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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다7274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02.4.15.(152),777]

판시사항

[1] 취득시효에 있어서 자주점유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및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되는 경우

[2] 점유자의 승계인이 자기의 점유만을 주장하는 경우, 전 점유자의 점유가 타주점유라 하더라도 현 점유자의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되는지 여부(적극)

[3] 점유자가 주장한 자주점유의 권원이 부인된 경우, 자주점유의 추정의 번복 또는 타주점유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4]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 스스로 소유의 의사를 입증할 책임은 없고, 그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임을 주장하여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으며,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 한하여 그 추정은 깨어지는 것이다.

[2] 점유의 승계가 있는 경우 전 점유자의 점유가 타주점유라 하여도 점유자의 승계인이 자기의 점유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현 점유자의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된다.

[3] 점유자가 스스로 매매 또는 증여와 같이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하였으나 이것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원래 자주점유의 권원에 관한 입증책임이 점유자에게 있지 아니한 이상 그 주장의 점유권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또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 없다.

[4]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상고인

김희완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광모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이응성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익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김세동(원심판결의 '김시동'은 오기로 보인다.)이 귀속 및 분배농지이던 대구 달성군 구지면 고봉리 407-1 대 408㎡를 상환완료한 성명미상자로부터 매수하여 동생인 원고의 아버지 김이동에게 증여하고, 김이동은 그 지상에 주택을 신축하여 그 부지로 점유·사용하던 중 1977. 3. 25. 소유재산을 자녀들에게 분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토지 및 지상 주택을 원고에게 증여하여 그 때부터 지금까지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점유개시일인 1977. 3. 25.부터 20년이 경과한 1997. 3. 25. 이 사건 토지를 시효취득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즉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그 지상 주택의 부지로 점유·사용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도,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김이동이 형 김세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는 1951.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는 김상도였는데, 김이동이 어떤 연유로 김상도가 아닌 김세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게 되었는지가 불분명할 뿐더러(이 사건 토지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귀속 및 분배농지도 아니었다.), 김이동으로서도 이 사건 토지를 양도받으면서 소유자도 아닌 김세동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할 적법한 권원이 있는지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가 불분명한 사실, 더구나 원고와 김이동은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45년 이상 여러 차례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 시행됨에 따라 등기를 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등기를 하지 아니하다가 1997. 6.에 와서야 비로소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사실, 한편 원고가 김이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로 제출한 갑 제3호증(증여서약서)에는 이 사건 토지의 행정구역상 명칭이 '달성군 구지면 고봉리'로 기재되어 있는바, 갑 제3호증의 작성일자로 되어 있는 1977. 3. 25. 당시는 동리의 행정구역상 명칭이 '리'가 아니라 '동'이었으며, 1988. 5. 3. 달성군 조례 제1134호에 의하여 비로소 '리'로 명칭이 변경된 것에 비추어 볼 때 갑 제3호증은 그 날 이후에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사실, 이 사건 토지가 분할되기 전의 종전 토지인 같은 리 407 대 1,478㎡의 소유자인 김상도는 일제의 강제징용을 피하기 위하여 포목장사를 하면서 전국을 다닌 관계로 이를 직접 경작하지 못하고 남에게 소작을 주어 관리하다가 1981. 3. 23. 사망하였는데, 당시 같은 리에 살고 있던 소외 1이 역시 같은 리에 살고 있는 소외 2와 짜고 이미 사망한 김상도의 주민등록표,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위조하여 1988. 5. 27. 같은 리 407 대 1,478㎡를 이 사건 토지와 같은 리 407 대 809㎡ 및 같은 리 407-2 대 261㎡로 분할한 후, 다시 매매계약서 등을 위조하여 같은 리 407-2 토지에 관하여 같은 해 6. 17. 장한호 소외 1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소외 2는 같은 리 407 토지에 관하여 이미 사망한 김상도를 피고로 하면서 '일명 김진기'로 표시하여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대구지방법원 94가합29144호)을 제기하여 1995. 7. 12. 의제자백으로 승소판결을 받아 같은 해 11. 21.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그 후 김상도의 상속인들인 김해주 등은 소외 1, 2가 이와 같이 서류를 위조하여 같은 리 407 및 407-2 각 토지에 관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을 알고 소외 1, 2 등을 공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하고, 또한 대구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소송이 계속중인 사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하면서도 종합토지세 등 토지관련 세금을 전혀 납부하지 아니하여 김해주가 1997. 7.경 소급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련된 세금을 모두 납부하였고, 피고가 같은 해 2. 24. 이 사건 토지를 김해주로부터 3,000만 원에 매수하여 같은 해 3. 4.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그 이후 지금까지 이 사건 토지에 관련된 모든 세금을 납부해 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아버지 김이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아 점유하기 시작할 당시 김이동은 물론 원고로서도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하였거나,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으로 지배할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을 엿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자주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지고, 달리 그 점유가 자주점유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면, 물건의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점유자가 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 스스로 소유의 의사를 입증할 책임은 없고, 그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임을 주장하여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 그리고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 한하여 그 추정은 깨어지는 것이다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그 아버지인 김이동이 1951.경 그 지상에 주택을 신축하여 그 부지로 점유하여 오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점유를 인도받아 이 사건 토지를 지상 주택의 부지로 점유하고 있는 사실은 기록상 인정되고(피고도 이러한 원고의 점유사실에 대하여는 다투지 아니하고 있으며, 원심의 판단도 이를 부정하는 취지는 아님이 명백하다.), 원고는 1940. 11. 22. 이 사건 토지가 있는 같은 고봉리에서 태어나 김이동이 1951.경에 신축한 이 사건 토지상의 주택에서 거주하여 오면서 현재까지 이를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여 온 사실 또한 분명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되고, 원고가 주장하는 점유권원인 증여사실이 불분명하거나, 기록상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자주점유의 추정이 곧바로 깨어진다고 볼 수 없고, 취득시효의 성립을 부정하는 피고가 타주점유라는 점을 입증하거나, 자주점유라는 추정이 깨어진다고 볼 수 있는 외형적·객관적 사정을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어진다고 보았으나, 수긍하기 어렵다.

(1) 김이동이 형 김세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는 1951. 당시 그 소유자는 김상도였는데, 김이동이 어떤 연유로 김상도가 아닌 김세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게 되었는지가 불분명할 뿐더러 김이동으로서도 이 사건 토지를 양도받으면서 소유자도 아닌 김세동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할 적법한 권원이 있는지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가 불분명한 사실을 들고 있으나, 이 사건에서 원고의 주장은, 원고 자신이 김이동으로부터 1977. 3. 25. 분재(증여)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97. 3. 25.에 이 사건 토지를 시효취득하였다는 것이고, 그 이전에 이 사건 토지가 귀속 및 분배농지였다거나, 김세동이 상환을 완료한 성명미상자로부터 매수한 것을 김이동이 증여받았다는 등의 주장은 이 사건 토지의 내력에 관한 주장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주장이 인정되지 않는다거나, 김이동이 김세동으로부터 증여받게 된 경위나 까닭이 불분명하다고 하여 원고의 점유가 타주점유가 되는 것은 아니고( 점유의 승계가 있는 경우 전 점유자의 점유가 타주점유라 하여도 점유자의 승계인이 자기의 점유만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현 점유자의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된다 . 대법원 1989. 9. 26. 선고 88다카24394, 24400, 24417 판결 참조), (2) 원고와 김이동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기 시작한 이래 45년이 지나기까지 여러 차례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등기를 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97. 6.에 와서야 비로소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점도 그 동안 부동산에 관한 권리변동에 따른 등기절차 이행을 소홀히 생각해 온 우리 나라 농촌의 실정, 김이동이 주택을 신축한 때로부터 45년 가까이 아무도 소유권을 주장한 적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깨뜨리는 사정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고, (3) 원고가 김이동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로 제출한 갑 제3호증(증여서약서)이 사후에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록상 인정되는 김이동의 가족관계와 제1심 증인 김선후, 곽종기, 원심 증인 이병호의 각 증언 및 제1심 감정인 현치덕의 감정 결과를 종합하면, 이 증여서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함이 오히려 타당한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설령 판시와 같은 의문이 있어 원고가 주장하는 증여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점유자가 스스로 매매 또는 증여와 같이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하였으나 이것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원래 자주점유의 권원에 관한 입증책임이 점유자에게 있지 아니한 이상 그 주장의 점유권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또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볼 수는 없는 것 이므로(대법원 1983. 7. 12. 선고 82다708, 709, 82다카1792, 179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를 가지고 원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깨뜨릴 객관적 사정으로 삼을 수도 없으며, (4)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유들도 원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깨뜨릴 만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자주점유 추정의 번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심급 사건
-대구지방법원 1999.11.24.선고 98나1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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