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36753 판결

[약속어음금][공1997.10.1.(43),2818]

판시사항

[1] 지배인의 행위가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것인지의 판단 방법

[2] 영업주가 지배인의 대리권 제한 사실을 들어 대항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와 제3자의 악의·중과실에 대한 주장·입증책임

[3] 지배인이 내부적인 대리권 제한 규정에 위배하여 어음행위를 한 경우, 이러한 대리권 제한에 대항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

[4] 동일인에 대한 일정액을 넘는 대출 등을 금하고 있는 구 상호신용금고법 제12조 에 위반한 대출의 사법상 효력(유효)

판결요지

[1] 지배인은 영업주에 갈음하여 그 영업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고, 지배인의 대리권에 대한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며, 여기서 지배인의 어떤 행위가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것인가의 여부는 지배인의 행위 당시의 주관적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따라 추상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2] 지배인의 어떤 행위가 그 객관적 성질에 비추어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행위로 판단되는 경우에 지배인이 영업주가 정한 대리권에 관한 제한 규정에 위반하여 한 행위에 대하여는 제3자가 위 대리권의 제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영업주는 그러한 사유를 들어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있고, 이러한 제3자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은 영업주가 부담한다.

[3] 지배인이 내부적인 대리권 제한 규정에 위배하여 어음행위를 한 경우, 이러한 대리권의 제한에 대항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에는 그 지배인으로부터 직접 어음을 취득한 상대방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어음을 다시 배서양도받은 제3취득자도 포함된다.

[4] 동일인에 대한 일정액을 넘는 대출 등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 구 상호신용금고법(1995. 1. 5. 법률 제48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의 규정 취지는 원래 영리법인인 상호신용금고의 대출업무 등은 그 회사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그가 갖는 자금중개기능에 따른 공공성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과대한 편중여신을 규제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여신의 기회를 주고자 함에 있으므로, 이 규정은 이른바 단속규정으로 볼 것이고, 따라서 그 한도를 넘어 대출 등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사법상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삼보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현중)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동화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이종남 외 1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관하여

지배인은 영업주에 갈음하여 그 영업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고, 지배인의 대리권에 대한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할 것인데( 상법 제11조 제1항 , 제3항 ), 여기서 지배인의 어떤 행위가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것인가의 여부는 지배인의 행위 당시의 주관적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따라 추상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87. 3. 24. 선고 86다카2073 판결 참조).

피고 은행 삼성출장소의 소장인 소외 1은 피고 은행의 지배인으로서 위 출장소의 영업에 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피고 은행의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과 같은 융통어음의 배서가 금지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은행이 내부적으로 정한 지배인의 대리권에 대한 제한이라고 볼 것인바,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하면서 위 대리권 제한 사실을 알았다는 점에 대하여 입증이 없는 한, 피고 은행은 원고에게 배서인으로서의 소구책임을 진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제2, 3, 7점에 관하여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할 당시 위 소외 1이 지배인의 대리권의 제한을 위반하여 이 사건 어음에 배서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위 대리권의 제한으로 원고에 대항할 수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전무이사인 소외 2는 1993. 11. 3. 15:00경 피고 은행의 신탁증권부장인 소외 3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 은행이 이 사건 어음에 배서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문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원고가 같은 날 13:00경 이 사건 어음을 담보로 한 대출을 요청받고는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어음에 배서를 하였음을 확인하고 같은 날 15:00 이전에 대출절차를 모두 마친 사실, 위 소외 2가 위 소외 3에게 전화를 걸어 일상적인 이야기 도중에 이 사건 어음에 관하여 위와 같이 문의하게 된 것일 뿐 위 소외 3으로부터 그에 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채 퇴근한 사실 및 원고는 이 사건 어음을 담보로 소외 4에게 대출을 함에 있어 이 사건 어음 이외에는 달리 실효성 있는 담보를 취득하지 아니한 사실에 융통어음의 할인을 금하는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여신운용세칙은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고는 융통어음을 할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사정까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할 당시 위 소외 1에게 이 사건 어음에 배서할 권한이 없음을 알았다고 인정하기에 곤란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제4, 5점에 관하여

지배인의 어떤 행위가 그 객관적 성질에 비추어 영업주의 영업에 관한 행위로 판단되는 경우에 지배인이 영업주가 정한 대리권에 관한 제한 규정에 위반하여 한 행위에 대하여는 제3자가 위 대리권의 제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영업주는 그러한 사유를 들어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제3자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은 영업주가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소론과 같이 원심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지배인의 대리권 제한을 알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을 유탈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상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판단유탈의 사유는 파기사유가 되는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

한편 지배인이 내부적인 대리권 제한 규정에 위배하여 어음행위를 한 경우, 이러한 대리권의 제한에 대항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에는 그 지배인으로부터 직접 어음을 취득한 상대방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어음을 다시 배서양도받은 제3취득자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 소외 4를 통하여 이 사건 어음을 전득한 원고의 입장에서 이 사건 지배인의 대리권의 제한을 알았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제6점에 관하여

동일인에 대한 일정액을 넘는 대출 등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 구 상호신용금고법(1995. 1. 5. 법 제48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의 규정 취지는 원래 영리법인인 상호신용금고의 대출업무 등은 그 회사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그가 갖는 자금중개기능에 따른 공공성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과대한 편중여신을 규제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여신의 기회를 주고자 함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규정은 이른바 단속규정으로 볼 것이고, 따라서 그 한도를 넘어 대출 등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사법상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다카1458 판결 , 1995. 1. 12. 선고 94다21320 판결 , 1996. 8. 23. 선고 96다18076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규정에 위반되는 이 사건 대출이라도 사법상 유효하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경험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대출행위가 신의칙 위배, 반사회질서적 행위로서 무효라는 소론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제8점에 관하여

원고가 소외 4와 공모하여 소외 1을 기망하여 이 사건 어음에 배서하게 한 후 이를 취득하였거나 위 소외 1이 기망당하여 이 사건 어음에 배서한 사실을 알고서도 피고를 해할 의사로 이 사건 어음을 취득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융통자가 발행한 어음에 피융통자의 자금융통을 위하여 배서한 자는 그 어음을 양수한 제3자에 대하여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3자의 선의, 악의를 묻지 아니하고 융통의 목적으로 대가 없이 배서한 어음이었다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최종영(주심) 정귀호 이임수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5.2.28.선고 93가단206573
본문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