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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6. 30. 선고 2009헌마406 판례집 [서울특별시 서울광장 통행 저지행위 위헌확인]
[판례집23권 1집 457~479]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경찰청장이 2009. 6. 3. 경찰버스들로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을 둘러싸 통행을 제지한 행위(이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라고 한다)가 청구인들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거주·이전의 자유는 거주지나 체류지라고 볼 만한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장소를 선택하고 변경하는 행위를 보호하는 기본권인바, 이 사건에서 서울광장이 청구인들의 생활형성의 중심지인 거주지나 체류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서울광장에 출입하고 통행하는 행위가 그 장소를 중심으로 생활을 형성해 나가는 행위에 속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제한되었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여지가 있는 일체의 집회를 금지하고 일반시민들의 통행조차 금지하는 전면적이고광범위하며 극단적인 조치이므로 집회의 조건부 허용이나 개별적집회의 금지나 해산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급박하고 명백하며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취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에 해당한다. 서울광장 주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거나 일부 시민들이 서울광장 인근에서 불법적인 폭력행위를 저지른 바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폭력행위일로부터 4일 후까지 이러한 조치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급박하고 명백한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의 위험성이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당시 상황에 비추어 필요최소한의 조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전면적이고 광범위한 집회방지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서울광장에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는경우 일반시민들의 통행이나 여가·문화 활동 등의 이용까지 제한되므로 서울광장의 몇 군데라도 통로를 개설하여 통제 하에 출입하게 하거나 대규모의 불법ㆍ폭력 집회가 행해질 가능성이 적은 시간대라든지 서울광장 인근 건물에의 출근이나 왕래가 많은 오전 시간대에는 일부 통제를 푸는 등 시민들의 통행이나 여가·문화활동에과도한 제한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할 수있는 수단이나 방법을 고려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시민의 통행을 전면적으로 제지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대규모의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를 막아 시민들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한다는 공익은 중요한 것이지만,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공익의 존재 여부나 그 실현 효과는 다소 가상적이고 추상적인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고, 비교적 덜 제한적인 수단에 의하여도 상당 부분 달성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일반 시민들이 입은 실질적이고 현존하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보충의견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의 ‘소요사태’는 ‘다중이 집합하여 한 지방의 평화 또는 평온을 해할 정도에 이르는 폭행·협박 또는 손괴행위를 하는 사태’를 의미하고, 같은 법 제6조 제1항의 ‘급박성’은 ‘당해행위를 당장 제지하지 아니하면 곧 범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상황이라서 그 방법 외에는 결과를 막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일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바, 경찰청장이 청구인들에 대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한 2009. 6. 3. 당시 서울광장 주변에 ‘소요사태’가 존재하였거나 범죄발생의 ‘급박성’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 조항들은 이 사

건 통행제지행위 발동의 법률적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경찰의 임무 또는 경찰관의 직무 범위를 규정한 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는 그 성격과 내용 및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일반적 수권조항’이라 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제한 또는 박탈하는 행위의 근거조항으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위 조항 역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 발동의 법률적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우선 우리 헌법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근거하도록 한 ‘법률’은 개별적 또는 구체적 사안에 적용할 작용법적 조항을 의미하는 것이지, 조직법적 규정까지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으로 이를 일반적 수권조항이라고 보는 것은 각 경찰작용의 요건과 한계에 관한 개별적 수권조항을 자세히 규정함으로써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경찰권의 발동을 허용하려는 입법자의 의도를 법률해석으로 뒤집는 것이다. 또한 국가기관의 임무 또는 직무에 관한 조항을 둔 다른 법률의 경우에는 이를 기본권제한의 수권조항으로 해석하지 아니함에도 경찰조직에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실질을 허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만약 위 조항들이 일반적 수권조항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더라도 명확성의 원칙 위반이라는 또 다른 위헌성을 피할 수 없으므로 결국 합헌적인 법률적 근거로 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경찰청장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법률적 근거를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에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다.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박한철의 반대의견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경찰권 행사를 위한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는 점과 경찰권 발동의 근거가 되는 일반조항을 인정하더라도 경찰권 발동에 관한 조리상의 원칙이나 법원의 통제에 의해 그 남용이 억제될 수 있다는 점을 종합해 보면, 경찰 임무의 하나로서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규정한 경찰법 제3조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는 일반적 수권조항으로서 경찰권 발동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조항들에 근거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시민분향소가 위치한 덕수궁뿐만 아니라 중요한 공공기관과 가까운 서울광장 주변 곳곳에서 소규모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던 상황에서 서울광장에 대규모 군중이 운집할 경우 자칫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로 나아갈 수 있고, 그 경우 사회에 미치는 혼란과 위험이 상당히 클 것이므로 이와 같은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여 시민들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현저히 불합리한 공권력 행사로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서울광장이라는 한정된 곳에서 일시적으로 일반이용을 제한한 것에 불과하고, 우회로를 통행하거나 다른 공간에서의 여가활동을 막는 것도 아니었으며, 향후 그 제한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없었으므로 이를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수의견의 주장대로 조건부 또는 개별적으로 집회를 허용할 경우, 집회 참가자들의 배타적 사용으로 일반시민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마찬가지로 제한될 것이고, 일부 통로를 개설하여 개별적인 통행이나 여가활동을 허용할 경우, 불법 집회의 목적을 가진 자들이 그 출입 목적을 속여 서울광장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어 당초의 경찰권 행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며, 특정 시간대에 통행을 허용하는 것은 상시적으로 대규모 불법·폭력 집회가 발생할 위험이 존재하던 당시 상황에서는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들을 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 보아 최소침해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아가 불법·폭력 집회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해 일시적으로 서울광장에서 여가활동이나 통행을 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크다고 할 수 없어 법익 균형성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할 것이다.

경찰법(2006. 7. 19. 법률 제7968호로 개정된 것) 제3조(국가경찰의 임무) 국가경찰은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ㆍ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

경찰관직무집행법(1981. 4. 13. 법률 제3427호로 개정된 것) 제2조(직무의 범위) 경찰관은 다음 각호의 직무를 행한다.

1. 범죄의 예방ㆍ진압 및 수사

2. 경비ㆍ요인경호 및 대간첩작전수행

3. 치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4.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5.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② 경찰관서의 장은 대간첩작전수행 또는 소요사태의 진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대간첩작전지역 또는 경찰관서ㆍ무기고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접근 또는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③∼④ 생략

경찰관직무집행법(1981. 4. 13. 법률 제3427호로 개정된 것)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①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ㆍ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

② 생략

구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2009. 5. 28. 서울특별시조례 제4774호로 개정되고, 2010. 9. 27. 서울특별시조례 제50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조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사용”이란 서울광장(이하 “광장”이라 한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용함으로써 불특정 다수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한다.

2.∼3. 생략

구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2009. 5. 28. 서울특별시조례 제4774호로 개정되고, 2010. 9. 27. 서울특별시조례 제50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사용허가 신청) 광장을 사용하고자 하는 자는 사용목적과 일시, 신청자의 성명과 주소, 사용예정인원 등을 기재한 별지 서식의 광장사용허가신청서를 사용하고자 하는 날(이하 “사용일”이라 한다)의 60일전부터 7일전에 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참조판례

1. 헌재 2004. 10. 28. 2003헌가18 , 판례집 16-2하, 86, 95

2. 헌재 2003. 10. 30. 2000헌바67 등, 판례집 15-2하, 41, 56

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 판례집 15-2하, 185, 199

당사자

청 구 인민○희 외 8인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한울담당변호사 박주민

피청구인경찰청장

주문

피청구인이 2009. 6. 3.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들로 둘러싸 청구인들의 통행을 제지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피청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 5. 23.경 고인을 조문하고자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이 그 건너편에 있는 서울광장에서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를 개최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경찰버스들로 서울광장을 둘러싸 소위 차벽(車壁)을 만드는 방법으로 서울광장에 출입하는 것을 제지하였다.

(2) 서울특별시민인 청구인들은 2009. 6. 3.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통행하려고 하다가 서울광장을 둘러싼 경찰버스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차벽에 의하여 통행하지 못하게 되자 피청구인의 이와 같은 통행제지행위가 청구인들의 거주·이전의 자유와 공물이용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9. 7. 21.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이 2009. 6. 3.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들로 둘러싸 청구인들의 서울광장 통행을 제지한 행위(이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라

고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

경찰법(2006. 7. 19. 법률 제7968호로 개정된 것) 제3조(국가경찰의 임무) 국가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

경찰관직무집행법(1981. 4. 13. 법률 제3427호로 개정된 것) 제2조(직무의 범위) 경찰관은 다음 각 호의 직무를 행한다.

1.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4.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5.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제5조(위험발생의 방지) ② 경찰관서의 장은 대간첩작전수행 또는 소요사태의 진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대간첩작전지역 또는 경찰관서·무기고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접근 또는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①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ㆍ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

구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2009. 5. 28. 서울특별시조례 제4774호로 개정되고, 2010. 9. 27. 서울특별시조례 제50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조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사용”이란 서울광장(이하 “광장”이라 한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용함으로써 불특정 다수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말한다.

제5조(사용허가 신청) 광장을 사용하고자 하는 자는 사용목적과 일시, 신청자의 성명과 주소, 사용예정인원 등을 기재한 별지 서식의 광장사용허가신청서를 사용하고자 하는 날(이하 “사용일”이라 한다)의 60일 전부터 7일 전에 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과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청구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사실상의 효과를 가져 온 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고, 행정소

송을 제기하더라도 소의 이익이 부정될 가능성이 많아 헌법소원심판 외에는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없으므로 보충성의 예외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이미 종료되기는 하였으나, 국민의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피청구인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에 의거한 정당한 경찰권 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반복될 것이 확실시되므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도 있다.

(2)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서울광장을 자유롭게 출입하고 통행할 수 있는 권리인 거주·이전의 자유와 서울광장에서 자유롭게 여가활동과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인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공물을 이용할 수 있는 요건만 갖추면 공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인 공물이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3) 피청구인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한 시기에는 서울광장에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요건인 소요사태나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상황이 아니었으며, 또한 서울광장이 같은 법 제5조 제2항의 보호대상인 국가중요시설에 해당하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위 법률조항들의 적용대상이 아니거나 그 적용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들을 침해한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1) 서울특별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시민추모위원회’가 한 서울광장 사용허가신청을 불허하였는바,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서울특별시장의 사용불허에 의한 제한을 확인하는 의미만 있을 뿐, 새로이 권리관계의 변동이나 의무부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보충성의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 그리고 피청구인이 2009. 6. 4.경 경찰버스를 철수시켜 서울광장을 개방하였으므로 그 이후에 제기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헌법적 해명을 해야 할 특별한 사정도 없다.

(2) 서울광장은 서울특별시가 공공용으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기로 결정한 재산으로서 공공용재산에 해당하는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6조 제1항, 제20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공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서울광장 사용허가를 받지 않은 청구인들이 거주·이전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

유권 내지 공물이용권에 기하여 당연히 서울광장을 통행하거나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고 할 수 없다.

(3) 청구인들의 권리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 추모행사가 불법ㆍ폭력 집회나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으므로 국가경찰의 임무인 범죄예방, 교통단속과 위해의 방지 및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당시의 사회적·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최소한의 질서유지를 확보하고자 한 수단으로서 그 방법의 적절성도 인정된다. 그리고 이미 여러 곳에 분향소가 설치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할 수 있는 장소가 충분하였다는 점 및 노제가 개최된 2009. 5. 29.과 정치적 집회나 불법·폭력시위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2009. 6. 4. 이후에는 서울광장을 전면 개방하여 일반시민들이 자유롭게 통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필요최소한의 제한으로서 피해의 최소성 역시 충족되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권리는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지도 아니하고 시국도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서울광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일방적 요구이어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라고 하는 법익에 비추어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기본권침해 가능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시민추모위원회’가 2009. 5. 27. 한 서울광장 사용허가신청에 대하여 서울특별시장이 허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사용예정일을 도과시킴으로써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특별시장이 한 위와 같은 실질적인 불허처분은, 위 추모위원회가 추모제를 개최하기 위하여 서울광장을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은 것일 뿐, 위 사용신청자와는 별개이며 일반시민인 청구인들이 통행 내지 여가활동 등의 목적으로 서울광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까지 불허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서울특별시장의 위 불허처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의 기본권침해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나. 보충성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직접 상대방의 신체 또는 재산에 실력을 가하여 행정상 필요한 상태를 실현하는 행정상의 즉시강제로서 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

하므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청구인들의 통행이 제지된 다음날 피청구인이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버스들을 철수시키고 통행제지행위를 중지함에 따라 청구인들이 행정쟁송을 제기하더라도 소의 이익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아 그 절차에 의한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여지는바, 이러한 경우에도 사전구제절차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우회절차를 강요하는 셈이 되는 것이므로, 청구인들이 행정쟁송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충성의 예외로서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다. 권리보호의 이익

피청구인이 2009. 6. 4. 서울광장을 에워싸고 있던 경찰버스들을 철수시켜 서울광장 통행제지행위를 중지함에 따라 그 이후에는 청구인들이 더 이상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들의 주관적인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 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가사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이다(헌재 2010. 6. 24. 2009헌마257 , 판례집 22-1하, 621, 633). 이 사건에 대한 피청구인의 답변 취지와 피청구인이 2009. 6. 4. 서울광장의 통행을 허용한 후인 2009. 6. 27.경에도 집회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다시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들로 둘러싸 통행을 제지한 바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으로도 같은 유형의 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 당시 피청구인이 불법ㆍ폭력 집회를 막는다는 이유로 서울광장을 봉쇄하여 일반시민들의 통행을 제지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정당한지 여부는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심판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거주·이전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는 국가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거주지와 체류지를 정할 수 있는 자유인바, 자유로운 생활형성권을 보장함으로써 정치·경제·사회·

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개성신장을 촉진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헌재 2004. 10. 28. 2003헌가18 , 판례집 16-2하, 86, 95 참조). 이러한 의미와 기능을 갖는 거주·이전의 자유는 국민이 원활하게 개성신장과 경제활동을 해 나가기 위하여는 자유로이 생활의 근거지를 선택하고 변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고려에 기하여 생활형성의 중심지 즉, 거주지나 체류지라고 볼 만한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장소를 선택하고 변경하는 행위를 보호하는 기본권으로서, 생활의 근거지에 이르지 못하는 일시적인 이동을 위한 장소의 선택과 변경까지 그 보호영역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서울광장이 청구인들의 생활형성의 중심지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들이 서울광장에 출입하고 통행하는 행위가 그 장소를 중심으로 생활을 형성해 나가는 행위에 속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청구인들이 서울광장을 출입하고 통행하는 자유는 헌법상의 거주·이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2) 공물이용권

청구인들은, 시민이 공물을 이용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는 한 공물을 사용·이용하게 해달라고 국가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즉 공물이용권이 행복추구권에 포함되는 청구권적 기본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인바(헌재 2007. 3. 29. 2004헌마207 , 판례집 19-1, 276, 286),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공물을 사용·이용하게 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청구인들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청구권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권리가 포괄적인 자유권인 행복추구권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3) 일반적 행동자유권

헌법 제10조 전문의 행복추구권에는 그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이 포함되는바, 이는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되는 권리로서,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이라는 성격을 갖는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 판례집 15-2하, 185, 199 참조).

일반 공중의 사용에 제공된 공공용물을 그 제공 목적대로 이용하는 것은 일반사용 내지 보통사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따로 행정주체의 허가를 받을 필요

가 없는 행위이고, 구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도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는 광장의 사용은 불특정 다수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 이용을 제한하는 경우로 정하여(위 조례 제2조 제1호) 개별적으로 서울광장을 통행하거나 서울광장에서 여가활동이나 문화활동을 하는 것은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인 서울광장을 개별적으로 통행하거나 서울광장에서 여가활동이나 문화활동을 하는 것은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내용으로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이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없게 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침해 여부가 문제된다.

나.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침해

(1)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9. 5. 23. 서거하자 서울광장 건너편에 있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 시민분향소가 설치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위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거나 그 부근에 모여 함께 고인을 추모하기도 하였으며, 그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그 즈음 진행되던 고인에 대한 검찰수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주변의 통행을 통제하는 경찰과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피청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경찰버스들로 서울광장을 둘러싸 시민들이 서울광장을 통행하지 못하도록 한 이래 2009. 5. 29. 하루 동안 고인에 대한 국민장 노제가 열릴 수 있도록 경찰버스들을 철수하여 서울광장에의 출입을 허용한 외에는 2009. 6. 4. 오전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중지할 때까지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출입하거나 통행하는 것 일체를 제지하였다.

(2) 피청구인이 처음 서울광장에서의 통행을 막은 2009. 5. 23.경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하여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 주변에 모여 있던 많은 사람들이 서울광장에서 추모 또는 항의 목적의 집회나 시위를 개최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 피청구인이 서울광장에서 대규모의 집회나 시위가 개최되고, 그 집회나 시위가 불법·폭력적인 것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판단하여 시민들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서울광장에서의 통행을 막는 조치를 취하였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통행저지행위는 그와 같은 불법ㆍ폭력적인 집회의 방지라고 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므로 그 범위 내에서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될 여지가 있을 것이다.

(3) 그러나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개별적·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경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즉,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가 가지고 있는 헌법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조치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조치로써는 공익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비로소 집회의 금지와 해산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03. 10. 30. 2000헌바67 등, 판례집 15-2하, 41, 56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개별적인 집회를 금지하는 것을 넘어서서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여지가 있는 일체의 집회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일반시민들인 청구인들의 서울광장에서의 통행조차 금지한 것이어서 전면적이고 광범위하며 극단적인 조치이므로, 이러한 조치는 집회의 조건부 허용이나 개별적 집회의 금지나 해산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급박하고 명백하며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취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 이전부터 서울광장 주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모여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조건부 허용이나 개별적인 금지로는 통제될 수 없을 정도로 불법ㆍ폭력적인 집회나 시위를 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대학생 등 일부 시민들이 2009. 5. 30. 오후에 서울광장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각목 등으로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버스를 내려치거나 돌을 던지고 경찰버스 안으로 난입해 경찰관들을 폭행하는 등의 불법적인 폭력행위를 저지른 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로는 불법·폭력적 집회나 시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충돌이 없었던 이상, 폭력행위 발생일로부터 4일이 지난 후로서 청구인들이 서울광장을 통행하고자 한 2009. 6. 3.까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할 정도로 급박하고 명백한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의 위험성이 남아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와 같은 포괄적이며 전면적인 통제는 당시 상황에 비추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가사 당시 서울광장에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가 발생할 위험이 급박하고 중대하여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처럼 전면적이고 광범위한 집회방지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으로서는 서울광장에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는 경우 불법·폭력 집회에 참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일반시민들의 통행이나 여가·문화

활동 등의 이용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다음과 같이 과도한 제한을 초래하지 않는 수단이나 방법을 고려하였어야 할 것이다.

우선 장소적 측면에서 보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와 같이 서울광장 주변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둘러싸 차벽을 만드는 대신에 몇 군데라도 통로를 개설하고 경찰이 그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대규모의 집회를 막으면서도 시민들의 개별적인 통행이나 여가활동은 가능하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또한 시간적·상황적 측면에서도, 서울광장 주변에 모인 추모객의 규모를 고려하여 대규모의 불법ㆍ폭력 집회가 행해질 가능성이 적은 시간대라든지 서울광장 인근 건물에의 출근이나 왕래가 많은 오전 시간대에는(2009. 6. 3.은 평일이었다) 일부 통제를 풀어 보행자들의 통행을 허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덜 침해적인 수단이 존재하고 이러한 수단을 채택하더라도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의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그러한 고려 없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로 모든 시민의 통행을 전면적으로 제지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이라는 요구를 충족하였다고 할 수 없다.

(5) 나아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로써 대규모의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를 막아 시민들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한다는 공익은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 당시의 서울광장 부근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공익의 존재 여부나 그 실현 효과는 다소 가상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공익목적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비교적 덜 제한적인 수단에 의하여도 상당 부분 달성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로 얻어질 공익의 정도가, 청구인들과 같은 일반 시민들이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통행하지 못하고 서울광장 내에서 여가 및 문화활동을 할 수 없음으로써 입게 되는 실질적이고 현존하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6) 결국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므로 취소하여야 하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이미 종료되어 그로 인한 기본권침해상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취소하는 대신 위헌임을 확인하는 선언을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박한철의 아래 7.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위 법정의견에 관하여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아래 6.과 같은 보충의견이 있다.

6.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보충의견

우리는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그에 앞서 보다 근본적으로, 헌법상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가. 법률유보원칙이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반드시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상의 원칙이다(헌법 제37조 제2항).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모든 국가작용은 반드시 법률적 근거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과연 법률적 근거를 갖추고 있는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청구인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의 근거로 삼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 제6조 제1항이 이 사건의 경우 법률적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먼저 살펴본다.

(1)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은 “(대간첩작전수행 또는) 소요사태의 진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경찰관서ㆍ무기고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접근 또는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고, 같은 법 제6조 제1항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 ……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2) 위 법률조항들은 행정상 즉시강제의 특별수권조항에 해당하는바, 행정상 즉시강제는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가피한 한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므로,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취지와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는 그 발동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해석원칙에 따르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의 ‘소요사태’는 ‘다중이 집합하여 한 지방의 평화 또는 평온을 해할 정도에 이르는 폭행·협박 또는 손괴행위를 하는 사태’를 의미하고, 같은 법 제6조 제1항의 ‘급박성’은 ‘당해행위를 당장 제지하지 아니하면 곧 범죄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상황이라서

그 방법 외에는 결과를 막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일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3) 이에 비추어 보건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2009. 5. 23. 즈음부터 서울광장 주변에서 일부 시민들과 경찰 간에 산발적 충돌이 없지 아니하였고, 2009. 5. 30.경에는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려는 시위대의 서울광장 인근 도로 점거 및 경찰버스 손괴 등 경찰과의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충돌이 한 지방의 평화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는 정도에 이르렀던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적어도 청구인들에 대한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있었던 2009. 6. 3. 당시에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아무런 충돌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소요사태’의 존재를 요건으로 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 발동의 법률적 근거가 된다고 할 수 없다.

(4) 한편, 앞서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살핀 바와 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서울광장 주변에 모여 있었다는 사정, 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발생하였던 적이 있다는 사실만을 들어서, 그로부터 4일 가량 경과한 이 사건 당시 ‘곧 범죄가 발생할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범죄발생의 급박한 상황일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 발동의 법률적 근거가 된다고도 할 수 없다.

다. 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의 법률적 근거 가부

피청구인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에서 정한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행해진 활동이라고 주장하므로, 위 법률조항들이 이른바 ‘일반적 수권조항’으로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의 법률적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인지를 검토하기로 한다.

(1) 경찰법 제3조(국가경찰의 임무)는 “국가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는 내용이고,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직무의 범위)는 “경찰관은 다음 각 호의 직무를 행한다. 1.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 4.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5.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내용이다.

(2) 위 규정들은 경찰의 임무 또는 경찰관의 직무 범위를 규정한 조항들이

다. 즉, 경찰법 제3조는 국가기관으로서의 경찰 조직을 두는 목적과 그에 따른 경찰 임무의 개요를 밝히는 조항이고,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는 경찰관에게 직무수행의무를 부과하는 전제로서 경찰관의 직무 범위를 개괄적으로 한정하여 표시해 주는 조항이다.

이러한 성격과 내용을 갖는 위 조항들을 이른바 ‘일반적 수권조항’이라 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제한 또는 박탈하는 행위의 근거조항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가) 우리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반드시 ‘법률’에 근거하도록 하였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은 조직의 설치 목적, 지위, 임무 또는 직무의 범위 등을 일반적으로 밝히는 조직법적 규정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개별적 또는 구체적 사안에 적용할 작용법적 조항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경찰조직의 임무 또는 경찰관의 직무 범위를 개괄적으로 규정한 조직법적 규정인 위 법률조항들을 가져다가, 경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구체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실체법적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위 조항들을 이른바 일반적 수권조항이라 하여 개별적, 구체적 기본권제한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경찰작용에 관한 개별적 수권조항을 자세히 규정한 입법자의 의도에도 어긋나는 해석이다.

즉,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이하에서는 불심검문, 보호조치 등 각 경찰작용의 요건과 한계에 관하여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는바, 그러한 경찰작용은 모두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경찰의 임무 또는 직무의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작용들임이 분명하므로, 일반적 수권규정과는 중복되는 규정이 되고 말 것이다. 또한, 이런 해석 아래에서는 심지어 개별적 수권조항들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한 경찰작용이 일반적 수권조항을 근거로 한 경찰작용으로서 적법하다고 인정될 여지도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광범위한 경찰권 발동을 허용하는 것은, 개별적 수권조항을 자세하게 규정함으로써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경찰권의 발동을 허용하려는 입법자의 의도를 법률해석으로 뒤집는 것이 될 것이다.

(다) 나아가, 국가기관의 조직에 관한 다른 법률들에서도 임무 또는 직무에 관한 조항을 둔 예는 무수히 찾아볼 수 있으나, 임무 또는 직무 범위를 규정한 법률조항을 가지고 구체적 기본권 제한의 근거로 삼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예를 들면, 검찰청법제4조(검사의 직무)에서 ‘범죄수사에 필요한 사항’(위 법 제4조 제1항 제1호)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로써 검사가 ‘범죄수사에 필요한 행위라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는 법률적 근거’가 된다고 해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검찰청법의 위 조항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검사는 강제수사를 하는 경우에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강제수사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검사가 그 절차에 위반하거나 형사소송법에 규정되지 않은 강제수사방법에 의하여 수집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라고 하여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고 있다. 이는 직무범위에 관한 검찰청법의 위 조항을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수권조항이 된다고는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에 대하여만 예외를 인정하여 이른바 ‘일반적 수권조항’이라는 개념을 동원하여 법치행정의 실질을 허물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라) 가사 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가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수권조항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에는 명확성의 원칙 위반이라는 또 다른 위헌성을 피할 수 없어서, 결국 합헌적인 법률적 근거로는 볼 수 없게 된다.

위 법률조항들이 일반적 수권조항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위 법률조항들을 ‘경찰관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할 수 있다’라는 규정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인바, 만약 그렇게 본다면, 경찰관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행위를 할 것인지에 관하여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법률조항으로서,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헌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라. 소결론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법률적 근거를 갖추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과잉금지원칙 위반의 점 외에, 보다 근본적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다.

7.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박한철의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위헌적인 공권력행사라고 볼 수 없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보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

(1) 국민의 기본권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의 방법은 원칙적으로 법률로써만 가능하고 제한의 정도도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으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 여기서 기본권 제한에 관한 법률유보원칙은 ‘법률에 근거한 규율’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그 형식이 반드시 법률일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법률상의 근거는 있어야 할 것이다(헌재 2011. 2. 24. 2009헌마209 , 공보 173, 428, 433).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와 같이 청구인들이 서울광장을 자유롭게 통행하거나 서울광장에서 여가활동을 할 자유를 제한하는 공권력 행사에도 반드시 법률상의 근거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고, 이에 대한 판단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이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라는 공권력 행사가 법률상 근거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명시적 판시를 생략한 채, 곧바로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에 대한 판단에 나아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2) 우선,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5조 제2항에서 말하는 소요사태 진압을 위한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접근 또는 통행제한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 제6조 제1항의 범죄 예방을 위한 사전 경고나, 범죄행위를 실행할 행위자에 대한 범죄행위의 제지로 볼 수도 없으므로, 위 조항들을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의 법적인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일반시민의 공물에 대한 자유로운 이용행위를 제한한 것으로서, 경찰법 제3조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에서 그 법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경찰법 제3조는 ‘국가경찰의 임무’라는 제목 하에 ‘국가경찰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교통의 단속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그 임무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는 ‘직무의 범위’라는 제목 하에 경찰관의 직무를 제1호 내지 제5호에 나열하고 있고, 그 중 제5호는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경찰관의 직무 내용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들은 경찰의 임무 또는 경찰관의 직무에 관한 규정들이면서, 동시에 경찰의 임무의 하나로서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규정한 일반적 수권조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일반적 수권조항이 경찰권 발동의 법적인 근거가 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복잡다기하고 변화가 많은 현대사회에서는 경찰권 발동의 요건이나 효과를 빠짐없이 개별적 수권조항으로 규정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불가능한

점, 사회·경제적인 제반여건에 따라 경찰이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돌발적인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경찰권 행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반적 수권조항의 현실적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점, 일반적 수권조항은 개별적 수권조항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고, 오늘날에는 경찰소극목적의 원칙, 경찰공공의 원칙, 경찰비례의 원칙, 경찰책임의 원칙, 경찰평등의 원칙 등 경찰권 발동에 관한 조리상의 원칙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어 일반적 수권조항이 남용될 우려가 크지 않은 점, 설령 일반적 수권조항의 확대 해석이나 이에 기한 권력남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법원에 의해 충분히 억제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반적 수권조항 역시 경찰권 발동의 법적 근거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비록 경찰법 제3조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가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있더라도, 경찰권 행사의 주체인 피청구인으로서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그 의미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으므로, 경찰권 발동의 구체적인 요건이 법률조항에서 세세히 나열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위 조항이 불명확하여 공권력 주체에게 아무런 한계규범으로 작용하지 못하거나, 과잉제재를 필연적으로 초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그렇다면, 경찰법 제3조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는 단순히 경찰의 임무나 직무에 관한 법률조항이 아니라, 개별적 수권조항이 없는 경우 경찰권 행사의 법적 근거로서 기능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위 조항들에 근거하여 행해진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기본권의 침해 여부

(1)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는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자유로이 의사를 결정하고 그에 기하여 자율적인 생활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므로, 행복추구권은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을 포함한다(헌재 1991. 6. 3. 89헌마204 , 판례집 3, 268, 275 참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서울광장을 자유롭게 통행하거나 서울광장에서 여가활동이나 문화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청

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2) 심사기준

경찰권의 행사여부는 원칙적으로 재량처분이라 할 것이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을 위하여 경찰권의 행사가 필요한지를 판단을 함에 있어서 국민의 생명, 신체 등 보호와 범죄 예방,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의 필요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공권력 행사 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판단이 현저히 자의적이라고 보이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경찰권 행사 여부에 관한 피청구인의 판단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표현의 자유나,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한 신체의 자유 등과 같은 기본권이 아니라, 공물사용의 제한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공물의 일반이용과 관련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주로 문제되는 경우에는, 비례의 원칙의 적용에 있어서도 보다 완화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3)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침해 여부

(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다수의견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당시의 추모 열기와 서울광장 주변 곳곳에서 소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던 상황에서 서울광장에 대규모 군중이 한꺼번에 운집할 경우 자칫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로 나아갈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여 시민들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청구인들의 통행이 금지된 서울광장의 경우, 시민분향소가 위치한 덕수궁과 인근에 있으면서, 청와대, 정부중앙청사, 미국 대사관 등 중요한 공공기관과도 멀지 않은데다,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지역에 위치한 개방된 공간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이 있으므로, 만약 서울광장에서의 불법 집회 또는 폭력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일반인에 미치는 혼란과 위험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로 당시 시민분향소 설치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시민의 충돌이 있었던 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혼란스러운 정국 및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 등에 따른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의 가능성이 높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청구인이 서울광장의 통행행위를 일정기간 제한한 행위를 현저히 불합리한 공권력 행사로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청구인들로 하여금 모든 광장에서 자유롭게 통행하거나 문화생활, 여가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장소적 특수성이 있는 서울광장이라는 한정된 곳에서 전직

대통령의 추모시점에 근접한 기간 동안에만 그 일반이용을 제한한 것에 불과하다. 청구인들로서는 다소 불편할지언정 임시통행로나 우회로에 의한 통행이 얼마든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방 공간에서의 여가활동도 충분히 가능하며,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의 장소적·시간적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거나, 그 제한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이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집회의 조건부 허용이나 개별적인 집회 금지와 같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보다 덜 제한하는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서울광장에서의 일체의 집회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청구인들의 서울광장 통행조차 금지하는 것은 침해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건부 또는 개별적으로 집회를 허용함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의 배타적인 광장 사용이 이루어질 경우, 집회 참가와 무관한 일반시민들인 청구인들이 겪게 되는 서울광장에서의 통행 및 여가 활동과 관련한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한 정도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와 비교하여 더 적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에는 조건부 또는 개별적으로 집회를 허용하더라도 그것이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일반시민의 생명·신체 등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컸으므로 이를 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 보아 침해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본 다수의견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다수의견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서울광장 주변을 차로 완전히 둘러싸는 대신 몇 군데라도 통로를 개설하고 경찰이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개별적인 통행이나 여가활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고, 대규모 집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적은 시간대라든지, 출근 인파로 붐비는 평일 오전 시간대에 일부 통제를 풀어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덜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광장을 차벽으로 둘러싼 것은 불법 집회를 목적으로 한 자들의 광장 무단진입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민과 경찰의 신체적 충돌을 사전에 막기 위한 것이다. 다수의견의 주장대로 몇 군데라도 통로를 개설하고 경찰이 출입을 통제함으로써 서울광장의 개별적인 통행이나 여가활동을 허용하는 방법을 취할 경우, 서울광장을 통행하거나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자와 불법 집회를 목적으로 한 자들을 구별하기 위해 출입하려는 시민들을 상대로 일일이 광장에의 출입 목적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내심의 출입 목적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불법 집회의 목적을 가진 자들이 그 출입 목적을 속여서 서울광장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으

므로, 불법·폭력 집회나 시위를 사전에 예방하여 시민들의 생명·신체 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당초의 경찰권 행사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에는 상시적으로 서울광장에서의 대규모 불법·폭력 집회가 발생할 위험이 존재했으므로, 평일 오전 시간 등과 같은 특정 시간대에 일부 통행을 허용하자는 주장 또한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방법들을 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 보아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가 침해최소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다)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로 인해 청구인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서울광장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일정 기간 동안 여가활동을 비롯한 광장의 일반이용을 할 수 없다거나, 서울광장을 가로질러 통행할 수 없고 광장을 우회하여 통행하게 되는 정도의 불편함에 불과하고, 이는 불법·폭력 집회 가능성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해 그 정도가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어 법익 균형성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다. 소 결

결국, 피청구인의 이 사건 통행제지행위는 경찰법 제3조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공권력 행사이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울광장이라는 장소적 특수성과 당시의 구체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특정 공물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만 시민들의 일반이용을 제한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공권력 행사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쳐서 청구인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행사라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할 것이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송두환 박한철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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