분의 2씩을 배분·지급한다.

1.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한 정당의 경우에는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

2.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한 정당 중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으로서 의석을 가진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선거, 지역구 시·도의회의원선거, 시·도지사선거 또는 자치구·시·군의 장의 선거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0.5 이상인 정당

3.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비례대표 시·도의회의원선거, 지역구 시·도의회의원선거, 시·도지사선거 또는 자치구·시·군의 장의 선거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이 100분의 2 이상인 정당

③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액을 제외한 잔여분 중 100분의 50은 지급당시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에 그 의석수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하고, 그 잔여분은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1)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청구인 민주노동당은 정당득표율(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이 얻은 득표비율) 13%로 국회의석 10석을, 청구인 민주당은 정당득표율 7.1%로 국회의석 9석을 각 얻었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보조금을 배분하면 국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들은 정당득표율보다 높은 비율로, 이를 구성하지 못한 청구인들은 정당득표율보다 낮은 비율의 보조금을 지급받게 된다.

(2) 국민의 지지율인 정당득표율과 달리 국회법이 운영의 편의를 위해 둔 교섭단체의 구성 여부에 따라 보조금 지급비율을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을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나. 관계기관의 의견

(1) 한나라당의 의견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률의 시행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심판청구는 시행일부터 5개월이 경과되어 청구되었으므로 부적법하고, 교섭단체제도의 시행 아래 국회 및 선거에 참여하여 온 청구인들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게 되자 이를 문제삼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부당하다.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

의견없음

3. 심판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청구인 민주노동당의 심판청구에 관하여

(1)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뒤에 비로소 그 법령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

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2003. 3. 12. 법률 제6861호로 개정된 것) 제69조 제1항 및 헌재 1996. 3. 28. 93헌마198 , 판례집 8-1, 241, 250 등 참조].

여기서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이란 법령의 규율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최초의 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즉, 일단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그 때로부터 당해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진행이 개시되며, 그 이후에 새로이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다고 하여서 일단 개시된 청구기간의 진행이 정지되고 새로운 청구기간의 진행이 개시된다고 볼 수는 없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 판례집 16-1, 574, 583-584 참조).

(2) 이 사건에서 청구인 민주노동당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2004. 3. 12.)된 후로는 2004. 4. 2.에 처음으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선거보조금을 지급받았고, 당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이었으므로, 이 때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그로부터 90일이 경과한 이후인 2004. 8. 20.에 이르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따라서 위 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제기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위 청구인은 정치자금 배분문제의 중요성에 비추어 청구기간 도과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아니한다.

나. 청구인 민주당의 심판청구에 관하여

(1) 청구인 민주당은 이 사건 법률조항 시행 당시에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이었으나, 제17대 국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여 2004. 6.경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으로서 처음으로 경상보조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청구인은 이 때에 비로소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되었다 할 것이고, 그로부터 90일 이내에 청구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은 청구기간이 준수되었다.

(2) 헌법소원이 비록 적법하게 제기되었더라도 권리보호이익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당시에도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 당시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더라도 심판계속 중에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가 종료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헌법소원이 부적법한 것으로 된다(헌재 1997. 3. 27. 93헌마251 , 판례집 9-1, 366).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소원이 제기된 뒤인 2005. 8. 4. 법률 제7682호로 전문 개정된 정치자금법의 시행으로 그 효력을 상실하여 위 조항에 의한 보조금배분이 더 이상 이루어질 여지가 없게 됨으로써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통하여 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의 침해는 심판계속 중에 법률관계의 변동으로 말미암아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를 위한 이익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심판 계속 중 발생한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된 경우에도 그러한 기본권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정당의 보조금 배분비율에 관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아직 그 해명이 이루어진 바가 없고, 또한 위 법률조항이 위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위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정치자금법 제27조에 의해서도 기본권이 침해될 것이 확실히 예상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분쟁의 해결은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본안판단의 필요성이 인정된다(헌재 1995. 5. 25. 91헌마44 , 판례집 7-1, 687-721 참조).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정당의 기능과 보조금제도

(1) 정당은 정치적결사로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각계각층의 이익을 대변하며, 정부를 비판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국민 일반이 정치나 국가작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현대의 대의제민주주의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적기능을 수행하고 있다(헌재 1996. 8. 29. 96헌마99 , 판례집 8-2, 207 참조). 때문에 헌법도 정당의 기능에 상응하는 지위와 권한을 보장하고 있는데, 우리 헌법상 정당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는 보장되고(제8조 제1항), 정당의 목적·조직·활동이 민주적인 한, 정당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받을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내지 제4항).

(2) 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문 개정된 것) 제7조 제3항(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

에 의하여 정당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의 규정에 근거하여 1980. 12. 31. 제3차 정치자금법 개정 시 처음 신설된 보조금제도는 정당이 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정치자금을 마련함에 있어 정치자금의 기부자인 각종 이익집단으로부터의 부당한 영향력을 배제함으로써 정치부패를 방지하고, 정당 간의 자금조달의 격차를 줄여 공평한 경쟁을 유도하며, 선거비용과 정당의 경비지출의 증가추세에 따른 재정압박을 완화하여 정당의 원만한 기능을 보장하고 유능한 후보자의 당선가능성을 높이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

(3) 보조금제도에 관한 각국의 입법례를 보면, 우리 나라와 일본, 독일 등은 정당활동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이나 영국 등은 정당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국고보조는 없고 다만 선거비용에 대한 보조나 야당에 대한 보조 등을 하여 줄 뿐이다. 또한 보조금을 배분하는 기준도 의석수나 총득표수, 정당득표율(또는 대정당후보자의 평균 득표수에 대한 소정당 및 신정당후보자의 득표율) 등으로 각 나라마다의 역사 및 정치풍토 내지 정치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1) 헌법 제8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에게 주어지는 보조금을 배분받을 권리는 보조금의 액수, 지급기준 및 대상, 용도 등에 관한 구체적 사항이 법률에 규정됨으로써 비로소 구체적인 법적 권리로 형성되므로, 입법자는 정당에 대한 보조금의 배분기준을 정함에 있어 입법정책적인 재량권을 가지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당을 불평등하게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정당의 기회균등원칙은 각 정당에 보조금을 균등하게 배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금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각 정당의 규모나 정치적 영향력, 정당이 선거에서 거둔 실적 등에 따라 어느 정도 차별을 할 수 있고, 그 내용이 현재의 각 정당들 사이의 경쟁상태를 현저하게 변경시킬 정도가 아니면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로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들에 보조금의 50/100을 우선 배분하여 줌으로써 ‘다수 의석을 가진 원내정당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 입법목적에 대하여는 ‘4대 정당 체제’를 예상하고 만들어진 보조금 배분비율을 현 정치상황의 정당구조에 맞게 고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이 보조금 배분비율을 개정하였다는 개정이유만 있을 뿐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로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을 더 우대하려는

취지를 알 수 있는 자료는 없다.

그런데 우리 나라와 같이 정당제가 불안정하고 정당과 국민 간의 동일성이 희박한 정당정치풍토에서 대의민주적 기본질서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에 안정된 다수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므로,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원내정당을 우대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당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3)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이를 구성하지 못하는 정당 사이에 보조금의 배분규모에 있어 상당한 차이(50/100과 5/100 또는 2/100)를 두고 있으므로, 그러한 차등지급의 정도가 합리성이 있는가가 문제된다.

오늘날 대의제민주주의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정당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정당국가적 민주주의로 변화하여, 국회는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의 의사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의 구성원인 의원들이 정당을 통하여 그리고 정당 속에서 결합하여 운영되고 있고, 정당의 국회 내에서의 활동도 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여 국가기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당의 공적기능을 수행하는데 국회에 진출한 정당과 진출하지 못한 정당 사이, 그리고 국회에 진출하여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과 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다수 정당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정당에게도 일정 범위의 보조금 배분을 인정하여 소수정당의 보호·육성도 도모하고 있고, 교섭단체의 구성여부만을 보조금 배분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정당의 의석수비율이나 득표수비율도 고려하여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아래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현행의 보조금 배분비율과 의석수비율 또는 득표수비율(비례대표전국선거구 및 지역구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의 평균)을 비교하면 현행의 보조금 배분비율은 의석수비율보다는 오히려 소수 정당에 유리하고, 득표수비율과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따른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교섭단체의 구성 여부에 따라 보조금의 배분규모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러한 차등정도는 각 정당 간의 경쟁상태를 현저하게 변경시킬 정도로 합리성을 결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제16대와 제17대 국회에서의 보조금 배분·지급비율

열 린
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민주
연합
민 주
노동당
제16대
2003년 3/4분기
현행비율
45.6%
41.1%
8.0%
2%
의석수비율
56.2%
(149석)
38.1%
(101석)
3.8%
(10석)
0%
득표수비율
44.1%
40.6%
11.1%
0%
제17대
2003년
4/4분기
현행비율
20.2%
37.1%
29.6%
8.0%
2%
의석수비율
17.4%
(47석)
55.4%
(149석)
22.3%
(60석)
3.7%
(10석)
0%
득표수비율
0%
44.1%
40.6%
11.1%
0%
2004년
2/4분기
현행비율
42.6%
40.0%
7.1%
2.8%
7.3%
의석수비율
51.0%
(151석)
40.9%
(121석)
3.0%
(9석)
1.4%
(4석)
3.4%
(10석)
득표수비율
41.69%
38.25%
7.82%
2.85%
8.95%
2005년
2/4분기
현행비율
42.39%
40.38%
7.14%
2.74%
7.35%
의석수비율
49.66%
(146석)
42.52%
(125석)
3.40%
(10석)
1.02%
(3석)
3.40%
(10석)
득표수비율
41.87%
38.42%
7.86%
2.86%
8.99%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보조금 배분으로 인하여 청구인 민주당의 보조금을 평등하게 배분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청구인 민주노동당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청구인 민주당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조대현의 아래 6.과 같은 적법요건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조대현의 반대의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의 청구기간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은 기본권을 보호하여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헌법소원심판의 청구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기본권보호청구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에서 “그 사유”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헌법소원심판 청구사유, 즉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사유”를 말한다. 기본권을 침해하는 원인이 공권적 처분행위 또는 권력적 사실행위인 경우와 같이 공권력 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1회적인 경우에는 그러한 기본권침해행위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청구기간을 따져야 하지만,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공권력의 불행사나 법규의 내용인 경우와 같이 그로 인한 기본권침해가 계속적인 경우에는 “기본권침해사유”도 계속적으로 생긴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치자금의 배분기준을 정하면서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배분기준을 차별하고 있고, 그러한 차별적 배분기준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합치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05. 8. 4. 법률 제7682호 정치자금법 제27조로 개정되었지만, 법률의 명칭과 조문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 그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개정되기 전까지 차별적 배분기준은 계속 효력을 유지하였고, 그에 따른 정치자금 배분은 매 분기마다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매 분기마다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정치자금 배분행위는 구체적인 처분으로서 그 배분행위가 있을 때마다 기본권침해사유<정치자금 배분의 차별>가 생기지만, 정치자금의 차별적인 배분기준을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05. 8. 4. 개정되기 전까지 계속적으로 법규의 효력을 유지하면서 차별적 배분기준을 강제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기본권침해사유<정치자금의 차별적 배분기준의 강제>는 2005. 8. 3.까지는 계속적으로 생긴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차별적인 배분기준이 법규적 효력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강제되고 있는 동안에는, 기본권침해사유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헌법

원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도 끊임없이 새로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에 차별적인 배분기준을 처음 안 때를 기준으로 청구기간을 따진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차별적인 배분기분을 강제하는 기본권침해사유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적 배분기준 자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청구를 봉쇄하는 결과로 된다. 따라서 정치자금의 차별적인 배분기준을 강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기간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규의 효력을 상실한 2005. 8. 4.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2004. 8. 20. 접수되었으므로 청구기간이 도과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 민주노동당의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청구기간 도과를 이유로 각하할 것이 아니라 본안에 들어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고 있는 정치자금의 차별적인 배분기준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부합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판하여야 한다.

재판관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김효종 김경일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주심) 이공현 조대현

별 지

〔별 지〕 관련조항

구 정치자금법 제18조(보조금의 배분)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조금을 배분·지급하는 경우에 제1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보조금은 당해 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에 대하여는 이를 배분·지급하지 아니한다.

⑤ 제4항에서 “당해 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이라 함은 당해 선거의 후보자 등록 마감일 현재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 정당을 말한다.

⑥ 보조금의 지급시기·정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한다.

제17조(보조금의 계상) ① 국가는 정당에 대한 보조금으로 최근 실시한 국회의원총선거의 선거권자 총수에 800원을 곱한 금액을 매년 예산에 계상하여야 한다. 이 경우 국회의원총선거의 실시로 선거권자 총수에 변경이 있는 때에는 당해 선거가 종료된 이후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변경된 선거권자 총수를 기준으로 계상하여야 한다.

②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총선거 또는 공직선거법 제203조(동시선거의 범위와 선거일)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동시지방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각 선거마다 800원씩을 추가한 금액을 제1항의 기준에 의하여 예산에 계상하여야 한다.

③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보조금은 매년 분기별로 균등분할하여 정당에 지급하고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보조금은 당해 선거의 후보자등록마감일부터 2일 이내에 지급한다.

제17조의2(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 ② 임기만료에 의한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지역구시·도의회의원선거의 전국지역구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한 정당에 대하여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 총액의 100분의 50은 지급 당시 정당별 국회의석수의 비율에 따라, 그 잔여분은 최근 실시한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수의 비율(비례대표전국선거구 및 지역구에서 당해 정당이 득표한 득표수 비율의 평균을 말한다. 이하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이라 한다)에 따라 배분·지급한다.

국회법 제33조(교섭단체) ①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그러나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20인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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