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파양무효확인,입양무효확인등][집43(2)민,215;공1995.11.15.(1004),3625]
가. 고소사건으로 인한 처벌을 모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 입양신고의 효력
나.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소송이 즉시확정의 이익이 있는 경우
다. 협의파양으로 양친자관계가 해소된 이후에도 입양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본 사례
가. 입양신고가 고소사건으로 인한 처벌 등을 모면하게 할 목적으로 호적상 형식적으로만 입양한 것처럼 가장하기로 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 당사자 사이에 실제로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를 형성한다는 의사의 합치는 없었던 것이라면, 이는 당사자간에 입양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어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의 근원이 되고 그리하여 과거의 기본적 법률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이를 전제로 하는 일체의 지분적 분쟁을 직접적이고 발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는 그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수 있다.
다. 입양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반소청구가 협의파양신고로 인하여 양친자관계가 해소된 이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그 협의파양의 무효를 구하는 본소청구가 인용되어 양친자관계가 회복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라 하겠지만, 그 입양은 모든 분쟁의 근원이 되는 것이어서 이의 효력 유무에 대한 판단결과는 당사자간의 분쟁을 발본적으로 해결하거나 예방하여 주는 효과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즉시 확정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
가. 민법 제883조 제1호 나.다. 민사소송법 제228조
원고
피고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입양신고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은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민법 제883조 제1호 의 입양무효사유인 '당사자간에 입양의 합의가 없는 때'라 함은 당사자 사이에 실제로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를 형성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하다)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사이의 이 사건 입양신고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로 하여금 고소사건으로 인한 처벌 등을 모면하게 할 목적으로 호적상 형식적으로만 입양한 것처럼 가장하기로 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 당사자 사이에 실제로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를 형성한다는 의사의 합치는 없었던 것이라면, 이는 당사자간에 입양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입양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논지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은 이혼무효에 관한 것이므로 이 사건에 적절한 선례가 되지 아니한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어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의 근원이 되고 그리하여 과거의 기본적 법률관계를 확정하는 것이 이를 전제로 하는 일체의 지분적 분쟁을 직접적이고 발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는 그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할 수 있는 것인바 ( 대법원 1978.7.11. 선고 78므7 판결 ; 1991.6.25. 선고 91다1134 판결 ; 1993.7.27. 선고 92다40587 판결 ; 1995.3.28. 선고 94므1447 판결 등 참조), 원·피고 간의 입양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미 협의파양신고로 인하여 원·피고 간에 양친자관계가 해소된 이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위 협의파양의 무효를 구하는 본소청구가 인용되어 원·피고 간에 양친자관계가 회복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라 하겠지만, 위 입양은 원·피고 간의 모든 분쟁의 근원이 되는 것이어서 이의 효력 유무에 대한 판단결과는 당사자간의 분쟁을 발본적으로 해결하거나 예방하여 주는 효과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즉시 확정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 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반소청구는 본소에 대한 판단 여부와 관계없이 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고 오히려 이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이 사건에서는 보다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또한 본소와 반소는 그 판단에 선후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법원으로서는 양자의 관계에 비추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순서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심이 이 사건 반소를 먼저 판단한 다음에 그에 기초하여 원고에게 본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에 당사자적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