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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2후1140 판결

[등록무효(상)][공2004.9.15.(210),1552]

판시사항

[1]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가 규정하는 기술적 상표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한자 및 한글이 " 칠자병차 /칠자병차"로 병기된 등록상표가 전체적으로 그 지정상품인 '녹차, 오룡차' 등의 형상을 보통으로 나타내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상표법(1997. 8. 22. 법률 제55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3호 가 상품의 산지, 품질,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를 등록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은 그와 같은 기술적 상표는 통상 상품의 유통과정에서 필요한 표시여서 누구라도 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고 그 사용을 원하기 때문에 이를 특정인에게 독점배타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없다는 공익상의 요청과 이와 같은 상표를 허용할 경우에는 타인의 동종상품과의 관계에서 식별이 어렵다는 점에 그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어느 상표가 이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그 상표가 지니고 있는 관념·지정상품과의 관계 및 거래사회의 실정 등을 감안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중국차 제품의 소개와 그 수입 및 판매 현황, 판매 기간, 그 수요자 및 거래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과 우리 나라의 일상 언어가 한자문화권에 있음을 감안하면, 한자 및 한글이 " 칠자병차 /칠자병차"로 병기된 등록상표의 등록사정일 당시에는 우리 나라의 일반 수요자 및 거래자들 사이에서 "칠자병차"가 보통명칭이나 관용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지라도, 위 등록상표를 보고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은 그 지정상품인 '녹차, 오룡차' 등이 '떡 모양'의 형태로 7개 단위로 포장된 것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등록상표가 전체적으로 그 지정상품의 형상을 보통으로 나타내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김학세 외 3인)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리사 박대규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의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만으로는, 한자 "칠자병차"와 한글 "칠자병차"가 상하로 병기되어 구성된 이 사건 등록상표 1[등록일/등록번호 : 1996. 12. 22./(등록번호 1 생략)]이 그 등록사정 당시인 1996. 10. 22.경 우리 나라 일반 수요자들에게 그 지정상품인 '녹차, 오룡차' 등의 보통명칭으로서 일반적·현실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거나, 관용표장으로서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자들 사이에 자유롭고 관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 1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1호 제2호 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등록상표 1의 구성 중 '병차' 및 '병차'는 '떡차' 또는 '떡모양의 차'라는 의미가 있어 그 지정상품의 형상을 표시하는 것으로 식별력이 없는 부분이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등록상표 1의 등록사정 이전에 발행된 잡지, 서적 등에 의하여 "칠자병차"가 보이차의 일종으로 7개의 단위로 포장된 차인 점을 알 수 있으나, '칠자' 및 '칠자'가 우리 나라의 일반 수요자들에게 이 사건 등록상표 1의 지정상품이 일곱 개의 단위로 포장되었다는 의미로 인식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 1은 그 전체적인 의미 내용만으로 우리 나라의 일반 수요자들이 직관적으로 그 지정상품의 형상 또는 수량 등의 성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없는 상표라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등록상표 1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의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구 상표법(1997. 8. 22. 법률 제55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3호 가 상품의 산지, 품질,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를 등록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은 그와 같은 기술적 상표는 통상 상품의 유통과정에서 필요한 표시여서 누구라도 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고 그 사용을 원하기 때문에 이를 특정인에게 독점배타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없다는 공익상의 요청과 이와 같은 상표를 허용할 경우에는 타인의 동종상품과의 관계에서 식별이 어렵다는 점에 그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어느 상표가 이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그 상표가 지니고 있는 관념, 지정상품과의 관계 및 거래사회의 실정 등을 감안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후707 판결 , 1995. 2. 10. 선고 94후177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보이차(보이차)란 중국 운남성 보이현에서 생산·가공된 차를 말하는데, 보이차는 그 가공방법에 따라 병차(병차), 산차(산차), 타차(타차) 등으로 구분되고, 그 중 병차(떡 모양으로 빚어서 말린 차)를 7개 단위로 포장한 것을 "칠자병차"라고 부르며, 1980년대 중반경부터 우리 나라에 보이차와 병차 및 칠자병차 등 중국차가 차의 한 종류로서 여러 문헌에 다수 소개되어 왔고, 그 무렵부터 국내에 수입되어 차를 즐기는 단체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계속 판매되어 왔음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중국차 제품의 소개와 그 수입 및 판매 현황, 판매 기간, 그 수요자 및 거래자의 범위 등 거래의 실정과 우리 나라의 일상 언어가 한자문화권에 있음을 감안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 1의 등록사정일인 1996. 10. 22.경에는 우리 나라의 일반 수요자 및 거래자들 사이에서 "칠자병차"가 보통명칭이나 관용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지라도, 한자 및 한글이 "칠자병차/칠자병차"로 병기된 이 사건 등록상표 1을 보고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은 그 지정상품인 '녹차, 오룡차' 등이 '떡 모양'의 형태로 7개 단위로 포장된 것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 1은 전체적으로 그 지정상품의 형상을 보통으로 나타내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등록상표 1 중 '병차' 부분이 차의 형상표시로 직감된다고 인정하면서도(원심은 1992. 12. 23.을 기준으로 "보이차"의 '보이'가 산지표시라고 직감된다고 하고 있다), 이 사건 등록상표 1이 전체적으로는 그 지정상품의 형상 내지 수량표시로 인식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판단에는 상표의 기술적 표장에 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 등의 위법으로 인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소장의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에서 특허심판원 2001당687 심결의 취소만을 구하고, 특허심판원 2001당688 심결에 대하여는 그 취소를 구하지 아니하였다가, 2001당688 심결에 대한 불복 제소기간이 지난 후에야 그 심결의 취소도 함께 구하는 것으로 소장을 정정하였으므로, 2001당688 심결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동일한 당사자가 제기한 두 건의 심판청구에 대하여 같은 날 심결이 나고 심결 등본이 모두 송달되었으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장의 청구취지에서 어느 한 사건의 취소를 구한다고 기재하면서도 두 사건의 심결 등본을 모두 첨부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제소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두 사건의 심결 모두에 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소의 청구취지를 2001당688 심결의 취소도 구하는 것으로 정정한 것은 단순히 소장 기재의 누락을 보충하는 것일 뿐이어서 2001당688 심결에 대한 소는 제소기간이 지나기 전에 제기된 것임이 역수상 명백하여 적법하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한 다음, 본안에 나아가 "보이차"와 "보이차"가 상하로 병기되어 구성된 이 사건 등록상표 2[등록일/등록번호 : 1993. 1. 7./(등록번호 2 생략)]는 그 등록사정 당시인 1992. 12. 23.경을 기준으로 '보이'가 그 지정상품의 산지표시로 직감되는 만큼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에 의하여 그 등록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의 위반이나 심리미진 또는 소장의 흠결의 보정과 제소기간 도과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박재윤(주심)

심급 사건
-특허법원 2002.5.31.선고 2001허5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