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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26296 판결

[전부금][미간행]

판시사항

[1] 채권자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여러 개의 채권 전부를 대상으로 가압류 또는 압류를 신청하는 경우, 여러 개의 채권 중 어느 채권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압류 등을 신청하는지 신청 취지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하여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피압류채권의 구체적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압류 등 결정의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재된 문언) 및 그 문언의 해석 방법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협동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그린 담당변호사 배태민 외 10인)

피고, 피상고인

신동아건설 주식회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채권에 대한 가압류 또는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채권자는 신청서에 압류할 채권의 종류와 액수를 밝혀야 하고( 민사집행법 제225조 , 제291조 ), 특히 압류할 채권 중 일부에 대하여만 압류명령을 신청하는 때에는 그 범위를 밝혀 적어야 한다( 민사집행규칙 제159조 제1항 제3호 , 제218조 ). 그럼에도 채권자가 가압류나 압류를 신청하면서 압류할 채권의 대상과 범위를 특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가압류결정 및 압류명령(이하 ‘압류 등 결정’이라 한다)에서도 피압류채권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압류 등 결정에 의해서는 압류 등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러한 법리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여러 개의 채권을 가지고 있고, 채권자가 그 각 채권 전부를 대상으로 하여 압류 등의 신청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그 경우 채권자는 여러 개의 채권 중 어느 채권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압류 등을 신청하는지 신청취지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하여야 한다. 다만 압류의 대상인 여러 채권의 합계액이 집행채권액보다 오히려 적다거나 복수의 채권이 모두 하나의 계약에 기하여 발생하였거나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그 채무를 일괄 이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압류할 대상인 채권별로 압류될 부분을 따로 특정하지 아니하였더라도 그 압류 등 결정은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다38394 판결 참조).

한편 피압류채권의 구체적인 범위는 압류 등 결정의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재된 문언의 해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제3채무자는 순전히 타의에 의하여 다른 사람들 사이의 법률분쟁에 편입되어 압류 등 결정에서 정한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제3채무자가 압류된 채권이나 그 범위를 파악함에 있어 과도한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기재된 문언은 그 문언 자체의 내용에 따라 객관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 문언의 의미가 불명확한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은 압류 등 신청채권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하므로, 제3채무자가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사회평균인을 기준으로 그 문언을 이해할 때 포함 여부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압류 등의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8다995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① 승대건설 주식회사(이하 ‘승대건설’)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라 승대건설이 피고로부터 서울 강동구 강일2지구 3단지 아파트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 부분을 공사대금 117억여 원에 하도급받은 사실, ② 승대건설은 2009. 12. 28. 피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9가합17208 공사대금 소송(이하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과 관련한 공사대금, 공사지원금 및 자재대금, 하도급업자에게 지급한 자재비 대위변제금 등 합계 213,438,94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고, 위 법원은 2010. 9. 16. ‘피고는 승대건설에 9,438,94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③ 승대건설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2010. 10. 14. 서울고등법원 2010나103268호 로 항소하였고, 위 사건에서 2011. 6. 21. 당사자들 사이에 피고가 승대건설에게 2011. 6. 30.까지 82,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된 사실, ④ 승대건설의 채권자인 원고는 2010. 11.경 승대건설에 대한 지급명령 정본을 근거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타채44095호 로 승대건설을 채무자, 피고를 제3채무자로 하여 ‘승대건설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9가합17208 공사대금 사건으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금원 중 151,119,920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에 대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신청한 사실, ⑤ 위 법원은 원고의 위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을 하였고, 위 결정은 2010. 11. 24. 피고에 송달되어 2010. 12. 9. 확정된 사실, ⑥ 피고는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을 송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인 2011. 6. 30. 이 사건 소송의 항소심에서 성립된 조정에 따라 승대건설에게 82,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은 승대건설이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를 상대로 주장한 위 4가지 채권(공사대금, 공사지원금, 자재대금, 하도급업자에게 지급한 자재비 대위변제금)에 관하여 어느 범위에서 압류를 신청하는지, 즉 압류의 대상이 된 채권이 무엇인지 신청취지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의 피압류채권의 표시란에 이 사건 소송에 관한 제1심 사건의 사건번호만 기재되어 있어 제3채무자인 피고로서는 피압류채권이 제1심판결에서 인정된 금원에 한정되는 것인지 또는 항소심에서 장래 인정될 금원까지도 포함하는 것인지 여부를 쉽게 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의 피압류채권은 그 문언 자체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원심이 확정한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의 집행채권액은 151,119,920원인 반면 이 사건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 피압류채권의 액수는 82,000,000원에 불과하므로, 이는 압류의 대상인 여러 채권의 합계액이 집행채권액보다 오히려 적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이 사건 소송에서 최초 승대건설이 213,438,945원의 지급을 구하였다고 하여 피압류채권의 액수가 집행채권액을 초과하는 경우라고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 소송에서 승대건설이 구하였던 위 4가지 채권(공사대금, 공사지원금, 자재대금, 하도급업자에게 지급한 자재비 대위변제금)은 모두 이 사건 공사계약에서 파생되어 발생한 채권들로 보인다. 따라서 위 4가지 채권별로 압류될 부분을 따로 특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이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승대건설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9가합17208 공사대금 사건으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금원 중 151,119,920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이라는 문언은 단지 1심 승소금액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위 사건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어 승대건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게 될 금원 중 151,119,920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충분히 볼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이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제3자가 의문을 가질 정도라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압류 및 전부명령이 피압류채권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는, 피압류채권의 특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심급 사건
-서울서부지방법원 2013.2.8.선고 2012나3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