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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 1999. 4. 14. 선고 97가합80905 판결 : 항소취하간주
[손해배상(기) ][하집1999-1, 332]
판시사항

검찰청 특별수사부 소속 검찰서기가 마약 밀매사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손도끼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범인의 안면부에 가스총을 발사하여 좌안실명의 상해를 입힌 경우, 위 가스총 사용행위는 정당한 직무집행이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검찰청 특별수사부 소속 검찰서기가 검사의 지휘를 받아 마약 밀매사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손도끼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범인의 안면부에 가스총을 발사하여 좌안실명의 상해를 입힌 경우, 검거 당시 가스총 이외에는 별다른 무기가 없었던 검찰서기가 공포탄을 발사하면서 수사관임을 고지하였으나 범인이 손도끼를 휘두르면서 저항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가하자 가스총을 발사한 점, 또 가스총은 실탄을 사용하는 경우와 달리 사람의 신체에 전혀 손상을 가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하여 치명상까지는 입게 하지 않으며, 근거리에서 안면부를 향하여 발사되어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비록 근접한 거리에서 범인의 안면부를 향하여 가스탄을 발사하여 상해를 가하였다 하더라도, 위 가스총 사용행위는 범인의 체포와 도주의 방지, 자기의 생명, 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한 것으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그와 같은 목적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 속하므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의 규정에 따른 정당한 직무집행이라고 본 사례.

원고

원고 1외 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영대)

피고

대한민국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에게 50,297,054원, 원고 박동아에게 7,000,000 원, 원고 이남규, 이동규, 이화봉, 이화경에게 각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4. 11. 5.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당원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창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소속 검찰서기인 소외 1은 원고 1 등이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밀매하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1994. 11. 5. 11:50경 원고 1 등이 투숙하고 있던 부산 중구 광복동 소재 로얄호텔 1209호실에 들어가 원고 1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가스총을 발사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원고 1은 좌안 외상성 전방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고, 그 결과 좌안실명 등의 영구적인 신체장해가 남게 됨으로써 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24% 상실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나. 원고 박동아는 원고 1의 모이고, 원고 이남규, 이동규, 이화봉, 이화경은 그의 형제자매들이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들이, 국가공무원인 소외 1의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국가배상법 소정의 배상심의회의 결정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갑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은 부산지구 배상심의회에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배상금 지급신청을 하여 1997. 12. 24. 위 배상심의회로부터 기각결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경찰관으로서는 가스총을 근거리에서 사람의 안면부에 발사하는 경우 분사구를 통하여 강력하게 분사되는 내용물의 충격으로 인하여 인체에 실명 등의 부상을 입힐 우려가 있으므로 가스총을 사용함에 있어 안전거리를 유지하여야 하고, 또 응고된 분말 최루작용제가 들어 있는 가스탄을 사용할 경우 실탄 안의 캡슐이 발사, 추진되면서 응고된 분말 최루작용제가 분산되지 않고 그대로 안구에 박혀 안구파열상을 입힐 우려가 있으므로 가스총의 보존,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응고된 분말 최루작용제가 발사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또 피의자를 체포함에 있어서는 그 신분과 체포사유를 고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외 1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1에게 자신의 신분과 체포사유를 고지하지 아니한 채 체포하겠다는 목적만으로 항거하거나 도주하려고도 하지 아니한 원고 1의 안면부에 응고된 분말 최루작용제가 들어 있던 가스총을 바짝 들이대고 수차례 발사함으로써 원고 1에게 좌안 외상성전방출혈 등의 중상을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그 소속 공무원인 소외 1의 직무집행상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 1의 위와 같은 가스총 사용행위는 흉기를 소지하고 저항하는 원고 1을 체포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의 정당한 직무집행행위에 속하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다툰다.

나. 판 단

살피건대 갑 제8호증의 3의 기재와 당원의 총포화약안전기술협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가스총을 근거리에서 사람의 안면부에 발사하면 분사구를 통하여 강력하게 분사되는 내용물의 충격 등으로 인하여 인체에 실명 등의 부상을 입힐 우려가 있는 사실,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1의 안면부를 향하여 공포탄 1발과 가스탄 3발을 발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나아가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1을 체포하겠다는 목적만으로 항거하거나 도주하려고도 하지 아니한 원고 1의 안면부에 응고된 분말 최루작용제가 들어 있던 가스총을 발사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원고 1 본인신문결과는 갑 제8호증의 3, 5의 각 기재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8호증의 3 내지 5, 을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1, 2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창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소속 검찰서기로서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지명을 받아 사법경찰리의 직무를 행하고 있었던 사실, 소외 1 등이 검사의 지휘를 받고 원고 1 등을 체포하기 위하여 위 호텔방에 들어가려고 하자 원고 1과 같이 투숙하고 있던 소외 3은 이를 눈치채고 출입문 밖에 있던 소외 2를 밀치고 도주하였고, 그 직후 소외 1이 호텔방에 들어가 원고 1에게 수사관임을 고지하면서 가스총을 겨누며 꼼짝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원고 1은 갑자기 소지하고 있던 손도끼를 휘두르면서 저항한 사실, 이에 대응하여 소외 1은 가스총의 공포탄 1발을 발사하였는데도 원고 1이 앞으로 다가오면서 계속하여 손도끼를 휘둘러 자신을 위협하자 원고 1의 안면부를 향하여 가스탄 3발을 연달아 발사하면서 원고 1을 체포하려고 한 사실, 그런데 원고 1은 가스탄을 맞고도 계속 저항하였고, 출입문 밖에 있던 김경한에게 상처까지 입히면서 비상계단을 통하여 도주한 사실, 원고 1은 체포 당시 메스암페타민 약 7g을 소지하고 있었고 그 전날에는 1회용 주사기를 사용하여 그 중 일부를 투약하였으며, 1992. 11. 6. 부산지방법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는 등 폭력전과가 5회 있는 사실, 최루 또는 질식 등의 작용제를 내장된 압축가스의 힘으로 분사하는 가스총은 근거리에서 사람의 안면부를 향하여 발사하여야만 상대방을 제압하는 효과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과 같이 당시 가스총 이외에는 별다른 무기가 없었던 소외 1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메스암페타민의 밀매업자인 원고 1을 체포하기 위하여 호텔 방문을 열고 공포탄을 발사하면서 수사관임을 고지하였으나 그 순간 원고 1이 손도끼를 휘두르면서 저항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가하자 원고 1에게 가스총을 발사한 점, 또 가스총은 실탄을 사용하는 경우와 달리 사람의 신체에 전혀 손상을 가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하여 치명상까지는 입게 하지 않으며, 근거리에서 안면부를 향하여 발사되어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소외 1이 비록 근접한 거리에서 원고 1의 안면부를 향하여 3발의 가스탄을 발사하여 원고 1에게 좌안실명의 상해를 가하였다 하더라도 위 행위는 범인의 체포와 도주의 방지, 자기의 생명, 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에 대한 항거의 억제를 위한 것으로써 상당한 이유가 있고, 또한 위와 같은 목적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소외 1의 위와 같은 가스총사용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1조의 규정에 따른 정당한 직무집행이라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소외 1에게 원고 1을 체포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심창섭(재판장) 김유진 김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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