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금][미간행]
[1] 보험계약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사람이 ‘피보험자’에 해당하는 경우, 보험자가 보험사고자에게 상법 제682조 에서 정한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손해보험에서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만이 정해져 있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피보험자의 결정 기준
[3] 갑 유통단지 관리운영위원회가 을 보험회사와 유통단지 내 상가건물 등에 관한 재산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상가건물 구분소유자 병이 자신의 점포와 다른 구분소유자로부터 임차한 점포에서 운영하던 식당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여 병의 전유부분과 임차부분 등이 파손되는 손해가 발생하자 을 회사가 갑 위원회에 보험금을 지급한 후 병에게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임차부분 등에 관하여는 병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1] 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다1770 판결 (공1993상, 682) 대법원 1995. 6. 9. 선고 94다4813 판결 (공1995하, 2365) 대법원 2001. 6. 1. 선고 2000다33089 판결 (공2001하, 1506) [2]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3496 판결 (공2003상, 714)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72093 판결 (공2007상, 498)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56610 판결 (공2010상, 105)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 담당변호사 김정은)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수 담당변호사 양종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상법 제682조 소정의 보험자대위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그 제3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제도이므로 보험계약의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자가 위 법 소정의 ‘제3자’가 아닌 ‘피보험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보험자는 그 보험사고자에 대하여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다1770 판결 , 대법원 2001. 6. 1. 선고 2000다3308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손해보험에 있어서 보험의 목적물과 위험의 종류만이 정해져 있고 피보험자와 피보험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그 보험계약이 보험계약자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타인을 위한 것인지는 보험계약서 및 당사자가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삼은 약관의 내용, 당사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그 과정, 보험회사의 실무처리 관행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3496 판결 ,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5661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원고는 2008. 1. 16. 중앙유통단지 관리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 한다)와 ‘서울 구로구 (이하 생략) 소재 중앙유통단지 상가건물 8개동’(이하 ‘중앙상가’라 한다) 등에 관한 재산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 ② 피고는 중앙상가 바동 지하 1층 B26-7호(이하 ‘피고 전유부분’이라 한다)는 소유하고, B26-8호 내지 B26-12호(이하 ‘피고 임차부분’이라 한다)는 각 구분소유자로부터 임차하여 ‘행운식당’이라는 상호의 음식점을 운영한 사실, ③ 2008. 7. 27. 피고가 위 ‘행운식당’ 안에 설치해 놓은 바퀴벌레 구제약이 폭발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한 사실, ④ 이 사건 사고로 ‘피고 전유부분’ 및 ‘피고 임차부분’과 중앙상가의 일부 공용부분(이하 ‘공용부분’이라 한다) 및 인접한 점포(이하 ‘인접 전유부분’이라 한다) 등이 파손되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 ⑤ 원고는 운영위원회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건물손해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한 사실, ⑥ 한편 이 사건 보험계약서의 피보험자란은 공란으로 되어 있으나, 이 사건 보험증서에는 보험계약자가 ‘운영위원회’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사고 후 원고가 작성한 ‘재산종합보험 보험금지급결정서’에는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가 ‘운영위원회’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⑦ 이 사건 보험계약의 담보 내용은 재산손해(SectionⅠ, Property All Risk)와 기계위험(SectionⅡ, Machinery Breakdown)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건물의 파손은 위 재산손해(SectionⅠ)에 해당하는 사실, ⑧ 중앙상가의 관리규정 제5조 제2항은 ‘운영위원회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구분소유자 전체를 대리하여 단지 등을 관리·운영하는 업무를 의결하는 기구이다.’, 제6조 제1항은 ‘관리비는 총 분양평수를 기준으로 산정하여 구분소유자에게 부과하고 구분소유자가 납부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11조 제2항은 ‘건축물에 대한 화재보험료는 구분소유자에게 부과한다.’, 중앙상가의 관리규약 제14조 제1항은 ‘입주자 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공용부분의 시설물 및 다른 입주자 등의 전유부분을 훼손하였을 경우에는 원상을 회복하거나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여야 하며, 제3자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고, 또한 중앙상가는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 소정의 ‘특수건물’로서 그 소유자는 위 법 제5조 제1항 에 의하여 신체손해배상특약부 화재보험에 가입할 의무도 있다.
위 사실관계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는 중앙상가의 각 구분소유자이고, 그 피보험이익은 이들이 중앙상가의 각 전유부분 및 공용부분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이익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설령 피고가 운영위원회에 ‘피고 임차부분’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관리비의 일부로 납부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 임차부분’에 관한 각 임대차계약에 화재사고 발생 등에 관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의 약정이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보험료 납부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중 ‘피고 임차부분’에 관한 부분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공용부분’ 중 피고 이외의 구분소유자의 지분이나 ‘인접 전유부분’에 관하여는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중앙상가의 구분소유자 중 1명이자 ‘피고 임차부분’의 임차인으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에는 손해보험의 피보험자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