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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다18932, 1894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지체상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상이한 수개의 감정 결과 중 어느 하나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원칙적 적극)

[2] 건물 신축공사의 하자에 대하여 제1심 감정인과 원심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상이한 사안에서, 원심 감정인의 감정 결과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짐에도 이를 그대로 취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3] 하자가 중요하지 않으면서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 하자의 보수나 그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하자로 인하여 입은 통상 손해의 범위

[4] 처분문서상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 계약 내용의 해석 방법

[5] 공사 도급계약상 공사가 ‘미완성’된 경우와 공사를 완성하였으나 ‘하자’가 있음에 불과한 경우의 구별 기준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삼성중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외 1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민학기외 1인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김진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 로고스 담당변호사 이용우)

피고 보조참가인

이성준외 24인

주문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과 반소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피고(반소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제1점 및 제5점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건물 중 철골보 및 사재의 내화피복, 복도벽 차음재, 현관 방화문 및 현관 문틀, 지하외벽 방수, 실외기실 이전 관련 공사에 관한 하자를 인정함에 있어서 서로 다른 의견을 표시한 제1심 감정인 이종수의 하자감정결과와 원심 감정인 백두환의 하자감정결과 중 감정인 백두환의 하자감정결과를 채택하여 위 부분에 대한 하자를 인정하고 그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판단하였으며, 감정인 백두환의 하자감정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감정인 백두환의 하자감정업무를 방해하여 감정인 백두환이 감정 가능한 부분을 감정하여 이를 기초로 하자감정결과를 도출해낸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감정인 백두환의 감정결과가 부당하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동일한 사항에 관하여 상이한 수개의 감정 결과가 있을 때 그 중 하나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였다면 그것이 경험칙이나 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적법하다 (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4674 판결 ,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50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감정인 백두환은 6층의 철골보 한 곳과 7층 및 9층의 외부 사재(X-Bracing)에 시공된 내화피복을 조사하여 그곳의 내화피복 두께가 기준에 미달함을 이유로 이 사건 건물 전체의 철골보와 사재의 내화피복 두께가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건물 전체의 철골보와 사재에 내화피복을 재시공하는 비용을 하자보수액으로 산정한 사실, 그러나 사재는 건축물의 구조내력에 관한 기준(1997. 11. 25. 건설교통부 고시 제1997-378호) 제3조에 정해진 ‘구조내력상 주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구 건축법(2008. 2. 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6호 에 정해진 ‘주요구조부’는 아니어서 건축법령상 내화피복 시공이 요구되는 부분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제1심 감정 당시 감정인 이종수는 피고측 업무담당자가 지정한 위치에서 3층 보, 7층, 8층, 11층, 16층, 20층의 철골보에 시공된 내화피복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내화피복 두께가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준값을 초과하고 미달된 곳이 극히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건물의 내화피복 시공에 하자가 없다고 보고하였으며, 2003. 1.경 이 사건 건물의 아파트 수분양권자회가 선정한 공인검증기관인 한국구조물 진단연구원이 이 사건 건물의 시공상태를 점검한 결과에서나 2003. 2. 5.경 감사원, 서초구청,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함께 현장조사 및 시험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이 사건 건물에 시공된 내화피복 두께가 적합한 것으로 보고된 사실, 또한 감정인 백두환은 이 사건 건물 중 방화구획에 접한 출입문 외에 아파트 126세대 전체의 현관문을 방화문으로 시공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여 아파트 126세대 전체의 현관문을 방화문으로 교체하는 비용을 하자보수비로 산정하였으나, 이 사건 건물은 주요구조부가 내화구조 또는 불연재료로 된 건축물로서 연면적이 1,000㎡를 넘고 1개 층의 바닥면적이 506.09㎡로서 1,000㎡를 넘지 않으므로 구 건축법 시행령(1999. 4. 30. 대통령령 제162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1항 제1호 에 의하여 방화구획인 엘리베이터 홀과 전실, 계단실에 접한 출입문 및 이에 면한 아파트 34세대의 현관문만 방화문으로 시공하면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고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도면에도 그 부분만 방화문으로 표기되어 있는 사실, 그리고 감정인 백두환은 실외기실 이전 재시공비용으로 853,290,000원을 산정하였음에 반하여, 감정인 이종수는 이에 관련된 하자보수비로 256,880,887원을 산정하였고 원고가 작성한 공사비내역에도 395,942,400원으로 산정되어 있는데, 그 가액의 차이가 감정인 백두환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대로 감정인 이종수가 재시공에 따른 연관공사비를 산정하지 않은 것에 기인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감정인 백두환의 위 감정결과는 그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감정인 백두환의 위 감정결과를 그대로 취신하여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에 위와 같은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감정인을 지정하여 철골보 부분의 내화피복 시공에 대한 하자감정을 실시하거나 감정인 이종수, 백두환에게 실외기 이전 공사비용 산정근거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후 상이한 감정결과인 감정인 이종수의 감정결과 및 다른 증거들과 면밀히 비교하여 감정인 백두환의 위 감정결과의 증거가치에 관한 판단을 하였어야 하고, 또한 당사자 사이에 사재에 대한 내화피복 시공이나 아파트 전세대 방화문 시공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도 면밀히 심리해보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곧바로 감정인 백두환의 위 감정결과를 그대로 취신함으로써 감정인 이종수의 감정결과의 신빙성을 배척하여 이 사건 건물 전체의 철골보와 사재에 내화피복이 시공되지 않은 하자가 있고 이 사건 건물 중 아파트 92세대 현관문에 방화문이 시공되지 않은 하자가 있으며 실외기실 이전 공사비용으로 853,290,000원이 소요된다고 인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따른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하면서 동시에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하자의 보수나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고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하자로 인하여 입은 통상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이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와의 차액이 되고, 교환가치의 차액을 산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의 통상의 손해는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시공비용과 하자 있는 상태대로의 시공비용의 차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37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으로서는 하자가 중요한지 여부가 다투어질 경우 하자의 정도를 특정함과 아울러 그 하자를 보수하는 적당한 방법과 그 보수에 요할 비용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봄으로써,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인지 또는 그 하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지 않는 것인지를 가려보아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할 것임에도, 지하외벽 방수공사와 복도벽 차음재 공사와 관련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하자가 중요한지 여부에 관하여 전혀 심리하지 않은 채 바로 재시공비용을 손해배상액이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제2점에 대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0다72572 판결 ,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199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후, 2001. 6. 27.자 합의서(을 제5호증)의 공사비 감액 약정은 광명산업개발 주식회사(이하 ‘광명’이라 한다)가 제기한 민원을 취하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을 얻는 데 협조하는 대가로 공사비를 감액하여 주기로 한 것이라고 판단한 다음 2001. 6. 당시까지 이루어진 시공에 대하여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위 약정을 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원심판시에 비추어 볼 때 광명이 하자보수청구권 또는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공사비 감액을 해주기로 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취지임이 분명하여,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단유탈, 이유모순, 처분문서의 해석 및 쌍무계약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제3점에 대하여

1) 공사가 도중에 중단되어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종료하지 못한 경우에는 공사가 미완성된 것으로 볼 것이지만, 공사가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하고 그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이 완성되었고 다만 그것이 불완전하여 보수를 하여야 할 경우에는 공사가 완성되었으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예정된 최후의 공정을 종료하였는지 여부는 수급인의 주장이나 도급인이 실시하는 준공검사 여부에 구애됨이 없이 당해 공사 도급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이와 같은 기준은 공사 도급계약의 수급인이 공사의 준공이라는 일의 완성을 지체한 데 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 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32986 판결 ,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3150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이하 ‘한국부동산신탁’이라 한다)가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준공검사를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공사가 완성되었다면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함을 전제로 하여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서초구청장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2001. 7. 31. 이후에도 원고가 2차례나 각각 수개월에 걸쳐 대규모로 보완공사를 시행하였고 특히 사용승인 당시까지 법규와 시방서에서 요구하고 있는 내화피복 두께가 확보되지 못하고 이 사건 건물 전 층의 문틀이나 방화구역 관통부가 쉽게 불타는 우레탄폼으로 시공되어 있어 입주자들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어려웠던 점에 비추어 2001. 7. 31. 당시에는 아직 이 사건 건물을 그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가 그 보수공사를 일응 종료하고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건물 아파트 부분을 인도하여 임대영업이 개시된 2003. 4. 말경 목적물에 일부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주요부분이 계획대로 시공되어 공사가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종료됨으로써 공사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갑 제2호증, 갑 제8호증의 5, 갑 제14호증, 을 제5호증, 을 제45호증, 을 제62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원심이 배척하지 않은 갑 제9호증의 2의 기재 등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가 2001. 6.경 한국부동산신탁에 기성대금의 지급을 신청할 당시 첨부된 감리단의 기성검사 조서 및 기성고 내역서에 의하면 감리자인 소외 에이앤드에이 종합건축사 사무소가 2001. 5. 31. 당시 전체 공사의 88.6%까지 기성검사를 마쳤다.

나) 광명은 2001. 6.경 서초소방서, 건설교통부와 서초구청에 우레탄폼 주입, 내화피복의 두께·밀도 부족 등을 포함한 18가지 항목에 관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따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001. 6. 20. 건설교통부의 지시로 이 사건 건물의 내화 및 방화구조에 대한 현장확인 및 조사시험을 실시하였는데, 그 후인 2001. 6. 27. 아직 그 시험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임에도 광명은 원고와 사이에, 건설교통부 등에 제기한 민원을 취하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승인을 얻는 데 협조하고 그 대가로 공사비를 감액하기로 약정하였으며, 광명의 대표이사인 소외 김용국은 위 약정에 따라 2001. 7. 2. 서초구청 등에 제기하였던 일체의 민원을 철회하였다.

다) 건설교통부가 2001. 7. 5.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라 서초구청에 이 사건 건물의 내화피복 두께나 밀도가 미달되는 부분에 대한 보강공사를 시행하도록 할 것을 지시하면서 “18층 보, 15층 보, 1층 보의 피복두께 부적합, 밀도 3개소 중 2개소 부적합”만을 지적하였고, 이에 원고는 그 부분에 대한 보강공사를 시행한 후 2001. 7. 중순경 이 사건 건물 1층, 15층, 18층의 내화피복 보완공사를 완료하였다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감리자의 확인을 받았다.

라) 위 김용국은 2001. 7. 19. 원고에게 “광명 측에서 그동안 서초구청에게 제기한 내화피복 두께보완 시공 등 모든 진정 사항이 시정완료되었음을 확인하였으므로 추후 민원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였고, 그 각서에 첨부된 민원사항 조치현황에는 “우레탄폼이 시공된 현관문틀 주변 및 벽체 상단, 배관주위를 재시공하였고 내화피복 두께부족과 관련하여서는 1층 및 부족부위를 보완시공하였음을 감리자와 건축주인 광명이 확인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마) 한국부동산신탁은 원고로부터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통보를 받은 후 2001. 7. 20. 감리자로부터 제출받은 공사감리 완료보고서를 첨부한 사용승인 신청서를 관할 서초구청에 제출하였다.

바) 한국부동산신탁과 광명은 원고와 공동으로, 2001. 7. 25. 이 사건 건물의 수분양자들에게, 준공예정일을 2001. 7. 31.로, 입주지정기간을 2001. 7. 31.부터 2001. 10. 31.까지로, 임대위탁계약 개시일을 2001. 11. 1.로 고지하면서, “준공예정일과 입주지정기간과의 차이는 준공 후 보완사항(발코니 확장공사, BUILT-IN 냉장고, 이동식 가구/가전제품 설치를 위한 SAMPLE ROOM을 완료하고, 내부품평 후 본 공사용 자재 발주 및 설치, 임대관리 준비)을 완벽하게 갖추기 위하여 필요하다”는 내용의 ‘준공 관련 안내문’을 발송하였다.

사) 그 후 한국부동산신탁은 2001. 7. 31. 관할관청인 서초구청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을 받았고, 이어 이 사건 건물 전체에 관하여 2001. 9. 7. 한국부동산신탁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다음, 분양이 완료된 이 사건 건물의 아파트 부분에 관하여 각 수분양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아)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사용승인을 받은 후 한국부동산신탁으로부터 이 사건 잔여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으나, 이미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되어 있는 부분을 호텔식 임대영업에 적합하게 개조할 수 있게 하여 달라는 광명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1. 9.경부터 2002. 2.경까지 광명으로 하여금 발코니 확장공사, 에어컨 설치공사, 복도 인테리어공사, 근생시설 설비공사, 계단 철거 및 재시공공사, 프런트 이전공사 등을 직접 시행하도록 하였고, 2001. 9.경 광명의 요청으로 이 사건 건물 중 22층 부분을 인도하여 2001. 12.경부터 2002. 2.경까지 사이에 아파트 수분양자 중 일부 세대로 하여금 임시숙소로 사용하게 하였으며, 2001. 9.경 광명이 설립한 주식회사 덕화아이엔디가 일부 수분양자들과 사이에 위탁관리(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자) 한편 원고가 2001. 8.경부터 2002. 2.경까지, 2002. 11.경부터 2003. 1.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실시한 보완공사는, 잔존 우레탄폼 일부 제거, 오·배수 설비배관 일부 교체, 가구나 목재의 접착 불량 또는 도장 불량 등 보수, 차음재 재시공, 벽지·보일러실·마루·화장실·타일·싱크대·옥상 등 일부 보수, 아파트 34세대 현관방화문 교체, 화장실 천정틀 교체, 철골조 내화피복 일부 보완시공 등으로서 통상의 하자보수공사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3)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실과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 당시 이 사건 건물의 내화피복 시공이나 방화구획 시공에 이 사건 건물을 그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보여지지 않고, 한국부동산신탁이나 광명이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가 일응 완성된 것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는 원고가 일응 공사를 마치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은 2001. 7. 31. 당시 비록 그 목적물에 일부 하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하고 그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됨으로써 완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며, 따라서 완성된 목적물에 대하여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 또는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할 수는 있다 할지라도, 약정 준공기일까지 공사가 완성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지체상금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공사대금 중 원고가 기성부분 검사원을 제출하지 아니한 2001. 6. 14.부터 2001. 7. 31.까지의 기성고 금액 2,074,400,000원에 대하여는 2001. 7. 31. 공사가 완성되었지만 2001. 6. 27.자 약정에 따라 2002. 1. 1.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4)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가 2003. 4. 30.경에 이르러서야 완성되었다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위 2003. 4. 30.까지의 지체상금을 명하는 한편, 위 2,074,400,000원에 대하여는 2003. 5. 1. 이후의 지연손해금만을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건물신축도급계약에 있어서 일의 완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 위반 또는 심리미진으로 사실관계의 인정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며,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라.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도급인의 지위에서 수급인에 대하여 가지는 이 사건 도급계약에 기한 하자보수청구권이 이 사건 각 세대 부분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받은 수분양자들에게 이전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수분양자들에 대하여 직접 하자보수책임을 부담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도급계약에 기하여 수급인인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하자보수의무가 당연히 소멸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원고가 2008. 1. 15.자 준비서면에서, 한국부동산신탁이 이 사건 건물의 수분양자들로부터 분양대금을 전액 지급받았고 사실상, 법률상 수분양자들에게 하자보수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건물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한국부동산신탁은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아니하므로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한국부동산신탁이 도급계약상 도급인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로 이미 양도한 건물에 관하여 하자보수를 청구할 실질적 이유도 없으면서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설령 한국부동산신탁이 도급계약상의 지위를 근거로 원고에게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더라도, 민법 제443조 를 준용하여 사전구상의무자에게 인정되는 면책청구 등의 항변권을 원고에게 인정하여야 하므로, 한국부동산신탁은 수분양자들 전원으로부터 원고를 면책한다는 약속을 받아오거나 하자보수금 상당액을 담보로 제공하기 전에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채무와 상계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음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 중 상가 부분은 전혀 분양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건물의 하자로 인하여 한국부동산신탁 주식회사에 아무런 손해가 없다거나 이미 양도한 건물에 관하여 하자보수를 청구할 실질적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없고, 도급계약에 기하여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는 데에 민법 제443조 가 준용될 여지도 없다.

그렇다면 결국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들은 모두 이유가 없어 배척될 경우임이 명백하고,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명백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다56116 판결 등 참조),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유탈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는 원고가 한국부동산신탁이나 피고의 준공검사를 받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 당시인 2001. 7. 31.경 완성되었다고 볼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여 이 사건 공사가 완성되지 않았다거나 지체상금이 과소하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과 반소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8.2.5.선고 2006나15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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