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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도8772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인정된죄명: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협박)}][미간행]

판시사항

[1] 법원이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협박)행위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폭행)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협박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본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공익법무관 유재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상해의 주위적 공소사실 및 원심에서 추가된 폭행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법원이 공소장의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이어야 할 뿐더러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야 한다 (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도2252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가 원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차량 주차 문제로 말다툼하다 흥분하여 “때려 뿔라”라고 말하며 위험한 물건인 쇠망치를 휘둘러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260조 제1항 ’을 적용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폭행)죄’로 추가한 것에 대하여, 위 예비적 공소사실 중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협박)’의 공소사실도 포함되어 있고 법원이 이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피고인이 피해자와 차량 주차 문제로 말다툼하다 흥분하여 위험한 물건인 쇠망치를 들고 "때려 뿔라"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의 신체에 어떠한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하여 ‘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283조 제1항 ’을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다. 그러나 협박 행위가 폭행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예비적 공소사실과 원심이 인정한 협박의 범죄사실은 그 죄명과 적용법조가 다르고, 폭행과 협박은 그 보호법익과 행위태양 및 고의의 내용도 서로 달라 그에 대응할 피고인의 방어행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원심까지의 심리절차에서 공소사실 외에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범죄사실에 관하여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피고인으로서도 협박의 점이 심판의 대상으로 될 것을 예상하였거나 그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직권으로 위와 같은 협박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고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김지형 전수안(주심)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