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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7. 21. 선고 2011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기)][공2011하,1709]

판시사항

[1] 재심대상판결에서 판시한 법률 등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이 종전 대법원판결에서 판시한 의견을 변경하는 것임에도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에 미달하는 대법관만으로 구성된 부에서 심판한 경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호 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불법행위시부터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장기간이 경과하고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경우 예외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6680 판결 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대법원의 종전 의견을 변경한 것인지 여부(소극)

[3]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에서 재심사유로 규정하는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과 저촉되는 때’의 의미

판결요지

[1]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에 의하면 대법원의 심판권은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의 합의체에서 행하되, 다만 같은 항 각 호의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법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부에서 사건을 먼저 심리하여 의견이 일치된 경우에 한하여 그 부에서 심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같은 항 제3호 는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심대상판결에서 판시한 법률 등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이 그 전에 선고된 대법원판결에서 판시한 의견을 변경하는 것임에도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에 미달하는 대법관만으로 구성된 부에서 재심대상판결을 심판하였다면 이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호 의 ‘법률에 의하여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의 재심사유에 해당한다.

[2] 재심대상판결인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6680 판결 은 공무원들에 의하여 불법구금되어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다가 오랜 시일이 경과된 후에 재심을 통하여 무죄가 확정된 피해자가 국가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였고 불법행위일부터 장기간이 경과한 뒤에 제소됨으로써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국가의 항변이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배척된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성립과 동시에 불법행위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지만, 불법행위시와 사실심 변론종결시 사이에 40년 이상의 오랜 세월이 경과되어 위자료를 산정함에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시 통화가치 또는 국민소득수준 등에 불법행위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과잉손해배상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종전 대법원판결인 대법원 1975. 5. 27. 선고 74다1393 판결 ,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다48413 판결 ,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18829 판결 들과 재심대상판결은 서로 다른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에 관하여 원칙과 예외에 속하는 법리를 각각 선언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재심대상판결은 종전 대법원판결들이 선언한 법리의 적용 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하고 그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적용할 새로운 법리를 표시한 것일 뿐 종래 대법원이 표시한 의견을 변경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서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손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액수를 산정하여야 하고, 공평의 관념상 별도의 이행최고가 없더라도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비하여 정신상 손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는 불법행위 자체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고통의 정도, 가해자가 보인 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 사회적 지위, 재산상태는 물론 국민소득수준 및 통화가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수액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 결과, 불법행위시와 사실심 변론종결시가 통화가치 등의 변동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근접해 있는 경우에는 위자료에 대하여도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과 마찬가지로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더라도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불법행위시부터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장기간이 경과하고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그와 같이 변동된 사정까지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한 위자료의 수액이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 위자료에 대하여는 원칙적인 경우와는 달리, 사실심 변론종결일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시로 소급하여 그때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가 없다. 재심대상판결은 이러한 법리를 선언하고 있는 것으로서 정당하여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변경할 이유나 필요도 없다.

[3]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는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과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기판력과의 충돌을 조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므로 그 규정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과 저촉되는 때’란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효력이 재심대상판결 당사자에게 미치는 경우로서 양 판결이 저촉되는 때를 말하고,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이 재심대상판결과 내용이 유사한 사건에 관한 것이라고 하여도 당사자들을 달리하여 판결의 기판력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지 아니하는 때에는 위 규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재심원고)

원고(재심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스 담당변호사 이종찬)

피고(재심피고)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덕 외 4인)

주문

재심청구를 기각한다. 재심소송비용은 원고(재심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청구사유를 판단한다.

1.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호 의 재심사유 주장에 대하여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에 의하면 대법원의 심판권은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의 합의체에서 이를 행하되, 다만 같은 항 각 호의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법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부에서 사건을 먼저 심리하여 의견이 일치된 경우에 한하여 그 부에서 심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같은 항 제3호 는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재심대상판결에서 판시한 법률 등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이 그 전에 선고된 대법원판결에서 판시한 의견을 변경하는 것임에도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에 미달하는 대법관만으로 구성된 부에서 그 재심대상판결을 심판하였다면 이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호 의 ‘법률에 의하여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의 재심사유에 해당된다 ( 대법원 1982. 9. 28. 선고 81사9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재다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재심원고, 아래에서는 ‘원고’라고만 한다)가 들고 있는 대법원 1975. 5. 27. 선고 74다1393 판결 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피해자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손해발생과 동시에 이행기에 있는 것이므로 불법행위일이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고,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다48413 판결 은 타인의 불법행위인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고 그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그 상해를 입음과 동시에 가해자에 대하여 장래 생존하여 얻을 이익의 상실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를 합산한 금액 전부에 대하여 위 교통사고일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며,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18829 판결 은 토지의 면적 및 경계가 잘못 등재된 지적공부의 기재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그 토지를 매수하여 대금을 지급하였다가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된 피해자가 그 매수대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 데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불법행위 성립일이므로 가해자는 피해자가 그 매매대금을 실제로 지급한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피고(재심피고, 아래에서는 ‘피고’라고만 한다) 소속 공무원들에 의하여 불법구금되어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다가 오랜 시일이 경과된 후에 재심을 통하여 무죄가 확정된 피해자가 피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였고 그 불법행위일부터 장기간이 경과한 뒤에 제소됨으로써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이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배척된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그 성립과 동시에 불법행위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지만, 불법행위시와 사실심 변론종결시 사이에 40년 이상의 오랜 세월이 경과되어 위자료를 산정함에 반드시 참작해야 할 변론종결시의 통화가치 또는 국민소득수준 등에 불법행위시와 비교하여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과잉손해배상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

그렇다면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과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서로 다른 사안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에 관하여 원칙과 예외에 속하는 법리를 각각 선언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이 선언한 법리의 적용 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하고 그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 적용할 새로운 법리를 표시한 것일 뿐 종래 대법원이 표시한 의견을 변경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있어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그 손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액수를 산정하여야 하고, 공평의 관념상 별도의 이행최고가 없더라도 그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비하여 정신상 손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는 불법행위 그 자체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고통의 정도, 가해자가 보인 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 사회적 지위, 재산상태는 물론, 국민소득수준 및 통화가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그 수액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 결과, 불법행위시와 사실심 변론종결시가 통화가치 등의 변동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근접해 있는 경우에는 위자료에 대하여도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액과 마찬가지로 불법행위 당시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더라도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불법행위시부터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사이에 장기간이 경과하고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그와 같이 변동된 사정까지를 참작하여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한 위자료의 수액이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 위자료에 대하여는 앞서 본 원칙적인 경우와는 달리, 사실심 변론종결일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시로 소급하여 그때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가 없다.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이러한 법리를 선언하고 있는 것으로서 정당하여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변경할 이유나 필요도 없다 .

한편 원고가 내세우는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등은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수액 결정은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재량 사항이라고 판단한 것인데,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는 그러한 점에 대한 판단을 포함하고 있지 않음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위 대법원판결 등에서 표시된 의견을 변경한 것이라고도 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에 관한 대법원의 종전의 의견을 변경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를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 합의체에서 재판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거기에 법률에 의하여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 주장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는 재심대상판결의 기판력과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기판력과의 충돌을 조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므로 그 규정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과 저촉되는 때’라고 함은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효력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는 경우로서 양 판결이 저촉되는 때를 말하고,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이 재심대상판결과 그 내용이 유사한 사건에 관한 것이라고 하여도 당사자들을 달리하여 그 판결의 기판력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지 아니하는 때에는 위 규정의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1986. 2. 11. 선고 85무6 판결 , 대법원 1987. 5. 12. 선고 86무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 위에서 본 대법원판결들과 저촉되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대법원판결들이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의 당사자에게 그 기판력이 미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재심청구를 기각하고, 재심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대법관 박시환 김지형 김능환(주심) 전수안 안대희 차한성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9.12.23.선고 2009나6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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