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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11055 판결

[배당이의][공2002.3.15.(150),559]

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605조 제1항 소정의 배당요구가 필요한 배당요구채권자가 실체법상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다 하더라도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한 경우, 배당에서 제외되는지 여부(적극)

[2] 부동산에 관한 경매개시결정기입등기 이전에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등기가 마쳐진 경우, 낙찰기일 후에 조세채권자가 수정교부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의 범위

[3] 법률상의 사항에 관한 법원의 석명 또는 지적의무

[4]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아니하고 당사자에게 법률사항에 관한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728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605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배당요구 채권자는 경락기일까지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실체법상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는 채권자라 하더라도 그 경락대금으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는 없다.

[2] 부동산에 관한 경매개시결정기입등기 이전에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등기가 마쳐진 경우 국가는 국세징수법 제56조에 의한 교부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그 등기로써 민사소송법에 규정된 배당요구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고, 이 때 국가가 낙찰기일까지 체납세액을 계산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경매법원으로서는 당해 압류등기촉탁서에 의한 체납세액을 조사하여 배당하게 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 비록 낙찰기일 이전에 체납세액의 신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는 그 후 배당표가 작성될 때까지는 이를 보정하는 증빙서류 등을 다시 제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경매법원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낙찰기일 전의 신고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도 위 압류등기상의 청구금액의 범위 내에서는 배당표 작성 당시까지 제출한 서류와 증빙 등에 의하여 국가가 배당받을 체납세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3] 무릇 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명백히 간과한 법률상의 사항이 있거나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불명료 또는 불완전하거나 모순이 있는 경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 만일 이를 게을리한 채 당사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법률적 관점에 기한 재판으로 당사자 일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였다면 석명 또는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4] 조세채권자의 배당이의로 경매신청채권자에 대한 배당금이 공탁되었는데, 조세채권자가 경매신청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으로서 그 배당금 상당의 금원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경매신청채권자가 현실적으로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세채권자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은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아니하고 당사자에게 법률사항에 관한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하여 파기한 사례.

원고,상고인

대한민국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가. 원심은 내세운 증거를 종합하여 기초사실로서, 피고는 소외인 소유의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1997. 3. 10. 접수 제32899호로 채권최고액 45,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고 한편, 원고도 같은 해 7월 12일 소외인의 종합소득세 94,824,790원(그 중 36,450,990원은 법정기일이 1996. 1. 16.이고, 나머지 58,373,800원은 법정기일이 1997. 3. 16.이다)의 체납을 이유로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압류등기를 마친 사실, 피고가 1998. 11. 13.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같은 달 21일 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자, 원고는 낙찰기일 전인 1999. 9. 16. 88,857,940원(그 중 26,455,990원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것으로 신고하였다)의 교부청구를 하였다가 낙찰기일(1999. 9. 21.)이 지난 1999. 12. 11. 이를 정정하여 163,955,820원(그 중 84,757,290원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것으로 신고하였다)의 교부청구를 한 사실, 경매법원은 1999. 12. 16. 배당기일에서 경매비용을 공제한 실제 배당할 금액 73,775,037원 중 89,870원을 고양시 덕양구청에게 1순위로, 26,455,990원을 압류 및 교부권자인 원고에게 2순위로, 45,000,000원을 근저당권자인 피고에게 3순위로, 다시 나머지 2,229,177원을 원고에게 4순위로 각 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나. 이어 원심은, 위 1999. 12. 11.자로 정정된 교부청구 금액 중 84,757,290원에 대한 법정기일이 피고의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앞서므로 피고가 배당받은 45,000,000원 전액이 부당이득으로서 원고에게 반환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임야에 대한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인 1997. 7. 12. 소외인의 체납세액 94,824,790원 중 36,450,990원은 법정기일이 1996. 1. 16., 나머지 58,373,800원은 법정기일이 1997. 3. 16.인 것으로 하여 이 사건 압류를 하였으므로 그 후 원고가 낙찰기일 전인 1999. 9. 16. 88,857,940원의 교부청구를 하면서 그 중 26,455,990원만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것으로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배당기일 전인 1999. 12. 11. 다시 이를 정정하여 163,955,820원의 교부청구를 하면서 그 중 84,757,290원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것으로 신고한 이상, 경매법원은 최초 압류 당시의 청구금액 중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것으로 하여 압류하였던 36,450,990원 범위 내의 체납세액에 관하여는 피고에 우선하여 배당하였어야 하고, 따라서 경매법원이 낙찰기일 전의 교부청구에만 기초하여 26,455,990원만을 원고에게 배당하고 차액 9,995,000원(=36,450,990원 - 26,455,990원)을 피고에게 배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할 것이나(원심은 낙찰기일 후인 1999. 12. 11.자의 교부청구 금액 중 근저당권설정등기일보다 법정기일이 앞서는 것이라도 압류 당시의 청구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은 우선권이 없다고 하여,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의 주장이 이유 없는 것으로 보았다), 이 사건 제소(원고는 당초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제1심 소송중에 부당이득반환으로 청구를 변경하였다)로 인하여 피고에 대한 배당금이 모두 공탁되어 피고가 이를 전혀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위 차액금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위 차액금에 해당하는 공탁금출급청구권의 양도를 구함은 별론으로 하고 직접 위 금원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확정된 배당표에 의하여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실체법상의 권리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배당을 받아야 할 자가 배당을 받지 못하고 배당을 받지 못할 자가 배당을 받은 경우에는 배당을 받지 못한 우선채권자는 배당을 받은 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있다고 할 것이나, 민사소송법 제728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605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배당요구 채권자는 경락기일까지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실체법상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는 채권자라 하더라도 그 경락대금으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는 없다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2379 판결 참조). 그러나 한편, 부동산에 관한 경매개시결정기입등기 이전에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등기가 마쳐진 경우 국가는 국세징수법 제56조에 의한 교부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그 등기로써 민사소송법에 규정된 배당요구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고, 이 때 국가가 낙찰기일까지 체납세액을 계산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경매법원으로서는 당해 압류등기촉탁서에 의한 체납세액을 조사하여 배당하게 될 것이므로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51585 판결 참조), 이와 같은 경우에 비록 낙찰기일 이전에 체납세액의 신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는 그 후 배당표가 작성될 때까지는 이를 보정하는 증빙서류 등을 다시 제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경매법원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낙찰기일 전의 신고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도 위 압류등기상의 청구금액의 범위 내에서는 배당표 작성 당시까지 제출한 서류와 증빙 등에 의하여 국가가 배당받을 체납세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고 할 것이다(경매신청채권자에 우선하는 근저당권자에 관한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21946 판결, 2000. 9. 8. 선고 99다2491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낙찰기일 후에 있은 국가의 수정교부청구에 의하여도 우선배당을 주장할 수 있으나, 그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의 범위는 압류등기상 청구금액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러한 법리를 그 판단의 전제로 삼아, 이 사건 경매법원이 낙찰기일 전의 교부청구에만 기초하여 26,455,990원만을 원고에게 배당한 것은 부당하나 이를 초과하여 원고에게 우선배당할 금액은 압류등기상의 청구금액 중 우선채권의 범위 내에서의 차액 9,995,000원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고 그 금액 이상의 우선배당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은 없다.

나. 그러나 원심이 피고에게 배당한 금액 가운데 위 차액 9,995,000원은 원고에게 배당되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무릇 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명백히 간과한 법률상의 사항이 있거나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불명료 또는 불완전하거나 모순이 있는 경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 만일 이를 게을리한 채 당사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법률적 관점에 기한 재판으로 당사자 일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였다면 석명 또는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체납된 국세채권이 피고의 근저당권에 기한 피담보채권보다 우선하므로 원고가 우선하여 배당받아야 하는데 피고가 이를 배당받아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위 배당액 상당의 금원의 반환을 청구하였고, 원고의 배당이의로 피고에 대한 배당이 유보되고 그 배당금이 공탁되어 아직 피고가 그 배당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음은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으나, 한편 원고는 당초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으며 이를 그대로 유지하였더라면 적어도 위 차액금에 대한 부분은 승소하였을 것이고 이 승소판결에 따라 추가 배당을 받음으로써 간편하게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였을 것인데, 배당이의의 소의 진행에 장애가 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함에도 제1심에서 배당이의의 소를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로 변경하여 우회적인 권리구제 방법을 선택하였고, 피고가 배당금을 수령하기 전이므로 피고가 경매법원에 대하여 갖는 배당금지급채권의 반환을 구하여야 함에도 배당금 상당의 금원의 반환을 구하였으며,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그 배당금을 수령하였다는 주장을 한 바가 없고 오히려 원심 변론종결일에 이르러서는 피고가 아직까지 배당금을 수령하지 아니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배당이의로 피고에 대한 배당이 유보되었고 그 이후 피고가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면서도 그 배당금 상당의 금원의 반환을 구하고 있어 청구원인과 모순 또는 일치하지 않은 청구취지를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배당유보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 법률관계나 효과에 대하여 명백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그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불명료 또는 불완전하거나 모순이 있는 경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제1심에서는 원고의 국세채권이 피고의 근저당권 피담보채권에 우선하는지 및 원고의 증액 교부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만 변론이 이루어졌고, 원심에서도 피고가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원고의 진술만이 이루어졌을 뿐 이러한 상태에서 피고가 취득한 부당이득이 무엇인지 및 원고가 곧바로 배당금 상당의 금원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아니면 배당금지급채권의 반환을 구하여야 하는지의 법률적 사항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변론이 이루어진 바가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분쟁은 위 배당금을 누가 수령하여야 하는가라는 점에서 비롯되었고,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적절하고도 간명한 방법은 배당이의의 소이며, 원고도 당초에는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이를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로 변경하면서도 그 청구원인과 모순되는 청구취지를 주장하였고 이는 원고가 배당유보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의 법률관계나 효과를 오해한 데서 기인한 것이 명백하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의 청구취지를 피상적·소극적으로 파악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것이 아니라, 석명권을 행사하여 법률적으로 합당한 청구취지로 정정하도록 하는 기회를 부여하여 실질적으로 분쟁이 해결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고, 금원의 반환을 구하는 청구취지가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려면 원고에게 오로지 금원의 반환을 구하는 것인지 나아가 피고가 배당금을 수령하기 이전이라면 배당금지급채권의 반환을 구하는 취지도 포함된 것인지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고 이러한 법률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피고가 배당금 상당의 금전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은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아니하고 당사자에게 법률사항에 관한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1.1.12.선고 2000나5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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