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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두5552 판결

[시정명령등취소][공2004.1.15.(194),163]

판시사항

[1]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19조 제5항 에 의한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 추정의 요건

[2]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19조 제5항 에 의한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 추정의 복멸과 그 판단 기준

판결요지

[1]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19조 제5항 에 따라 '2 이상의 사업자가 법 제1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는 사실의 두 가지 간접사실을 입증하면, 반증이 없는 한, 이에 추가하여 사업자들의 합의를 추정케 할 정황사실을 입증할 필요 없이, 그 사업자들이 그러한 공동행위를 할 것을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2]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19조 제5항 에 따라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을 받는 사업자들로서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가 실제로는 아무런 합의 없이 각자의 경영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마침 우연한 일치를 보게 되는 등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또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가 합의에 따른 공동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수긍할 수 있는 정황을 입증하여 그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다 할 것이고, 한편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의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는 사정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상품 거래분야 시장의 특성과 현황, 상품의 속성과 태양, 유통구조, 가격결정 구조,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내외부적 영향, 각 개별업체가 동종 거래분야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 가격의 변화가 개별사업자의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등에 미치는 영향, 사업자의 개별적 사업여건에 비추어 본 경영판단의 정당성, 사업자 상호간의 회합 등 직접적 의사교환의 실태, 협의가 없었더라도 우연의 일치가 이루어질 수도 있는 개연성의 정도, 가격모방의 경험과 법위반 전력, 당시의 경제정책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상고인

삼화석유 주식회사 외 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정수 외 3인)

피고,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최병모 외 6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9조 제5항 에 따라 "2 이상의 사업자가 법 제1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일정한 거래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는 사실의 두 가지 간접사실을 입증하면, 반증이 없는 한, 이에 추가하여 사업자들의 합의를 추정케 할 정황사실을 입증할 필요 없이, 그 사업자들이 그러한 공동행위를 할 것을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 대법원 2002. 3. 15. 선고 99두6514, 6521 판결 참조).

원심이, 이와 달리 2 이상의 사업자 사이에 법 제19조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일치된 외형상의 행위유형이 존재하면 '공동행위의 존재'가 추정되고, 나아가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실질적 경쟁제한성'을 입증할 경우에 비로소 그 '부당성'까지 추정된다고 설시한 것은 법 제19조 제5항 소정의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에 관한 위의 법리에 비추어, 적절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지만, 과점시장에서의 의식적 공동행위인 경우에는 법 제19조 제5항 소정의 추정규정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정한 추가적 요소에 관한 정황이 뒷받침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 추정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어서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원고들은 제주도 지역에서 주유소들에 휘발유를 판매해 오면서 1996.까지는 유가고시제에 따라 동일한 판매가격을 유지하다가 1997. 1. 1.부터는 유가자유화가 실시됨에 따라 각각 다른 판매가격을 유지하였으나, 그 후 수차례의 가격변동이 있었는 데도 1998. 1. 9.부터 같은 해 5. 31.까지의 기간과 1998. 11. 30.부터 1999. 1. 28.까지의 기간 사이에는 동일하게, 1998. 6. 1.부터 같은 해 11. 29.까지의 기간과 1999. 1. 29.부터 같은 해 3. 4.까지의 기간 사이에는 2개 회사씩 각 1원의 차이를 두고 동일 또는 유사하게 판매가격을 결정하여 공급한 사실, 원고들의 제주도 지역 주유소들에 대한 휘발유판매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100%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그 시장에서의 가격 및 거래조건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이고, 휘발유는 상품의 특성상 차별화가 쉽지 않고 주로 가격에 의하여 경쟁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제주도 지역의 주유소에 대한 휘발유판매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로써, 법 제19조 제1항 소정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결론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끼친 법 제19조 제5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법 제19조 제5항 에 따라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을 받는 사업자들로서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가 실제로는 아무런 합의 없이 각자의 경영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마침 우연한 일치를 보게 되는 등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또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가 합의에 따른 공동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수긍할 수 있는 정황을 입증하여 그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다 할 것이고, 한편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의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는 사정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상품 거래분야 시장의 특성과 현황, 상품의 속성과 태양, 유통구조, 가격결정 구조,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내외부적 영향, 각 개별업체가 동종 거래분야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 가격의 변화가 개별사업자의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등에 미치는 영향, 사업자의 개별적 사업여건에 비추어 본 경영판단의 정당성, 사업자 상호간의 회합 등 직접적 의사교환의 실태, 협의가 없었더라도 우연의 일치가 이루어질 수도 있는 개연성의 정도, 가격모방의 경험과 법위반 전력, 당시의 경제정책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의 추정을 번복할 만한 사정, 즉 외부적으로 드러난 동일 또는 유사한 가격책정행위가 실제로는 합의나 상호간의 요해 없이 각자의 경영판단에 따라 독자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마침 우연한 일치를 보게 되었다거나, 과점시장에서의 사업자 간에 암묵의 요해 없는 상호간의 가격모방행위가 있었다거나, 또는 제주도 지역의 휘발유판매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주유소들이 다른 주유소가 공급받는 휘발유가격을 쉽게 알면서 공급자인 원고들에게 다른 주유소가 공급받는 가격으로 판매해줄 것을 요구하면 원고들은 이에 따라야 한다고 볼 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점 등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들은 믿기 어렵거나,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그 밖에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을 복멸할 다른 사정도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의 복멸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오히려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반대사실에 비추어 원고들에 대한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관계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추정의 복멸과 관련하여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증거를 잘못 취사선택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고현철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1.6.5.선고 99누10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