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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39211 판결

[대여금][공2006.8.1.(255),1333]

판시사항

[1]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의 원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에 대하여 가압류 또는 처분금지가처분 집행이 되어 있는 경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능한 것인지 여부(소극)

[2] 매도인이 원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마쳐진 가압류 또는 가처분 집행을 모두 해제할 수 없는 무자력 상태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임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의 원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 또는 처분금지가처분을 해제하여 다시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곤란한 무자력 상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채무의 이행이 불능이라는 것은 단순히 절대적·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경험법칙 또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바, 매매목적물에 대하여 가압류 또는 처분금지가처분 집행이 되어 있다고 하여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러한 법리는 가압류 또는 가처분집행의 대상이 매매목적물 자체가 아니라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의 원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가압류되어 있거나 처분금지가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가압류 또는 가처분의 해제를 조건으로 하여서만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 매도인은 그 가압류 또는 가처분을 해제하지 아니하고서는 매도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없고, 따라서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도 경료하여 줄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매도인이 그 가압류 또는 가처분 집행을 모두 해제할 수 없는 무자력의 상태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임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3]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의 원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 또는 처분금지가처분을 해제하여 다시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곤란한 무자력 상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대여금 청구에 대한 피고의 상계항변을 판단함에 있어, 우선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2000. 8. 16.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시흥시 정왕동 시화국가산업단지 지원시설 100-01-0003호 46,839㎡(구획정리 완료 후 시흥시 정왕동 2197 대 49,329㎡, 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를 10,562,194,500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2003. 5. 19. 원고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2,000평을 44억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0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 그런데 2002. 8. 26.부터 2003. 9. 3.까지 사이에 원고의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한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분양권)에 관하여 원심판결 별지 기재와 같은 19건의 가압류 및 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이 집행된 사실, 이에 피고는 2003. 11.경 원고에게 위와 같은 가압류 및 가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2,000평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면서 계약금 10억 원의 반환을 청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전후에 걸쳐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분양권)에 관하여 가압류 및 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이 있었고 그 집행이 유지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나아가 매매목적물이 가압류 또는 가처분되는 것을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사유로 삼기로 하였다거나 원고가 위 각 가압류 등을 모두 말소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는 무자력의 상태에 빠졌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으며, 달리 원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한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로 인한 계약금반환채권 및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게 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 중에서, 원고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분양권)에 대한 가압류 등을 모두 말소하여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수 없는 무자력의 상태에 빠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다는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다.

채무의 이행이 불능이라는 것은 단순히 절대적·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경험법칙 또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바, 매매목적물에 대하여 가압류 또는 처분금지가처분 집행이 되어 있다고 하여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 대법원 1995. 4. 14. 선고 94다6529 판결 , 1999. 6. 11. 선고 99다1104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가압류 또는 가처분집행의 대상이 매매목적물 자체가 아니라 매도인이 매매목적물의 원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 임은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다.

그러나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가압류되어 있거나 처분금지가처분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가압류 또는 가처분의 해제를 조건으로 하여서만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명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 매도인은 그 가압류 또는 가처분을 해제하지 아니하고서는 매도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없고, 따라서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도 경료하여 줄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42615 판결 , 2001. 7. 27. 선고 2001다27784, 27791 판결 등 참조), 매도인이 그 가압류 또는 가처분 집행을 모두 해제할 수 없는 무자력의 상태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임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22850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 특히 을 제1, 2호증(각 내용증명), 을 제5호증(토지사고내용)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원고는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의 이 사건 토지 매수대금 약 105억 원 중 70%에 해당하는 73억 8,000만 원을 농협중앙회로부터 대출받아 한국수자원공사에 지급하였으나 이를 상환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위 대출 당시의 특약에 따라 농협중앙회에 대출금을 반환한 후 2003. 10.경 원고에 대하여 ‘분양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한 사실 및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의 청구채권액이 합계 약 65억 원에 이르는 사실(이 사건 토지에 대한 수분양자는 당초 원고 1인이었다가 원고 및 소외 1, 2 3인으로 변경되었는데, 위 청구채권액은 소외 1, 소외 2가 채무자로 되어 있는 가압류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등이 인정되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사회의 거래통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로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가압류와 가처분을 모두 해제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다시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곤란한 무자력 상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가 그러한 무자력 상태에 빠졌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속단하고 말았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거나, 계약해제 요건으로서의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박재윤(주심) 김황식

심급 사건
-서울동부지방법원 2004.11.11.선고 2004가합832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