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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다271995 판결
[보증금][공2021상,99]
판시사항

[1] 계약이행보증계약에서 보증사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결정하는 방법

[2] 갑 주식회사 등 4개 건설사로 구성된 공동수급체와 을 공사 사이에 체결된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각자 병 공제조합과 계약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여 을 공사에 공사이행보증서를 제출하였는데, 도급공사 진행 중 갑 회사가 을 공사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1항 을 근거로 도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자, 공동수급체의 잔존 구성원들이 을 공사의 승인을 받아 갑 회사를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고 갑 회사의 지분을 잔존 구성원들이 승계하는 내용으로 출자비율을 변경한 다음 을 공사와 출자비율 변경을 반영한 도급계약을 다시 체결하여 공사를 계속하였으나, 결국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사안에서, 갑 회사가 도급계약을 해지한 때에 갑 회사가 병 조합과 체결한 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하였고 이후 잔존 구성원들이 도급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을 공사가 병 조합을 상대로 위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계약이행보증계약에서 보증사고란 보증인의 계약이행보증책임을 구체화하는 불확정한 사고를 가리키는데, 이러한 보증사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계약 내용에 편입된 약관과 약관이 인용하고 있는 이행보증서와 주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갑 주식회사 등 4개 건설사로 구성된 공동수급체와 을 공사 사이에 체결된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각자 병 공제조합과 계약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하여 을 공사에 공사이행보증서를 제출하였는데, 도급공사 진행 중 갑 회사가 을 공사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1항 을 근거로 도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자, 공동수급체의 잔존 구성원들이 을 공사의 승인을 받아 갑 회사를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고 갑 회사의 지분을 잔존 구성원들이 승계하는 내용으로 출자비율을 변경한 다음 을 공사와 출자비율 변경을 반영한 도급계약을 다시 체결하여 공사를 계속하였으나, 결국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사안에서, 갑 회사 등이 체결한 보증계약 약관의 문언과 체계 등을 고려하면 위 약관에서 보증사고로 정한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은 보증계약의 계약자인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을 가리키므로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보증계약의 계약자인 수급인이 주채무인 도급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함으로써 보증사고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고, 갑 회사 탈퇴 후 체결된 변경된 도급계약은 을 공사와 잔존 구성원들 사이에서 장래 공사에 대한 출자지분을 외부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체결된 것에 불과할 뿐, 잔존 구성원들이 변경된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갑 회사의 출자지분을 분할하여 가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잔존 구성원들이 갑 회사의 을 공사에 대한 채무를 면책적으로 승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결국 갑 회사가 도급계약을 해지한 때에 갑 회사가 병 조합과 체결한 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하였고 이후 잔존 구성원들이 도급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을 공사가 병 조합을 상대로 위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는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가 관여된 도급계약과 보증계약에서 보증사고와 면책적 채무인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상고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김선태 외 3인)

피고,피상고인

건설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보증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도급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12. 2.경 평택시 (주소 생략) 일원에서 시행되는 주한 미군 기지 이전시설사업의 일부인 ‘장성급 숙소/대령 및 지휘관 숙소시설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입찰을 실시하였다. 울트라건설 주식회사, 경남기업 주식회사, 진흥기업 주식회사, 주식회사 화인종합건설(이하 명칭에서 ‘주식회사’는 생략한다)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공동수급협정(이하 ‘이 사건 공동수급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이하 ‘이 사건 공동수급체’라 한다)를 구성하였다. 그 출자비율은 울트라건설 38%, 경남기업 37%, 진흥기업 15%, 화인종합건설 10%이다.

(2) 원고와 이 사건 공동수급체는 2014. 2. 27.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공사금액 85,214,027,000원, 계약보증금 34,085,610,800원으로 정하여 공사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계약보증금을 지급하거나 공사이행보증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계약보증금은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도급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원고에게 귀속된다(공사계약일반조건 제8조).

(3) 이 사건 공동수급협정은 도급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은 원고에 대한 계약상의 의무이행에 대하여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제6조). 선급금이나 기성대가는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지급된다(제8조).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1인이 파산, 해산, 부도 기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해당 구성원 외의 구성원이 원고의 동의를 얻어 탈퇴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잔존 구성원이 연대하여 계약을 이행하고, 탈퇴 구성원의 출자지분은 잔존 구성원의 출자비율에 따라 분할하여 잔존 구성원의 기존 출자지분에 가산한다(제12조).

나. 보증계약의 체결

(1)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보증금 중 각자의 출자비율에 따른 금액을 보증금액으로 하여 각자 피고와 계약이행보증계약을 체결한 다음(이하 ‘이 사건 각 보증계약’이라 하고, 그중 울트라건설이 체결한 보증계약을 ‘이 사건 제1보증계약’이라 한다) 피고로부터 공사이행보증서를 발급받아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2) 이 사건 각 보증계약에 포함된 공사이행보증약관(이하 ‘이 사건 약관’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계약자가 이 사건 도급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고에게 계약상의 의무를 대신 이행하거나 해당 보증금을 지급한다(제1조). 피고는 계약자의 귀책사유로 보증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보증시공을 원칙으로 하고 보증시공을 할 수 없는 때에는 보증서에 기재된 보증금액을 한도로 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 또는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보증금의 지급으로 보증채무를 이행한다(제3조). 공동이행방식으로 체결된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일부가 부도 등의 사유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원고는 잔존 구성원이 계약 이행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계약이행요건을 갖추었더라도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때에 한하여 피고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제4조 제2항).

다. 이 사건 도급계약의 종료

(1) 울트라건설은 이 사건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14. 10.경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울트라건설의 관리인(이하 관리인은 따로 기재하지 않는다)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2014. 11.경 원고에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19조 제1항 을 근거로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2) 울트라건설을 제외한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나머지 구성원들(이하 ‘잔존 구성원들’이라 한다)은 2014. 11.경 원고의 승인을 받아 울트라건설을 이 사건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고, 출자비율을 경남기업 60%, 진흥기업 24%, 화인종합건설 16%로 변경하였다. 원고와 잔존 구성원들은 2014. 12.경 위와 같은 출자비율 변경을 반영하여 도급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계약’이라 한다).

(3) 그 후 이 사건 공사가 다시 진행되던 중 경남기업도 2015. 4.경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경남기업의 관리인은 2015. 5.경 원고에게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 에 따라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4) 원고는 잔존 구성원들 중 경남기업을 제외한 진흥기업, 화인종합건설에 공사 이행을 촉구하였으나 진흥기업, 화인종합건설은 이를 이행하지 못하였다.

라. 보증금 청구

원고는 2015. 6.경 잔존 구성원들에게 이 사건 도급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5. 9.경 이 사건 각 보증계약 중 이 사건 제1보증계약을 제외한 나머지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만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2. 이 사건 제1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 청구(상고이유 제1, 2점)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 사건 도급계약과 같은 공동이행방식의 도급계약에서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원이 연대하여 공사이행의무를 부담하므로 일부 구성원이 공사를 포기하더라도 잔존 구성원들만으로도 공사 이행이 가능하다면 공동수급체가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약관 제4조 제2항이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원이 이 사건 도급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를 보증금 지급 청구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보증계약에서 정한 보증사고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원이 이 사건 도급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이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의 이행을 포기한 시점에는 이 사건 제1보증계약상 보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울트라건설이 공사를 포기한 이후 잔존 구성원들은 잔여공사를 완공하기 위해 출자지분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어 울트라건설을 이 사건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고 이 사건 변경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울트라건설의 이 사건 도급계약상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고 원고도 이를 승인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제1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주채무인 울트라건설의 이 사건 도급계약상 채무가 소멸하였고 민법 제459조 본문에 따라 이 사건 제1보증계약에 따른 피고의 보증채무도 소멸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1) 계약이행보증계약에서 보증사고란 보증인의 계약이행보증책임을 구체화하는 불확정한 사고를 가리키는데, 이러한 보증사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계약 내용에 편입된 약관과 약관이 인용하고 있는 이행보증서와 주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1697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약관 제1조는 해당 보증계약의 계약자인 수급인이 도급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보증사고’로 명시하고 있다. 이어서 제3조는 보증채무의 이행방법을 규정하고, 제4조는 보증채무 이행청구 방식을 정하면서 제2항에서 공동이행방식으로 체결된 공사도급계약의 경우 보증계약의 계약자인 수급인의 의무불이행과 공동수급체의 다른 구성원인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을 구분한 다음 보증채무의 이행청구 요건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약관의 문언과 체계 등을 고려하면, 제1조에서 보증사고로 정한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은 보증계약의 계약자인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을 가리키므로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보증계약의 계약자인 수급인이 주채무인 공사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함으로써 보증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약관 제4조 제2항에 따라 보증채권자인 도급인은 그 이후 공동수급체의 다른 구성원들 전원의 의무불이행이 있을 경우에 보증인을 상대로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위에서 본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 등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이 해지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 사건 도급계약은 원고와 울트라건설 사이에서 장래를 향하여 소멸하였다. 한편 잔존 구성원들은 계속해서 원고에 대한 공사의무를 연대하여 이행하여야 하므로, 울트라건설이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한 이후에는 원고의 동의를 얻어 울트라건설을 이 사건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킨 다음 자신들의 출자비율에 따라 울트라건설의 출자지분을 분배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잔존 구성원들은 원고와 이 사건 변경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 중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출자비율 부분만 수정하였다. 이 사건 변경계약에는 울트라건설이 이 사건 도급계약 해지로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되는 각종 채무와 관련하여 잔존 구성원들이 이를 승계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런 채무는 통상 잔존 구성원들이 승계하여 부담할 성질의 것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잔존 구성원들이 이를 승계할 이유도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변경계약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와 잔존 구성원들 사이에서 장래 공사에 대한 출자지분을 외부적으로 확정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에 불과하고, 이와 달리 원고와 이 사건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울트라건설의 출자지분을 분할하여 가산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잔존 구성원들이 울트라건설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면책적으로 승계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국 울트라건설이 이 사건 도급계약을 해지한 때에 이 사건 제1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하였고 이후 잔존 구성원들이 이 사건 도급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으로 이 사건 제1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가 관여된 도급계약과 보증계약에서 보증사고와 면책적 채무인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보증금 지급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 청구(상고이유 제5점)

원심은 피고가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보증이행업체를 통한 보증시공을 위해 입찰절차를 진행하였고 그 기간 동안에는 이 사건 각 보증계약 중 이 사건 제1보증계약을 제외한 나머지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지급을 유예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해당 보증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제1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 청구 부분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를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심판결 중 나머지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동원(재판장) 김재형(주심) 민유숙 노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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