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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4. 14. 선고 86다카1994 판결
[손해배상][공1987.6.1.(801),802]
판시사항

부상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그 이후에 나타난 격심한 후유장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포기여부

판결요지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그 병상이 호전되고 안정가료를 취하면 임상병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의사의 말만 믿고 치료비와 손해배상금을 받고 이후의 치료비 및 손해에 대하여는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며 장래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뒤 병세가 더 악화가 되면서 피해자의 정신에 현저한 장애를 남겨 언제나 타인의 간호를 필요하는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고, 그 노동능력의 95퍼센트가 상실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격심한 후유장애가 있게 되었다면 피해자가 그러한 경우까지도 예상하여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원고, 상 고 인

원고 1 외 6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지익표

피고, 피상고인

남양자재주식회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들을 대리한 원고 지홍표와 원고 1은, 원고 1이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고 전주예수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1982.4.14경 원고 1의 병상이 상당히 호전되고 향후 8개월간 안정가료를 취하면 임상증상이 없어진다는 담당치료의사 김임의 말을 믿고 피고를 대리한 소외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와 사이에 원고 1의 그 동안 치료비 금 3,945,020원을 위 회사가 부담하는 외에 위 회사로부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조로 금 4,091,900원을 지급받고 이후의 치료비 및 손해에 대하여는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며 장래 장해가 발생하더라도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사실과 원고 1은 위 합의후 퇴원하여 자가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병상이 악화되어 1982.7.13부터 같은해 7.27까지 15일간, 1983.9.12부터 같은해 9.14까지 3일간, 인천 광동의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1984.5.7부터 같은해 9.17경까지 군산시 소재 개정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고, 같은해 9.18부터 같은달 27 까지는 같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병상이 호전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악화되어 정신병적 상태에 이르고 현재는 이로 인하여 그 노동능력이 약 95퍼센트 정도 상실되는 상태에 이른 사실을 확정한 다음 위 합의는 원고 1이 수상후 2개월 이상이 경과된 시점에서 이루어졌고 당시 원고 1의 병상은 상당히 호전된 상태이기는 하였으나 병명이 외상성 정신병으로서 정신과적인 치료가 계속 요망되고 안정가료기간도 향후 8개월로서 비교적 장기간이었던 점, 원고 1은 위 예수병원을 퇴원한 다음 앞서본 바와같이 여러병원을 옮겨다니면서 불규칙적인 치료를 받음으로서 안정적이고도 정규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점, 원고들은 원고 1의 병상이 위와 같이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회사에 대하여는 그 사실을 알리거나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었던 점등과 위 합의당시 작성한 합의서와 각서(을 제1호증의 1,2)의 각 기재내용, 특히 추후 장해가 발생하더라도 한국자동차보험(주) 또는 (주)남양자재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치 않는다는 부분등을 종합하면, 원고들과 위 보험회사 사이에 한 1982.4.14자 합의는 당시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와 같은 후유증이 있을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경험칙 및 논리칙에 비추어 상당하고, 따라서 원고들은 위 합의당시 위 후유증까지도 예상하고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까지 포기하기로 하고 합의하였다고 설시하면서 원고들이 위 후유증을 예상하지 못하고 착오로서 위 합의에 이르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원심적시의 증거를 살펴보면, 이 사건 합의당시 작성한 을 제1호증의 1,2(합의서, 각서)의 기재에 의하면, 추후 장해가 발생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기재가 있고, 소외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에 사고담당자로 있던 원심증인 문기섭은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당시 원고 1이 신체적으로 후유증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합의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한편 갑 제3호증의 1(진단서)의 기재와 제1심 및 원심증인 지 연희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당시의 진료담당의사인 소외 김임이 병원에서 퇴원하여 집에서 안정가료하면 앞으로 그 정신병적 임상증상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것이고, 위 증인 지연희의 증언과 원고 지흥표의 제1심에서의 본인신문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당시 담당의사가 그 당시 병원에서는 별다른 치료는 필요없고 향후 8개월간 안정가료하면 정신병적 임상증상이 없어진다고 하면서 퇴원하라고 권고하고, 정신병에는 안정이 중요하고 피고와 화해하는 것이 오히려 정신병치료에 좋은 것이라 하여 그 방면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원고들은 그 말을 믿고 이 사건 합의에 응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갑 제3호증의 4(진단서), 갑 제10호증(확인서), 갑 제11호증의 1 내지 61(각 영수증 및 간이세금계산서)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허 광열 및 위 증인 지연희의 각 증언에 의하면, 원고 1은 위 합의후 병원에서 퇴원하여 최선을 다하여 요양하였으나 그 병세가 악화되어 1982.7.13경 위 합의당시 입원해있던 전주예수병원 응급실에 찾아갔으나 오히려 별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나와 그후 1982.7.13부터 같은해 7.27까지 15일간, 1983.9.12부터 같은해 9.14까지 3일간 각 인천 광동의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것을 비롯하여 1984.5.7부터 같은 해 9.17까지 군산에 있는 개정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그 병상이 호전되지 아니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며, 원심감정인 이무석의 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감정당시(1986.3.10-1986.4.7) 이 사건 피해자인 원고 1은 극도의 우울과 조증상태를 왕래하는 정신병적 상태로서 뇌파검사상 심한 뇌손상의 소견이 보이고 있어 계속적인 치료를 요하고 우울증과 조증상태가 반복되고 있으며 충동적 폭행과 자살기도의 위험이 높고 기억력장애, 주의집중장애가 심리검사상 확인되고 따라서 정신에 현저한 장애를 남겨 언제나 타인의 간호를 필요로 하는 상태로 보아 국가배상법시행령 1급 3항의 장애가 아직도 남아 있고 미국 의학협회 장애판정기준에 의거할 때 95퍼센트(%)의 노동능력상실이 있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사정이라면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당시 원고 1의 후유증이 이미 앞서본 바와 같은 정신에 현저한 장애를 남겨 언제나 타인의 간호를 필요로 하는 상태에까지 악화되어 그 노동능력의 95퍼센트가 상실되는 경우까지도 예상하고 이런 격심한 후유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기로 하고 이 사건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지 않는가 의문이 간다.

원심으로서는 당사자간에 한 위 합의의 내용에 관하여 좀더 심리를 한 다음이 사건과 같은 후유장애의 경우까지도 예상하여 그 손해배상청구를 포기하기로 한 것인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은 필경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당사자의 의사표시의 해석을 그르쳐 그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고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인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윤일영 최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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