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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6도7241 판결

[공직선거법위반·정치자금법위반][공2007.5.1.(273),652]

판시사항

금품의 무상대여를 통하여 위법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경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 이익의 의미(=금융이익 상당액)

판결요지

정치자금법 제45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제2항 을 위반한 자에게 제공된 금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고, 금품의 무상대여를 통하여 위법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경우 범인이 받은 부정한 이익은 무상 대여금에 대한 금융이익 상당액이라 할 것이므로, 여기서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상으로 대여받은 금품 그 자체가 아니라 위 금융이익 상당액이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 1외 2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국제외 3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정치자금법 제45조 제3항 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같은 법 제45조 제1항 제2항 을 위반한 자에게 제공된 금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박탈하여 그들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고 (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 2004. 12. 10. 선고 2004도5652 판결 등 참조), 금품의 무상대여를 통하여 위법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경우 범인이 받은 부정한 이익은 무상 대여금에 대한 금융이익 상당액이라 할 것이므로, 여기서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상으로 대여받은 금품 그 자체가 아니라 위 금융이익 상당액이라고 할 것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 4가 위법한 정치자금으로 무상대여 받은 금품 20,000,000원에 대하여 무상대여 받은 금품 20,000,000원이 아니라 그 무상대여에 따른 금융이익 상당액 468,493원을 추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치자금법 제45조 제3항 의 몰수·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1, 2, 3의 각 상고이유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제1심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을 뿐 피고인 1, 2, 3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이와 같은 경우 위 피고인들로서는 그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등의 사유를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도1796 판결 , 1996. 10. 11. 선고 96도121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이라 함은 당비, 후원금, 기탁금, 보조금과 정당의 당헌·당규 등에서 정한 부대수입 그 밖에 정치활동을 위하여 정당(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 공직선거에 의하여 당선된 자, 공직선거의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후원회·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제공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그 밖의 물건과 그 자의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말하고(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 ),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자를 처벌함에 있어서 정치자금을 개인적으로 기부받은 자 뿐만 아니라 정치자금이 정당·후원회·법인 그 밖에 단체에 제공된 경우에는 그 구성원으로서 당해 위반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고 있으며(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 한편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와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 대한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여기서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란 당해 선거구민의 가족·친지·친구·직장동료·상하급자나 향우회·동창회·친목회 등 일정한 혈연적·인간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 그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말하며 그 연고를 맺게 된 사유는 불문하고(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8250 판결 등 참조), 또한 후보자 등이 한 기부행위가 비록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의하여 규정된 의례적이거나 직무상 행위 등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나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의 조각을 인정함에는 신중을 요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도2820 판결 , 2005. 1. 13. 선고 2004도736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정당 이름 생략)당 경남도당 청년위원장인 피고인 2를 정치자금의 수수주체로 보아 그의 승낙하에 (정당 이름 생략)당 경남도당 청년위원회에 운영경비 명목으로 제공된 이 사건 5,000,000원에 대하여 정치자금으로 의율하고, 제1심 공동피고인 1을 피고인 1, 3의 각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본 다음 피고인 1, 3의 이 사건 각 금품제공행위가 사회상규 등에 위배된 기부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공직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 제1조 ), 공직선거법 제113조 에서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기부행위가 후보자의 지지기반을 조성하는 데에 기여하거나 매수행위와 결부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허용할 경우 선거 자체가 후보자의 인물·식견 및 정책 등을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후보자의 자금력을 겨루는 과정으로 타락할 위험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에 그 취지가 있는 점( 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도477 판결 , 2002. 2. 21. 선고 2001도281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공직선거법제112조 제1항 에서 기부행위의 정의를 내린 다음 같은 조 제2항 에서는 위 정의규정에도 불구하고,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통상적인 정당활동과 관련한 행위, 의례적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 직무상의 행위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열거하고 그 밖에 위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후보자 등이 한 기부행위가 비록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등에 열거되지 않은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일종의 의례적 직무상의 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고,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소정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란 당해 선거구민의 가족·친지·친구·직장동료·상하급자나 향우회·동창회·친목회 등 일정한 혈연적·인간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 그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 등과 같은 공직선거법의 입법목적, 위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내용, 합리적 해석가능성 등에다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그에 대하여 어떤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범죄의 실태와 죄질 및 보호법익 그리고 범죄예방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정책에 관한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인 점{ 대법원 2005. 6. 24.자 2005초기191(2005도2275) 결정 등 참조}을 아울러 고려해 보면,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 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거나 국민의 일반적인 행동자유권 내지 국민의 정치적 참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이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1997. 11. 27. 선고 96헌바60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용담 박일환 김능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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