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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4후42 판결
[등록무효(특)][공2005.4.15.(224),613]
판시사항

[1]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정한 구 특허법 제147조 에 규정된 '동일 증거'의 의미

[2] '복원성 밀봉제품'에 대한 특허발명 무효심판청구는 심판절차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들이 확정된 무효심판청구기각 심결의 결론을 번복하기에 충분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정한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7조 에 규정된 '동일 증거'에는 전에 확정된 심결의 증거와 동일한 증거만이 아니라 그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정도로 유력하지 아니한 증거가 부가되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므로 확정된 심결의 결론을 번복할 만한 유력한 증거가 새로 제출된 경우에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2] '복원성 밀봉제품'에 대한 특허발명 무효심판청구는 심판절차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들이 확정된 무효심판청구기각 심결의 결론을 번복하기에 충분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아세아텔레콤 (소송대리인 변리사 안영길)

피고,피상고인

타이코레이켐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특허법인 원전 담당변리사 임석재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소외 주식회사 천마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 명칭 '복원성 밀봉제품']에 대하여 진보성 결여를 이유로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가, 1998. 2. 27. 특허청 항고심판소에서 96항당130호로 심판청구기각의 심결을 받고, 2001. 6. 1. 대법원의 상고기각판결로 위 심결이 확정된 바 있는 심판청구사건(이하 '확정심결사건'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심판청구사건을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7조 에 규정된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가. 확정심결사건과 이 사건 심판사건에서의 주장은 모두 이 사건 특허발명이 진보성을 결여한 것인지에 대한 것이어서, 그 주장 사실은 동일하고, 이 사건에서 제출된 갑 제8호증(1976. 4. 7. 공개 영국 특허공보 제1431167호)은 확정심결사건에서의 갑 제8호증과 동일하나, 이 사건 무효심판 및 소송에서는 갑 제6호증, 갑 제9 내지 12호증 및 갑 제15호증이 새롭게 제출되었다.

나.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의 구성요소에 있어, 슬리브(sleeve)는 교차결합된 열복원성 중합체 섬유와 열안정성 섬유로 이루어진 복원성 직물을 포함하는 것인데, 갑 제9호증(1962. 10. 16. 공개 미국 특허공보 제3,058,863호)에 게재된 발명은 열수축성(열복원성) 직물로만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슬리브와 차이가 있고, 갑 제6호증(1981. 1. 20. 공개 일본국 공개특허공보 1981-9443호)에 게재된 발명은 열복원성 경사와 저수축성 또는 무수축성 위사로 이루어진 열수축성 직물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교차결합에 관한 기술이 기재되지 아니한 점에서 역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슬리브와 차이가 있다.

다. 한편, 갑 제11호증(1977. 12. 15. 공개 일본국 공개특허공보 1977-151370호) 및 갑 제12호증(1977. 10. 7. 공개 일본국 공개특허공보 1977-119684호)은 교차결합에 관한 기술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직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시트(sheet)'에 대한 것이어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슬리브와 상이하고, 갑 제15호증에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구성요소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라. 일반적인 교차결합 기술이 갑 제7, 8, 11, 12호증에 공지된 것은 인정되지만, 위 증거들 어디에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슬리브에 대한 구성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공지된 교차결합 기술과 갑 제9호증 등의 발명을 결합하여 바로 이 사건 특허발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마. 결국, 이 사건 무효심판 및 소송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들에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슬리브에 대한 구성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것이어서 이들과 확정심결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갑 제8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을 결합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구성을 얻을 수 없는 것이므로, 위 증거들로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정한 구 특허법 제147조 에 규정된 '동일 증거'에는 전에 확정된 심결의 증거와 동일한 증거만이 아니라 그 심결을 번복할 수 있을 정도로 유력하지 아니한 증거가 부가되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므로 확정된 심결의 결론을 번복할 만한 유력한 증거가 새로 제출된 경우에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1. 6. 26. 선고 99후2402 판결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① 통신케이블 간의 접속부를 밀봉하기 위하여 슬리브, 테이퍼(taper) 형태인 라이너 등을 포함하는 조립체에 있어서, ② 위 슬리브는 교차결합된 열복원성 중합체 섬유와 열안정성 섬유로 이루어진 복원성 직물(직물)을 포함하고, ③ 위 직물이 복원되었을 때 불침투성이 되도록 위 직물에 부가되는 열가소성 또는 탄성중합체성인 매트릭스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이 중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전제부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 ①은 이미 갑 제8호증에 개시되어 있던 것이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슬리브의 구체적인 구성(위 구성 ②, ③)에 특징이 있는 발명이고, 위 구성 ②, ③은 열복원성 밀봉제품의 용도, 사용환경 등을 고려하여 슬리브 자체의 두께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장기간 사용에 따르는 변위나 크리프(creep)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인열(인열)강도를 높이고, 직물이 갖지 못하는 가스나 습기의 불침투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바, 앞에서 본 확정심결사건은 그 절차에서 제출된 증거에 개시된 기술내용을 결합하더라도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복원성 직물과 열가소성 또는 탄성 중합체인 매트릭스의 결합'이라는 구성을 얻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을 긍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 제출된 갑 제9호증에 게재된 발명은 포장재로 사용하는 폴리에틸렌 필름의 두께 증가 없이 인열강도를 높이기 위해 필름 또는 시트 형태가 아니라 열복원성 중합체인 폴리에틸렌 또는 폴리프로필렌 섬유로부터 제조되는 직물을 채택하고, 가스와 습기가 투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위 직물에 열가소성인 폴리에틸렌필름을 적층하거나 함침하는 구성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복원성 직물과 열가소성 또는 탄성 중합체인 매트릭스의 결합'과 동일한 구성이고, 갑 제6호증, 을 제2호증에는 위 슬리브의 구성 중 열복원성 중합체 섬유와 열안정성 섬유로 이루어진 복원성 직물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성된 열복원성 직물이 나타나 있으며, 갑 제8, 11, 12호증, 을 제4호증에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일 전에 이미 중합체를 원료로 하는 열수축성 제품에 있어서 그 수축시의 응력, 내열성, 기계적 강도를 좋게 하기 위하여 널리 일반적으로 교차결합(cross-linked)의 방법을 사용하여 왔음이 나타나 있으므로, 이 사건 심판절차에서 새로 제출된 증거들과 확정심결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공지된 기술에 의하여 이 사건 출원발명의 슬리브(위 구성 ②, ③)를 구성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이러한 출원 전의 기술을 단순히 결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 이상의 다른 효과가 생기는 것도 아니므로, 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위 증거들에 개시된 발명에 의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심판에 관하여 제출된 갑 제9호증은 확정된 심결의 결론을 번복하기에 충분한 증거에 해당하고, 그 결과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이 사건 심판에 관하여 새로 제출된 증거들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강신욱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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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특허법원 2003.12.11.선고 2003허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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