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도300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관세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반송신고한 물품 대신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다른 물품을 반송한 행위가 관세법상 밀반송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2]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에 정한 밀반송죄에서 허위신고 및 반송의 인식 또는 고의의 증명 방법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한상호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관세법상 반송 규제제도의 입법 목적과 반송의 정의 규정의 입법 경과, 관세법의 다른 규정들과의 체계조화적 해석 등을 고려할 때,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의 구성요건으로서의 ‘반송’은 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을 수입통관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다시 외국으로 반출하는 것으로서, 그 물품을 보냈던 화주에게 당해 물품을 도로 돌려보내는 경우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은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소정의 ‘반송’은 법률적용단계에서 다의적인 해석의 우려 없이 그 의미가 구체화될 수 있다. 따라서 위 법률 조항은 죄형법정주의 내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으므로, 위 법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08. 11. 27. 선고 2007헌바11 결정 참조).

그렇다면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헌법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위 법률 조항에 근거하여 피고인들의 이 사건 반송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잘못된 전제에 근거한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고, 또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보세구역에 장치된 물품을 반송하고자 할 때에는 반송신고 당시 보세구역에 장치되어 있는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을 현상 그대로 신고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도113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보세구역에 장치된 당해 물품 또는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물품이 아닌 물품을 반송신고한 다음 당해 물품을 반송하는 행위는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의 밀반송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다만 당해 반송물품이 반송신고한 바로 그 물품이 아니더라도 반송신고한 물품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법률 조항에서 말하는 밀반송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4도1564 판결 , 위 헌법재판소 2008. 11. 27. 선고 2007헌바11 결정 참조). 이와 달리,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는 반송신고를 할 당시가 아니라 실제 반송 당시의 물건의 형상과 다르게 신고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반송행위는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에서의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의 구성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이 사건 반송행위가 관세법 제269조 제3항 제2호 에 해당한다고 하여 유죄를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피고인들에게 보세구역에 장치된 당해 물품 또는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물품이 아닌 물품을 반송신고한 다음 당해 물품을 반송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의 사실이므로, 피고인들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도480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반송행위와 관련하여 위와 같은 관세법위반(밀반송죄)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에서의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고인들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나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형법 제30조 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구성요건적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자라도 경우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도 있는 것이기는 하나, 이를 위해서는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4702 판결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607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반송행위에 대하여 피고인 1도 공모공동정범으로서 그 책임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에서의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여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범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