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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후427 판결

[권리범위확인(상)][공2006.7.1.(253),1190]

판시사항

[1]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규정한 구 특허법 제147조 에서 말하는 ‘동일 사실’의 의미

[2] 등록상표에 대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이 확정 등록된 경우, 그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에도 그대로 미치는지 여부(적극)

[3]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심판청구가 부적법하게 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시

[4] 원고의 확인대상상표가 피고의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며 새로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가, 피고가 이전에 제기하여 이미 확정 등록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에서의 확인대상상표와 동일성 있는 확인대상상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의하여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1조 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7조 는 심판 또는 항고심판의 심결이 확정 등록되었을 때에는 누구든지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하여 그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동일 사실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당해 상표권과의 관계에서 확정이 요구되는 구체적 사실이 동일함을 말하는 것이다.

[2] 등록상표에 대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정이 요구되는 구체적인 사실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그것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그것을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이 확정 등록된 때에는 그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에 대해서도 그대로 미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3]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심판청구가 부적법하게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점은 새로운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을 할 때이므로, 설령 새로운 심판청구를 제기하던 당시에는 앞선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이 확정 등록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을 할 때에는 앞선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이 확정 등록되었다면, 새로운 심판청구가 확정 등록된 심결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의하여 부적법하게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4] 원고의 확인대상상표가 피고의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며 새로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가, 피고가 이전에 제기하여 이미 확정 등록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에서의 확인대상상표와 동일성 있는 확인대상상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의하여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세이퍼컴퓨터 (소송대리인 변리사 안영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삼모 (소송대리인 변리사 김용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표권에 관한 권리범위확인심판과 일사부재리의 원칙

가. 구 상표법(1990. 1. 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1조 에 의하여 준용되는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7조 는 심판 또는 항고심판의 심결이 확정 등록되었을 때에는 누구든지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하여 그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동일 사실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당해 상표권과의 관계에서 확정이 요구되는 구체적 사실이 동일함을 말하는 것이고 ( 대법원 2001. 6. 26. 선고 99후2402 판결 참조), 등록상표에 대한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정이 요구되는 구체적인 사실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그것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그것을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이 확정 등록된 때에는 그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에 대해서도 그대로 미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나. 한편,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심판청구가 부적법하게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시점은 새로운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을 할 때이므로, 설령 새로운 심판청구를 제기하던 당시에는 앞선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이 확정 등록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을 할 때에는 앞선 심판청구에 대한 심결이 확정 등록되었다면, 새로운 심판청구가 확정 등록된 심결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의하여 부적법하게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6. 23. 선고 97후3661 판결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의 확인대상상표 “ ”(사용상품 : 컴퓨터 및 컴퓨터 주변기기)가 이 사건 등록상표 “ ”[(등록번호 생략), 지정상품 : 컴퓨터전자오락기구 등]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취지로 피고가 제기한 특허심판원 2001당205호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사건에 대하여 2001. 7. 21. 인용심결이 이루어지고, 그 심결이 특허법원의 심결취소소송 기각판결을 거쳐 2002. 7. 5. 그대로 확정 등록된 사실, 원고는 2002. 5. 10. 피고를 상대로 하여 특허심판원 2002당1495호 로 새로이 확인대상상표 “safer”(사용상품 : 컴퓨터 및 컴퓨터 주변기기)에는 구 상표법 제26조 제2호 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 이 사건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며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02. 9. 30. 위 새로운 심판청구 사건에 대하여 위 확정 등록된 심결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반한다는 이유로 각하 심결을 한 사실을 인정한 후, 위 확정 등록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과 새로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동일한 사실에 대한 심판청구 사건이며, 한편 위 확정 등록된 심판의 심결은 원고의 확인대상상표에 구 상표법 제26조 각 호 의 사유가 없다는 판단을 당연히 포함한 것이므로, 새로운 심판 청구 사건은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배되어 부적법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확정 등록된 심판의 심결이 구 상표법 제26조 각 호 의 사유가 없다는 판단을 당연히 포함한 것이라고 설시한 점은 다소 부적절한 면이 있으나, 다른 한편 원고는 새로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하면서 단지 구 상표법 제26조 제2호 를 적용법조로 추가하고 위 조항의 내용만을 그대로 옮겨 적은 점만을 종전의 심판청구와 달리하였을 뿐, 확인대상상표에 관하여 사용되는 상품도 종전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하게 유지하였고, 어떠한 다른 사항을 확인대상상표의 설명서에 특정한 바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미 확정 등록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결에서의 확인대상상표와 동일성 있는 확인대상상표를 대상으로 하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로서 여전히 위 확정 등록된 심결의 일사부재리의 효력에 의하여 부적법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손지열 박시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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