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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9. 2. 28. 선고 2017헌마460 판례집 [기소유예처분취소]
[판례집31권 1집 236~247]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가. 초·중등교육법(2016. 5. 29. 법률 제14158호로 개정된 것) 제67조 제2항 제1호(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이라 한다)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이 사건 근거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소극)

다. 이 사건 근거조항에 근거한 2017. 2. 16.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7698호(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가 피청구인의 법리오해 등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유사한 내용을 규정한 고등교육법 조항에 관한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도4400 판결 등의 취지와 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의 각 조항을 전체적, 합목적적으로 살펴본다면, 이 사건 근거조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은, 설립목적과 명칭, 조직과 학제, 교육내용과 방법, 입학자격과 교사의 구성, 수업료의 납부와 졸업에 따른 학력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인적·물적 교육시설을 갖추고 학생을 모집하여 그로 하여금 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수범자 입장에서 그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보이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법원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을 통하여 보충적으로 확인될 수 있으며,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자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도 없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근거조항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인격발현권,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교습자의 직업의 자유, 학교를 설립하려는 자의 사립학

교 설립의 자유를 제한한다.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며, 지속성과 안전을 확보하고, 수업료 등에 있어서 적정한 교육운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하여, 대안교육기관이 학교 형태로 시행될 때 필요한 시설기준과 교육과정 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국가가 마련하여 학교설립인가를 받게 하는 것은 헌법 제31조 제6항의 입법자의 입법재량 범위 안에 포함된다. 대안교육을 위한 학교의 설립인가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대안학교의 인가제도가 대안교육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거나, 그보다 자유를 덜 제한하면서 헌법상 교육제도에 관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인가제는 국가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충실히 구현하기 위한 것이고, 대안교육을 학교 형태로 행하는 것에 대하여 방치할 경우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여러 사회적 폐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설립인가제로 최소한의 규제를 하는 것이다. 비록 이로 인하여 그 설립요건을 구비할 능력이 없는 대안교육기관의 경우 학교형태를 취한 대안교육의 자유를 제한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다 중요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사익의 제한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거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근거조항이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설립목적과 명칭, 조직과 학제, 교육내용과 방법, 입학자격과 교사의 구성, 수업료의 납부와 졸업에 따른 학력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행위로서 그 교육과정이 초·중등교육법상 과정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강화된 과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청구인이 인정하는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청구인의 행위는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인적·물적 교육시설을 갖추고 학생을 모집하여 그로 하여금 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초·중등교육법 조항에 근거해 행하여진 처분으로, 피청구인이 이 사건 근거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헌재 2001. 12. 20. 2001헌가6 등, 판례집 13-2, 804, 813

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 판례집 17-1, 630, 639

헌재 2010. 7. 29. 2008헌가19 등, 판례집 22-2상, 37, 56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도4400 판결

나. 헌재 1991. 7. 22. 89헌가106 , 판례집 3, 387, 409-410

헌재 1998. 7. 16. 95헌바19 등, 판례집 10-2, 89, 104

헌재 2001. 1. 18. 99헌바63 , 판례집 13-1, 60, 68

헌재 2001. 2. 22. 99헌바93 , 판례집 13-1, 274, 284-285

헌재 2004. 8. 26. 2003헌마337 , 판례집 16-2상, 334, 347

헌재 2013. 11. 28. 2007헌마1189 등, 판례집 25-2하, 398, 425

당사자

청 구 인문○이

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윤영환 외 12인

피청구인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2. 16. 피청구인으로부터 초·중등교육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769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사립학교를 설립하려고 하는 자는 관할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

교의 형태로 운영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2011. 9. 20.부터 2016. 11.경까지 사이에 인가를 받지 아니한 채 ‘○○학교’(이하 ‘○○학교’라고 한다)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초·중·고등과정 학생들을 모집하여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여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7. 4. 2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등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조항은 초·중등교육법(2016. 5. 29. 법률 제14158호로 개정된 것) 제67조 제2항 제1호(이하 ‘이 사건 근거조항’이라 한다)이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67조(벌칙)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제4조 제2항에 따른 학교설립인가 또는 제50조에 따른 분교설치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

3. 청구인의 주장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이 사건 근거조항 중 전단 부분은 학교의 명칭을 사용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바, 이는 국가가 학교라는 명칭을 독점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의 행복과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형태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통일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의 교육을 동일하게 실시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의 산물로서 목적이 정당하지 않으며 이를 위한 수단으로 학교라는 명칭사용을 금지한 것도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 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 각급 학교마다 사용 명칭을 보다 세분화하여 규정하거나, 인가라는 명칭을 병기할 것을 의무화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최소성의 원칙에 반하며, 법익의 균형성원칙에도 위배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

(2) 이 사건 근거조항 중 후단 부분은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데,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명확하지 아니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해당 시설이 초·중등교육법상 교육과정 내지 그보다 강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만연히 피의사실을 인정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요지

청구인이 관할관청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채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여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한 사실은 명백하다.

최근까지도 미인가 학교들에 대하여 초·중등교육법위반죄 및 건축법위반죄(건축물 용도가 근린생활시설군임에도 용도변경 허가 또는 신고 없이 교육 및 복지시설군으로 용도 변경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한 사례가 다수 있어 이 사건 근거조항이 사문화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청구인이 이 사건 근거조항을 위반하였음이 명백하고 이 사건 근거조항이 사문화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4. 판 단

가. 이 사건 근거조항에 대한 위헌성 판단

(1) 이 사건 근거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가) 쟁점

이 사건 근거조항은 ‘제4조 제2항에 따른 학교설립인가 또는 제50조에 따른 분교설치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데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했다고 볼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나)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의 의미

헌법 제12조 제1항제13조 제1항에서 천명하고 있는 죄형법정주의로부터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누구나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범죄의 구성요건과 형벌은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는 것은 그 법률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가치판

단을 전혀 배제한 무색투명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입법자의 입법의도가 건전한 일반상식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일의적(一義的)으로 파악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소 광범위하고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여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적용단계에서 다의적(多義的)으로 해석될 우려가 없는 이상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의 요구에 배치된다고는 보기 어렵다(헌재 2010. 7. 29. 2008헌가19 등; 헌재 2001. 12. 20. 2001헌가6 등; 헌재 2005. 5. 26, 2003헌바86 ).

이 사건 근거조항의 입법목적은 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일정한 교육시설과 설비를 요구함으로써 학교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고, 설립자의 인적 사항 등 학교의 설립·운영과 운영실태를 파악하며 나아가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중시한 학교교육을 실현하고, 학교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교육기본법은 교육에 관한 국민의 권리·의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면서(제1조) 학교의 종류와 학교의 설립·경영 등 학교교육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하게 하였고(제9조 제4항) 이에 따라 초·중등교육에 관한 사항은 초·중등교육법에서(초·중등교육법 제1조), 고등교육에 관한 사항은 고등교육법에서(고등교육법 제1조) 정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의 종류(제2조), 학교의 설립기준(제4조), 교육과정의 운영(제23조), 수업 등의 내용과 방법(제24조), 교직원(제19조 내지 제22조)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4장에서는 제2조에서 정한 각 학교의 목적, 수업연한, 입학자격, 학과 등의 규정을 자세히 정하는 한편 제8절 ‘각종학교’에서는 외국인학교, 대안학교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대안학교의 설립기준, 교육과정, 수업연한, 학력인정, 그 밖의 설립·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고(제60조의2), 대통령령인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에서 시설·설비기준, 소유주체, 설립인가, 학력인정, 학기운영, 교육과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거조항은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여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유사한 내용을 규정한 고등교육법 조항에 관한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도4400 판결 등의 취지와 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의 각 조항을 전체적, 합목적적으로 살펴본다면, 이 사건 근거조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은, 설립

목적과 명칭, 조직과 학제, 교육내용과 방법, 입학자격과 교사의 구성, 수업료의 납부와 졸업에 따른 학력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인적·물적 교육시설을 갖추고 학생을 모집하여 그로 하여금 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근거조항은 수범자 입장에서 그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보이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법원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을 통하여 보충적으로 확인될 수 있으며, 앞서 본 각 규정의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자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거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근거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가)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근거조항은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고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여, 국가의 틀을 벗어난 형태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교육적 성장과 발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인격발현권,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교습자의 직업의 자유 등을 제한한다. 청구인과 같이 사립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의 사립학교 설립의 자유 제한도 문제된다(헌재 2001. 1. 18. 99헌바63 ; 헌재 2013. 11. 28. 2007헌마1189 등 참조).

(나) 판단

1) 교육제도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함에 있어 국가가 그 종류와 설립기준 등을 정하고 이에 대하여 어느 정도 감독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교육의 본질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궁극적으로는 입법권자의 입법 형성의 자유에 속한다(헌재 1991. 7. 22. 89헌가106 ; 1998. 7. 16. 95헌바19 등 참조).

사립학교의 자유는 부모의 자녀교육권과 밀접한 연관관계에 있다. 부모의 자녀교육권이 자신의 가치관·세계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자유는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교육가능성이 국가에 의하여 제공되지 않는 경우, 사립학교의 설립과 선택을 통하여 자녀교육에서 자신의 종교관과 세계관을 실현할 자유를 포함한다. 부모에게는 사립학교의 설립이나 선택을 통하여 자신의 특별한 교육관이나 가치관을 실현하는 가능성이 주어진다.

사립학교는 사적인 주도에 의하여 설립되고 운영되며, 세계관적 기초, 교육

목표, 수업내용 및 수업방법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형성된 수업을 제공하는 것에 그 본질이 있다. 사립학교의 보장은 교육의 영역에서 다원주의 및 관용의 원칙의 산물이며, 사립학교가 보장되고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이유가 바로 부모와 자녀의 기본권을 실현하고 촉진하는 기능에 있다. 따라서 학교설립에 관한 국가의 독점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사립학교가 공교육의 일부를 담당하고 국가의 교육과제의 이행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국가에게는 사립학교와 관련해서도 교육이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기본 틀을 형성해야 할 의무가 부과된다. 국가는 사립학교법의 제정과 사립학교의 허가 및 지도·감독 등을 통하여 학교제도에 관한 책임을 이행한다. 세계관적 기초, 교육목표, 수업내용 및 수업방법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형성된수업을 제공하는 대안교육시설이라고 하여도 그것이 학교의 형태를 취할 때에는 교육기본법이나 초·중등교육법상의 규정에 의한 규제를 받을 필요가 있다.

2)현재 대안교육을 표방하는 많은 단체와 시설에서 이미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의 일부라도 정식학교와 유사한 설비나 교육과정을 갖추고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미흡한 시설이나 부실한 교육을 행하면서, 수업료를 받고 인가되지 않은 학력인정 내지 자격을 남발하는 등 교육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며,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지도자를 양산하거나 하여 사회적 문제와 폐해를 낳을 수 있고 그러한 우려는 언제나 존재한다.

모든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지속성과 교사의 자격요건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인가를 받지 않은 대안교육시설들이 산재되어 있고, 학령기 아동들, 심지어 의무교육대상자들도 대안교육시설에 입소하여 다니고 있음에도 어디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워, 자칫 아동들이 위험한 상태에 빠질 가능성 또한 있을 뿐 아니라, 안전공제회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벗어나 있으므로 안전사고가 생겨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또한 이념적 혹은 종교적으로 편향된 교육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대하여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해당 대안교육시설에 자율적으로 그 교육내용과 시설 등을 맡길 경우, 최소한의 교육환경도 갖추지 못한 학교가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선량한 국민들은 그러한 교육기관의 외관만을 보고 미처 그 실체를 인식하지 못하여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대안교육기관들은 스스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학생 모집 안내를 하고 있는데, 과장된 내용으로 일반 국민이 현혹될 수 있고, 지원자들로서

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대안학교나 사립학교 등 교육기관과 어떻게 다른 것인지,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그 실질을 제대로 가진 것인지 여부를 인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대안교육기관이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여기저기에서 생겨나 일시적으로 운영되다가 다시 폐업하여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며, 지속성과 안전을 확보하고, 수업료 등에 있어서 적정한 교육운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하여, 대안교육기관이 학교 형태로 시행될 때 필요한 시설기준과 교육과정 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국가가 마련하여 학교설립인가를 받게 하는 것은 헌법 제31조 제6항의 입법자의 입법재량 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3) 한편 인가기준을 구비하지 못하는 교육기관이 있다고 해도 학교설립인가에 있어서 교육법령상 그 인가 조건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면, 이러한 인가제도가 제한하는 교육의 자유는 국민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에게 맡겨진 교육제도에 관한 권한 내에서 제한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이므로(헌재 2001. 2. 22. 99헌바93 참조) 대안학교설립인가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한지 여부에 관하여 살필 필요가 있다.

사립 대안학교의 설립인가를 받으려는 자는 목적, 명칭, 위치, 학칙, 경비와 유지방법, 설비, 교사(체육장을 포함한다)의 배치도·평면도, 개교연월일, 병설학교 등을 둘 때에는 그 계획서, 설립자가 법인인 경우에는 출연금 등에 관한 서류, 설립자가 사인인 경우에는 경비의 지급 및 변제능력에 관한 서류, 교육과정 운영계획서, 교직원 배치계획서가 기재된 서류를 갖추어 교육감에게 신청하여야 한다(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 제4조).

각 학생 수를 감안한 교사 및 옥외체육장의 기준 면적이 정해져 있는데, 교육감은 새로 설립되는 대안학교가 초·중등교육법 제2조 또는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체육장 또는 공공체육시설 등과 인접하여 해당 대안학교의 학생 등이 쉽게 체육장 또는 공공체육시설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 도심지 및 도서·벽지 등 지역의 여건상 별표 2에 따른 옥외체육장의 확보가 곤란한 경우 옥외체육장이나 교사의 조건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도 있다. 사립 대안학교의 교사 및 교지는 해당 대안학교를 설립·경영하는 자의 소유이어야 하는데(위 규정 제3조의2 제1항), 일정 비율 이상의 북한이탈주민 및 자녀, 다문화가족의 자녀, 학습부진아 등을 교육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를 설립하려는 자가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폐교, 교육감이 안정적 사용이 가능하고 교육상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는 건물이나 시설의 건물·시설 또는 부지를 교육감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간 이상 임대하는 경우 그에 해당하는 교사와 교지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위 규정 제3조의2 제2항).

대안학교 설립인가의 경우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고려하여 그 대안학교를 졸업한 사람에게 인정할 수 있는 학력을 설립인가서에 표시하여야 하고(위 규정 제4조 제2항), 국·공립 대안학교를 졸업한 자와 제4조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를 졸업한 자는 국·공립 대안학교의 설립 시 계획된 학교 급별 또는 사립 대안학교의 설립인가 시 표시된 인정학력에 따라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초등학교·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위 규정 제6조). 위 규정에 의하면 학력인정시설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는 초·중·고등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이 인정되므로 학력인정시설인 대안학교는 정규학교는 아니지만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배움의 시기를 놓친 학습자들에게는 사실상 이러한 정규학교와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력인정시설의 설치자로 하여금 교사·교지를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학력인정시설의 교사·교지가 설치자의 소유가 아닌 임대의 경우에 임대차관계의 변경·소멸로 인하여 학교가 폐쇄되거나 타인의 시설이기 때문에 설치자가 학생들의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시설비 투자를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으로 교육환경이 불안정하게 되거나 교육시설이 부실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여 학습자들의 학습권을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있다. 게다가 교사·교지는 학력인정시설의 가장 기본적인 물적 시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교사·교지에 대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사용권의 확보는 학력인정시설의 존립에 관계되는 중요한 사항이고, 다른 적절한 대안을 찾을 수도 없다(헌재 2004. 8. 26. 2003헌마337 참조). 대안학교의 경우 옥외체육장이나 교사의 조건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도 있으며, 일정한 경우 교사·교지가 설치자의 소유가 아니더라도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미인가 대안교육시설에서 학습하고 있는 학생들과 관련하여서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교육을 위한 학교의 설립인가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대안학교의 인가제도가 대안교육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거나, 그보다 자유를 덜 제한하면서 헌법상 교육제도에 관한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인가제는 국가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충실히 구현하기 위한 것이고, 대안교육을 학교 형태로 행하는 것에 대하여 방치할 경우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여러 사회적 폐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설립인가제로 최소한의 규제를 하는 것이다. 비록 이로 인하여 그 설립요건을 구비할 능력이 없는 대안교육기관의 경우 학교형태를 취한 대안교육의 자유를 제한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다 중요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사익의 제한이라 할 것이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근거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나. 피청구인의 수사미진 내지 법리오해 여부

(1) 청구인은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하였어도, ‘학교정규교과과정’에 준하는 혹은 그보다 강화된 교육과정을 실시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이 사건 근거조항의 적용 대상인지를 가려야 한다면서, 초·중등교육법상 교육과정 내지 그보다 강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없었으므로 수사미진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2) 그런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근거조항이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설립목적과 명칭, 조직과 학제, 교육내용과 방법, 입학자격과 교사의 구성, 수업료의 납부와 졸업에 따른 학력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하는 행위로서 그 교육과정이 초·중등교육법상 과정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강화된 과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록에 의하면, ○○학교는 ① 2010. 9.부터 1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1. 9. 정식으로 개교한 점, ② 동작구의 234.52㎡ 규모 시설을 임차하고 2011년 3월 비영리단체로 등록한 후 같은 동의 두 곳을 추가로 임차하여 운영 중인 사실, ③ 2016. 12. 현재 4개 과정의 초·중·고 학생 20명이 재학 중이고, 15명의 교직원, 19여명의 외부강사가 근무 중인 사실, ④ 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10세부터 20세까지 대상으로 가을, 겨울, 봄, 여름계절학기 과정으로 52주 과정을 운영하고 총10년의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사실, ⑤ 2016. 6.경 네이버 카페에 “[○○학교] 2016학년 정시 입학전형 안내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글을 게시한 사실, ⑥ 2016. 11.경 네이버 카페에 “[○○학교] 2017학년 수시 입학전형 안내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글을 게시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청구인도 인가를 받지 아니한 점,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한 점, 학생을 모집한 점, 등록금과 수업료를 받고 1년 52주의 교육과정으로 총 10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점에 대하여는 모두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청구인의 행위는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인적·물적 교육시설을 갖추고 학생을 모집하여 그로 하여금 교육을 받게 함으로써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피청구인이 이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거나 달리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만큼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

다. 소결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근거조항에 의거해 행하여진 처분으로, 피청구인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이 사건 근거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이지 아니하며, 달리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5.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재판관 유남석 서기석 조용호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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