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7. 2. 26.자 97두3 결정

[공사중지명령효력정지][공1997.4.1.(31),958]

판시사항

[1] 행정처분의 집행정지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의미

[2] 주택개량재개발사업 공사중지명령에 대하여, 그 효력 속행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아 효력정지를 인정한 사례

결정요지

[1]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소정의 행정처분 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을 정지하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이는 금전보상이 불능인 경우뿐만 아니라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또는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일컫는다.

[2] 주택개량재개발조합의 조합원들이 정관 및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공개추첨방식에 의하지 않고 재산평가액이 많은 조합원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에 따라 동·호수를 배정하고 나아가 공개추첨방식으로 재배정할 것을 요구하는 관할 행정청의 지시를 무시한 채 분양계약을 체결하자 관할 행정청이 당해 주택건설공사에 대한 공사중지명령을 발한 사안에서, 만약 위 공사중지명령의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한 채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이 진행된다면, 그 처분의 상대방인 조합, 조합원들, 일반분양자들 및 시공회사들이 서로간의 계약관계로부터 파생되는 법률적 분쟁에 휘말리게 되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우려가 있고, 주택이 준공되기를 기다리면서 잠정적으로 다른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입는 타격 또한 적지 아니하며 그와 같은 손해는 쉽사리 금전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회관념상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공사중지명령의 효력정지를 허용하지 아니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재항고인

주택개량재개발옥수제8구역재개발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배진한 외 2인)

상대방

서울특별시 성동구청장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 제3항 은 행정처분 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말미암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때에 한하여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당해 처분 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에서 정하는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이는 금전보상이 불능인 경우뿐만 아니라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또는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 무형의 손해를 일컫는다 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재항고인은 도시재개발법에 의하여 설립된 주택개량재개발조합으로서, 재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신축하게 될 주택의 동·호수 배정을 공개추첨의 방식에 의한다는 내용으로 정관과 관리처분계획을 작성하여 인가받았으나, 1996. 1. 30. 조합원 296명 중 287명이 출석한 조합원총회에서 276명의 찬성으로 동·호수의 배정을 공개추첨의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재산평가액이 많은 조합원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하자는 결의가 성립함에 따라, 같은 날 위 결의 내용대로 동·호수 배정을 마친 사실, 이에 상대방(관할 행정청)은 위 동·호수 배정을 무효화하고 공개추첨의 방식에 의하여 새로 동·호수를 재배정할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력히 지시하였으나, 재항고인은 같은 해 6. 15. 개최된 조합원총회에서 조합원 269명의 찬성으로 기존의 동·호수 배정이 유효하므로 동·호수를 재배정하지 않기로 결의함과 동시에, 재산평가액이 많은 조합원에게 동·호수 배정에 있어서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정관을 변경하기로 결의하고 상대방에게 정관변경승인신청을 한 사실, 상대방은 같은 해 9. 2. 위 정관변경승인을 거부하였으나 재항고인은 위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극히 일부의 조합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조합원들과 당초 배정된 대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1차 중도금까지 납부한 사실, 이에 상대방은 1996. 11. 26. 재항고인에게 공사중지를 명하는 처분을 하였으나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동·호수 재배정을 위한 공개추첨에 응하지 아니할 의사를 강력히 표시하고 있는 사실 및 위 재개발사업의 시공회사는 조합원들에게 다액의 이주비를 대여하여 그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킨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여 현재 약 70% 정도의 공사가 진행된 사실 등이 소명되는바, 만약 위 공사중지명령의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한 채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이 진행된다면, 그 처분의 상대방인 조합, 조합원들, 일반분양자들 및 시공회사들이 서로간의 계약관계로부터 파생되는 법률적 분쟁에 휘말리게 되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우려가 있을 것이고, 위 주택이 준공되기를 기다리면서 잠정적으로 다른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입는 타격 또한 적지 아니할 것으로 짐작되므로, 이와 같은 손해는 쉽사리 금전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회관념상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처분취소의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기록상 분명하지 아니한 이상 이와 같은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킬 긴급한 필요 역시 인정된다고 할 것이며,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함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도 보여지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사중지명령처분의 집행은 본안판결 선고시까지 정지함이 상당하다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하고 말았으니, 원심결정에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소정의 효력정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최종영 이돈희 이임수(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12.21.자 96부1896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