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득금][공1993.6.1.(945),1372]
가. 도로예정지로 지정고시된 토지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소유자가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거나 일반공중에게 무상통행권을 부여한 것으로 보기 위한 참작요인
나. 도시계획에 관한 지적 등의 고시 때문에 토지의 사용수익이 사실상 제한되어 부득이 도로예정지를 분할하여 놓고 나머지 토지를 분할하여 택지로 매도하여 매수인들이 도시계획에 맞추어 주택을 건축하면서 도로로 사용한 것이므로 토지소유자가 무상통행권을 부여하였다거나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 사례
가. 도로예정지로 지정고시된 토지가 사실상 일반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소유자가 도로로 제공하여 일반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려면, 그가 당해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나 보유기간, 자기 소유의 토지를 도시계획에 맞추어 분할하여 매도한 경위나 규모, 도로로 사용되는 당해 토지의 위치나 성상,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환경 등의 여러가지 사정과 아울러 분할매도된 나머지 토지들의 효과적인 사용수익을 위하여 당해 토지가 기여하고 있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도시계획에 관한 지적 등의 고시 때문에 토지의 사용수익이 사실상 제한되어 있어서 부득이 도로예정지를 분할하여 놓고 나머지 토지를 분할하여 택지로 매도하였고 그 매수인들도 도시계획에 맞추어 주택을 건축하면서 계쟁토지들을 도로로 사용한 것이므로 토지소유자가 무상통행권을 부여하였다거나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 사례.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복동
서울특별시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경택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서울 은평구 ○○동 (지번 1-2 생략) 답 165㎡와 (지번 2-2 생략) 전 119㎡(이 뒤에는 “이 사건 토지들”이라고 약칭한다)는 원래 (지번 1 생략) 답 1,559평과 그에 인접한 (지번 2 생략) 전 149평(이 뒤에는 “분할 전 토지”라고 약칭한다)의 일부였는데, 피고 서울특별시(이 뒤에는 “피고 시”라고 약칭한다)가 1969.1.18. 고시 제3호로써 도시계획법에 따라 이 사건 토지들로 분할된 부분을 도로예정지로 고시하였으나, 아직 도시계획사업이 시행되지는 아니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외 1 외 7인(이 뒤에는 “소외 1 등”이라고 약칭한다)이 1973.12.3. “분할전 토지” 전부를 취득하여 12.27. 기왕에 도로예정지로 되어 있는 부분을 이 사건 토지들로 분할하고, 나머지 부분을 택지로 사용케 하기 위하여 그 이후 1974.3.9.까지 사이에 (지번 1 생략) 토지는 (지번 1-1 생략) 내지 (지번 1-43 생략)으로, (지번 2 생략) 토지는 (지번 2-1 생략) 내지 (지번 2-3 생략)으로 각 분할하였다가, (지번 2-1 생략) 및 (지번 2-3 생략)을 (지번 3 생략) 및 (지번 4 생략)에 각 합병하여 이 사건 토지들과 도로부지로 사용할 (지번 1-5, 1-8, 1-23 생략) 등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들을 택지로 조성한 후, 그 중 (지번 1-1 생략) 등을 비롯한 29필의 토지를 1974.3.6.부터 1976.7.30.까지 사이에 소외 2 등 29인에게 분양매각한 사실, 그 후 위 택지들에 주택이 건축되고 그 주택에 입주한 인근주민들이 이 사건 토지들을 통로로 사용하다가 피고 시가 1979.1.10.부터 6.13.까지 시행한 △△△△원 진입로 개설공사의 일환으로 그 무렵 위 진입로에 연결된 이 사건 토지들에 위 도시계획에 따라 폭 6m의 콘크리트포장공사 및 상하수도시설공사를 시행하여 인근주민과 차량의 통행에 제공하여 온 사실, 원고는 1979.4.30. 이 사건 토지들을 위 소외 1 등으로부터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시는 이 사건 토지들에 상하수도시설을 설치하고 그 지표면을 포장하여 그 인근주민과 차량의 통행에 제공함으로써 도로를 개설한 때로부터 개정 지방자치법(1988.4.6. 법률 제4004호)의 시행으로 위 도로의 유지관리에 관한 사무가 피고 서울특별시 은평구(이 뒤에는 “피고 구”라고 약칭한다)로 이관되기 전날인 1988.4.30.까지, 피고 구는 그 다음날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토지들을 각 점유사용하고 있다고 할 것이니, 피고들이 이 사건 토지들을 점유사용할 수 있는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점을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한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 소유의 토지를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 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어서 위 소외 1 등은 '분할전토지'의 중앙을 남북방향으로 관통하는 폭 6m의 도로(현재 이 사건 토지들이위치한 곳)의 도시계획이 결정 고시되어 있는 상태하에서, “분할전 토지”를 위 도시계획에 맞추어 택지로 조성하여 분할매각하기로 마음먹고 매수한 후 곧바로 택지조성사업에 착수하여 “분할전 토지”를 이 사건 토지들을 비롯한 46필의 토지로 분할하고, 그 중 위 택지에 주택이 건축될 경우 그 주민들의 통로로 사용할 이 사건 토지들과 (지번 1-5, 1-8, 1-23 생략) 등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들만을 택지로 조성하여 그 대부분을 분양매각하였는데, 위와 같이 분할매각된 택지 중 (지번 1-3, 1-12, 1-13, 1-38, 1-41, 1-25, 1-26, 1-28, 1-31, 1-32 생략) 등은 당초부터 이 사건 토지들이 포함된 위 폭 6m의 도로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택지들의 남·북편에 위치한 공로에 이를 수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시가 이 사건 토지들을 도시계획법에 따라 도로예정지로 고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소외 1 등으로서는 이 사건 토지들을 통행로로 제공하지 아니하고는 자기들 소유의 토지를 택지로 분할하여 매각할 수 없는 관계로 분할된 택지들의 효용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이 사건 토지들을 공로로 통하는 통행로로 제공하고 그 택지주민들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후에 이 사건 토지들을 취득한 원고로서도 위 토지들에 대하여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점유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손실이 생긴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들의 차임에 상당하는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시장·군수가 도시계획시설의 하나인 도로를 설치하기로 도시계획에 관한 지적 등의 고시를 하여 놓고 도시계획사업을 시행하지 아니한 채 방치된 토지가 사실상 일반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그 토지의 소유자가 스스로 그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주민이나 일반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려면, 그가 당해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나 보유기간, 그 밖에 자기 소유의 토지를 도시계획에 맞추어 분할하여 매도한 경위나 그 규모, 도로로 사용되는 당해 토지의 위치나 성상,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환경 등의 여러가지 사정과 아울러 분할매도된 나머지 토지들의 효과적인 사용수익을 위하여 당해 토지가 기여하고 있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당원의 확립된 판례가 취하고 있는 견해인바 ( 당원 1989.7.11. 선고 88다카16997 판결 ; 1990.12.21. 선고 90다5528 판결 ; 1991.2.22. 선고 90다카25529 판결 ; 1991.10.8. 선고 91다6702 판결 , 1992.2.14. 선고 91다22032판결 ; 1992.10.27. 선고 91다35649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이치에 비추어 볼 때 위 소외 1 등이 자기들이 분할매도한 토지를 택지로 매수하여 사용할 주민들에게 이 사건 토지들을 도로로 제공하여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소외 1 등이 “분할전 토지”를 매수할 당시 이미 이 사건 토지들에 관하여 도시계획에 관한 지적 등의 고시가 되어 있어서, 그들 자신이 도로가 설치되기로 예정되어 있는 부분을 이 사건 토지들로 분할하고, 도로로 사용될 이 사건 토지들 및 그 밖의 3필의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만을 택지로 분할하여 매도하였는데, 이와 같이 분할매도된 29필의 택지 중 10필지가 이 사건 토지들이 포함된 폭 6m의 도로를 통과하지 아니하면 공로에 출입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토지들이 도시계획법에 따라 도로예정지로 고시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소외 1 등이 이 사건 토지들을 통행로로 제공하는 방법으로(특히 폭이 6m나 되도록) “분할전 토지”를 분할하여 매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뿐더러,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소외 1 등이 이 사건 토지들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거나 이 사건 토지들을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주민이나 일반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볼만한 다른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만에 의하더라도 위 소외 1 등은 위와 같은 도시계획에 관한 지적 등의 고시 때문에 관계법령에 따라 도로가 설치되기로 예정되어 있는 부분 위에는 건축물을 신축할 수 없는 등 사용수익이 사실상 제한되어 있어 나머지 토지를 처분하기 위한 방편으로 부득이 도로가 설치되기로 예정되어 있는 부분을 이 사건 토지들로 분할하여 놓고 나머지 토지를 분할하여 택지로 매도하자(일단의 택지조성사업을 시행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그 매수인들이 도시계획에 맞추어 주택을 건축하면서 이 사건 토지들을 도로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또 원심도 채용한 갑 제8호증의 3 내지 14 등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시가 ○○동 △△△△원 진입로 개설공사를 시행하기 위하여 1978.12.30.경 그 진입로에 연결되는 이 사건 토지들을 포함한 19필의 토지를 수용하려고 손실보상액을 산정하기 위한 가격의 감정평가까지 마쳤으나(이 사건 토지들의 가격이 20,732,000원으로 감정평가되었다), 예산의 부족으로 이 사건 토지들을 비롯한 일부 토지들을 수용하지 못한 채 도로개설공사를 시행한 사실, 수용되지 아니한 토지들 중 이 사건 토지들과 거의 같은 사정으로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동 (지번 1-8 생략)·(지번 5, 6, 7 생략) 등 토지들[(지번 5, 6, 7 생략) 등은 바로 이 사건 토지들과 연결되어 폭 6m의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의 소유자인 소외 3이 1981.11.20. 피고 시에게 적법한 보상을 하여 달라고 신청하자 피고 시가 1982.4.1. 손실보상금을 지급하고 위 토지들을 협의취득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실들로 미루어 보더라도 위 소외 1 등이나 원고가 무상으로 이 사건 토지들을 도로로 제공하였다거나 그 토지들에 대한 소유자로서의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판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소외 1 등이 이 사건 토지들을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주민들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