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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6365 판결

[손해배상(자)][공1992.7.1.(923),1853]

판시사항

가. 자동차 소유자의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의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나. 전문영업자 아닌 아는 사람에게 자동차의 매도를 의뢰하면서 자동차를보관시켰는데 제3자가 이를 무단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자동차 소유자가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자동차 소유자가 그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자동차나 그 자동차 열쇠의 관리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의사의 유무와 무단운행 후의 보유자의 승낙 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 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 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자동차 소유자 갑의 위임에 따라 그의 형인 을이 주차장을 경영하는 병에게 매도를 의뢰하여 병이 위 자동차를 보관하던 중 정으로부터 원매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위 자동차를 정에게 인도하여 이를 보관하게 하였는데 그 후 정이 이웃 사람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네주고, 그는 다시 무에게 이를 넘겨주어 무가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갑이나 을로서는 병은 물론 다른 사람에 의하여 자동차가 운전되는 것을 예상하거나 용인하였다고 볼 것이고, 위 자동차를 인도한 것도 전문영업자가 아닌 아는 사람을 통하여 이를 매도하고자 한 것이어서 그 매매가 완결되고 이행되기까지는 갑의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피해자로서는 원칙적으로 자동차 보유자와 운전자와의 관계를 알 수 없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무의 무단운전사실을 주관적으로 인식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고, 갑이 자동차를 인도하여 사고가 일어난 기간이나 장소적 간격이 근접하다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갑이 객관적, 외형적으로 자동차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임재균 외 4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채

피고, 피상고인

노명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피고 소유의 프레스토승용차를 운전하여 일으킨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피고의 위임에 따라 위 자동차를 관리하고 있던 피고의 형인 소외 노문섭이 주차장을 경영하고 있는 소외 김상호에게 매도를 의뢰하여 위 김상호가 위 자동차를 보관하고 있던 중 소외 황귀종으로 부터 자동차를 구입할 사람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위 자동차와 열쇠를 위 황귀종에게 인도하였고, 그러나 원매자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위 자동차를 살펴볼 수 없다는 사정을 연락받고 위 김상호가 위 황귀종에게 그대로 보관하고 있으라고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위 황귀종은 이를 자기 가게 앞에다 주차시키게 된 사실과, 그런데 위 황귀종과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소외 국정철이 운전 좀 해보자고 사정을 하자 위 황귀종이 이를 승낙하고 그 열쇠를 건네 주었고, 위 국정철은 소외 1 등과 위 자동차를 타고 놀러갔다가 돌아왔는데 소외 1이 자기도 한번 운전하여 보겠다면서 위 국정철로부터 위 자동차의 열쇠를 넘겨받아 운전하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의 위임을 받은 노문섭이 위 김상호에게 이 사건 사고자동차의 열쇠를 내주고 매매를 부탁하기는 하였지만 위 노문섭측과 위 김상호나 위 황귀종 사이에 고용이나 가족관계 등 하등의 밀접한 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위 노문섭이 위 김상호에게 자동차의 열쇠를 맡긴 것은 오로지 그로 하여금 자동차의 원매자에게 차의 성능과 상태등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한정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위 자동차를 원매자에게 보여준다며 위 김상호를 통하여 그 보관을 맡게 된 위 황귀종이 피고 등의 의사에 반하여 차량매매와 아무런 상관이 없이 단지 운전 좀 해보자는 위 국정철에게 함부로 열쇠를 건네주어 운행을 허용하였고, 다시 위 국정철로부터 차의 열쇠를 인도받은 소외 1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가 저질러진 이 사건에 있어서는, 그 운행은 객관적, 외형적으로 피고를 위하여 운행된 것이라고는 하기 어려워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운행이익이나 운행지배권이 피고에게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자동차의 소유자가 그 차량에 대한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자동차나 그 자동차 열쇠의 관리상태,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운행이 가능하게 된 경위, 소유자와 운전자의 관계, 운전자의 차량반환 의사의 유무와 무단운행 후의 보유자의 승낙가능성, 무단운전에 대한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유무 등 객관적이고 외형적인 여러사정을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 당원 1987.4.28. 선고 86다카667 판결 , 1990.4.25. 선고 90다카3062 판결 각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그의 형인 노문섭에게 위임하여 이 사건 자동차의 매매를 의뢰하면서 자동차와 함께 그 열쇠를 소외 김상호에게 인도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나 위 노문섭은 위 김상호는 물론이고 다른사람에 의하여 자동차가 운전되는 것을 예상하거나 용인하였다고 볼 것이고, 또 이 사건 사고자동차를 인도한 것도 전문영업자가 아닌 아는 사람을 통하여 이를 매도하고자 한 것이어서 그 매매가 완결되고 이행되기 까지는 피고인의 운행지배나 운행이익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인 원고 임재균이 소외 1이 운전을 하는 것이 무단운전이라고 주관적으로 인식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고, 피고가 자동차를 인도하여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기간이나 장소적 간격이 근접한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객관적, 외형적으로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피고나 노문섭과 위 김상호, 황귀종 사이에 고용이나 가족관계 등에 의한 밀접한 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 이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3. 물론 위 노문섭이 위 김상호에게 이 사건 자동차와 열쇠를 맡긴 것은 자동차의 원매자에게 차의 성능과 상태 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것임은 원심의 설시와 같다고 할 것이나, 자동차와 열쇠를 맡은 사람은 반드시 이를 맡긴 사람의 뜻대로만 사용한다고 볼 수 없고, 맡긴 뜻을 대외적으로 표시하는 방법도 없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서로 아는 사람에게 운전을 허용하여 제3자에 의한 운전이 가능하고 또 이는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고, 피해자로서는 원칙적으로는 자동차보유자와 운전자와의 관계를 알 수 없는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인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피고가 객관적, 외형적으로 이 사건 자동차의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할 것이다 .

4. 따라서 논지는 이점을 지적하는 범위 안에서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2.1.10.선고 90나3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