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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9. 6. 27. 선고 88므740 판결

[이혼][공1989.8.15.(854),1164]

판시사항

혼인관계 파탄의 경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의 허부(소극)

판결요지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에 관하여 오로지 또는 주로 책임이 있는 일방당사자가 하는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청구인, 피상고인

청구인

피청구인, 상고인

피청구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년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청구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은,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중학교 재학시절부터 교제를 시작하여 피청구인이 여고재학중이던 1972.12.경 청구인과의 관계가 탄로되어 퇴학을 당한 후 1978.3.경에는 임신을 하여 청구인측의 적극적인 권유로 낙태수술을 받았고 그 뒤에도 다시 임신이 되어 8개월정도 되는 태아를 낙태하게 된 사실, 청구인의 부모가 그들이 정식으로 혼인한 사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댁에서 살도록 허락하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외조부댁에서 같이 동거하다가 청구인이 1979.6.18.경 군에 입대하게 되자 7.20. 피청구인과 혼인신고를 마침으로써 법률상 부부가 되었으나, 청구인의 부모 및 가족들이 피청구인을 며느리로 대우하지 않고 생활비를 주지 않아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외조부댁에서 나와 각지를 돌아다니며 다방종업원생활을 하거나 다방을 경영하여 오고 있는 사실, 그후 청구인이 1982.3.25.경 군에서 제대하고 부모들과 동거하면서 피청구인에게 집에 들어올 것을 몇차례 요구하였으나 그에 따른 여러가지 조건을 붙였고 청구인의 부모들도 반대하고 있어 청구인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형식상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해부터 9년간이나 부부로서의 동거생활을 하지 아니하고 부부로서의 애정이 완전히 결핍된 채 서로 적대감정만 가져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어머니에게 전화로 험담을 하고 청구인에게도 욕설 및 폭언을 하는 등으로 괴롭힌 사실, 특히 피청구인이 1982.12.경 여수시 소재 로얄다방에 근무할 당시 다방주인 청구외 1의 동생인 청구외 2와 교제하여 처녀로 행세하면서 임신을 하여 낙태수술까지 받은 사실, 청구인이 1986.1.25. 대전지방법원 86드 52호 로 피청구인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심판청구를 하였다가 취하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혼인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파탄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파탄의 원인은 청구인과 피청구인 쌍방에게 있다고 할 것이므로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이혼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에 관하여 오로지 또는 주로 책임이 있는 일방당사자가 하는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82.5.11. 선고 80므60판결 ; 1987.9.29. 선고 87므22 판결 ; 1988.4.25. 선고 87므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할때,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혼인한 후 부부로서 동거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발단은 청구인의 부모나 가족들이 피청구인을 냉대하고 며느리로서 대우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청구인도 피청구인과 동거하려고 성실하게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던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여져 그 주된 책임은 오히려 청구인측에 있었다고 볼 수도 있고, 또 원심이 피청구인의 잘못으로 지적하고 있는 피청구인이 청구인과 그의 어머니에게 폭언이나 험담을 하였다는 점은 서로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저질러진 것이어서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혼인관계파탄의 원인이 피청구인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청구외 2의 형인 청구외 1이 작성하였다는 확인서(갑제17호증의1)의 개재와 청구인의 아버지인 원심 증인 청구외 3의 증언에 의하여 피청구인이 1982.12.경 여수시 소재 로얄다방에 근무할 당시 처녀로 행세하면서 청구외 2와 교제하여 임신을 하고 낙태수술까지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으나, 한편 청구외 1 , 2가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각 확인서(을제4호증의1,2)에는 갑제17호증의1의 기재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도, 원심은 을제4호증의 1,2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피청구인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결정적으로 밝힐 수 있는 청구외 2이나 청구외 1을 증인으로 신문하였더라면, 과연 피청구인이 처녀로 행세하면서 청구외 2와 교제를 하였는지의 여부와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면 그 경위와 교제기간 및 동거여부 등 청구인과의 혼인생활과 양립할 수 없다고 평가될 만한 잘못이 피청구인에게 있었는지 여부가 가려지게 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피청구인에게는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될 여지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청구인 소송대리인의 신청에 따라 청구외 2를 중인으로 채택하여 두번 소환하였으나 출석하지 아니하고 피청구인 소송대리인이 증거신청을 철회하자, 갑제17호증의1을 작성하였다는 청구외 1은 증인으로 채택하지도 아니한 채 심리를 종결하였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필경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김용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8.6.13.선고 87르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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