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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6.12.15.(24),3588]

판시사항

[1] 직위해제처분의 법적 성질

[2]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 판단기준

[3]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은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에 이은 직권면직처분이 인사권의 남용이 아니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2]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직위해제를 함에 있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직위해제의 성질 및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징계의 경우와는 달리 사용자로 하여금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 외의 다른 처분을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단지 당해 직위해제처분이 근로자에게 가혹하고 다른 근로자의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 등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근로자가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후 그 직위해제 기간 동안에 그 직무수행능력이 향상되었다거나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등으로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근로자는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자신의 비위행위가 사장의 지시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처럼 그 책임을 상급자에게 전가시키는 등으로 자신을 변명하는 것으로 일관하여 온 사정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회사가 그와 같이 개전의 정을 나타내고 있지 아니한 근로자에 대하여 인사규정에 따라 직권면직의 처분을 한 것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인사권을 남용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훈)

피고,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윤종현 외 4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할 것이고( 당원 1976. 4. 13. 선고 75누121 판결 , 1983. 10. 25. 선고 83누184 판결 , 1984. 2. 28. 선고 83누489 판결 , 1992. 7. 28. 선고 91다30729 판결 , 1993. 2. 9. 선고 92다3686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직위해제를 함에 있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위에서 본 직위해제의 성질 및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징계의 경우와는 달리 사용자로 하여금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 외의 다른 처분을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단지 당해 직위해제처분이 근로자에게 가혹하고 다른 근로자의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 등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원고 공단 산하의 부속기관인 숙박시설(호텔)의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숙박시설의 기획심사과장 직무대리인 소외 1로부터 사장의 지시라면서 총무과의 예산을 인출하여 사장의 해외출장 부대경비를 조달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금원이 원래의 예산항목이 아닌 사장의 해외출장경비로 불법사용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그 사람이 미리 작성하여 온 1993. 7. 15. 자 용역요원 격려회식비 명목의 금 885,000원으로 된 기안용지 및 지출결의서와 같은 해 7. 23. 자 간부직원 격려비 명목의 금 1,250,000원으로 된 기안용지 및 지출결의서에 각 서명을 하여 소외 1이 위 각 지출결의서에 관리부장 소외 2와 기획실장 소외 김복희의 결재를 받은 다음 이에 기하여 같은 해 7. 22.과 같은 달 23.에 걸쳐서 경리과로부터 합계 금 2,135,000원을 인출하여 숙박시설의 사장인 소외 3의 해외출장경비로 사용한 사실, 원고 공단의 인사규정 제126조는 모든 직원은 정관 및 제 규정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제142조 제1항 제1호는 이사장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또는 직원으로서 근무태도가 심히 불량한 자에 대하여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정 제138조 제1항 제5호는 이사장은 직위해제로 인하여 대기명령을 받은 자가 그 기간 중 능력의 향상 또는 개전의 정이 없다고 인정되면 그 직원을 직권면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심 판시의 여러 사정을 들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그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추어 너무 가혹할 뿐 아니라 지나치게 형평을 잃은 것이어서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인사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후 이 사건 직위해제는 그 이후에 정당한 직권면직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하고 이를 토대로 한 이 사건 직권면직 역시 부당함을 면치 못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 공단은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하여 서울 올림픽 대회를 기념하고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기금의 조성, 운용 및 관리와 이에 부수되는 사업 등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익법인이고, 참가인은 원고 공단이 그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숙박시설의 구매과장, 객실과장 등을 거쳐 1993. 5. 6.부터 위 숙박시설 내의 서무, 인사업무 등을 총괄하는 총무과장으로 근무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 사실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국민체육진흥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공익법인인 원고 공단이 운영하는 위 숙박시설에서 서무, 인사업무 등을 총괄하는 총무과장의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참가인의 위에서 본 행위는 인사규정 제142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직위해제 사유인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직원으로서 근무태도가 심히 불량한 자'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할 것이고, 원고가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였다는 점은 참가인도 스스로 인정하는 바이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일응 해당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정당한 조치라 할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판시한 것처럼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사장의 지시를 받고 부득이하게 이루어진 것이거나 그와 같이 인출한 금원의 액수가 비교적 적다고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참가인이 적극적으로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주도한 것이 아니고, 위 금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바 없으며, 참가인이 이전에 비위행위를 저질러 징계처분 받은 사실이 없이 성실하게 근무하였다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는 점(위에서 본 직위해제의 성질에 비추어 원심이 내세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가 가혹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이나 다른 비위행위자들에 비하여 지나치게 형평을 잃은 행위라는 점(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판시와 같이 원고가 소외 1 및 소외 2에 대하여는 의원면직으로 처리하였음을 알 수 있어 사정이 이와 같다면 참가인에 대한 직위해제가 그들에 비하여 지나치게 형평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이 원고의 조치로 다른 사업장에 근무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복직에 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그와 같은 사정이 있다고 하여 결론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고, 원고로부터 주의처분만을 받았다는 소외 4, 5 및 소외 6의 경우 그들이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원심판시의 금 1,800,000원의 예산을 인출하게 된 것은 위 소외 1이 사장의 해외출장시에 일본에 주재하면서 국내에 관광객을 송출하는 국내 여행사의 직원을 상대로 홍보활동경비로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기안용지를 가져 와 그와 같은 활동을 위한 광고선전비의 지출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지출결의서 등에 서명하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참가인의 경우와는 그 사정이 다르다 할 것이어서 위 각 사례의 경우에 비추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지나치게 형평을 잃은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도 쉽게 수긍할 수 없다.) 등의 사정만으로는 장래에 있어서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행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참가인이 이와 같이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후 그 직위해제기간 동안에 그 직무수행능력이 향상되었다거나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등으로 개전의 정을 보였다는 점은 기록상 나타나 있지 않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참가인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자신의 비위행위가 사장의 지시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처럼 그 책임을 상급자에게 전가시키는 등으로 자신을 변명하는 것으로 일관하여 온 사정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원고가 그와 같이 개전의 정을 나타내고 있지 아니한 참가인에 대하여 인사규정에 따라 직권면직의 처분을 한 것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인사권을 남용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원심은 결국 직위해제에 있어서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이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5.9.19.선고 94구29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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